주문
원고(반소피고)의 본소청구 및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판단한다.
인정사실
당사자의 지위
원고는 건축공사업 및 토목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주식회사이고, E이 원고 회사의 발행주식 5만 주 중 중 50%를 보유하고 있다.
E은 2020. 7. 29. 원고의 사내이사 겸 대표이사로 취임하여 재직하다가 2021. 8.24. 사임하였고, 같은 날 F가 원고의 사내이사 겸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
피고는 2021. 8. 24. 원고의 감사로 취임하였다가 2023. 8. 28. 해임되었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의 체결 등
원고는 2021. 8. 25. 피고와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고는 2021. 8. 초경부터 2021. 11. 말경까지 원고의 법무팀에 소속되어 감사로서 근무하는 한편,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재판이나 수사 중인 사건을 관리하며 재판 및 조정기일이나 수사기관에 참관하고, 재판진행에 관한 각종 회의에 참석하는 등 법무업무를 수행하였다.
피고는 2022. 3. 3.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에 '원고가 2022. 2. 말까지 지급할 월 급여 및 업무활동비 합계 2,500만 원 중 330만 원만 지급하고 나머지 2,170만 원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진정서를 제출하였는데, 2022. 3. 14. 피고의 진정종결요청서가 제출되자 위 경기지청은 위 진정사건을 종결하였다.
이후 원고는 2022. 9. 1. 피고와, 원고가 피고에게 2022. 8. 31.까지 13개월 간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월 급여와 업무활동비 중 미지급된 금액 3,620만 원을 2022. 9.30.까지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체불임금지급합의(이 사건 합의'라 한다)를 하였다.
지급명령의 확정 및 배당 등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합의에 따른 미지급 임금 3,620만 원과 2022. 9.~11.까지 3개월분 임금 900만 원 합계 4,520만 원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원고를 상대로 수원지방법원 2022차전5956호로 위 4,520만 원 및 이에 대한 이자의 지급을 구하는 지급명령을 신청하였고, 위 청구금액의 지급을 명한 지급명령은 그 정본이 2023. 2. 16. 원고에게 송달되어 2023. 3. 3. 확정되었다(이하 '이 사건 지급명령'이라 하고, 그로 인하여 발생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채권을 '이 사건 피고의 채권'이라 한다).
한편 원고 소유의 용인시 처인구 G 임야 697㎡, H 도로 589㎡(중 원고 지분 전부), I 임야 409㎡ 및 그 지상 건물(이하 '이 사건 각 부동산'이라 한다)에 관하여 근저당권자 J조합(이후 K자산관리회사가 근저당권부채권을 양도받아 그 지위를 승계하였다)이 수원지방법원 C 및 D로 각 임의경매를 중복으로 신청하여 경매절차가 진행되었는데(이하 '이 사건 경매절차'라 한다), 위 법원은 이 사건 각 부동산의 매각대금 중 집행비용 등을 제외한 1,623,767,777원을 실제 배당할 금액으로 확정한 다음 배당기일인 2023. 10. 19. 4순위로 임금채권에 기한 배당요구권자인 피고에게 4,520만 원을, 6순위로 이 사건 지급명령에 기한 배당요구권자인 피고에게 3,707,006원을, 채무자 겸 소유자인 원고에게 잉여금 96,907,284원을 각 배당하는 내용의 배당표(이하 '이 사건 배당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원고는 위 배당기일에 출석하여 피고에 대한 배당액 전액에 대하여 이의하고,2023. 10. 23. 배당이의의 청구 및 이 사건 공정증서에 관한 청구이의를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는 한편, 2023. 10. 25. 수원지방법원 2023카정164호로 4,500만 원의 담보공탁을 조건으로 이 사건 판결 선고시까지 이 사건 공정증서에 기한 강제집행을 정지하는 결정(이하 '이 사건 정지결정'이라 한다)을 받았다.
[인정근거] 갑 제1 내지 9호증, 을 제1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
피고는 원고의 대표이사 F가 형식적으로 원고의 감사로 등재한 사람으로 실제로 감사로서의 업무를 수행한 사실이 없고 이 사건 근로계약서도 F에 의하여 허위로 작성된 것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로부터 실제로 지급받을 임금이 없어 이 사건 피고 채권이 존재하지 아니함에도 F와 공모하여 이 사건 지급명령을 받았으므로, 이 사건 지급명령에 기초한 강제집행은 허용되어서는 아니 되고, 이 사건 배당표 중 이 사건 피고 채권에 기하여 피고에게 배당된 금액(45,200,000원, 3,707,006원)을 각 삭제하고 이를 원고에게 배당하는 내용으로 배당표가 경정되어야 한다.
피고
피고는 원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21. 8.부터 2022. 11.경까지 F의 지시에 따라 감사 및 법무업무를 수행하면서 근로를 제공함으로써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피고 채권을 가지므로, 이러한 이 사건 피고 채권에 기하여 발령된 이 사건 지급명령은 정당하다.
한편 피고는 원고의 이 사건 지급명령에 대한 강제집행 정지로 인하여 배당금을 수령하지 못하게 되었는데, 원고의 청구가 본소청구가 이유 없는 이상 강제집행정지를 신청한 원고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있음을 추정되는바, 원고가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로 경매 및 배당절차를 중단됨으로 인하여 피고에게 강제집행정지결정을 받은 2023. 10. 25.부터 이 판결 선고일까지 기간 동안 피고에 대한 배당금 합계 48,907,006원에 대한 민사 법정이자인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금원 상당의 손해가 발생하였으므로, 원고에 대하여 반소로 위 금원의 지급을 구한다.
판단
이 사건 피고 채권의 존부
주식회사의 이사, 감사 등 임원은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주식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 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3. 9.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0다57459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와 피고는 피고가 원고의 감사로 취임한 직후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해당 계약서상 피고의 업무내용에는 감사업무 이외에도 법무업무가 포함되어 있는 점, ② 피고는 실제로 원고 회사에 입사하여 주로 법무업무를 수행하면서 재판이나 수사 중인 사건을 관리하며 법원 및 수사기관에 참관하고, 재판진행에 관한 각종 회의에 참석하면서 대표이사인 F의 지휘, 감독 아래 업무를 수행해 온 점, ③ 원고가 피고를 근로소득지급 대상자로 등록한 바는 없으나, 이 사건 근로계약을 통하여 매월 급여 및 활동비를 고정적으로 지급받기로 약정하였고, 2021. 8. 31.부터 2022. 2. 28.까지 사이에 급여 및 업무활동비 등으로 합계 780만 원이 실제로 지급된 점, ④ 피고는 2022. 3. 3.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급여 및 활동비를 지급하지 않아 근로기준법 제36조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에 진정서를 제출하였다가 원고와 협의하여 처리하기로 하였다면 진정사건의 종결을 요청하였고, 이에 따라 위 진정사건이 종결된 후 2022. 9. 1. 원고와 체불임금지급에 관한 이 사건 합의를 체결하기에 이른 점, ⑤ 원고는 이 사건 합의 이후에도 원고 회사에 계속 근무하면서 2022. 11. 말까지 법무업무를 수행해 오다가 원고가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아니하자 2022. 12.경 원고를 상대로 이 사건 지급명령에 이르렀는바, 그 시기나 경위에 비추어 F의 원고에 대한 대여금 및 임금을 구하는 지급명령 신청과 관련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 제반사정을 종합하면, 피고는 원고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2021. 8.부터 2022. 11.까지 감사업무 및 법무업무등을 수행하여 원고에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갑 제10, 11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와 달리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는 피고가 근무한 2021. 8.부터 2022. 11.까지의 기간 동안의 미지급 급여 및 업무활동비로 합계 피고에게 4,52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본소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근로자인 피고에게 미지급 급여 및 업무활동비로 합계 4,52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어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피고의 채권이 인정되는 이상, 그 부존재를 전제로 이 사건 지급명령에 기한 강제집행이 불허되어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의 신청에 기한 이 사건 정지결정에 기하여 이 사건 경매 및 배당절차가 중지되었는데, 원고의 본소청구가 배척되는 이상 강제집행정지를 신청한 원고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추정되어 원고의 고의 또는 과실에 기한 불법행위가 성립함을 전제로 원고에 대하여 배당금 수령의 지체에 따른 민사 법정이자 상당 손해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다.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경매절차의 배당기일에 출석하여 피고에 대한 배당액 전액에 대하여 이의하고, 2023. 10. 23. 배당이의의 청구 및 이 사건 공정증서에 관한 청구이의를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는 한편, 청구이의의 소와 관련한 잠정처분으로 강제집행정지를 신청하여 2023. 10. 25. 이 사건 정지결정을 받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에 따르면 이 사건 정지결정에 앞서 원고가 이 사건 경매절차의 배당기일에 피고의 채권에 관하여 배당이의를 함으로써 민사집행법 제152조 제3항, 제160조 제1항 제5호 등에 따라 이의 부분인 피고의 채권에 대한 배당이 중지되었음을 알 수 있는바, 그 이후 이 사건 정지결정이 내려졌다 하더라도 그 결정에 기하여 이 사건 경매 및 배당절차가 중단되었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부당한 강제집행정치 신청에 따른 이 사건 정지결정에 기하여 이 사건 경매절차나 피고에 대한 배당이 중단되었음을 전제로 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을 원고가 부당하게 이 사건 배당이의 및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여 피고가 배당받아야 할 배당금에 대한 배당절차가 중지되게 하여 배당금 수령을 방해하였고, 이러한 행위는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원고에 대하여 그로 인한 배당금 지급의 지연에 따른 손해를 구하는 것으로 선해하여 살펴본다.
민사소송을 제기한 사람이 패소판결을 받아 확정된 경우라 하더라도 그와 같은 소의 제기가 상대방에 대하여 위법한 행위가 되는 것은 당해 소송에 있어서 제소자가 주장한 권리 또는 법률관계가 사실적 · 법률적 근거가 없고, 제소자가 그와 같은 점을 알았거나 혹은 통상인이라면 그 점을 용이하게 알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를 제기하는 등소의 제기가 재판제도의 취지와 목적에 비추어 현저하게 상당성을 잃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인정된다(대법원 1999. 4. 13. 선고 98다52513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면,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피고 채권이 부존재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이의 및 배당이의 사유가 이유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본 사실관계 및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가 원고 회사에 감사로 취임하여 근무하게 되었는데, 상법에서 주식회사의 감사는 이사와 동일하게 그 보수를 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는 점과 함께 F가 대표이사로 재직하는 기간 동안 감사로 근무해 온 피고가 원고 회사의 근로소득지급 대상자로 등록된 사실이 없는 점 등 제반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이 사건 소제기가 재판제도의 취지와 목적에 비추어 현저하게 상당성을 잃었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원고의 이 사건 소제기 행위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청구 및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연운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