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선정당사자) 및 선정자에게 각 250,000원과 이에 대하여 2023. 11. 7.부 터 2024. 7. 2.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선정당사자) 및 선정자의 각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9/10는 원고(선정당사자)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항 및 피고가 2023. 11. 7. 망 A에게 한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선정당사자) 및 선정자에게 각 8,120,000원과 이에 대하여 청구취지 변경신청서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반도체 제조장비 및 핵심부품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망 A(이하 '망인'이라 한다)는 2023. 9. 11. 피고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망인은 이 사건 소송계속 중인 2024. 3. 24. 사망하였고, 망인의 부모인 원고(선정당사자), 선정자{이하 원고(선정당사자) 및 선정자를 통틀어 '원고들'이라 한다}가 그 재산을 공동상속하고 이 사건 소송절차를 수계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 5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 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들
해고무효확인 및 임금청구
이 사건 근로계약은 정규직 채용을 전제로 하고 있었음에도 피고는 2023. 11. 7. 원고에게 합리적인 이유 없이 해고를 통지하였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통지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피고의 해고통지가 무효인 이상 피고는 망인의 상속인들인 원고들에게 해고기간 중인 2032. 10. 1.부터 망인이 사망한 날인 2024. 3. 24.까지 발생한 임금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8,120,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손해배상청구
피고는 망인에게 2023. 10.분 급여를 지급하면서 18만 원만을 지급하였고, 이에 대하여 청각장애인인 망인이 수어통역 하에 문제제기를 하자 피고는 2023년 10월 중 망인의 출근일은 4일에 불과하다고 답변하면서 해고통지를 하여 망인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불법행위를 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망인의 상속인들인 원고들에게 망인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로 각 250,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피고는 망인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계약기간까지 근무를 요청하였을 뿐 해고를 통보한 사실이 없다.
망인은 2023. 10.분 급여가 18만 원에 불과하여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하였으나, 망인은 2023년 10월 중 4일만 출근하였고, 나머지 근무일에는 미리 승인을 받지 않고 무단결근을 하였다. 이에 피고는 망인의 결근일을 제외하고 실제근로를 제공한 시간에 대한 임금을 계산하여 지급하였다.
해고무효확인 및 임금청구에 관한 판단
해고통지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을 제5, 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2023. 11. 7.경 3개월의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망인에게 근로계약의 갱신 거절의 통지를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며, 달리 피고가 망인에게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 통지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망인이 2023. 11. 7.경 2023. 10.분 급여액에 관하여 피고의 인사팀장과 면담을 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다만 망인은 위 면담과정에서 인사팀장이 구두로 해고를 통지하였다고 주장하고, 피고는 2023. 10.분 급여에 관하여 설명한 후 근로계약기간이 종료하는 2023. 12. 8.까지 근무하여 달라고 요청하였을 뿐 해고를 통지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다. 위 면담에 수어통역사로 참석한 E은 '면담 과정에서 피고 측이 망인에게 해고를 통보하거나 귀가를 강요하는 내용을 전달받은 적도 통역한 사실도 없다. 피고 인사팀장이 해고를 통보하거나 귀가를 강요한 사실도 없음을 확인한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였다.
망인은 2023. 11. 7.경 인사팀장과의 면담을 마치고, 망인이 소속되어 있는 제조1팀의 팀장과 필담으로 대화를 나누었다. 위 필담 과정에서 작성된 문서에 따르면, 망인이 소속 팀장에게 인사팀에서 망인에게 해고를 통보하였다고 하자 소속 팀장이 인사팀이 해고통지를 하지 아니하였음을 확인한 후 망인에게 '해고 통지가 아닙니다. 망인은 피고와 3개월 계약이었고, 여러 사정상 3개월 후 연장 계획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해고통지는 아닙니다. 12월 초까지 일하는 겁니다. 아직 한달 남았으니 계속 근무해주시면 됩니다'라고 말하였다. 이에 대하여 망인은 '제게 해고통지에요. 어차피 연장 없다고 통지 받았으니 더 이상 근무할 이유가 없다'고 답변하였는바, 망인의 답변 내용에 의하더라도 피고의 인사팀장이 망인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계약만료일에 근로계약이 종료되고, 근로계약의 갱신이 없다고 통보한 것으로 보인다.
망인이 2023. 11. 7.경 소속 팀장과 대화를 마친 직후 퇴근하자 위 팀장은 망인에게 다시 회사로 돌아와 근무하여 달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소속 팀장은 2023. 11. 8. 및 2023. 11. 9. 망인에게 정상출근할 것을 요청하면서 '계약기간은 9월 11일부터 12월 8일까지입니다. 계약기간이 남았으니 출근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나, 망인은 '실업급여 신청해야 하니 해고로 처리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답변하였다. 이에 소속 팀장은 '해고한 적 없습니다. 고용유지 상태이니 출근하시면 됩니다'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나, 망인은 해고로 처리해달라고 거듭 요청하였다. 이와 같은 망인과 피고 직원들 사이의 면담 및 문자메시지 내역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2023. 11. 7. 망인에게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하고,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계약만료일인 2023. 12. 8.에 근로계약이 종료된다는 사실을 통지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부당하게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예외적으로 그 효력이 없는바(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1두45114 판결 등 참조), 아래 나.항에서는 피고의 갱신 거절의 통지의 효력에 관하여 판단하기 위하여 망인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거나 갱신거절에 합리적 사유가 있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망인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거나 피고의 갱신거절에 합리적이유가 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근로자는 당연 퇴직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부당하게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예외적으로 그 효력이 없고,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간제 근로계약의 종료에 따른 사용자의 갱신 거절은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와는 구별되는 것이고, 근로관계의 지속에 대한 근로자의 신뢰나 기대 역시 동일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도록 하고,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며,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 기간제 근로계약은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당연히 종료하는 것이므로 갱신 거절의 존부 및 시기와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야 할 필요성이 해고의 경우에 견주어 크지 않고, 근로기준법 제27조의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기간제 근로계약이 종료된 후 갱신 거절의 통보를 하는 경우에까지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준수하도록 예정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기간제 근로계약이 종료된 후 사용자가 갱신 거절의 통보를 하는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제27조가 적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1두45114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에서 본 사실과 증거, 을 제3, 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기간 만료 후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기는 어렵다고 보이고, 설령 망인에게 갱신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보더라도 피고가 망인과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데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해고무효확인 및 임금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이 없고, '망인의 사용근로계약기간은 2023. 9. 11.부터 2023. 12. 8.까지로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또한, 피고의 취업규칙 등에서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이 있다거나 피고가 망인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계약기간 만료 후 정규직 전환에 대한 기대권을 가지게 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도 확인되지 아니한다.
피고 건물의 출입구에는 사원증을 통하여 출입할 수 있는 스피드게이트가 설치되어 있고, 스피드게이트 출입기록을 통하여 망인의 출근 여부 및 출퇴근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위 스피드게이트 출입기록에 의하면, 망인은 2023년 10월 중 11, 12, 18, 25일만 출근하여 총 4일만을 근무하였고, 위 4일 중에서도 3일은 오후 1시경 출근하여 오후에만 근무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망인은 차량으로 출퇴근을 하였는바, 피고 건물의 차량진출입 기록에 의하더라도 망인이 위 4일 외에 출근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망인과 피고 직원 사이에 오고간 문자메시지의 내용을 보면, 망인은 2023. 9. 21., 2023. 9. 25., 2023. 10. 11. 지각을 하였고, 2023. 9. 25. 피고에게 알리지 않고 무단으로 조퇴를 하였으며, 2023년 10월 중 대부분의 근무일에 당일 출근시간이 경과한 후 문자메시지로 출근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하였는바, 망인이 연차 사용이 승인되지 않았음에도 무단으로 결근한 사실이 인정된다. 이러한 망인의 근무태도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망인과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데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인다.
위에서 본 법리에 따르면, 피고가 망인에게 근로계약 갱신 거절의 통보를 하는 경우에까지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않은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보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의 근로계약 갱신 거절 통보에 달리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들 주장의 요지
원고들은, 피고가 망인에게 2023. 10.분 급여를 지급하면서 18만 원만을 지급하였고, 이에 대하여 청각장애인인 망인이 수어통역 하에 문제제기를 하자 피고는 2023년 10월 중 망인의 출근일은 4일에 불과하다고 답변하면서 해고통지를 하여 망인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불법행위를 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망인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로 각 250,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구체적 판단
위 3.항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2023. 11. 7.경 망인에게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 통지를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망인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피고의 근로계약 갱신 거절의 통지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만 을 제2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피고는 망인에게 2023. 10.분 급여로 기본급 448,000원에서 근태공제 80,167, 국민연금 및 보험료 등 합계 178,090원을 공제한 189,743원을 지급한 사실, ②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4항에서는 '기본급은 시급으로 실제 근로한 시간에 대한 임금을 계산하여 지급한다'고 정하고 있고, 제6항에서는 '주휴일, 근로자의 날 및 기타 갑의 취업규칙에 따른 휴일은 유급휴일로 하고, 1주동안 개근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주휴일을 무급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는 사실, ③ 망인의 2023. 10. 급여명세서에 따르면, 2023. 10.분 급여 중 기본급 448,000원의 산출식이 '시급×44H+시급/60×48M'로 기재되어 있는데, 위 기본급의 산출 기준이 된 근로시간에 유급휴일 또는 연차휴가일에 따라 유급으로 처리된 시간이 포함되어 있는지가 불분명한 점, ④ 망인은 피고에게 2023. 10.분 급여의 액수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23년 10월 중 망인의 출근일이 4일에 불과하다고 답변하였으며, 이 사건 소송에 이르러서도 위와 같은 내용의 주장을 할 뿐 2023. 10.분 급여의 산출방법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2023. 10.분 급여에 관하여 망인의 실제근로시간 외에 유급휴일 또는 연차휴가일로 인정된 시간이 얼마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어 망인에게 정당하게 산정된 급여가 지급되었는지 확인되지 않고,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망인에게 지급하여야 할 정당한 급여를 지급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근로기준법 제36조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 사용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함으로써 퇴직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법률관계를 조기에 청산하도록 강제하고 있고(대법원 1997. 8. 29. 선고 97도1091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 제37조는 사용자는 제36조에 따라 지급하여야 하는 임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 그 다음날부터 지급하는 날까지의 지연이자를 지급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피고가 망인에게 2013. 10.분 급여의 산출방법 등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 근로기준법에서 보장하는 망인의 정당한 권리 행사가 제한되었는바, 이로 인하여 망인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불법행위를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망인의 부모인 원고들이 망인의 재산을 1/2지분씩 공동상속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망인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로 각 250,000원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불법행위일인 2023. 11. 7.부터 이 사건 청구취지 변경신청서 송달일인 2024. 7. 2.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맹준영(재판장) 전민정 류호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