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4. 6. 12. 선고 2023고단3999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B이라는 이름으로 'C'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운영했던 자이고, 피해자 D은 2019. 1. 10.경 피고인과 위 음식점 프랜차이즈 운영계약을 체결하였던 자로서, 위 계약내용에 따라 피해자는 가맹점을 계약하기 전인 2019. 1. 21.경부터 2019. 7. 20.경까지위 음식점의 운영 방식과 수익률을 확인한 후 가맹점 개설 여부를 결정하기로 하여 같은 날 예치금 명목으로 1,500만 원을 피고인에게 입금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인은 위 예치금에 대한 이자 명목으로 매달 100만 원을 피해자에게 입금해 주고 계약 기간 만료 후 3일 내에 피해자에게 예치금 1,500만 원을 돌려줄 의무가 있었다.

위와 같은 채권에 따라 피해자는 2019. 9. 25.경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집행력 있는 지급명령 정본을 받았고 이에 기하여 2019. 12. 23.경 같은 법원에 채권압류 신청을 하여 2020. 1. 9경 같은 법원으로부터 채무자를 ㈜B, 제3채무자를 중소기업은행으로 한 20,414,780원 상당의 채권압류 결정(2019타채126584)을 받았다.

피고인은 2020. 6. 초순경 불상의 장소에서 피해자에게 전화하여 "C 상호를 다른 사람에게 쓰게 해주고 매달 일정 금액을 대가로 받기로 얘기 중이다. 그런데 통장이 압류되어 있어 아무 것도 못하고 있다. 압류를 풀어주면 이자를 포함한 2,000만 원에 대해 공증하고 매달 50만 원에서 100만 원씩 변제해 주겠다."라고 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위 음식점 운영으로 인한 수익이 거의 없는 상태였고 이미 카드사 등에 다수의 채무가 있는 상태이므로 피해자가 압류를 해제하여 주더라도 피해자에게 약속한 금원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 하여금 2020. 6. 9.경 주식회사 B 명의의 법인 계좌에 대한 압류 해제 신청을 하게 하여 압류가 해제되게 함으로써 위 압류로 보전되는 채권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2.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요지

피고인은 E매장 영업과 밀키트 사업을 통해 피해자에게 월 50만 원씩을 변제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의 예상과 달리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로 인한 정부의 방역조치가 2021.경까지 지속·강화되어 F 푸드코트 영업이 중단되었고, 밀키트 사업은 G 납품 계약을 주도하던 H이 무리한 제안을 고집하여 결렬되었기 피해자에게 변제를 하지 못했을 뿐이다. 따라서 피고인에게는 편취의 범의가 없었다.

3.

판단

가.

기초사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아래의 사실이 인정된다.

1)

피고인은 서울 서초구에서 C라는 상호로 음식점을 운영하였고, 2016. 6. 21. ㈜B을 설립하여 C 음식점 체인사업 등을 시작하였다.

2)

피해자는 C 가맹계약에 앞서 2019. 1. 10. ㈜B과 운영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된 내용은 피해자는 가맹계약을 체결하기 전 2019. 1. 21.부터 2019. 7. 20.까지 6개월간 직영점의 운영 방식과 수익률을 확인한 후 가맹점을 개설하고(제1조), 피해자는 ㈜B에 1,500만 원을 예치하며(제3조), ㈜B은 피해자에게 위 기간 동안 월 100만 원의 이자를 지급하고, 위 기간 종료 후 3일 이내에 예치금을 반환한다는 것이었다(제3조, 제6조).

<1> 3) 피해자는 2019. 1. 10. 운영계약 제3조에 따라 ㈜B에 1,500만 원을 지급했고, ㈜B은 2019. 2. 22.부터 2019. 5. 4.까지 피해자에게 6회에 걸쳐 이자 300만 원을 지급했

다.

4)

㈜B은 2019. 7.경 J기관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I과 과천시 K건물 1층 L(푸드코트) 내 1개 코너(전용면적 19.8㎡, 공용면적 302㎡)를 2019. 7. 18.부터 2024. 7. 10.까지 전대차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위 푸드코트에 입점하여 C 영업을 시작하였는데(이하 'E매장'이라 한다), ㈜B은 ㈜I으로부터 매출 중 전대료 등을 제외한 금액을 ㈜B의 명의의 중소기업은행 계좌((계좌번호 1 생략), 이하 '이 사건 계좌'라 한다)로 지급받았다.

5)

㈜B이 예치금 반환 또는 이자 지급을 지체하자 피해자는 2019. 9. 5. ㈜B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1,800만 원 및 그 중 1,500만 원에 대하여는 2019. 7. 24.부터,100만 원에 대하여는 2019. 5. 22.부터, 100만 원에 대하여는 2019. 6. 22.부터, 100만 원에 대하여는 2019. 7. 22.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연 24%의 비율로 계산한 돈'의 지급을 구하는 지급명령을 신청하였고, 2019. 11. 28. 위 지급명령이 그대로 확정되었다(2019차전412593, 이하 '이 사건 지급명령'이라 한다).

6)

피해자는 이 사건 지급명령에 기초해 2019. 12. 23.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신청했고,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20. 1. 9. 채권자 피해자, 채무자 ㈜B, 제3채무자 중소기업은행으로 한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했으며, 위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은 2020. 1. 14. 제3채무자 중소기업은행에 송달되었다(2019타채126584, 이하 '이 사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이라 한다). 이 사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송달 당시 이 사건 계좌의 잔액은 약 25,000원이었다.

7)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2020. 2. 22. F이 휴장되어 E매장의 영업도 중단되었다.

8)

피고인은 2020. 6.경 F의 재개장을 예상하고, E매장의 영업 재개를 위해 E매장의 종업원이던 M와 함께 피해자에게 이 사건 계좌에 관한 이 사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의 해제를 요청하였다. 당시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이 사건 계좌에 대한 압류를 해제해주면 E매장 영업과 밀키트 사업을 통해 매월 일정액을 변제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9) 피해자는 2020. 6. 9. 피고인과 금전소비대차계약(이하 '이 사건 금전소비대차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공증인가 법무법인 N 2020년 증서 제87호로 금전소비대차공정증서를 작성하였는데, 그 중 일부는 아래와 같다('채권자'는 '피해자'를, '채무자'는 '피고인'을 지칭한다).

10)

피해자는 위 금전소비대차계약 이후 2020. 6. 15.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이 사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에 대한 신청취하 및 집행해제신청을 했다.

11)

F의 경주는 2020. 6. 19. 재개되었으나, 피고인의 예상과 달리 관중의 입장은 허용되지 않았고, 2020. 7. 24. 좌석 정원에 해당하는 10% 관중의 입장만이 허용되었다.

12)

㈜B은 2020. 8. 7. 직권폐업되었다.

13)

피고인은 아래와 같이 근로기준법위반죄나 사기죄로 약식명령을 받았다.

나.

구체적 판단

1)

관련 법리

가)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 할 것이고, 그 범의는 확정적인 고의가 아닌 미필적인 고의로도 족하다 할 것이나, 미필적 고의라 함은 결과의 발생이 불확실한 경우즉 행위자에 있어서 그 결과발생에 대한 확실한 예견은 없으나 그 가능성은 인정하는 것으로, 이러한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하려면 결과발생의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결과발생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하고, 이와 같은 경우에도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의 주관적 요소인 미필적 고의의 존재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며 한편,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5. 9. 30. 선고 2004도3490 판결 등 참조).

나)

차용금의 편취에 의한 사기죄의 성립여부는 차용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피고인이 차용 당시에는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면 그 이후에 경제 사정의 변화로 차용금을 변제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단순한 민사상의 채무불이행에 불과할 뿐 형사상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없다. 더욱이 이 사건과 같이 사업의 수행과정에서 이루어진 소비대차거래에 있어서 그 채무불이행이 사전에 예측된 결과라고 하여 그 사업경영자에 대한 사기죄의 성부가 문제가 된 경우에, 그 차용시점에서 그 사업체가 경영부진의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사정에 따라서는 도산에 이를 수 있다고 예견하고 있었다는 것만으로 곧바로 사기죄의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하는 것은 발생한 결과에 의하여 범죄의 성부를 결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고, 또한 현실의 경제사회의 실정에도 합치하지 않으므로 기업경영자로서 자금조달에 곤란을 겪고 있어서 한걸음을 잘못 디디면 도산이라는 사태에 이르게 된다고 하더라도 기업을 존속시키기 위하여 노력을 계속하려고 하면 그 만큼 그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계속하여 차용하지 않을 수 없으며, 돈을 차용함에 있어서 도산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상대방에게 알리는 것은 스스로 신용을 저하시켜 사태를 악화시키는 결과가 되므로 마지못하여 이를 숨기고 거래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이러한 행위가 모두 사기죄로 처벌된다고 하면 일단 경영부진으로 도산할 우려가 생긴 기업은 거의 대부분 그 기업의 존속을 위한 모든 노력을 포기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은 경우에 기업경영자들이 도산에 의한 채무불이행의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태를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상당한 정도로 있다고 믿고, 성실하게 계약이행을 위한 노력을 할 의사가 있었을 때에는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1. 3. 27. 선고 2001도202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피고인이 이 사건 금전소비대차계약 당시 대출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거나 세금을 체납하고 있었던 점, 피고인은 이 사건 금전소비대차계약 무렵 식자재 대금과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여 근로기준법위반죄, 사기죄로 약식명령을 받기도 한 점, 피고인이 이 사건 금전소비대차계약에서 정한 월 50만 원의 변제금을 1회도 지급하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에게 미필적으로나마 편취의 범의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①

피고인은 이 사건 계좌에 관한 이 사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해제하기 위해 피해자에게 'E매장 영업과 밀키트 사업을 통해 매월 일정액을 변제할 테니 이 사건 계좌에 대한 압류를 해제해 달라.'는 취지로 말했다.

②

이 사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당시 이 사건 계좌의 잔액은 약 25,000원에 불과했으므로 이 사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의 해제로 피해자에게 추가적으로 발생할 손해나 피고인이 취득할 경제적 이익은 매우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해제하기 위해 법인인 ㈜B과는 별도로 피고인 개인이 피해자에게 2,000만 원의 상당의 채무를 부담하는 내용의 이 사건 금전소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 여기에 이 사건 계좌가 E매장의 영업용 계좌였던 점, E매장 종업원이었던 M도 적극적으로 피해자에게 이 사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의 해제를 부탁했던 점, 이 사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해제 후 얼마 지나지 않은 2020. 6. 19. F이 재개장한 점 등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해제하여 E매장을 재운영할 진지한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피고인과 M의 예상과는 달리 2020. 6. 19. F 재개장 이후에도 관중 입장은 허용되지 않았고, 2020. 7. 24. 좌석 정원의 10%에 해당하는 관중의 입장만이 허용되어 E매장은 정상적인 영업을 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③

㈜B은 실제로 밀키트를 마트에 납품하는 사업을 하고 있었다. 관련하여 농업회사법인㈜U 대표 V은 '당시 피고인이 사업을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하며 2020. 5. 25. ㈜B으로부터 C 밀키트 200개를 납품받은 거래명세서를 제출하기도 했다.<2>

④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E매장을 재운영할 진지한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F이 휴장한 2020년 2월 E매장 월 매출액은 3,514,500원이었다.<3> 피고인은 마트에 밀키트를 납품하는 등 실제로 밀키트 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여기에 이 사건 금전소비대차계약에서 정한 변제액이 2020. 7. 31.부터 2021. 6. 30.까지는 월 50만 원씩으로 비교적 소액인 점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이 E매장 재운영과 밀키트 사업을 통해 피해자에게 월 50만 원씩을 변제할 가능성이 있다고 믿고, 그 이행을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인다. 그렇다면 결과적으로 피고인이 월 50만 원씩의 변제를 하지 못하였다고 하여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박이랑

각주1) '예비가맹주', '가맹점주'는 '피해자'를, '체인본사'는 '㈜B'을 지칭한다).¦

각주2) 증거기록 제2권 제66, 67, 72쪽

각주3) 매출내역(주)LW점 관련(증 제10호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