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4. 12. 11. 선고 2023나78378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제1심판결의 인용

원고들의 항소이유는 제1심에서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고, 제1심과 이 법원에 제출된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다시 살펴보더라도 제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인정된다. 이에 이 법원의 판결이유는 원고들이 이 법원에서 강조한 주장에 대한 판단을 아래 제2항 ‘추가판단’에 추가하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추가판단

가.

원고들 주장 요지

피고는 이 사건 작업장소와 작업시간을 지정하고 망인을 지휘, 감독하였으며, 2021. 5. 4. 망인의 근로대가로 굴삭기 임대료가 포함된 일당 35만 원으로 계산한 4일 치 임금 140만 원을 원고 A에게 직접 지급하였으므로<1>, 원고와 망인 사이에는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나.

구체적 판단

1)

갑 2, 9호증, 갑 16호증의 2, 갑 18호증의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전라남도경찰청 검시조사관이 변사자조사결과보고서에 “변사자는 완도 거주 굴삭기 기사로, 바닷가 야산을 밭으로 개간 작업을 의뢰받고 4일 작업계획, 금일 3일째(작업시간 09:00-17:00)”라고 기재한 사실(갑 2호증), 원고 B의 2021. 8. 23. 자 신청에 따라 근로복지공단이 망인의 “C 유자밭 개간공사” 사업장의 사망사건에 대하여 유족급여(일시금 50%) 50,619,650원 지급결정을 한 사실(갑 9호증), 피고가 2021. 5. 2. 및 같은 달 3. 망인과 몇 차례 전화통화를 하고 망인이 피고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 2021. 5. 4. 원고들의 친척인 I의 계좌로 이 사건 작업 대금을 포함하여 1,000만 원을 이체한 사실은 인정된다(갑 18호증의2 제1면, 갑 16호증의 2).

2)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갑 11호증, 을 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2. 5. 16. 자 문서제출명령 회신서, 근로복지공단의 2022. 5. 19.자 사실조회 회신서 포함)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고려할 때, 위 인정사실 및 원고들이 내세우는 사정만으로는 망인과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이 성립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망인과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 체결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가)

망인은 20살 무렵부터 포크레인 일을 시작하여 약 30년의 포크레인 기사경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갑 11호증 제17면), 자신의 여동생인 E의 이름으로 2017. 2. 14. 사업자등록을, 2018. 4. 26. 굴삭기(차량번호 1 생략) 건설기계 등록을 각 마친 뒤, 지입차주로 건설기계 도급 및 대여업을 영위해 왔고, 사망 당시까지도 E의 명의로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었다(갑 3~7호증).

나)

이 사건 작업은 산비탈을 평탄화 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으로 망인이 소유한 건설장비인 굴삭기와 망인의 숙련된 굴삭기 작업 능력이 이 사건 작업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요소였던 반면, 피고는 전남완도경찰서 경찰관에게 ‘망인을 2~3달 전 다른 사람들과 모임자리에서 처음 알게 되었고, 망인과 본인은 모두 귀농을 한 사람으로 망인이 장비(포크레인) 같은 것도 있다고 말 해줘서 본인의 밭 평탄화 작업을 의뢰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을 뿐(갑 11호증 제12면), 망인을 통하여 이 사건 작업을 지휘․감독할 만한 능력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다)

망인은 2019. 5. 17.부터 사망 당시까지 J 주식회사의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의 자격과 고용보험 근로자/피보험자의 자격을 보유하고 있었고, 피고가 이 사건 계약 당시 망인을 피고 사업장의 건강보험이나 고용보험에 피보험자로 신고한 사실이 없다(국민건강보험공단 2022. 5. 16. 자 문서제출명령 회신서, 근로복지공단 2022. 5. 19. 자 사실조회 회신서 제4면).

라)

이 사건 작업에 필수적으로 소모되는 굴삭기의 주유비 등 부대비용을 피고가 별도로 부담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다. 망인은 이 사건 작업 이전에 피고를 위하여 2021. 3. 14.부터 같은 해 4. 15.까지 H 현장작업을 하였는데, 위 기간 동안 발생한 주유비 등 작업비용도 피고가 별도로 부담하지 않았고, 망인 스스로 부담한 것으로 보인다(갑 7호증의 1 중 제17면).

마)

피고와 망인은 이 사건 작업에 관하여 계약서 등을 작성한 사실이 없으나, 피고와 망인이 H 현장작업 대금을 망인이 일한 일수에 따라 일 35만 원으로 계산하고 장비대여료를 포함하여 최종 855만 원으로 정산한 사실(을 2호증)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작업도 유사한 방법으로 정산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사건 작업이 망인이 별도의 인력이나 자재의 투입 없이 망인 소유의 건설기계를 이용하여 망인 스스로 완성하는 작업이었으므로 그 대금도 망인의 작업투입시간에 따라 사후적으로 정산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일 뿐, 위 사실만으로 망인과 피고 사이에 일당 35만 원으로 하는 근로계약이 체결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바)

전남경찰청 검시조사관이 작성한 보고서의 위 기재나 피고가 이 사건 작업 기간 동안 망인과 몇 차례 전화통화를 했다는 것만으로는 피고가 직접 이 사건 작업의 작업계획을 세웠다거나 작업시간을 지정하여 망인을 지휘․감독한 것이라고 할 수 없고, 오히려 위 보고서에 의하면 이 사건 작업은 최초 4일 계획이었음에도 망인은 3일만 작업을 하고 이를 마무리하는 등 작업일정을 스스로의 재량에 따라 자유롭게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망인의 H 작업현장에서의 작업시간이나 작업일정 역시 일정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을 2호증).

사)

망인의 산재보험 자격인정은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22. 6. 10. 법률 제1892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5조 및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2023. 6. 27. 대통령령 제335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5조 제2호에 따라 망인에게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이른바 “특고”)인 건설기계 운전자로서 보험가입자격을 인정한 것으로 보일 뿐이고(근로복지공단 2022. 5. 19. 자 사실조회 회신서 제3면), 이러한 특례는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 직종종사자에 대하여 특별히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혜택을 적용하는 취지에서 도입된 것일 뿐이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계약이 근로계약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아)

피고 명의의 확인서(갑 16호증의 1)는 사본인데, 원본의 존재 및 그 진정성립을 인정할 증거가 없어 이를 증거로 쓸 수 없고, 설령 원본의 존재 및 그 진정성립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위에서 든 여러 사정들에 비추어 위 확인서의 기재만으로는 이 사건 계약이 근로계약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3.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김순한(재판장) 조정민 조현준

각주1) 2023. 8. 8.자 항소이유서 제5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