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투자금 및 수익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있었으므로 피해자를 기망한 사실이 없고, 사기의 고의도 없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이 너무 무겁다.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8. 7. 20. 수원지방법원에서 강제집행면탈죄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2019. 3. 26. 그 판결이 확정되었고, 2019. 4. 29. 수원지방법원에서 횡령죄로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아 2019. 8. 14.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피고인은 2017. 2. 6.경 서울 강남구 B 소재 음식점 ’C‘에서 사실혼 배우자인 D을 통해 피해자 E에게 “충북 단양군 F 6,000㎡ 토지(이하 ’이 사건 토지‘라고 한다)에서 인삼포를 재배하고 있다. 여기에 8,000만 원을 투자하면 2018. 11. 30.까지 1억 6,000만 원의 수익금을 주겠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당시 3억 원 상당의 금융기관 채무 외에 개인적인 채무가 다수 있었고, 2016. 10.경부터 근로자의 임금조차 지불하지 못하는 형편에 있어서 피해자로부터 투자금을 받더라도 약속한 2018. 11. 30.까지 1억 6,000만 원의 수익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이와 같이 피고인은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D 명의의 G조합 계좌(계좌번호 1 생략)로 투자금 명목으로 같은 날 5,000만 원, 2017. 3. 30. 800만 원, 2017. 4. 6. 2,200만 원을 각각 송금받아 합계 8,000만 원을 편취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피해자로부터 투자금을 받을 당시 투자금 및 수익금을 피해자에게 지급하지 못할 것을 미필적으로 인식하고 투자금을 받았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 대해 유죄로 인정하였다.
이 법원의 판단
원심 및 이 법원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돈을 지급받을 당시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거나 피고인에게 사기의 고의가 있었다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돈을 차용하면서 담보를 제공하기 위해 이 사건 토지에 있는 약 6,000㎡ 면적의 인삼포(이하 ’이 사건 인삼포‘라 한다)를 피해자에게 8,000만 원에 양도하고, 피고인이 2018. 11. 30.까지 피해자로부터 위 인삼포를 1억 6,000만 원에 다시 매입하기로 하는 내용의 인삼포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토지의 소유자인 H은 2012. 7.경 위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하였는데, 당시 피고인은 전 소유자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인삼포를 경작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H은 피고인을 상대로 이 사건 토지의 인도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하였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후 2013년경에는 피고인과 새로이 임대기간을 5년으로 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인삼포의 경작을 승낙하였는바, 피고인에게는 이 사건 인삼포를 경작할 권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인삼 유통 업체인 P영농조합법인 등을 운영하면서 인삼 재배 및 유통 업무를 해왔고, 이 사건 인삼포 이외에도 강원 정선군, 영월군, 충북 충주시, 제천시, 단양군, 경기 여주시 등에 있는 다수의 인삼포에서 인삼을 재배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피해자로부터 지급받은 투자금도 인삼재배를 위한 비용으로 사용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인은 실제로 2016. 7.경 중국 업체와 인삼수출계약을 체결하거나, 2016. 11.경 약 3억 원 상당의 인삼을 중국으로 수출하기도 하였다(증거기록 제2권 제130면, 제134면 등).
피고인은 2016, 2017년경부터 실시된 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 조치의 일환으로 인삼 수출이 어려워졌는데, 그와 같은 조치가 장기화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하였다고 주장하고, 실제로 2017. 9.경 중국 업체와 인삼수출계약을 체결하기도 하였는바(증거기록 제2권 191면 등), 피고인은 실제로 그와 같은 사정을 예견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의 채권자 M은 공정증서를 집행권원으로 하여 이 사건 인삼포에 식재된 인삼에 대하여 청주지방법원 제천지원 N로 유체동산경매를 신청하였고, 위 경매절차에서 매수인 O은 1억 7,200만 원에 위 인삼을 매수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투자금을 지급받을 당시 이 사건 인삼포에 식재된 인삼에 대해 이미 압류 등 조치가 이루어져 이 사건 인삼포의 담보가치가 없었다거나, 피고인이 강제집행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고 볼 만한 증거는 없다(나아가 이 사건 인삼포를 담보로 제공받은 피해자로서는 양도담보권자로서 제3자이의의 소 등 법적 절차를 활용하여 위 인삼의 소유 주체를 다투어 볼 여지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또는 D은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투자금을 지급받을 무렵 이 사건 투자금 이외에도 금전거래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증거기록 제2권 제196면 이하).
피고인은 2017년 말경 피고인이 운영하던 P영농조합법인에서 근로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2명의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하여 근로기준법위반죄로 형사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그 무렵 신용상태가 좋지 않았으며, 금융기간 및 사인에 대한 채무도 다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투자금을 지급받을 당시 이미 변제능력이 없는 상황이었다고 보기는 부족하다.
피해자는 ’피고인이 이 사건 토지의 소유자인 H의 승낙을 받지 않고 인삼을 재배하다가 처분금지가처분을 받았고, 다액의 채무로 인해 이 사건 인삼포가 압류되었으며, 다른 형사사건으로 구속되어 있는 상황에서, 그와 같은 사실을 숨기고 피해자로부터 투자금을 지급받았다‘는 내용으로 피고인을 수사기관에 고소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투자금을 지급받을 당시에 H이나 다른 채권자들이 이 사건 인삼포에 대하여 가처분, 가압류 등 신청을 하였다거나, 피고인이 당시 구속되어 있어 이 사건 인삼포를 정상적으로 경작할 능력이 없었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고, 그 밖에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고 볼만한 증거도 없다.
결론
원심이 사실을 오인하였다는 피고인의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위 2의 가항 기재와 같다.
판단
위 2의 다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되,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연하(재판장) 신호승 임정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