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2014. 5. 2. 통신기기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제조, 판매, 유통 및 유지보수업 등을 영위할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다. 원고는 2020. 5.경 피고에 입사한 이후 2023. 5. 23. 피고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되어 2023. 5. 28. 임기 3년의 사내이사에 취임하였고, 2023. 6. 1. 피고의 사내이사로 등기되었다.
원고는 2023. 7. 7. 피고와 2023. 3. 1.부터 2024. 2. 28.까지 원고의 연봉 총액을 108,000,000원(월 기본급 9,000,000원)으로 정하는 내용의 연봉계약을 체결한 다음 피고로부터 매월 21일에 월 9,000,000원을 기본급으로 지급받았고, 위 기본급 외에도 매학기별 자녀 학자금과 명절 상여금을 지급받았다.
피고는 2024. 4. 29. 이사회를 개최하여 ‘피고의 직위 및 직무를 면제하고, 피고의 급여를 월 2,000,000원으로 감액한다’라는 내용의 안건을 상정하여 원고를 제외한 출석 이사 전원의 찬성으로 위 안건을 결의하였다.
피고는 2024. 5. 7.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출석 주주 전원의 찬성으로 “① 회사에 보고한 자동화 설비 5대의 투자 심의 자료에 투자회수기간이 1년 이내로 투자효과가 대단한 것으로 허위보고하여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끼침. ② 등기이사로 선임된 2023년에만 매출 290억 원에 98.6억 원의 당기순손실의 적자를 실현한 책임으로 전체 사내이사가 사임하였으나, 원고만 사임하지 않고 있음. ③ 회사의 정당한 인사명령에 따르지 않고 근무지를 무단으로 이탈하고 2회에 걸친 복귀 요청에도 복귀하지 않고 있음.” 등의 사유로 원고를 사내이사에서 해임하는 결의를 하였다.
피고는 2024. 5. 7.경 원고에게 “피고 임시주주총회(2024. 5. 7. 화요일 오전 9시 개최) 부의 안건 중 원고 해임의 건에 대하여 상법 제385조, 제434조 규정에 의거 출석 및 위임장 제출 주주의 찬성으로 가결되었으므로 이에 해임을 통지합니다.”라는 내용으로 이사 해임 통보를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6, 10, 1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위적 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의 청구원인 주장
원고는 2020. 5.경 피고에 입사하여 2023. 6.경부터 피고의 이사로 재직하였으나, 실제로는 대표이사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월급을 받아왔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피고는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않고 원고를 일방적으로 해고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해고일 이후부터 복직일까지 원고가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전액 즉, 2024. 5. 7.부터 2024. 11. 30.까지 약 6개월 간 미지급급여 54,000,000원(= 월 9,000,000원 × 6개월)과 2024. 12.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9,0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급여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20. 12. 24. 선고 2018다298775, 298782 판결 등 참조).
회사의 임원이더라도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3도6323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갑 제14, 15, 16, 17, 18, 2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일정한 시각에 맞추어 고정적으로 출퇴근하여 피고의 사무실에서 근무하였으며, 연차 휴가 사용 및 출장에서 지출할 비용을 상급자에게 사전에 보고하고 이에 대한 승인을 받아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갑 제2, 3, 19호증, 을 제14, 1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피고의 지시를 받는 경우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이사로서의 명칭이나 직위가 형식적·명목적인 것에 불과하였다거나 원고가 담당한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업무수행의 실질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쳤다고 볼 수 없는바, 이에 비추어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는 2024. 4. 24. 중부지방고용노동청성남지청에 피고를 상대로 피고가 원고에게 체불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진정을 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중부지방고용노동청성남지청장은 2024. 6. 19.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사건처리결과를 회신하였다.
피고는 2024. 5. 29. 인사 및 복지제도를 변경한다고 공지하였고, 위 공지에는 임원에게만 자녀 학자금을 지원해주는 제도가 폐지된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는데, 원고는 2024. 5. 7. 이사에서 해임되기 전까지 자녀 학자금 혜택을 제공받음으로써 일반 직원과는 다른 대우를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의 정관 제36조는 이사의 보수를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에 따라 원고와 피고가 단독으로 체결한 연봉계약에 의하여 원고의 보수가 정해졌고, 원고와 피고의 연봉계약 체결 당시 작성된 계약서에는 근로기준법 규정 등이 명시되어 있지 않았으며, 이후 2024. 4. 29.자 이사회 의결을 거쳐 원고의 보수가 월 2,000,000원으로 감액되었다.
원고는 ‘임원 단톡방’이라는 단체 대화방에 자신이 수행하는 업무 내용을 보고하여 왔고, 원고뿐만 아니라 다른 임원들, 나아가 당시 대표이사였던 C도 위 단체대화방에 2023. 8. 2. “수원사업장으로 출근합니다.”, 2023. 11. 20. “미국 출장 다녀오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기는 등 임원 각자가 본인의 주요 일정을 보고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가 위와 같이 자신의 업무 상황을 보고한 것은 각 업무에 대한 구체적인 지휘를 받기 위함이라기보다는 임원들 상호간에 각자 수행하고 있었던 업무의 진행 상황을 단순히 알리기 위한 목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고, 원고는 D대학교와의 산학협정 계약 체결, 출장 지원 책임자 선정 건 등의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스스로 최종 결정권을 가지고 업무를 처리한 후 그 결과만을 대표이사 C에게 보고하였던 것으로 보이며, 피고의 업무 중 일부에 대하여는 실질적인 의사결정권자 역할을 수행하여 온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가 근로자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예비적 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의 청구원인 주장
원고가 근로자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피고는 원고의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하기 전인 2024. 5. 7.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원고가 허위의 결과를 보고함으로써 피고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는 등의 사유를 들어 원고를 피고의 이사에서 해임하였는데, 피고가 제시한 해임 사유는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원고를 해임할 만한 정당한 사유에도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는 상법 제385조 제1항 단서에 따라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원고가 입은 손해액은 원고가 이사 임기만료일인 2026. 5. 27.까지 정상적으로 재직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는 급여라고 할 것인데, 이때 원고의 기본급은 2024. 4. 29.자 이사회 결의에 따라 감액된 월 2,000,000원이 아니라 연봉계약에 따른 월 9,000,000원을 기준으로 산정하여야 하고, 위 급여에 자녀 학자금과 명절 상여금까지 포함하여야 할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금으로 총 240,768,000원[= 225,000,000원(= 월 기본급 9,000,000원 × 잔여 임기 25개월) + 9,768,000원(= 자녀 학자금 2,442,000원 × 4학기) + 6,000,000원(= 명절 상여금 1,500,000원 × 4회)]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관련 법리
상법 제385조 제1항 후문은 ‘이사의 임기를 정한 경우에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임기 만료 전에 이를 해임한 때에는 그 이사는 회사에 대하여 해임으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정당한 이유’란 주주와 이사 사이에 불화 등 단순히 주관적인 신뢰관계가 상실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이사가 법령이나 정관에 위배된 행위를 하였거나 정신적·육체적으로 경영자로서의 직무를 감당하기 현저하게 곤란한 경우, 회사의 중요한 사업계획 수립이나 그 추진에 실패함으로써 경영능력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관계가 상실된 경우 등과 같이 당해 이사가 경영자로서 업무를 집행하는 데 장해가 될 객관적 상황이 발생한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4. 10. 15. 선고 2004다25611 판결 참조). 여기서 ‘당해 이사가 경영자로서 업무를 집행하는 데 장해가 될 객관적인 상황이 발생한 경우’에는 그 업무집행 장해사유가 이사 본인에게 발생한 경우뿐만 아니라 회사 자체에 부도 등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인원축소 필요 등의 객관적인 경영상의 필요성이 발생한 경우도 포함된다고 할 것이고, ‘정당한 이유’의 존부는 해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되, 그 입증책임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이사가 부담한다(대법원 2005. 1. 14. 선고 2004다47529 판결 참조).
상법 제385조 제1항의 문언 내용과 규정 취지, 손해배상책임의 법적 성질 등을 고려하면,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해임결의 당시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사유를 참작하여 판단할 수 있고, 주주총회에서 해임사유로 삼거나 해임결의 시 참작한 사유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3다220639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피고가 위 1.의 라.항 기재 사유를 들어 원고를 해임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설령 원고 주장과 같이 피고가 원고를 해임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를 이사에서 해임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앞서 본 사실, 을 제2 내지 5,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원고가 피고의 이사로 취임한 이후부터 해임될 때까지 피고는 상당한 부채를 부담하고 있었으며, 2021년도부터 2023년도까지 피고는 매년 약 100억 원가량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었던 점, ② 피고가 대출받은 230억 7,000만 원 차입금의 상환일이 도래하자 한국산업은행은 2023. 5.경 피고에게 경영정상화 방안을 제출할 것을 요구하였고, 이에 피고는 대출금을 일부 상환하여 차입금 규모를 축소하는 한편, 인건비 등 판매관리비를 감축하기로 하는 방안을 마련하였던 점, ③ 피고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주식회사 E과 투자계약을 체결하면서 피고가 유상증자를 통해 주식회사 E으로부터 150억 원 상당을 투자받기로 약정하였는데, 당시 작성한 합의서 제7항에 ‘회사(피고를 칭함)는 구조조정을 통해 독자생존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한다(이하 생략).’, 제8항에 ‘원가절감 및 매출 확대를 27년까지 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7년까지 상장이 어렵고 독자생존도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상호 합의하여 주식회사 E 또는 계열사와 합병하는 것으로 하며, 합병 기준 가액을 포함하여 회생방안, 잔여재산분배 등의 방안을 강구하기로 하며 방안과 조건들은 투자자들과 협의하기로 한다.’라고 정한 점, ④ 피고는 2024년 초 경영정상화의 일환으로 원고를 제외한 종전 이사들이 모두 퇴임하였고, 새로운 이사들로 피고의 경영진이 구성된 점, ⑤ 피고가 원고를 해임할 수 있는 사유는 2024. 5. 7.자 임시주주총회에서 원고에 대한 해임사유로 삼았던 사유에 한정되지 아니하는 점, ⑥ 회사와 이사의 법률관계는 근로계약관계가 아니라 위임과 유사한 계약관계이고, 상법 제385조 제1항이 주주총회의 특별결의로써 이사를 해임할 수 있도록 정한 것은 기업의 소유와 경영이 제도상 분리되어 있는 주식회사에서 회사의 소유자인 주주에게 기업지배의 최종적인 지배권을 법률적으로 보장한 것인바, 위와 같이 피고가 경영상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원고가 구체적으로 그 위임의 취지에 반하는 불법행위를 하였다거나 회사에 손해를 가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없더라도 고도의 경영판단에 따른 경영상의 필요에 의하여 원고와의 위임계약을 해지하는 뜻의 해임결의를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위임의 취지나 주주 보호의 측면에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아니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해임될 당시 피고가 경영상 어려움에 처하여 원고를 해임할 객관적인 경영상의 필요성이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가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를 이사에서 해임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예비적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진현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