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4. 9. 25.부터 2026. 4. 7.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7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 사실
원고는 2016. 6. 20. 재단법인 C D지부(이하 '이 사건 지부'라 한다)에 입사하여 그 무렵부터 근로자로 재직하고 있는 사람이다. 피고는 위 입사 당시 이 사건 지부의 '사무국장' 직책으로서 원고에 대한 직장상사의 관계에 있었다.
원고는 2016년 9월경 당시 유부남이었던 피고와 성관계를 한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2022년경까지 지속적·반복적으로 피고와 성관계를 맺었다.
원고는 2024. 4. 24. 피고에 대해 직장 내 괴롭힘으로 고충접수를 하였고, 이 사건 지부의 고충심의위원회는 2024. 7. 22. 다음과 같은 행위에 대해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2차 피해로 인정하여 피고에 대해 중징계 권고 등을 하였다(이하 이러한 경위로 인정된 피고의 행위를 '이 사건 괴롭힘 등 행위'라 한다).
용모 지적하며 수시로 성희롱
2022년경부터 최소 10회 이상 민낯으로 출근하면 "누구세요", "화장 안하니까 몰라보겠다"라고 발언
2023. 11. 21. 카카오톡으로 "이사 복장으로 왔다", "화장도 귀찮아지더니옷 입는 것도 귀찮아진 것 같다"는 등의 메시지를 보냄
재단 본부가 피고를 포상 심의대상자로 선정하였으나 임의로 이를 제외한 행위
부당지시
VMS 내 친한 지인의 자녀 자원봉사 106시간 허위 입력 지시, 예방교육국 관련 학교 선착순 접수 조작 지시
국고 등 보조금 부당 지출 및 증빙 조작 지시, 소득신고 조작 지시
결혼 준비 기간 모욕 및 희롱
2023. 8.~2023. 12.경 "결혼을 왜 이렇게 일찍 하느냐", "후회할거다", "뭘 믿고 결혼하느냐", "사기 당했고만", "폭망하러 또 계약하러 가네"라는 등 발언
배우자가 회사에 꽃다발을 보내자 "그냥 돈으로 주지"라고 발언
휴게시간 및 연차유급휴가 사용제한
근속기간 중 자유로운 연차유급 휴가 사용 제한
2024. 3. 8. 욕설을 동반한 폭언
2차 피해
고충신고 이후 2024. 4. 24. 피고의 사무실 방문 및 2024. 4. 26. 카카오톡 등으로 피고 접촉
고충신고 이후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피고 저격
고충신고 이후 이 사건 지부 내 다른 직원에게 유리한 여론 형성
원고는 2024. 7. 30. 관악경찰서에 피고를 피 감독자 간음, 강간미수,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등의 사실(이하 '이 사건 고소사실'이라 한다)로 고소하였다. 2025.1. 17. 담당 수사관은 일부 혐의사실은 공소시효 완성을 이유로,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아니한 나머지 혐의사실은 '사진이나 선물을 수수한 내역을 들어 원고와 피고는 2022년 헤어지기 전까지 평범한 연인 관계에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는 점, 피고가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강제로 성관계를 시도하였다고 볼 만한 구체적 증거가 없는 점' 등을 근거로 증거불충분하다는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하였다.
한편 피고는 경기수원중부경찰서에 원고를 이 사건 고소사실에 관한 무고로 고소하였다. 2025. 6. 29. 담당 수사관은 '원고가 피고에게 호감을 가지고 만남을 지속하였던 점은 인정되지만, 원고는 구체적인 피해 일시 등을 특정하지 못한 채 피해 사실만을 신고한 점, 피고 역시 "리조트에서 스킨십을 요구하거나 사무실에서 스킨십이나 성관계를 요구한 적이 있다"는 등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있는 점, 헤어진 이후 피고가 원고에게 회사 내에서 행해진 괴롭힘에 대해 인정된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주장에 상당한 신빙성이 있고 그 주장을 쉽게 배척하기 어려우며, 원고의 주장에 객관적으로 반하는 자료는 확인되지 않고, 이 사건 고소사실의 담당 수사관은 원고의무고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는 등을 근거로 원고가 피고를 허위사실로 고소하였다거나 무고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불송치 결정을 하였다.
피고는 2024년경 이 사건 지부에서 이 사건 괴롭힘 등 행위로 파면 처분을 받아서 면직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8호증의1, 9, 15호증, 을 제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는, 이 사건 괴롭힘 등 행위와 이 사건 고소사실로 인한 피고의 불법행위로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으므로, 명시적 일부청구로써 위자료 3,5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이에 대해 피고는, 이 사건 괴롭힘 등 행위는 피고의 일방적 진술을 기초로 한 것으로 믿을 수 없고, 피고가 원고에게 한 말은 헤어지고 다시 사귀기는 반복하는 과정에서 나온 감정적인 싸움에 불과할 뿐 일방적으로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하여 원고를 괴롭히거나 성희롱을 한 것이 아니며, 원고가 최종적으로는 포상심의대상자로 선정되었으므로 피고의 행위가 불법행위가 아니고, 이 사건 고소사실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취지로 이 사건 청구를 다툰다.
판단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여부에 관하여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2조 제2호는 「직장 내 성희롱이란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근로조건 및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한다.」 고 정의한다. 이때의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 또는 남성이나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뜻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와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과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 구체적인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성적 언동 등으로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두22498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또 이러한 지위에 있는 사람이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켰다면, 이는 위법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서 피해 근로자에 대한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의 원인이 된다(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20다270503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앞서 본 사실 및 갑 제1 내지 3, 5,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괴롭힘 등 행위는 사실로 증명되었다고 판단되고, 이러한 피고의 언행들은 전체적으로 그 의도나 내심에 상관없이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 또는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원고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라고 인정된다[설령 피고 주장과 같이 원고가 최종적인 포상심의대상자로 선정되었다고 가정하더라도, 이는 피고의 행위 후 우연히 발생한 사정에 불과하고 이러한 피고의 행위는 일련하여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
한편 앞서 본 것과 같이 원고와 피고가 장기간 지속적·반복적으로 성관계를맺어왔고, 앞서 든 증거 및 을 제1 내지 3, 7, 8, 13, 14호증의 각 기재를 종합하면 당시 원고와 피고의 관계가 (그 경위를 떠나) 연인관계로 추단되기는 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괴롭힘 등 행위는 원고와 피고가 헤어진 후 위와 같은 연인관계가 어느 정도 정리된 후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 점, 비록 당시 원고와 피고의 관계가 완전히 정리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위 괴롭힘 등 행위 당시에는 종전과 같은 연인관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위 괴롭힘 등 행위는 업무상 상급자라는 지위에 기해 행해지거나 상급자가 아니라면 쉽게 하기 어려운 언행으로 보이는 점, 피고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피고가 인정하는 피고의 일부 언행은 업무상 필요성보다는 개인적 감정에 따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앞서 본 사실이나 앞서 든 증거를 통하여 알 수 있는 제반 사정에 비추어, 위와 같은 인정에 직접 방해가 되지 않는다.
다만, 이 사건 고소사실의 경우 앞서 본 것과 같이 이미 수사기관에서 공소시효 완성 내지는 증거불충분으로 인한 불송치 결정이 내려진 바 있고, 이 사건에서 이러한 결정을 뒤집기에 충분한 증거는 제출되지 아니한 점에 비추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이나 제출한 증거만으로 이 사건 고소사실이 불법행위를 구성할 정도로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
따라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괴롭힘 등 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에 관하여
이 사건 괴롭힘 등 행위의 경위와 내용 및 그 정도, 피고의 위와 같은 언행들은 단지 일회적으로 그쳤던 것이 아니라 함께 근무하는 상당한 기간 동안 계속적·반복적으로 행해진 점 등으로 인하여 원고가 겪었을 정신적 고통을 고려하되, 다만 원고와 피고의 관계나 이미 피고가 이 사건 지부에서 면직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하여야할 위자료의 액수는 1,000만 원으로 정한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로 1,0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다음 날인 2024. 9. 25.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6. 4. 7.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의,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안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한상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