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6. 4. 2. 선고 2024가단627325 판결

손해배상(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단체급식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7. 11. 1.경 피고에 입사하여 피고가 수급받아 운영하는 C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의 구내식당(이하 '이 사건 식당'이라 한다)에서 근무하다가 2022. 6. 30.경 퇴사한 사람이다.

나.

근로복지공단 용인지사장은 2023. 12. 21. 원고가 주장하는 오른쪽 쇄골 부위의 상해(이하 '이 사건 상해'라 한다)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여 원고의 장해등급을 제14급 제10호로 결정하였다.

다.

이후 원고의 이의에 따라 근로복지공단이사장은 2024. 4. 2. 위 처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장해등급을 제12급 제8호로 결정하였다.

[인정근거] 다툼없는 사실, 갑 제4호증, 을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식당에서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여 오던 중 2022. 5. 30.경 오른쪽 쇄골에 통증을 느끼고 이후부터 관련된 치료를 받아 왔다. 피고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시간을 위반하고 원고에게 과중한 업무를 맡겨 원고가 상해를 입게 되었으므로, 피고는 보호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원고에게 97,208,660원(= 치료비714,730원 + 소극적 손해 66,493,936원 + 위자료 30,000,000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피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식당에서 근무하면서 일반적으로 수행 가능한 업무를 하였을 뿐이고, 피고가 근로기준법을 위반하거나 보호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없다. 실제로 원고는 2023. 5. 11.경에서야 진단을 받았고, 이 사건 상해를 입었을 무렵 피고에게 이를 보고하지도 아니하였다. 또한 진료기록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2022. 5. 30.경 부상을 입은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1)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질뿐만 아니라 이러한 사용자의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 행위가 불법행위의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채무불이행책임과 경합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도 부담하게 된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60247 판결 등 참조).

2)

다만,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산업재해보상은 업무상 사유에 의한 근로자의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이 발생한 경우에 사용자의 고의나 과실을 불문하고 법이 정하는 보상을 하도록 함에 따라 지급하는 사회보장제도로서의 성질을 가지고 있음에 비하여, 과실책임을 원칙으로 하는 손해배상책임은 그 성격이 전혀 다르다.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인 의무로서 근로자에 대한 보호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게 근로자가 입은 신체상의 재해에 대하여 민법 제750조 소정의 불법행위책임을 지우기 위해서는 사용자에게 당해 근로로 인하여 근로자의 신체상의 재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회피를 위한 별다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음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고, 위와 같은 과실의 존재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근로자에게 그 증명책임이 있다(대법원 2000. 3. 10. 선고 99다60115 판결 등 참조). 또 보호의무 위반을 원인으로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경우 통상의 채무불이행과 같이 채무자가 그 채무불이행에 대하여 자기에게 과실이 없음을 주장, 입증하지 않는 한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는 것이기는 하나, 채권자로서도 그 급부의 불완전에 관한 주장, 입증책임을 부담하는 것이므로 원고로서는 구체적인 보호의무의 존재와 그 위반사실을 주장, 입증하여야 한다(대법원 1994. 1. 28. 선고 93다43590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1)

원고에 대한 근로복지공단의 장해 결정이 있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제1 내지 3, 5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감정인 D(이하 '감정인'이라고만 한다)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진료기록감정촉탁 및 감정인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이하 이를 포괄하여 '이 사건 감정결과'라 한다)에 의하면, 원고가 2022. 6. 30. 병원에 내원하여 '상세불명의 관절염' 등의 진단으로 치료를 받고, 이후 2023. 5. 11. '흉쇄관절의 탈구증, 양측' 등의 진단을 받고 그에 대한 치료를 받아온 사실, 감정인은 '원고의 좌측 쇄골 근위부의 후방탈구가 관찰되고, 쇄골 근위부의 골절 이후 부정유합 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노동능력 상실율이 18%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밝힌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원고와 함께 근무했다고 주장하는 E가 '원고가 이 사건 식당에서 무거운 짐을 옮기는 일을 하였고 업무량이 많았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이 법원에 제출하였기는 하다.

2)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과 거시한 증거, 을 제3 내지 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위 인정사실및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에 대한 보호의무를 위반한 사실 및 이 사건 상병에 대한 과실(예견가능성) 또는 피고의 보호의무 위반과 이 사건 사고 간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원고는 피고의 보호의무 위반을 주장하면서 근무시간과 휴게시간 미준수, 과중한 업무 등을 들고 있으나 당시 근무했다는 E의 사실확인서 이외에 그 주장을 뒷받침할 별다른 증거가 없다. 그런데 E의 사실확인서 내용도 '이 사건 식당에서의 업무는김치 상자 종류별 분류 및 정리하기이고, 두 번째는 쌀을 싱크대에 부어서 씻어 놓는 것이다. 이 사건 식당은 소외 회사 2식당보다 2배 정도 크고 많아서 식품 등이 2배 정도 많이 들어왔다.'는 내용에 불과하여 과중한 업무를 원고가 수행하였다는 것인지가 불분명하고, 그 밖에 원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과중한 업무나 근로기준법 미준수 사실을 뒷받침할 별다른 증거가 없다. 더욱이 원고는 구체적으로 어떠한 점에서 피고가 원고의 상해 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보호의무를 위반하였다는 것인지에 대해서 구체적인 주장·입증을 하지 못하고 있다.

나)

실제로 원고 또한 퇴사 무렵까지 과중한 업무 등에 대하여 문제제기를 하거나 과로로 인한 피로감, 건강상의 문제 등을 피고에게 알리지 아니하였다고 보이는 바, 원고가 그 주장과 같은 과중한 업무를 해왔는지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상해를 피고가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다)

그리고 이 사건 식당의 업무가 과중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에 반대되는 내용이 기재된 다수의 사실확인서가 제출되었고, 위와 같은 업무가 원고 스스로의 판단 또는 동의 아래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피고가 강요한 업무라고 볼만한 사정도 발견되지 않으며, 그 밖에 제출된 근로계약서, 급여명세서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의 보호의무 위반사실을 추단해내기 어렵다.

3)

나아가 앞서 인정한 사실과 거시한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즉 ① 원고는 주장하는 사고일로부터 약 1개월이 경과한 2022. 6. 30.경에서야 병원에 내원하여 진료를 받았는데 당시 진단명은 '상세불명의 관절증, 어깨 부근(우측), 상세불명의 관절염, 아래팔(좌측)'이었고 이후 2023.5. 11.에 이르러서야 '흉쇄관절의 탈구증, 양측'의 진단을 받았던 점, ② 원고는 2022.5. 30. 당시 당한 사고가 오른쪽 쇄골의 탈골 내지 그와 유사한 증상이었다고 설명하고 있는데 감정인은 신체감정서에서 '좌측 근위쇄골의 함몰이 관찰된다.'고 하면서, '원고가 우측 쇄골 근위부의 통증을 느꼈다면 이는 탈골이 아닌 우측 쇄골의 관절증으로 인한 통증일 것으로 판단된다. 우측 쇄골의 관절증이면 1개월 간 평소와 동일한 업무및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가능하였을 것으로 판단되나 좌측 쇄골의 골절 및 후방탈구였을 경우 초기 1~2주간은 심한 통증이 존재하고, 1개월간은 무거운 물건 등을 드는것도 힘들었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는데 원고는 상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시기 이후로도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보이는 바 2022. 6. 30. 원고에게 있었던 상병은 우측 쇄골의 관절증이었을 것으로 보이고 당시 원고가 쇄골의 골절등 상해를 입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③ 또한 감정인은 '우측 쇄골이 탈구되었다는 진단은 오류이고 좌측 흉쇄관절의 후방탈구는 오래된 골절흔이 함께 관찰되는 것으로 보아 우측 흉쇄관절의 관절증과는 상호 인과관계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어 2022. 6. 30.경 원고가 진단받은 관절증이 좌측 흉쇄골절과 연관이 있는 것이었다고 보이지도 아니하는 점, ④ 원고는 위와 같은 감정결과에 대하여 별다른 의견을 밝히고 있지 아니하고 감정인의 의견이 불합리하다고 볼만한 근거 또한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식당에서 근무하는 과정에서 그 주장과 같은 우측 내지 좌측 부위의 쇄골 골절 등 상해를 입었다고 인정하기도 부족하다.

4)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어느 모로 보나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남요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