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5. 11. 12. 선고 2024가합1444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B시 도서관 운영 조례」 ,「B시 작은 도서관 설치 및 운영 조례」 에 따라 B시 내 도서관을 설치·운영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이고, 원고는 주식회사 C, 주식회사 D(이하 '주식회사' 표기를 생략하고, 위 회사들을 통틀어 '이 사건 용역업체'라 한다) 등 피고와 용역계약을 체결한 용역업체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던 경비원이다.

나.

피고와 C 등의 용역계약 체결

1)

피고는 B시 관내 도서관청사 경비관리를 수행할 용역업체를 선정하기 위한 입찰공고를 하였다. 피고가 입찰공고에 첨부한 과업지시서에 적시된 용역계약의 조건, 용역 업무 내용 등은 다음과 같다.

2)

피고는 입찰공고를 통해 2021. 1. 1.부터 2021. 12. 31.까지는 C와, 2022. 1. 1.부터 2022. 12. 31.까지는 D와 도서관청사 경비를 위한 용역계약(이하 위 각 용역계약을 포괄하여 '이 사건 용역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3)

피고는 이 사건 용역계약이 기간만료로 종료된 후 2023년부터는 B시 소속 정규직원인 청원경찰을 각 도서관에 배치하였다.

다.

원고와 용역업체 사이의 고용계약의 체결

1)

원고는 2021. 1. 1.부터 2022. 12. 31.까지 이 사건 용역업체와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B시 중앙도서관 소속 K도서관(이하 '이 사건 도서관'이라 한다)에서 근무하였다.

2)

피고와 D와의 용역계약이 2022. 12. 31. 계약기간 만료로 종료됨에 따라 원고의 고용계약 또한 갱신되지 아니하고 기간만료로 종료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근로계약상 원고의 업무는 이 사건 도서관의 경비업무이나, 실제로 원고는 위 업무 외에도 회원증 발급, 도서 대출·반납, 서가 정리 등 도서관 사서 업무를 담당하면서 피고 공무직 근로자의 지시를 받으며 피고의 지휘계통에 편입되어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에 따른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한다. 피고는 허가받지 않은 근로자파견사업자로부터 원고를 파견 받았으므로,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5호에 따라 원고의 입사일인 2021. 1. 1.부터 원고를 직접 고용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피고는 원고에게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를 이유로 원고에 대한 고용의무가 발생한 날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23. 1. 1.부터 2024. 12. 31.까지의 기간에 대하여 원고와 동종·유사한 업무를 수행한 피고 공무직 근로자가 받은 임금 57,504,280원 상당의 손해를 배상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그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그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그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대법원 2024. 8. 23. 선고 2022다218936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7, 8호증, 을 제3, 8 내지 13, 15, 1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근로자파견관계를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일수 없다.

1)

원고는, 피고 소속 공무직 근로자 L이 상주하며 원고에 대한 감독관 직무를 수행하며 원고에 대하여 업무수행 자체에 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해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L을 통하여 원고에게 업무수행에 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①

원고의 업무분장은 피고가 용역업체와 체결한 용역계약에 포함된 과업지시서에 의하여 결정되었고, 그에 따라 원고는 주되게 이 사건 도서관의 경비업무를 수행하면서 때때로 도서관 이용자의 편의제공 등 대민서비스 안내 및 도서 대출·반납 등을 수행하였다.

②

갑 제 4, 8, 10호증의 각 기재 내지 영상에 따르면, 피고의 공무직 근로자인 L이 원고에게 점심시간 또는 저녁 시간에 데스크 업무를 부탁하여 원고가 이를 수행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위 카카오톡 메시지의 어조와 내용, 맥락에 비추어 원고의 이와 같은 업무의 수행은, L의 개인적인 부탁에 따라 원고가 호의로 도서관이용객에 대한 안내 업무를 맡아준 차원 내지는 함께 근무하는 도서관 사서의 일을 도와준 것으로 보일 뿐이고, 원고가 피고 상급자의 지시를 받아 공식적인 업무로서 수행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③

위 L을 비롯하여 M, N, O, P, Q은 원고가 경비업무를 주되게 수행하였고, 원고를 비롯한 경비직 직원들이 간혹 근무 중에 도서관련 업무를 도와주기는 하였으나, 그와 같은 업무가 경비직 직원들의 공식적인 업무로 지정되거나 이를 지시받은 것은 아니었다는 취지로 진술서 등을 작성하였다.

④

원고가 경비용역 근무일지를 작성·보고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고측의 결재를 받은 사실이 있기는 하나, 이는 원고가 수행하는 경비용역에 관한 것으로 그 내용과 형식에 비추어 이 사건 용역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른 업무수행에 관한 형식적 보고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⑤

그밖에 피고가 L을 통하여 원고에 대한 근태관리, 평가 등에 어떠한 영향력을 행사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를 찾을 수 없고, 피고가 작업지시서 등을 통하여 원고에게 그 업무범위를 지정하는 것을 넘어서 원고의 업무수행을 구체적으로 지시하였거나, 일반적인 작업배치권, 변경권을 행사하는 등으로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를 찾을 수 없다.

2)

피고가 이 사건 도서관에서 수행한 주된 업무는 경비 업무로서, 근무지는 I초등학교 출입구에 설치되어 있던 경비실이고, 매일 오후 4시 30분까지는 초등학생들의 등하원 경비업무를 수행한 후 도서관 내부에서 근무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의 업무는 이 사건 도서관의 사서업무와는 원칙적으로 구분되었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와 이 사건 도서관 사서 근로자들이 각기 수행하는 업무가 공간적으로 일부 혼재되어 있다는 것을 넘어 원고가 이 사건 도서관 사서를 담당하는 근로자의 결원 시 곧바로 대체 투입된다거나, 단일한 지휘·감독 아래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거나 의사의 연락 등 상시적인 상호 작용 하에서 이를 수행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원고가 이 사건 도서관의 일부 사서 업무를 호의로 대신하여 주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 소속 사서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작업을 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3)

이 사건 경비용역계약에 따르면, 경비근로자가 업무에 적합하다고 피고가 인정할 시에 근무자를 확정하도록 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원고는 피고측의 최종 승인을 거쳐 채용된 것으로 보이며, 이 사건 용역업체의 변경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계속하여 고용이 승계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가 경비용역 근무자의 선발에 관한 독자적인 결정권한을 가지고 이를 행사하였다고 보기는 부족하고, 그밖에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경비업무 및 도서관 사서 업무에 관하여 교육 및 훈련을 시행하였다거나,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였다고 볼 구체적인 증거는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을 제1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C는 경비용역 근로자가 병가를 사용할 경우 그 기간에 대한 경비용역 근로자를 변경하는 권한을 피고측에게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

4)

이 사건 경비용역계약에 의하면, 원고는 경비업법 제10조 제1항 각호의 규정에 따른 일반경비원의 결격사유가 없어야 하고,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여 각종 긴급 상황에 대처하여야 한다. 한편, 피고 업무 분장에 의하면 원고의 업무인 도서관청사의 경비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다른 직원은 없다. 원고는 경비업무에 관하여는 피고 소속 도서관 사서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들이 가지지 못한 전문성을 갖추었다고 평가된다.

5)

원고의 업무수행을 위하여 필요한 기본적인 장비들은 이 사건 용역업체가 제공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원고가 도서관 사서 업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설비를 모두 피고로부터 제공받았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도서관 사서의 일을 업무로서 수행하였다고 보기 어려운바,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6)

원고는 중부지방고용노동청 평택지청에 피고를 파견법 위반의 사실로 고소하였으나, 평택노동청은, 피고와 원고 사이에 직접적인 지휘감독관계가 확인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피고에 대하여 불기소(혐의없음) 처분을 하였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맹준영(재판장) 한지숙 윤상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