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는 2002. 11. 27. 부동산 매매 및 임대, 주차장업 및 숙박업 등을 영업 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주식회사 C(이하 'C'이라 한다)에 고용되어 근무하다가, 2023. 11. 7.부터 C의 자회사인 피고에서 근무한 사람이다.
피고는 C의 자회사로서 소방용 기계나 기구 등의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영업 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회사이다.
원고의 피고 입사 경위
원고는 2002. 11. 27. C의 재경팀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C이 2021. 9. 3.경 주식회사 D<1>의 경영권을 인수함에 따라 2021. 12. 31. C에서 퇴사한 후 D로 전출되었다.
원고는 2022. 3.말경 D에서 미등기이사로 승진하였고, 2022. 9. 30. D에서 다시 퇴사하였다. 그 후 원고는 2022. 10. 1.경 다시 C에 고용되었고 C에 고용될 당시 C과 아래와 같은 내용의 임원위촉계약서(이하 '이 사건 계약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원고는 아래와 같은 내용의 인사발령에 따라 2023. 11. 7. 피고에서 근무를 시작하였다.
원고의 근무 부서 변경
원고는 그 후 피고의 재무본부 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24. 1. 2. 공통지원본부로 근무 부서가 변경되었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촉 통보
피고는 2024. 4. 3. 원고를 해촉하면서 '경영상 이유'를 해촉사유로 제시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촉'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 11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의 주장
원고는 비록 C에서 비등기이사로 근무하였으나 이는 형식에 불과할 뿐이고, 실질적으로 원고는 피고 대표이사의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자 지위에 있었다. 그런데 피고는 정당한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근로기준법상 소정의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고 원고를 해고하였다. 따라서 피고의 이 사건 해촉은 절차적·실체적 정당성을 모두 갖추지 못한 것으로서 무효에 해당한다.
피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라 피고에서 임원 신분으로 재직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피고에 대하여 근로를 제공한 사실이 없는바, 원고에게는 근로기준법상의 해고 관련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관련 법리
회사의 임원이라 하더라도,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 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대규모 회사의 임원이 전문적인 분야에 속한 업무의 경영을 위하여 특별히 임용되어 해당 업무를 총괄하여 책임을 지고 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등기 이사와 마찬가지로 회사 경영을 위한 의사결정에 참여하여 왔고 일반 직원과 차별화된 처우를 받은 경우에는, 이러한 구체적인 임용 경위, 담당 업무 및 처우에 관한 특수한 사정을 충분히 참작하여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지를 가려야 한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실심의 심리 결과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소송과정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20.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사실과 증거, 갑 제7 내지 10, 12 내지 23호증의 각 기재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이 각각 인정되기는 한다.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원고는 피고의 재무본부 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24.1. 2. 공통지원본부로 근무 부서가 변경되었는데, 당시 공통지원본부의 본부장은 G이라는 사람이었고, 원고는 G 본부장의 팀원 지위에 있었다. 원고는 2024. 2. 15.경 위 G에게 '인사발령 후 부장님께서도 어떠한 업무도 지시가 없으셔서 확인 차 메일 드립니다'라는 내용으로 이메일을 전송하기도 하였다.
피고의 2023. 11. 15.자 조직도를 살펴보면 원고의 근무 부서가 위와 같이 공통지원본부로 변경되기 전에도 원고는 재무 총괄인 H 이사의 지휘·감독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2024. 7. 8. 피고의 대표이사인 I이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였다는 취지로 진정을 제기하였는데, 서울지방고용노동청서울남부지청은 '위반없음'이라는 취지로 위 진정사건을 종결하면서도, 그 처리 사유에 '진정인은 임원이나 사실상 업무대표권 및 집행권 없이 노무에 종사하고 그 대가로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이는 요소가 일부 인정되는 한편'라는 문구를 기재하기도 하였다.
원고와 피고에서 함께 근무한 J은 '원고가 피고에서 팀원의 지위에 있었고, 밑에 독립적인 업무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라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였고, C의 전 대표이사였던 K은 '2022. 10. 1. 원고를 C으로 원복시켰습니다. 원복시키면서 원고와 이 사건 계약서를 작성하였으나, 이는 미등기임원(이사) 자격으로 체결된 것이며, 실질은 C에서 근속 20년 이상된 업무 실적이 뛰어난 직원에 대한 승진발령의 개념이 지 업무집행에 있어 독자적인 권한을 주거나 지휘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아닙니다', '원고는 미등기이사로서 신사업추진팀에서의 업무집행권한은 없었으며, 중요사항의 보고와 결정 등은 경영/신사업추진 담당 임원을 거쳐 대표이사인 저의 지휘, 감독 아래에서 이뤄졌으며 원고는 대표이사와 실제 임원의 지시에 따라 일정 업무를 담당하는 근로자에 불과했음을 확인해 드립니다'라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였으며, 피고의 직원인 L은 '조직도상 원고가 저의 직속상사이긴 하였으나, 재무팀에서 정기적으로 보고, 상신하는 자금일보 등 기안 상신 시 결재라인에 추가하라는 대표이사의 별도 지시는 없어 A 이사의 결재를 받았던 사항은 없었습니다. 2024년 1월초 원고는 재무팀에서 공통사업본부로 인사발령이 났으나 역시 부여된 업무는 사실상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원고는 일반 직원들과 동일하게 출퇴근 시간을 준수하여 근무하였습니다'라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였다.
원고는 2023. 11. 27. 휴가를 기안하였는데, 당시 피고의 H 재무 총괄 이사, M 관리이사, I 대표이사가 위 휴가를 순차적으로 결재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는 피고의 대표이사의 결재를 받아 차량 유류비 등의 지출에 대한 보전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원고의 퇴직소득원천징수영수증을 보면 원고가 피고의 임원인지 여부에 관하여 '부'에 체크 표시가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앞서 본 사실과 증거, 을 제5 내지 4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앞서 살펴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 및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원고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피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청구는 결국 이유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가 C에서 근무할 당시, 원고는 2021. 4. 20.경 C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있는데, 해당 근로계약서에는 근무장소, 소속부서, 원고의 직책(부장),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 결근·지각·조퇴 시 원고의 조치 필요사항, 임금(근로계약서에 따르면 기본급과 법정제수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등의 사항이 명시적으로 기재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원고가 D에서 퇴사한 후 2022. 10. 1.경 C에 다시 고용될 당시 작성된 이 사건 계약서의 내용을 살펴보면 '위임인은 수임인을 이사에 보임하고 다음 각 호의 업무를 위임한다', '수임인은 제1항에서 부여된 직급에 따라 위임인이 위임한 업무의 범위 내에서 업무수행권과 업무집행권을 가진다', '수임인은 임원으로 관리감독자의 지위에 있는바, 관련 법령에 따라 근무시간 및 휴일 등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 등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 원고가 피고에서 근무를 시작할 당시 작성된 전적동의서에는 '전적과 동시에 원소속 회사와의 위촉계약은 해지되며, 피고와 위촉계약을 체결하고, 기타 징구 서류를 제출한다', '피고의 취업규칙 및 기타 제 규정을 준수하겠으며, 임원으로서의 준수사항을 성실히 이행한다'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실들을 종합해보면 적어도 이 사건 계약서가 작성된 2022. 10. 1.경부터는 원고가 C 내지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의심이 든다.
원고는 피고의 재무본부 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24. 1. 2. 공통지원본부로 근무 부서가 변경되었는데, 당시 공통지원본부의 본부장은 G이었고, 원고가 형식적으로 G 본부장의 팀원 지위에 있었던 사실은 앞서 살펴본 것과 같다. 그러나 당시 작성된 조직도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공통지원본부 존속: 회사 전력 이슈 개선 / 부서 공통 지원 사항 / N 영업 (G 부장 - 개발, 영업, 생산 / 원고 - 재무 / J 부장 - 인사)'라고 기재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바, 원고는 실질적으로는 G의 지휘·감독 없이 재무에 관련된 피고의 위임사무를 독립적으로 담당하여 처리한 것으로 보이고, 그와 같은 이유로 형식적으로는 G이 원고의 팀장 지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에게 특별한 업무 지시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피고 소속 근로자, 즉 일반직원의 연차휴가, 출근시간, 퇴근시간 등 근태상황을 집계하여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원고에 대해서는 이 사건 계약서 등을 근거로 별도로 위와 같은 근태상황을 집계 및 관리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특히 피고는 원고의 형식상 팀장에 해당하는 위 G에 대해서는 근태상황을 집계 및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그 형식상 팀원인 원고에 대해서는 근태상황을 집계 및 관리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의 피고 출입기록을 살펴보면 원고가 피고에 정시 출근하지 않은 날이 상당 부분 있는 것으로 보이며, 특정일에는 아예 피고에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위와 같은 점을 감안해보더라도 원고가 피고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C의 대표이사 O는 '원고는 D에서 임원으로 승진하여 근무하다가, 2022. 10. 1.자로 C의 임원으로 재입사하였습니다. 원고는 계약기간 1년, 연간 보수는 1억 2,000만 원의 조건으로 실제 임원으로 근무하기로 하여 임원위촉계약을 체결하였으며, 형식적인 임원위촉계약이 아니었습니다. 원고는 사규의 적용을 받는 일반 직원과 달리 근로시간, 휴게, 휴일, 업무지시나 감독의 구속을 받지 않는 임원으로 근무하였습니다. 또한 1억 2,000만원의 기본 보수 외에 본인의 성과급을 스스로 결정하여 지급받았습니다'라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였다. 실제로 C에서 작성된 지출결의서 등을 살펴보면, 원고는 2022. 11. 22. 자신에 대한 차량유지비 약 2백만 원의 지급, 2023. 8. 23. 자신에 대한 성과보상금 5천만 원의 지급을 각 대표이사의 최종 결재 없이 스스로 결재하기도 하였다.
원고가 C에 재직할 당시 원고는 C으로부터 사택을 제공받은 것으로 보이는데, C은 원고를 대신하여 위 사택의 소유자이자 임대인에게 보증금 5억 원을 지급하고, 월 100만 원 상당의 차임을 매달 납부한 것으로 보이며, 이와 별도로 원고에게 6,000만 원을 개인적으로 대여해준 것으로 보인다(이후 원고가 2023. 11. 7.부터 피고에 근무하게 되면서, 피고가 C의 위와 같은 권리·의무를 모두 승계하였다). 위와 같은 보증금의 규모, C과 원고 사이의 금전대여로 인한 법률관계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C 내지 피고의 일반 근로자 지위에 있다고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피고의 직원 자리배치도를 살펴보면 원고는 '임원실'이라는 방을 배정받아 혼자 사용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의 임원의 지위에서 피고의 법인차량을 개인적으로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맹준영(재판장) 한지숙 윤상운
12021. 11. 24.경 주식회사 E, 2024. 3. 29.경 주식회사 F로 각각 상호가 변경되었다. 이하 'D'로만 지칭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