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5. 3. 24. 선고 2024노2713 판결

스토킹범죄의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3,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게 40시간의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한다.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피고인의 부재중 전화나 차단된 문자메시지 등은 피해자의 수신차단으로 휴대전화 스팸 보관함에 저장되는바, 피해자가 이를 바로 확인하여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있었으므로 피해자에게 도달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위 전화나 문자메시지 등이 피해자에게 도달하였다고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은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스토킹범죄 피해를 당했다고 신고해서가 아니라, 피고인이 2023. 1. 26.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금전 문제가 있는데 여주에 있는 새엄마인 피해자와 연락이 안된다”는 취지로 112 신고를 하였고, 이에 수사기관에서 피해자에게 연락을 하여 수사가 개시된 점, ②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2021년 12월경 피고인의 휴대전화를 차단해 놓은 상태이고, 그 뒤로 연락이 온 적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수사기록 12쪽, 110쪽), ③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도 차단시킨 이후로는 피고인으로부터 전화나 문자 연락이 왔는지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증언녹취서 4쪽), ④ 피해자가 사용하던 휴대전화는 2015년경 처음 출시된 갤럭시 맥스(SM-G720NZWBK00) 모델이고 탑재된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4.4.4. 버전으로 현재의 안드로이드 13버전보다 과거의 버전인 점, ⑤ 수사기관은 피해자의 휴대전화에서 피고인으로부터 공소사실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연락이 왔던 흔적이나 화면을 확인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의 휴대전화에서 피해자의 휴대전화로 전화나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내역을 확인하여 공소사실을 특정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통신사실 회신자료(증거목록 순번 9) 등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휴대전화가 차단된 이후인 공소사실 기재 일시에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었거나 문자메시지를 전송했다고 하더라도, 당시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부재중 전화 내지 차단된 전화 문구, 차단된 문자메시지 문구 등이 도달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보아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가)

구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2023. 7. 11. 법률 제1951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스토킹처벌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는 “‘스토킹행위’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상대방 또는 그의 동거인, 가족에 대하여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라고 규정하면서, 그 (다)목(이하 ‘쟁점 조항’이라 한다)에서 “우편·전화·팩스 또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항 제1호의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물건이나 글·말·부호·음향·그림·영상·화상(이하 ‘물건 등’이라 한다)을 도달하게 하는 행위”를 스토킹행위 중 하나로 규정한다. 구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2호는 “‘스토킹범죄’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스토킹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라고 규정한다.

구 스토킹처벌법의 문언, 입법 목적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전화를 걸어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벨소리가 울리게 하거나 부재중 전화 문구 등이 표시되도록 하여 상대방에게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는 실제 전화통화가 이루어졌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쟁점 조항이 정한 스토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피고인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전화를 걸어 피해자와 전화통화를 하여 말을 도달하게 한 행위는, 그 전화통화 내용이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이었음이 밝혀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지위, 성향, 행위 전후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그 전화통화 행위가 피해자의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으로 평가되면, 쟁점 조항 스토킹행위에 해당하게 된다. 설령 피고인이 피해자와의 전화통화 당시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아 ‘말을 도달하게 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의 수신 전 전화 벨소리가 울리게 하거나 발신자 전화번호가 표시되도록 한 것까지 포함하여 피해자에게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킨 것으로 평가된다면 ‘음향, 글 등을 도달하게 하는 행위’에 해당하므로 마찬가지로 쟁점 조항 스토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23. 5. 18. 선고 2022도12037 판결 참조).

나)

스토킹행위를 전제로 하는 스토킹범죄는 행위자의 어떠한 행위를 매개로 이를 인식한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킴으로써 그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의 자유 및 생활형성의 자유와 평온이 침해되는 것을 막고 이를 보호법익으로 하는 위험범이라고 볼 수 있으므로, 구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1호 각 목의 행위가 객관적·일반적으로 볼 때 이를 인식한 상대방으로 하여금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라고 평가될 수 있다면 현실적으로 상대방이 불안감 내지 공포심을 갖게 되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스토킹행위’에 해당하고, 나아가 그와 같은 일련의 스토킹행위가 지속되거나 반복되면 ‘스토킹범죄’가 성립한다. 이때 구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1호 각 목의 행위가 객관적·일반적으로 볼 때 상대방으로 하여금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인지는 행위자와 상대방의 관계·지위·성향,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행위 태양, 행위자와 상대방의 언동, 주변의 상황 등 행위 전후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12. 14. 선고 2023도10313 판결 참조).

2)

구체적인 판단

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총 8회에 걸쳐 피해자의 휴대전화로 전화하거나 문자메시지를 전송함으로써 피해자의 휴대전화 ‘스팸 메시지’에 위 문자메시지 등이 남겨지도록 하였는바, 이는 피해자에게 ‘음향, 글 등을 도달하게 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피해자는 피고인의 계모로, 피고인은 부친인 C이 사망한 2021. 9.경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피해자에게 돈을 해달라고 요구하거나, 죽이겠다고 하며 피해자의 집으로 찾아가는 등의 행동을 하였다. 특히 피고인은 2021. 12. 10.경부터 2021. 12. 14.경까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 피해자를 협박하기까지 하여, 협박죄로 벌금 300만 원의 판결을 선고받았다(수원지방법원 2022고정1426, 2024. 8. 6. 상고기각결정으로 확정되었다). 피해자는 이러한 일련의 사건으로 인하여 위 무렵 전후로 피고인의 전화를 차단하였다.

②

이와 같이 피해자가 피고인의 전화를 차단하자, 피고인은 2021. 12. 13. 19:50경 및 22:00경 경찰관에게 ‘새엄마를 죽이겠다’는 내용 등의 허위의 112신고를 하여, 위 112신고를 진실로 오인한 경찰관들로 하여금 피고인의 주소지에 경찰관들을 출동하게 하였다. 이로 인해 피고인은 위계공무집행방해죄로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의 판결을 선고받았다(수원지방법원 2023노3585, 2024. 2. 14. 상고기각결정으로 확정되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22. 2.부터 2023. 1.까지의 기간 동안 ‘새엄마를 죽이겠다, 전화를 안받아서 죽이고 싶다, 새엄마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등의 내용의 112신고를 9차례나 하였다. 이러한 피고인의 신고가 있을 때마다 경찰은 피해자에게 연락하여 피해자의 안전을 확인하였고, 피해자는 경찰에 ‘피고인이 너무 괴롭혀 일부러 전화를 받지 않는 것으로 관계를 끊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③

피고인은 2023. 1. 26. 재차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금전 문제가 있는데 여주에 있는 새엄마인 피해자와 연락이 안된다”는 취지로 112신고를 하였고, 이에 경찰에서는 피고인이 2022. 1.부터 지속적으로 피해자에 대하여 “쫓아가서 죽이겠다, 전화를 안 받아서 죽이고 싶다.”는 내용으로 지속적으로 112신고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여, 피고인이 피해자의 명시적 거부 의사가 있음에도 지속적으로 전화 통화를 시도하고 있고, 이러한 행위가 스토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수사를 개시하였다.

④

피해자가 사용하던 휴대전화는 2015년경 처음 출시된 갤럭시 맥스(SM-G720ZNWBK00) 모델이고 탑재된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4.4.4. 버전이었다. 위 버전에서도 차단된 문자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는 ‘스팸 메시지’ 기능이 존재하였다. 이는 수신된 메시지가 사용자가 등록한 스팸 번호 및 문구에 해당되면 해당 메시지를 스팸으로 확인하여 일반 메시지와 다른 별도 공간에 저장하는 기능이다. 따라서 피해자가 피고인의 번호를 차단한 경우, 피고인이 건 전화나 발송한 문자메시지는 위 ‘스팸 메시지’로 저장되어 그 표시가 남겨지게 된다. 이는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실제로 피해자와 전화통화가 이루어졌는지 여부나 피해자가 문자메시지 내용을 확인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음향, 글 등을 도달하게 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⑤

경찰에서는 통신사(D)에 통신사실확인자료 회신(증거순번 9번)을 통해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피고인의 전화 및 문자메시지 발송 내역을 특정하였고, 피고인의 휴대전화를 통해서도 별지 범죄일람표 제1항, 제2항 각 메시지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으므로(증거순번 15번)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거나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내역은 피해자의 휴대전화의 ‘스팸 메시지’로 저장됨으로써 그 표시가 남겨져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나)

또한 위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나타난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이 사건 범행 전·후에 이루어진 112신고 내용 및 피고인의 언동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은 행위는 객관적·일반적으로 볼 때 이를 인식한 피해자에게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라고 평가된다(피해자 역시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무서워서 피고인에 대한 전화, 문자메시지 수신을 차단했고, 그러한 차단된 메시지 또는 차단된 수신통화를 볼 경우 불안한 느낌이 든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또한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와 상속 재산에 대한 세금 문제로 처리할 필요가 있어 연락할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볼 여지도 없어 보인다.

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은 피고인의 행위는 구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1호 다목에서 규정한 ‘스토킹행위’에 해당하고, 나아가 위와 같은 일련의 행위가 지속되거나 반복되었으므로 ‘스토킹범죄’를 구성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럼에도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전화 및 문자메시지가 피해자에게 도달하지 않았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