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5. 9. 1. 선고 2024노7398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부당)

가.

사실오인, 법리오해

D은 C<1>의 임원인 이사 지위에 있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없다.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2>

원심의 형(벌금 3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채용과정, 근무장소 및 근태관리에서 D을 다른 직원들과 차별하여 처우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D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1)

D은 C의 이사로 등기되었다. 그러나 이는 D이 수행한 업무가 임원에 걸맞은것이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D이 C에서 수행한 업무는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주민에게 재개발 관련 내용을 설명하며, 지방자치단체에 지구단위계획 인허가를 신청하고, 사무실 임대료 납부 자료를 본사에 전달하는 등이었는데, 이는 C의 경영을 위하여 해당 업무를 총괄하여 책임을 지고 독립적으로 운영한 것이라거나 D 스스로 제3자를 고용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진행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 반면에 C가 안양시 동안구 F 일대의 재개발 관련 업무를 진행하기 위하여 설립되었고, D이 그 과정에서 주민들을 상대로 재개발 관련 설명 업무를 맡았던 점에 비추어 보면, 주민들을 상대하려면 이사 정도의 지위를 갖추어야 설득하기가 수월하다고 판단한 피고인이D에게 '이사' 칭호를 부여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2)

D은 C 설립 당시 주주명부에 주식 중 5%(30,000주)의 주주로 기재되었다. 그러나 D이 실제로 5%에 상당하는 15,000,000원(= 1주당 500원 × 30,000주)을 납입하지는 않았다. 게다가 피고인은 D이 퇴사할 무렵인 2022. 2. 7. D에게 '위 주식 5%는 차명보유로서 권리가 없음을 확인함'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이사사임서를 작성할 것을 지시하여 이를 제출받았다. 이는 상당 기간 임금이 미지급되어 D에게 C에 대한 채권이 발생하였음에도 피고인이 자신의 지분 일부를 대물변제 명목으로 제공하기는커녕 오히려 위 주식이 그동안 차명보유였음을 전제로 D이 아무런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는 사정을 문서화하여 확인한 것으로, D이 C의 임원으로 실제 주주였다면 벌어지기 힘든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법인을 설립할 때 주식이 있는 자만 발기인이 될 수 있다며 주식을 명의신탁한 것이다. 자신은 소유하고 있는 주식이몇 %인지도 몰랐다'라는 취지의 D 진술에 설득력이 충분하다. 따라서 D이 C에 자신의 자금을 투자하거나 C의 일부 지분을 실제로 소유한 적은 없었다고 할 수 있다.

3)

D은 C에서 근무한 2020. 12. 1.경부터 2022. 4. 1.경까지 사이에 피고인이 지정한 업무장소인 '안양시 동안구 F 소재 현장사무실에 출근하였다. 이는 서울 동작구 G 소재 건물에서 근무하면서 자금유치 업무 등을 담당한 C의 나머지 임원들과 구분된다(2022. 8.경 기준으로 유일하게 이사로 등기되어 있는 H은 피고인의 아들이다). 또한 피고인은 D이 C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필요한 물품을 모두 제공하였고, D의 휴가 사용일을 조정한 적이 있다.

4)

D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다. 즉 D은 C에서 근무하는 동안 세전 월 3,000,000원의 임금을 고정적으로 지급받았을 뿐 그 외 사업 성공 여부 등에 따른 인센티브 지급을 약정하지 않았다. 위 기간 동안 C의 상시직 근로자로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기도 하였다. 여기에 더하여, D은 C에서 근무하기 이전인 2019. 1. 2.경부터 2020. 9. 29.경까지 사이에도 피고인이 운영하는 다른 법인인 주식회사 I와 J에서 상시직으로 근무하면서 월급을 지급받은 경력이 있는데, 위 각 법인 역시 C와 유사한 K 재개발 관련 업무를 진행하였던 것으로 보일 뿐 D의 지위가 C 설립과 함께 근로자에서 임원으로 변경되었다고 볼 만 한 객관적인 자료도 없다.

5)

D은 피고인과 사이에 구두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으며, 출퇴근 시간 등 근태관리를 엄격하게 받지는 않았다. 그러나 D은 업무수행을 하면서 피고인에게 비교적 구체적인 부분에 대하여도 진행과정 및 결과를 보고하였고, 피고인으로부터 이와 관련한 지시를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D이 C의 경리과장 L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내역, D의 이메일 자료 등에 의하면, 피고인이 재개발관련 사업계획서, 설명자료 작성, 지구단위계획 인허가 신청, 사무실 임대료 납부 등의 업무 수행 과정에서 D에게 상당한 지휘·감독을 행사한 사실이 확인된다.

6)

피고인 스스로도 2022. 3. 29.경 D에게 미지급 급여 29,105,630원뿐만 아니라 퇴직금 3,986,301원 등 합계 33,904,231원을 지급할 책임이 있음을 인정하는 취지의 'D 이사 미지급급여 외 정리내역' 서면에 서명하였고, 2022. 3. 31. 그중 일부로서 10,000,000원을 지급하였다.

나.

피고인은 당심에서, 위 1) 내지 6)항과 같이 원심이 인정한 사실 내지 사정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하며, D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면밀히 살펴보건대, 원심이 인정한 위 1) 내지 6)항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이 충분히 인정되고, 위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D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며,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항소심은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은,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D에 대하여 임금 및 퇴직금 합계 약 2,300만 원가량을 미지급한 것으로 죄질이 가볍지 않은 점, 피고인이 D에게 미지급 임금 등을 변제하거나 D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을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으로, 피고인이 D에게 미지급 임금을 변제할 책임이 있다는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하고 있는 점, 피고인은 K재개발 관련 사업 등이 지지부진하자 자금압박으로 임금 등을 지급하지 못하게 된 것 으로 애초부터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않을 의사였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피고인에게 동종 또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초과하는 전과가 없는 점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각각 참작하고, 그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 및 공판과정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을 참작하여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하였다.

피고인이 주장하는 양형부당의 사유는 원심이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하면서 이미 충분히 고려한 사정들로 보이고, 항소심에서 양형 조건이 변화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 위와 같이 원심이 설시한 양형 조건들에,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기까지도 범행을 부인하며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지 않은 점, 피고인은 자신의 어려운 사정만을 호소하며 현재까지도 D에게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더하여 보더라도, 원심의 형은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서 적정하고, 지나치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병수(재판장) 오정민. 한정원

각주1) 원심에서 사용한 약어를 그대로 사용한다.

각주2) 피고인은 2024. 12. 5.자 항소이유서에 사실오인, 법리오해 및 양형부당을 항소이유로 기재하였다. 비록 피고인이 제1회 공판기일에서는 사실오인, 법리오해의 항소이유만을 주장하였을 뿐 양형부당의 항소이유를 주장하지는 않았으나, 명시적으로 양형부당의 항소이유를 철회하지는 않았다고 봄이 상당하므로(대법원 2003. 2. 26. 선고 2002도6834 판결, 대법원 2022. 12. 15. 선고 2020도14049 판결 등 참조), 양형부당의 항소이유에 관하여도 함께 판단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