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5. 11. 21. 선고 2025고정399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배상신청인의 신청을 각하한다.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주식회사 G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사람이고, 피해자 주식회사 B(이하 '피해자 회사'라고 함)은 폐기물 수집·운반업체이다.

피고인은 주식회사 E으로부터 <주소>에 있는 C모텔 철거공사 중 내부생활폐기물 처리와 내부 철거공사를 의뢰받은 후, 2023. 10. 20.경 피해자 회사의 직원에게 'C모텔 철거현장의 폐기물을 수집하여 운반해 주면 다음달 15일에 폐기물 처리비용을 지급하겠다'라는 취지로 거짓말을 하고 피해자 회사와 건설폐기물 수집·운반 관련 대금결제 협약서를 작성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당시 기존의 채무를 제대로 변제하지 못하여 각종 공사 관련 사기와 근로기준법위반 등으로 다수의 형사고소를 당하는 등 이미 자금 사정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이었고, 주식회사 E으로부터 공사대금을 받더라도 개인 채무 등으로 사용할 계획이었으므로, 피해자 회사로 하여금 위 건설폐기물을 수집, 운반하게 하더라도 그 비용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이와 같이 피해자 회사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고소인으로 하여금 그 무렵부터 2023. 11. 1.경까지 위 모텔의 건설폐기물을 수집, 운반하게 하고도 그 비용 1,034만 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여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2.

주장 및 판단

가.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피고인은 피해자를 기망한 사실이 없고, 피고인에게 편취의 고의도 없었다.

나.

판단

1)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 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0. 7. 22. 선고 2009도1151 판결).

2)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이 사건 협약서 작성 당시 기망하였다거나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피고인은 2023. 10. 10. 주식회사 E(이하 'E'이라 한다)과 <주소>에 있는 C모텔 철거공사 중 내부생활폐기물 처리와 내부 철거공사(이하 '이 사건 철거공사'라 한다)에 관하여 공사기간 2023. 10. 16.부터 2023. 10. 31.까지, 공사대금 5천만 원, 선금 1천만 원, 잔금 4천만 원(준공 후 세금계산서 발생 즉시 지급)으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②

피고인은 이 사건 철거공사의 계약금 1천만 원을 지급받은 후 계약의 취지에 따라 공사를 시작하여 70% 정도를 완료하였다.

③

E 직원 F은 피고인에게 공사대금 2천만 원(계약금 1천만 원 포함)을 지급하고 더 이상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이유는 E이 피고인에게 공사를 중단하라고 지시한 후 피고인이 공사를 완료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진술하였다.

④

피해자 회사가 E을 상대로 이 사건 폐기물 수집·운반대금에 대한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하였다가 취소하게 된 이유에 대해 F은 피고인에게 지급해야할 기성 공사대금을 피해자 회사에 직접 지급하기로 하여 세금계산서가 발행되었는데, 그 후 E에서 피고인에게 1천만 원을 지급하고 피해자 회사에 피고인으로부터 받으라고 고지하여 피해자 회사가 세금계산서를 취소한 것이라고 진술하였다.

⑤

피해자 회사의 직원은 피고인이 E을 상대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라고하여 2023. 10. 31.자로 전자세금계산서를 발급하였는데 2023. 11. 15. 일 대금이 지급되지 않아 E에 문의하니 피고인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주식회사 G(이하 'G'라 한다)를 상대로 청구하라는 말을 듣고 기존에 발행하였던 전자세금계산서를 취소하고, 2023. 11. 1.자로 날짜를 소급하여 G를 상대로 한 전자세금계산서를 발급하였다고 진술하였다.

⑥

피고인은 E의 공사 중단 지시로 인해 작업을 보류하고 있던 중 수원지방법원에서 2023. 11. 30.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되었다.

⑦

피고인은 검찰에서 이 사건 철거공사를 2/3 정도 진행하여 E에 기성공사대금 2,000만 원을 청구하였는데, E에서 피해자 회사에 폐기물 운반·수집 비용을 직접 지급한다고 하여 피해자 회사에 E을 상대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라고 하였고, 피고인은 2023. 11. 2. 나머지 공사대금 1,000만 원을 받은 것이라고 진술하였다. 그런데 E이 2023. 11. 1.경 피고인에게 공사 중단을 지시한 후 피해자회사에 돈을 지급하지 않아, 피해자 회사가 G를 상대로 대금 지급 요청을 하여 2023. 11. 30.까지 대금을 지급하기로 하였으나 E으로부터 기성 공사대금을 다 받지도 못하였고, 갑자기 구속되는 바람에 공사를 마무리 짓지 못하게 되어 주지 못한 것이라고 진술하였다.

⑧

위와 같은 이 사건 철거공사계약의 체결 및 중단 경위, 피고인과 F의 진술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에게 폐기물 수집·운반을 의뢰하고 그 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은 피고인이 이 사건 철거공사를 70% 정도 완성하고도 피고인의 자의가 아닌 E의 일방적 지시에 따른 타의로 공사를 중단하게 된 후 피고인이 갑작스럽게 구속되어 E으로부터 기성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한 것이 원인이었을 가능성이 크므로,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에 폐기물 운반·수집을 의뢰할 당시 피고인에게 처음부터 이 사건 철거공사를 완공하지 못하여 피해자 회사에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되리라는 사정에 대한 주관적 인식 내지 이행의 의사가 없었다는 점, 즉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배상명령신청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제3항 제3호, 제32조 제1항 제3호에 의하여 이를 각하한다.

판사 한진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