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제1심판결 주문 제1항, 제2항의 "원고 F"를 "원고 A"로 각 경정한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는 전세버스운송사업 등을 영위하는 협동조합(이하 '피고 조합'이라 한다.)이고, 원고들은 피고 조합에서 아래 표 기재 기간 동안 버스기사로 근무하면서 정기적으로 출퇴근 버스 노선, 리조트 및 놀이공원 등 셔틀버스 노선을, 비정기적으로 여행 및 관광 전세버스 노선 등을 운행하는 업무를 담당하였다.
원고들은 피고 조합과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을 갱신하며 근무하였고, 피고 조합은 아래 기재와 같은 각 노선 유형에 따른 '표준인정근로시간'을 기초로 원고들의 근로시간을 산정하여 그에 따라 기본급, 시간외수당, 운행수당, 배차협력 수당, 품질 수당 등을 원고들에게 지급하였다. 원고들과 피고 조합이 체결한 근로계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2. 주장 및 판단
원고들의 주장 요지
피고는 노선별 표준인정근로시간을 정하고, 개별 근로자들이 실제 운행한 노선에 따라 표준인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근로시간을 산출하여 이를 기준으로 각종 수당을 계산하여 임금을 지급하였다. 이처럼 피고가 도입한 표준인정근로시간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간주근로시간제'에 해당하는데, 피고는 근로자대표와 서면 합의를 거치지않은 채 개별 근로자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표준인정근로시간을 도입 및 변경하였으므로 이는 근로기준법 제58조 제1항, 제2항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이 실근로시간을 합산하여 산정한 임금과 피고가 표준인정근로시간을 적용·산정하여 이미 지급한 임금의 차액 및 그에 따른 퇴직금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설령 위 표준인정근로시간이 '간주근로시간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는 취업규칙에 규정할 사항에 해당하는바 피고는 2019. 1.경 표준인정근로시간을 변경할 당시 근로기준법에 따른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으므로 그러한 변경은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2018. 10.경 표준인정근로시간을 적용·산정한 임금과 2019. 1.경 표준인정근로시간을 적용·산정하여 이미 지급한 임금의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위 2.가.의 (1)항 주장에 대한 판단
'간주근로시간제' 관련 근로기준법 규정
근로자가 출장이나 그 밖의 사유로 근로시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업장 밖에서 근로하여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본다. 다만, 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통상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그 업무의 수행에 통상 필요한 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본다(근로기준법 제58조 제1항). 제1항 단서에도 불구하고 그 업무에 관하여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를 한 경우에는 그 합의에서 정하는 시간을 그 업무의 수행에 통상 필요한 시간으로 본다(같은 조 제2항).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에 앞서 본 증거들, 갑 제13, 22, 41, 47호증, 을 제1 내지 12, 27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도입한 표준인정근로시간제도는 개별 근로자의 임금계산에 필요한 실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위한 일응의 기준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원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근로기준법 제58조에 따른 '간주근로시간제'를 도입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 선 원고들의 주장은 더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피고 조합 소속 버스를 정해진 노선에 따라 운행하는 원고들의 업무 속성, 업무 수행 방법 및 피고 조합은 버스 운행 업무의 특성상 개별 근로자가 실제로 버스를 운행한 시간을 정확히 측정하기 어려운 현실적 제약을 반영하여 DTG<1> 자료와 차량 관제 시스템을 통해 측정된 평균 운행시간, 대기시간, 준비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노선별로 객관적 실근로시간 산정기준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표준인정근로시간을 정한 것인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들의 버스 운행 업무 형태가 '출장이나 그 밖의 사유로 근로시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업장 밖에서 근로하여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
려운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원고들과 피고가 체결한 근로계약서의 내용을 살펴보더라도 피고 조합이 도입한 표준인정근로시간은 기본적으로 '소정근로시간 내'에서 실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위한 일응의 기준으로 사용되는 것일 뿐 '소정 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할 필요가 있는 경우 그 업무의 수행에 통상 필요한 시간'을 산정하기 위한 방법이 아니고, 따라서 그 '통상 필요한 시간'을 정하기 위한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가 반드시 필요한 경우라고도 볼 수 없다.
개별 근로자가 작성한 운행일지는 근로자 스스로 기점, 경유지, 종착지의 출발 또는 도착시각을 적은 것으로 실근로시간을 파악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라고는 보기 어려운 점, 조작이나 임의적 기재가 불가능한 DTG 운행기록을 살펴보면 원고들의 운행시간이 대체로 표준인정근로시간 내에 위치한 것으로 확인되는 점, 버스 운행은 교통 정체, 기상 악화 등 외부 요인에 따라 그 운행시간이 일정범위 내에서 유동적일 수밖에 없는 특성이 있는바 표준인정근로시간은 이러한 불가피한 변동성을 관리하여 근로시간 편차를 줄이고 안정적 임금 수준을 보장하기 위한 긍정적 기능도 가지는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표준인정근로시간을 적용한 실근로시간 산정이 개별 근로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위 2.가.의 (2)항 주장에 대한 판단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당해 사업의 근로자 전체에 통일적으로 적용될 근로자의 복무규율과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규정한 것을 말하므로(대법원 2022. 9. 29. 선고 2018다301527 판결 참조), 취업규칙에 근로시간, 임금 등 급여의 체계, 산정 방법 등에 관한 일반적 원칙을 규정해 둔 이상 그에 기초하여 근로시간, 임금 등의 산출을 위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사항들은 개별 근로계약으로 정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살피건대, 앞서 본 사정들, 위 증거들 및 갑 제23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합쳐보면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정들, 즉, 피고 조합은 취업규칙으로 근무형태, 근로시간, 휴게시간, 적용 가능한 근로시간제도, 연장·야간 및 휴일근로, 휴일·휴가 등 '근로시간'과 임금제도 및 구성, 임금의 계산 및 지급방법 등 '임금'에 관한 기본적 원칙 등을 규정해 두고 있는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도입한 표준인정근로시간제도는 개별 근로자의 임금계산에 필요한 실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위한 일응의 기준에 해당하므로 이를 개별 근로계약의 내용으로 정할 수 있다고 볼 것인 점, 피고는 실제 개별 근로자의 임금 산정 전 해당 근로자에게 표준인정근로시간을 기초로 한 운행시간 산정내역을 확인하게 한 다음 실제 운행 형태 등 다른 요인을 고려하여 추가적인 조정을 거친 후 최종적인 근로시간을 산정해 온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표준인정근로시간을 기초로 한 구체적인 근로시간 산정방법에 관한 근로계약의 변경이 곧바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취업규칙의 변경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 선 원고들의 주장은 더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일부 경정하는 외에 제1심판결은 정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임광호(재판장) 박성만 이재경
1디지털 운행기록장치(Digital Tachograph의 약자)를 뜻함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