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식회사 C(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는 근로자 D에게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것처럼 2022. 5. 4. 00:00부터 근무할 것을 지시하였을 뿐 2022. 5. 3. 18:00부터 근무할 것을 지시한 사실이 없다. 설령 D이 2022. 5. 3. 18:00부터 근무(경비업무)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 사건 회사의 근무 지시에 의한 것이 아니라 F 주식회사(이하 'F'라고 한다) 소속의 기존 경비원들과 사이에 업무 인수인계 과정에서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것에 불과하다.
이와 같이 근로자 D이 2022. 5. 3.이 아니라 2022. 5. 4.부터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하였고, 이후 2023. 5. 3. 퇴직한 이상 미사용연차휴가수당이 발생하지 않는바, 위 근로자에게 미사용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3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으나, 원심은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원심 설시의 사정들에다가 위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보태어 보면, D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2022. 5. 3.부터 2023. 5. 3.까지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함으로써 1년 1일을 근무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은 D에게 미사용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바,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이 사건 회사는 2022. 3. 23. 수원시 영통구에 있는 G아파트의 관리주체와 계약기간을 2022. 5. 4.부터 2023. 5. 3.까지로 하는 경비용역계약을 체결하였고, 이에 따라 위 아파트의 경비용역 업무 수행주체가 2022. 5. 4.부터 F에서 이 사건 회사로 바뀌었다. D은 F 소속의 근로자로서 위 아파트의 경비용역 업무를 수행하여 오다가 2022. 5. 3. 이 사건 회사와 사이에 근로기간은 2022. 5. 4.부터 2022. 6. 30.까지, 근로시간은 24시간 격일제로 07시부터 익일 07시까지로 하여 경비대원으로 근무하기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근로기간을 2023. 5. 3.까지로 연장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즉, D은 2022. 5. 3.까지는 F 소속으로, 그 다음날인 2022. 5. 4.부터는 이 사건 회사 소속으로 위 아파트의 경비용역 업무를 수행하기로 되어 있었다.
F 소속 근로자들은 2개 조(A조, B조)로 나누어 24시간 격일제로 근무하였는데, D은 2022. 5. 2. 07:00부터 2022. 5. 3. 07:00까지 F 소속 A조 근로자로서 위 경비용역 업무를 수행하였는바, 2022. 5. 3. 07:00부터 2022. 5. 4. 07:00까지는 근무일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위 시간은 F 소속 B조 근로자들의 근무시간이었다). 따라서 D은 F 소속 근로자로서 2022. 5. 3. 07:00부터 2022. 5. 4. 07:00까지는 경비용역 업무를 수행할 이유가 없고, 실제로도 F에서 D에게 그와 같은 내용의 근무지시를 한 바는 없어 보인다.<1>
이 사건 회사는 2022. 5. 4. 00:00부터 시작될 경비용역 업무의 인수인계를
위하여 D 등 근로자들을 2022. 5. 3. 15:00경 근무지로 나오게 하여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제복을 교부하였다. D은 그 과정에서 이 사건 회사 직원(이사)의 지시를 받아 당일 18:00경부터 그 다음날인 2022. 5. 4. 07:00경까지 근무를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이에 대해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에서 D에게 2022. 5. 3. 18:00부터 근무할 것을 지시한 사실이 없고, 설령 D이 그때부터 근무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 사건 회사의 근무 지시에 의한 것이 아니라 업무 인수인계 과정에서 관행에 따라 기존 근로자들과 사이에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 앞서 본 바와 같이 D은 F 소속으로 또는 F의 지시로 2022. 5. 3. 07:00 이후 시간에 경비용역 업무를 수행할 특별한 이유가 없어 보이고, 실제로도 F에서 그와 같은 내용의 근무지시를 한 바 는 없어 보이며, 2022. 5. 3. 07:00 이후에는 F 소속 B조 근로자들이 근무를 하고 있었던 이상, 이 사건 회사의 지시가 없었다면 D이 2022. 5. 3. 18:00부터 근무를 할 이유가 없어 보이는 점, ㉯ 이 사건 회사의 출근부에도 D이 2022. 5. 3. 18:00부터 근무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점, ㉰ 이 사건 회사의 부장으로 근무했던 E는 고용노동청 조사(2023. 5. 26.자 진술조서)에서 "근로계약 기간은 2022. 5. 4.부터 2023. 5. 3.까지인데2022. 5. 4.이 휴무일이어서 2022. 5. 5.부터 근무를 시키면 계약기간 종료일까지 근무하여도 퇴직금을 줄 수 없으니 2022. 5. 3.부터 근무를 하는 것으로 했습니다."라고 진술한 점[이에 대해 E는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고용노동청 조사에서 위와 같이 "'D이 2022. 5. 3.부터 근무를 하는 것으로 정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기억은 나지 않는다"고 증언하였으나, E는 위 진술조서에 대하여 "진술한 대로 조서에 기재되어 있음을 확인한 후 서명날인 또는 무인하였다"고 증언한 점, 해당 진술 내용이 구체적인 점, E는 피고인으로부터 위임을 받고 참고인으로 출석하여 위와 같이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E의 고용노동청 조사에서의 위 진술은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 D은 원심 법정에서 "증인, 원래는 이전 업체(F)가 (2022. 5. 3.) 24:00까지 근무를 해야 되는데 처음에 말씀드린 것처럼 (2022. 5. 4.) 00:00 근무다 보니까 이전에 일하는 사람도 (2022. 5. 4.) 00:00에 퇴근을 해서 집에 가기에는 어려움이 있고, 출근을 하는 사람도 (2022. 5. 4.) 00:00에 출근하면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경비업의 특성상 그래서(2022. 5. 3.) 15:00쯤에 미리 와서 오리엔테이션을 하는 것이고 그 이어 받은 업체는 (2022. 5. 4.) 00:00부터 근무를 하라고 함에도 관행상 그 경비원들끼리 미리 와 있는 사람은 일찍 퇴근을 하고 증인같이 새로 온 사람이 (2022. 5. 3.) 18:00부터 근무를 하는 건데, 거기에 C(이 사건 회사)가 (2022. 5. 3.) 18:00부터 근무를 하라고 지시를 한 적은 없지 않나요?"라는 변호인의 질문에 "(2022. 5. 3.) 18:00부터 근무를 하라 했습니다. 그게 제가 잘못됐다고 하는 경우가, 근무하던 조(B조)를 계속 근무를 시켰으면 제가 이런 얘기도 안 하죠."라고 증언하였고, 바로 뒤이어 "이런 관행이 있습니까? 없습니까?"라는 재판장의 질문에 "이런 관행은 저는 본 적이 없습니다. 퇴근했던 조를 근무를 시키는 거는 저는 처음 들어봤습니다."라고 증언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고, D이 이 사건 회사의 지시를 받아 2022. 5. 3.18:00부터 근무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양형부당은 원심판결의 선고형이 구체적인 사안의 내용에 비추어 너무 무겁거나 너무 가벼운 경우를 말한다. 양형은 법정형을 기초로 하여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을 두루 참작하여 합리적이고 적정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재량 판단으로서,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한다. 이러한 사정들과 아울러 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 등에 비추어 보면,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며, 제1심의 형량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 속함에도 항소심의 견해와 다소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 제1심과 별로 차이 없는 형을 선고하는 것은 자제함이 바람직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원심은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형을 정한 것으로 보이고, 당심에서 원심 형량을 변경할 만한 새로운 사정을 찾을 수 없다. 피고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참작하여 보면, 원심 양형이 너무 무거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한다(원심판결 제3면 아래에서부터 제1행의 '2022. 5. 3.부터 2022. 5. 4.까지'는 '2022. 5. 3.부터 2023. 5. 3.까지'의 오기로 보인다).
판사 곽형섭(재판장) 김은정 강희경
1D은 원심 법정에서 "F에서는 마지막까지 일하기로 한 시간이 2022. 5. 3. 아침 7시까지가 마지막이었던 것이지요?"라는 검사의 질문에 "예."라고 답변하였고, 바로 뒤이어 "그리고 C(이 사건 회사) 쪽에서 불러서 그날 15:00에 다시 출근하신 거고요?라는 검사의 질문에 "예, 우리 같은 경우는 24시간 근무를 하기 때문에 집에서 낮에 자야 됩니다. 자야 되는데 자다 말고 나오라 그러니까 제가 15:00까지 나간 겁니다. 나갔는데 B조에 근무하던 사람을 계속 연속해서 근무를 시켜야 되는데, 갑자기 쉬는 우리 A조를 근무를 시키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피곤한데도 근무를 2022. 5. 3.부터 하게 됐습니다."라고 증언하였다(공판기록 58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