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 A 비정규직지회, 피고 B, 피고 C는 공동하여 원고에게 55,890,815원 및 이에 대하여 2015. 12. 22.부터 2017. 2. 9.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피고 A 비정규직지회, 피고 B, 피고 C에 대한 나머지 청구 및 피고 D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A 비정규직지회, 피고 B, 피고 C 사이에 생긴 부분의 40%는 원고가, 나머지는 위 피고들이 각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D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 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이하 '원고 회사'라고 한다)는 자동차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피고 A 비정규직지회(이하 '피고 지회'라고 한다)는 원고 회사의 울산공장 사내 협력업체에 소속된 근로자들로 구성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금속노동조합(이하 '금속노조'라고 한다)의 지회이다.
피고 B는 2012. 4. 4. 피고 지회의 지회장으로 선출되어 2013. 10. 15.까지 활동한 사람이고, 피고 C는 피고 지회 울산공장 제4공장 대표, 피고 D은 정책부장이던 사람인데, 2012. 11.경 피고 지회 쟁의대책위원회의 구성원이었다.
원고 회사 내 비정규직 관련 갈등 상황
피고 지회는 원고 회사에 피고 지회 소속 근로자 전원을 원고 회사의 정규직으로 전환해 달라는 요구를 꾸준히 해왔다.
피고 지회 소속 근로자 E이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판정 취소의 소에 대하여, 대법원은 2010. 7. 22. 원고 회사가 근로자파견을 받아 E을 2년 이상 사용하였으므로 관련 법률에 따라 E을 직접 고용한 것으로 간주된다는 취지의 파기환송판결을 선고하였고(대법원 2008두4367, 이하 '대법원판결'이라고 한다), 대법원판결의 취지에 따른 환송 후 항소심판결에 대한 재상고가 2012. 2. 23. 기각되어 같은 날 확정되었다(대법원 2011두7076).
피고 지회는 대법원판결이 선고된 무렵부터 원고 회사에 소속 근로자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개별 근로자의 입사일을 기준으로 미지급 임금을 정규직 전환과 동시에 지급할 것 등을 내용으로 하는 특별교섭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원고 회사는 피고 지회 소속 근로자들이 원고 회사와 근로계약관계에 있지 않으므로 교섭의 당사자가 될 수 없다는 취지로 교섭요구를 거절하였다.
피고 지회 소속 조합원 E, F은 2012. 10. 17. '사내 협력업체 근로자 전원의 즉 시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원고 회사의 울산공장 G 정문 앞 송전철탑에 올라 고공농성을 시작하였다.
쟁의행위 및 피고 B, 피고 C에 대한 형사판결 결과
피고 B와 피고 C는 '12월 21일(금) 추가파업지침'에 따라 피고 지회 소속 다른 조합원들과 함께 2012. 12. 21. 08:30경부터 같은 날 11:00경까지 울산 북구 H에 있는 원고 회사의 울산공장에서 집단적으로 일시에 노무제공을 거부하는 한편, 1공장, 2공장의 생산라인을 순회하면서 대체 투입된 근로자들의 작업을 방해하고, 이를 저지하는 원고 회사 소속 관리직 직원들과 몸싸움을 하는 등의 방법으로 생산라인을 정상적으로 가동하지 못하게 하였고(이하 '이 사건 쟁의행위'라고 한다), 그에 따라 1공장의 의장 11라인은 08:30경부터 11:00경까지 약 23분 동안, 1공장의 의장 12라인은 10:10경부터 11:30경까지 약 42분 동안, 2공장의 의장 22라인은 08:34경부터 09:25경까지 약 46분 동안 각 정지되었다.
피고 B는 쟁의행위를 비롯한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 등으로 기소되었는데, 울산지방법원은 2014. 10. 17.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였고(울산지방법원 2014고합2 등), 항소심은 2015. 7. 22. 쌍방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여(부산고등법원 2014노781) 그 무렵 확정되었다.
피고 C는 쟁의행위를 비롯한 업무방해죄로 기소되었는데, 울산지방법원은 2014. 10. 17. 벌금 2,000,000원을 선고하였고(울산지방법원 2014고합2 등), 항소심은 2015. 7. 22.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여(부산고등법원 2014노781) 그 무렵 확정되었다.
2016. 3. 21.자 노사합의 타결 등
원고 회사 및 사내 하도급업체 대표단(이하 '회사 측'이라고 한다)과 금속노조,금속노조 A지부, 피고 지회(이하 '노조 측'이라고 한다)는 2016. 3. 15. 원고 회사가 피고 지회 소속 조합원들을 정규직으로 특별채용하고 근속연수 절반 이상 인정, 노사 간 모든 민·형사 소송 취하 등의 내용을 담은 잠정합의안을 도출하였다.
피고 지회 소속 조합원들은 2016. 3. 17. 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하여 622명 투표, 484명 찬성, 찬성률 77.81%로 가결하였다.
그에 따라 회사 측과 노조 측은 2016. 3. 21. '사내하도급 관련 합의서', '소 취하 관련 별도 합의서', '기능인력 우대방안 별도 합의서', '해고자 관련 별도 합의서', '별도 회의록(비공개)' 등을 체결하였는데, 주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이하 통틀어 '이 사건 합의'라고 하고, 구체적으로는 합의의 명칭으로 특정하기로 한다).
피고 B와 피고 C는 원고 회사를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 등 소송을 제기하여 2014. 9. 18. 제1심에서 원고 회사의 근로자임을 확인받는 등 일부 승소 판결을 선고받았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0가합112450 등, 이하 '근로자지위확인 판결'이라고 한다), 현재 항소심 계속 중이며(서울고등법원 2014나51666), 원고 회사를 상대로 임금 등 소송을 제기하여 현재 제1심 계속 중이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5가합510158).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8, 9호증, 갑 제13호증의 1, 을 제2, 3호증, 을 제7 내지 11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회사
피고 B는 피고 지회 집행부로서 쟁의행위를 사전에 모의하고, 피고 C, 피고 D과 함께 공장 생산라인의 가동을 중단시켰는데, 쟁의행위는 주체·목적·방법 측면에서 적법한 쟁의행위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부당한 행위로서 위법하다. 그로 인하여 원고 회사는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된 시간 동안 고정비 합계 95,293,873원의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들은 공동불법행위자로서 공동하여 원고 회사에 손해배상금 합계 95,293,873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들
피고 B와 피고 C는 합의에 따라 복직 및 특별채용을 위한 관련 서류를 제출하고자 하였으나, 원고 회사가 일방적으로 공장 출입을 거부하는 등 합의 내용 이행을 방해하였다. 합의는 소송 외 화해 또는 소 취하 계약에 해당하는데, 원고 회사가 이행에 협조하지 않음으로써 합의를 위반하였으므로, 이 사건 소 중 위 피고들에 대한 부분은 각하되어야 한다.
한편 피고 D은 해고자 신분으로서 울산공장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여 쟁의행위에 가담한 사실이 없고 이와 관련하여 아무런 형사처벌도 받지 않았으므로, 위 피고에 대한 청구는 기각되어야 한다.
피고 지회 소속 근로자들은 파견법에 따라 원고 회사의 근로자로 간주되거나 원고 회사가 직접 고용할 의무를 부담하는데, 원고 회사가 단체교섭을 거부함에 따라 교섭 요청을 관철하기 위하여 쟁의행위에 이르게 되었으므로, 쟁의행위는 정당행위로 위법성이 조각되어 불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원고 회사의 매출규모 등 경제적 지위를 고려할 때 손해배상청구로 원고 회사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은 거의 없거나 미미한 수준인데 반하여 원고 회사가 구하는 손해배상금은 피고들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액수로서, 손해배상청구는 손해보전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의 조합 활동 통제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권리남용에 해당한다.
설령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더라도 ① 원고 회사가 쟁의행위로 입은 손해가 거의 없거나 손해가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② 연장근로나 휴일근로 등을 통하여 각 공장에서 자동차를 추가 생산·판매함으로써 각 생산라인의 가동이 중단된 시간만큼의 고정비는 이미 회수되었다.
피고 B와 피고 C의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소송당사자가 소송 외에서 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한 경우 그 합의는 유효하여 원고에게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으므로 원고의 소는 각하되어야 할 것이나(대법원 1982. 3. 9. 선고 81다1312 판결 등 참조), 소 취하 합의가 조건부일 경우 조건이 성취되었다는 것은 그것을 주장하는 사람이 증명하여야 한다.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회사 측과 노조 측은 2016. 3. 21. '소 취하 관련 별도 합의서'를 작성하면서, 노조 측이 먼저 현재 서울고등법원 등에 계류 중인 근로자지위확인 등 사건 및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계류 중인 임금확장청구 등 사건을 비롯한 관련 민사·행정 소송을 취하하면 회사 측도 민사·형사 소송을 취하하기로 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합의가 이행되기 위해서는 피고 B와 피고 C가 원고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행정 소송의 취하가 선행되어야 할 것인데, 피고 B와 피고 C가 원고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 등 사건(서울고등법원 2014나51666) 및 임금 등 사건(서울중앙지방법원 2015가합51058)이 취하되지 않고 변론종결일 현재 여전히 소송 계속 중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 B와 피고 C에 대한 이 사건 소는 2016. 3. 21. 자 '소 취하 관련 별도 합의'의 효력에 반하지 않는다(피고 B와 피고 C는 원고 회사가 일방적으로 공장 출입을 거부하여 소 취하 등 합의에 필요한 관련 서류를 제출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나, 원고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는 원고 회사의 협력이 없더라도 스스로 취하할 수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따라서 피고 B와 피고 C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없다.
본안에 관한 판단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쟁의행위가 불법행위를 구성하는지 여부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06. 12. 30. 법률 제81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는 "사용자는 이 법에 의한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경우에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에 대하여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 "라고 규정하여 사용자의 손해배상청구에 대하여 제한을 가하고 있으나, 여기서 민사상 배상책임이 면제되는 손해는 정당한 쟁의행위로 인한 손해에 국한되고, 정당성이 없는 쟁의행위는 불법행위를 구성하고 이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사용자는 노동조합이나 근로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런데 정당한 쟁의행위라고 하기 위해서는 우선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고, 또 단체교섭과 관련하여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 등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목적이 정당하여야 하며, 시기와 절차가 법령의 규정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여야 할 뿐 아니라, 방법과 태양이 폭력이나 파괴행위를 수반하는 등 반사회성을 띤 행위가 아닌 정당한 범위 내의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09다29366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피고 지회 소속 조합원들은 원고 회사 울산공장 내의 사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로서 원고 회사에 2년 이상 파견되어 근무하였다면 구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6. 12. 21. 법률 제807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3항 본문에 따라 원고 회사와 직접적인 근로계약관계에 있는 것으로 간주되어 원고 회사에 대한 단체교섭의 주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더구나 피고 지회 소속 조합원 전원이 피고들과 같은 지위에 있다면, 피고 지회는 원고 회사에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른 단체교섭과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 주체가 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B와 피고 C를 비롯한 피고 지회 소속 조합원들은 집단적인 위세를 보이며 공장 진입을 시도하고 1, 2공장의 가동을 전면적으로 중단시켰으며, 이를 저지하는 원고 회사 소속 관리자 등에게 상해를 가하는 등 위력으로써 원고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거나 폭력을 행사하였고, 이는 원고 회사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방해하거나 법질서의 기본원칙에 반하는 폭력행사에까지 나아간 것으로 방법과 태양에 관한 정당성의 한계를 벗어난 반사회적 행위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쟁의행위는 정당성이 없는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피고들의 책임에 관한 판단
노동조합의 간부들이 불법쟁의행위를 기획, 지시, 지도하는 등으로 주도한 경우에 간부들의 행위는 조합의 집행기관으로서의 행위라 할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 민법 제35조 제1항의 유추적용에 의하여 노동조합은 불법쟁의행위로 사용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한편 조합 간부들의 행위는 일면에 있어서는 노동조합 단체로서의 행위라고 할 수 있는 외에 개인의 행위라는 측면도 아울러 지니고 있고, 일반적으로 쟁의행위가 개개 근로자의 노무정지를 조직하고 집단화하여 이루어지는 집단적 투쟁행위라는 본질적 특징을 고려하여 볼 때 노동조합의 책임 외에 불법쟁의행위를 기획, 지시, 지도하는 등으로 주도한 조합의 간부들 개인에 대하여도 책임을 지우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1994. 3. 25. 선고 93다32828, 32835 판결, 대법원 2007. 6. 15. 선고 2005다27348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일반 조합원이 불법쟁의행위 시 노동조합 등의 지시에 따라 단순히 노무를 정지한 것만으로는 노동조합 또는 조합 간부들과 함께 공동불법행위책임을 진다고 할 수 없고, 다만 근로자의 근로내용 및 공정의 특수성과 관련하여 노무를 정지할 때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 또는 손해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그가 노무를 정지할 때에 준수하여야 할 사항 등이 정하여져 있고, 근로자가 이를 준수함이 없이 노무를 정지함으로써 그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하였거나 확대되었다면, 근로자가 일반 조합원이라고 할지라도 그와 상당인과관계에 있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으며(대법원 2006. 9. 22. 선고 2005다30610 판결 등 참조), 단순한 노무의 정지에 그치지 아니하고 불법적인 폭력행사나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경우에는 손해배상책임을 면할 수 없다.
살피건대, 피고 B가 피고 지회의 지회장, 피고 C가 피고 지회의 울산공장 4공장 대표로서 각 쟁의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 피고들은 부진정연대책임의 관계에 있는 공동불법행위자로서 피고 지회와 공동하여 원고 회사에 쟁의행위로 원고 회사가 입은 모든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한편 원고 회사는 피고 D도 피고 지회 소속 정책부장이자 쟁의대책위원회의 구성원으로서 쟁의행위에 주도적으로 가담하였다고 주장하나,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 D은 2012. 12. 21.자 쟁의행위로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갑 제2, 9호증, 제13호 증의 1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 D이 쟁의행위 당시 피고 지회 소속 정책부장 또는 쟁의대책위원회의 구성원이라는 것에서 더 나아가 쟁의행위를 기획, 지시, 지도하는 등의 행위를 하였거나 쟁의행위에 직접 참여하는 등 나머지 피고들의 불법행위에 가담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 회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 지회, 피고 B, 피고 C의 권리남용 주장에 관한 판단
권리행사가 권리의 남용에 해당하려면, 주관적으로 권리행사의 목적이 오직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고 손해를 입히려는 데 있을 뿐 권리를 행사하는 사람에게 아무런 이익이 없는 경우이어야 하고, 객관적으로는 권리행사가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볼 수 있어야 하며, 이와 같은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 한 비록 권리의 행사에 의하여 권리행사자가 얻는 이익보다 상대방이 잃을 손해가 현저히 크다고 하여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이를 권리남용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2. 9. 4. 선고 2002다22083, 22090 판결, 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8다67651, 67668 판결, 대법원 2010. 2. 25. 선고 2009다58173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쟁의행위를 비롯한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은 헌법상 보장된 권리임에 분명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노동조합의 쟁의행위는 목적과 절차 등에서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져야 하므로, 피고들의 쟁의행위가 위와 같은 범위를 벗어났음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이 사건 소송이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 회사가 구하는 손해배상금이 다액이라는 사정만으로 원고 회사가 오로지 피고들에게 고통을 주고 손해를 가하려는 목적에서 소를 제기하였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피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 지회, 피고 B, 피고 C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관련 법리
불법행위로 인한 재산상 손해는 위법한 가해행위로 발생한 재산상의 불이익, 즉 불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재산상태와 불법행위가 가해진 현재의 재산상태의 차이를 말하는 것이고(대법원 1992. 6. 23. 선고 91다3307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00. 11. 10. 선고 98다39633 판결 등 참조), 손해액은 원칙적으로 불법행위 시(계속적 불법행위의 경우 종료 시점)를 기준으로 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9다91828 판결 등 참조).
불법쟁의행위로 노동조합이나 근로자가 배상책임을 지는 배상액의 범위는 불법쟁의행위와 상당인과관계에 있는 모든 손해이고(대법원 1994. 3. 25. 선고 93다32828, 32835 판결 등 참조), 법리상 제조업체에 있어서 불법휴무로 조업을 하지 못함으로써 업체가 입는 손해로는, 조업중단으로 제품을 생산하지 못함으로써 생산할 수 있었던 제품의 판매로 얻을 수 있는 매출이익을 얻지 못한 손해와 조업중단 여부와 관 계없이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차임, 제세공과금, 감가상각비, 보험료 등)을 무용하게 지출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들 수 있는데, 이러한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측에서는 불법휴무로 일정량의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였다는 점뿐만 아니라, 생산되었을 제품이 판매될 수 있다는 점까지 증명하여야 할 것이지만, 판매가격이 생산원가에 미달하는 소위 적자제품이라거나 조업중단 당시 불황 등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어서 장기간에 걸쳐 당해 제품이 판매될 가능성이 없다거나, 당해 제품에 결함 내지 하자가 있어서 판매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등 특별한 사정의 간접반증이 없는 한, 당해 제품이 생산되었다면 그 후 판매되어 당해 업체가 이로 인한 매출이익을 얻고 또 생산에 지출된 고정비용을 매출원가의 일부로 회수할 수 있다고 추정함이 타당하다(대법원 1993. 12. 10. 선고 93다24735 판결 등 참조).
고정비 손해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각 증거와 갑 제3 내지 5호증, 갑 제1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쟁의행위로 1공장 의장 11라인이 주간 23분 동안, 1공장 의장 12라인이 주간 42분 동안, 2공장 의장 22라인이 주간 46분 동안 각 가동이 중단된 사실, ② 1공장 의장라인 전체에서 2012년 지출된 고정비는 총 491,341,686,386원(= 직접비 312,908,965,082원 + 준직접비 139,880,795,953원 + 간접비 38,551,925,351원), 2공장 의장라인 전체에서 2012년 지출된 고정비는 총 501,366,947,659원(= 직접비 315,255,196,798원 + 준직접비 150,421,875,483원 + 간접비 35,689,875,378원<1>)인 사실, ③ 1공장 의장라인의 2012년 가동 계획시간은 5,217.15시간, 2공장 의장라인의 2012년 가동 계획시간은 5,099.66시간인 사실, ④ 1공장 의장라인 전체의 2012년 UPH(시간당 생산대수)는 78대이고 그중 11라인은 52대, 12라인은 26대인 사실, ⑤ 2공장 의장라인 전체의 2012년 UPH는 64대이고 그중 22라인은 40대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 사실에다가 공장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의 판매가격이 생산원가에 미달하는 적자제품이라거나 당해 제품의 판매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제적 불황이 있었다거나 당해 제품에 결함이나 하자가 있다는 등 특별한 사정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이상, 피고들의 불법행위로 원고 회사가 지출한 고정비 상당의 손해액을 계산하면 아래와 같이 합계 93,151,359원이다.
<2>
피고들은 연장근로나 휴일근로 등을 통하여 각 공장에서 자동차를 추가 생산·판매함으로써 각 생산라인의 가동이 중단된 시간만큼의 고정비는 이미 회수되었다고 주장하나, 피고들의 불법행위로 원고 회사가 지출한 고정비 상당의 손해는 각 생산라인의 가동이 중단된 시간만큼 가동중단 여부와 무관하게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을 무용하게 소모함으로써 입은 손해여서 손해가 발생한 후 추가로 생산라인을 가동하여 제 품의 생산을 늘리는 방법으로 회수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사후적 근로제공을 통하여 생산량을 벌충하는 경우에도 그에 해당하는 고정비가 역시 지출될 뿐만 아니라, 이는 어디까지나 불법행위인 쟁의행위 이후에 발생한 사정에 불과하여 원고 회사의 손해 산정에 고려할 요소가 되지 않으므로, 피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손해배상책임의 제한
살피건대,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들의 책임을 원고 회사의 손해 중 60%로 제한함이 손해의 공평·타당한 분담을 위하여 적절하다.
대법원판결의 취지에 따라 판결의 당사자뿐만 아니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원고 회사의 울산공장 사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경우에도 원고 회사에 대하여 근로자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고, 실제로 근로자지위확인 판결에서 피고 B, 피고 C를 비롯한 피고 지회 소속 일부 조합원들이 원고 회사에 대한 근로자 지위를 확인받았다.
따라서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피고 지회의 적극적인 단체교섭 요청 등이 지나치게 무리한 주장이라고 보기는 어려운데, 원고 회사는 그에 대하여 계속하여 미온적이고 부정적인 태도를 보임에 따라 노사갈등이 점차 심화될 수밖에 없었다. 원고 회사가 우리 사회 및 지역 사회에서 차지하는 경제적 위상과 그에 따르는 사회적 책임을 감안할 때 원고 회사의 소극적인 입장이 결국 근로자 측에 큰 반감을 야기하여 쟁의행위와 같은 물리적 충돌 사태까지 발생하게 된 측면이 있다.
원고 회사의 손해가 커진 데에는 원고 회사 울산공장의 생산설비 자체가 대규모인 점에 기인한 측면이 있다. 또한 2010년 공장에 투입된 전체 비용 내역 등에 대한 감정보고서에 의하면, 비록 구체적인 연도는 다르지만, 원고 회사가 한 해 동안 공장에 지출하는 비용 전체를 모두 고정비라고 할 수는 없고(급료, 상여금, 퇴직금 등은 대체로 고정비율이 100%에 육박하나, 직접비 중 수도광열비의 고정비율은 18.43%에 불과하다), 특히 개발비 항목은 원고 회사가 영업비밀 보호를 이유로 구체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감정보고서에서도 추가적인 자료가 제시될 경우 감정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전제로 잠정적인 판단을 내리고 있는데, 쟁의행위로 인한 원고 회사의 순수한 고정비 상당의 손해를 산정하기 위하여는 위와 같은 사정을 충분히 참작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피고들이 부담하여야 할 부분은 합계 55,890,815원(= 원고 회사의 손해액 합계 93,151,359원 × 0.6)이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 지회, 피고 B, 피고 C는 공동하여 원고 회사에 쟁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금 합계 55,890,815원 및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 회사가 구하는 2015. 12. 17.자 청구취지 정정신청서 부본이 피고들에게 송달된 다음 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2015. 12. 22.부터 판결 선고일인 2017. 2. 9.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 회사의 피고 지회, 피고 B, 피고 C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이유 있어 인용하고, 피고 지회, 피고 B, 피고 C에 대한 나머지 청구 및 피고 D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한경근(재판장) 김성은 최민혜
각주1) 위 금액 중 변동비 등 기타 비용으로서의 성격을 띠는 부분을 명확히 특정하여 구분하기 어려우므로 모두 고정비로 보되,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손해배상책임의 제한에서 참작하기로 한다.
각주2) 원 미만은 버린다, 이하 같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