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D는 G의 근로자가 아니고, 이 사건 근로기준법위반의 형벌책임주체는 H에 있다고 볼 것이며, D는 장래 설립될 회사를 위하여 동업행위를 하고, 그에 따라 발생하는 이익을 분배받기로 약정한 것이어서 종속적 근무관계에 있는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끼친 위법이 있다.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울산 남구 I에서 (주)G이라는 상호로 상시 근로자 6명을 사용하여 잔디 제조 및 판매, 도소매업을 행한 사업경영담당자로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게 임금, 소정근로시간, 제55조에 따른 휴일, 제60조에 따른 연차 유급휴가,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근로조건을 명시하여야 한다. 이 경우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소정근로시간, 제55조에 따른 휴일 및 제60조에 따른 연차 유급휴가에 관한 사항은 서면으로 명시하고 근로자의 요구가 있으면 그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0. 6.말경부터 2012. 9. 30.까지 잔디관리업무를 담당하는 대리로 근로하다 퇴직한 근로자 D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임금, 소정근로시간, 제55조에 따른 휴일, 제60조에 따른 연차 유급휴가,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근로조건을 명시하지 않고,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소정근로시간, 제55조에 따른 휴일 및 제60조에 따른 연차 유급휴가에 관한 사항을 서면으로 명시하지 아니하였다.
원심 법원의 판단
원심은 원심 판시 증거에 의하면, ① D의 G에서의 직책은 대리로서, 팀장인 E의 지시에 따라 실험진행상황을 점검하거나, 금전 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면서 지속적으로 이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하여 팀장인 E나 피고인에게 이메일로 보낸 사실, ② D는 지시 없이 임의로 회사의 금전을 사용하지 못한 사실(개인적인 용도로 1회 사용하였다가 팀장 등으로부터 질책을 받은 바 있다), ③ D가 근무한 장소는 국내, 중국 및 아부다비 등 3개소인데 근무장소는 E나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정해졌고, 귀국일정 등도 대체근무자의 일정 등 회사의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정해진 사실, ④ D가 근무하는 기간 동안 다른 경제활동을 하지 않은 사실, ⑤ G은 2012. 2.경에 다른 2개의 회사와 합쳐져 H 주식회사가 설립되었고, 이때부터 D는 위 H 주식회사로부터 월급을 지급 받았는데, D의 담당업무의 내용이나 직위가 이전과 비교할 때 달라지지는 않았으며, 위 회사와 사이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도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비록 D가 입사 당시 고정 급여를 받지 않는 대신, 당시 추진 중이던 잔디관련사업이 성공하는 경우 사후적으로 이에 대한 보상을 받기로 기대하고 G에 입사하여 근무하였다고 하더라고, 위의 인정 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D는 위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여 근로자성을 가진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보아, 판시 각 증거들을 종합하여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이 법원의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노무제공관계의 실질이 노무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한 것인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노무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판단
원심법원이 자세히 적시한 사정들에 더하여, 원심 및 당심 법원이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추가적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D는 G에 고용되어 대표이사인 피고인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었고 피고인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 소정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D는 경찰 이래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운영하였던 G에서 근무하였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데, G은 건설자재의 납품업을 주된 업무로 하고 있고, 원심 증인 K의 진술에 의하면 D가 G 잔디팀에 소속되어 잔디업무를 주로 하였던 것은 사실이나, 당심 증인 J의 진술에 의하면 D가 잔디 관련 업무 외에 G에 속한 납품 팀의 일을 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는 D의 진술에 부합한다. 또한 D는 잔디사업 관련하여 중동에 가기 전에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투자금 중 일부 자재비 등을 지급하고 금원이 남았는데, 위 금원을 G의 납품팀이 사용하였다고 진술하였는바, 위와 같은 D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이 대표이사로 있던 G이 납품팀과 잔디팀으로 구별되어 각각의 업무를 하면서도 내부적으로 잔디팀의 직원이 납품팀의 일을 하기도 하고, 잔디팀의 재원이 납품팀에 사용되기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납품팀과 잔디팀이 별개의 조직으로 고용관계가 구별된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믿기 어렵다.
피고인은 D와 고용관계가 아닌 동업관계에 있었으므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변소하나, 피고인과 D 사이에 별도의 동업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이 없고, 피고인이 D에게 동업관계임을 분명하게 명시한 바도 없으며, 피고인이 G 내 잔디관련업무를 그 목적으로 하는 N이라는 법인을 설립하고 H이라는 합자법인을 설립하기까지 피고인이 주도적인 지위에서 설립과정에 관여한 반면, D는 대리라는 직함으로 불리면서 피고인 및 E의 지시를 받아 업무를 수행하고 보고하는 지위에 불과하였던 것으로 보이며, 이 사건 잔디사업과 관련하여 D가 스스로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회사의 사업을 추진해갈 권한은 없었다고 보인다.
피고인은 D가 H을 설립하기 전까지는 잔디사업으로 수익이 발생하면 이를 약정비율에 따라 분배하기로 하였다고 주장하나, 당심 증인 J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잔디사업에 대한 수익이 발생할 경우 그 수익을 분배하는데 있어 동업자간의 약정 비율 등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도 없었다.
또한 피고인은 D가 비교적 출퇴근이 자유로웠으므로, 종속적 근무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인이 추진하던 잔디사업의 규모와 그 업무의 성격이 연구직인 점에 비추어 볼 때 출퇴근이 자유롭다는 사정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합의에 따라 결정될 수 있는 근무형태의 하나일 뿐이고, 그러한 사정만으로 근로자성이 배척된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은 D 등이 무토잔디에 관하여 연구 및 실험 등을 한 행위는 H의 설립 전 준비행위로 평가되어야 하므로, H으로부터 급여를 받기 전까지의 노동력 제공은 자신의 이익을 위한 행위고, 형벌책임이 H에 있다고 주장하나, D는 G 명함을 가지고 G 사무실에서 업무를 수행하였고, D가 2010. 6. 말부터 H이 설립된 2012. 2.까지 노무를 제공하는 동안 H의 설립이 확정적으로 예정되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피고인은 D와의 사이에 임금 약정이 없었으므로 동업관계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처음 D가 피고인과 일하게 될 때 피고인이 월급도 챙겨주겠다는 취지로 말하였다는 D, E의 진술에 비추어 보면 D와 피고인 사이에 임금에 관하여 구체적인 약정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D의 입장에서는 피고인이 알아서 수익이 발생하면 소정의 급여 명목의 금원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근로를 제공하게 되었던 것으로 봄이 자연스럽고, D가 동업자로서의 의사결정권한이나 자본출자 없이 진행되고 있는 잔디사업에 노무만을 무상으로 출자하였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또한 D 명의로 울산청년프로젝트를 신청하여 지원금을 받은 경위를 보더라도, 피고인과 E가 이미 사업자등록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사업자등록이 없었던 D의 명의로 신청하게 되었고, 위 프로젝트의 신청 제안 역시 E가 한 것이며, 프로젝트의 내용도 피고인이 연구하는 무토 잔디였던 점, 위 프로젝트 지원금으로 받은 금원은 G 직원들의 식비, 자재비 등으로 사용된 점 등을 고려하면 D 명의로 울산청년프로젝트를 신청하였다는 사정이 피고인과 D의 동업관계를 나타내주는 지표로 보기는 어렵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연화(재판장) 김경록 김성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