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16. 7. 21. 선고 2016노330 판결

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가)

개별면담 관련 업무방해의 점에 대한 주장(2015고단2435)

(1)

C은 사무직 여사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관련 개별면담을 시행하며 위 여사원들에게 사실상 희망퇴직을 강요하였다. C의 이러한 조치는 희망퇴직과 관련한 개별면담을 실시하지 않겠다는 노동조합과의 약속을 위반한 것이고, 사실상 정리해고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단체협약 등을 위반하여 위법하다. 따라서 피해자 F이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이 실시한 개별면담은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라고 볼 수 없다.

(2)

설령 위 개별면담이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노동조합 고용법률실장으로서 사실상 퇴사를 유도하기 위한 개별면담의 위법성을 지적할 목적으로 그 증거를 확보하고자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은 행동을 한 것이므로, 피고인의 이러한 행동을 업무방해 행위로 평가할 수 없다.

나)

전환배치 인사명령 관련 업무방해의 점에 대한 주장(2015고단2805)

이 사건 전환배치 인사명령은 대상자들과의 사전 면담 등의 절차는 물론 근로자 측과 어떠한 협의도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 절차상 하자가 있고, 피고인은 이러한 인사명령의 위법성을 지적하며 회사 측에 문제제기를 한 적이 있을 뿐 그 과정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이 작업지시 거부 선동이나 위력 행사 등의 업무방해 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

2)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형법상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란 직업 또는 계속적으로 종사하는 사무나 사업으로서 타인의 위법한 행위에 의한 침해로부터 보호할 가치가 있으면 되고, 반드시 그 업무가 적법하거나 유효할 필요는 없으므로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업무인지 여부는 그 사무가 사실상 평온하게 이루어져 사회적 활동의 기반이 되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되고, 그 업무의 개시나 수행과정에 실체상 또는 절차상의 하자가 있다 하더라도 그 정도가 사회생활상 도저히 용인할 수 없는 정도로 반사회성을 띠는 데까지 이르지 아니한 이상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된다(대법원 2001. 9. 14. 선고 2001도3587 판결, 대법원 2007. 7. 26. 선고 2007도3218 판결 등 참조).

또한, 업무방해죄의 '위력'이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을 말하고,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아니하며, 폭행·협박은 물론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지위와 권세에 의한 압박 등도 이에 포함되고, 현실적으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되는 것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범인의 위세, 사람 수, 주위의 상황 등에 비추어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 족한 세력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위력에 해당하는지는 범행의 일시·장소, 범행의 동기, 목적, 인원수, 세력의 태양, 업무의 종류, 피해자의 지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도5732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업무방해죄에 있어 업무를 '방해한다'함은 업무의 집행 자체를 방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널리 업무의 경영을 저해하는 것도 포함한다(대법원 1999. 5. 14. 선고 98도3767 판결, 대법원 2010. 4. 8. 선고 2007도6754 판결 등 참조).

나.

개별면담 관련 업무방해의 점에 관한 판단

1)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그러나 원심은, 원심이 채택,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은 피해자 F이 소속 여사원을 상대로 희망퇴직 관련 개별면담을 실시하고 있는 회의실에 무단으로 들어간 사실,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여직원을 그렇게도 내보내고 싶으냐, 회사에서 왜 개인면담을 하느냐, 개인면담을 해서 여직원들을 압박하려는 게 아니냐."라고 고함을 지른 사실, 피고인이 피해자가 소지하고 있던 업무수첩을 강제로 빼앗으려 하였고 그 과정에서 업무수첩이 찢어지기도 한 사실, 피고인이 D에게 피해자의 업무수첩을 촬영하라고 지시하고 D은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위 업무수첩을 피해자의 허락 없이 촬영한 사실,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로 피해자 F이 개별면담을 더 이상 실시하지 못한 사실이 인정되고, 한편 피해자가 실시한 개별면담이 사회생활상 도저히 용인할 수 없는 정도로 반사회성을 띠거나 법의 보호를 받을 가치를 상실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는 제출된 바 없으므로 피고인의 위 행위는 위력으로 피해자의 업무를 방해한 것이라는 이유로 피고인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2)

당심의 판단

앞서 본 법리를 토대로 원심이 든 위와 같은 사정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 조사한 여러 증거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 F이 실시한 개별면담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넉넉히 유죄로 인정할 수 있다.

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은 이 사건 희망퇴직과 개별면담의 내용 및 경위 등에 비추어 이 사건 개별면담이 강요행위 내지 사실상 정리해고의 수단으로 이루어진 위법한 조치이거나 노동조합과의 약속에 반하는 행위로서 법률상 보호할 만한 가치가 없는 업무라고 보기는 어렵다.

(1)

C은 사무직 여사원들을 대상으로 열흘간에 걸쳐 희망퇴직에 관한 개별면담을 실시한 바 있다. 그런데 위 개별면담을 진행한 피해자 등이 위 면담 과정에서 여사원들이 진의에 반하여 희망퇴직 신청을 할 수밖에 없도록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였다거나 퇴직을 강요하였다고 볼 만한 정황은 찾기 어렵다.

(2)

위와 같은 희망퇴직은 C이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실시한 조치인바, 정리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절차로서 해고 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해 선행될 필요성이 있었다고 보인다. 이 사건 개별면담은 이러한 희망퇴직 절차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그 실시 여부, 면담 대상의 선정 및 구체적인 방법의 결정 등에 있어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에게 고유한 권한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3)

피고인은 C의 본부장이 노동조합에 대하여 희망퇴직과 관련한 개별면담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적이 있음을 근거로 이 사건 개별면담의 위법성을 지적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이 사건 희망퇴직 신청 접수 업무와 개별면담의 시행 경위, 그 내용과 필요성 등을 고려할 때, 설령 실제로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본부장의 약속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위 개별면담의 실시가 위법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나)

나아가 피고인의 행위가 이 사건 개별면담의 위법성을 지적하기 위한 증거수집의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은 피고인의 적극적인 저지행위로 인하여 C과 피해자 F의 희망퇴직 관련 개별면담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러한 위험이 있다는 점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적어도 미필적인 범의는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앞서 본 법리를 토대로 볼 때, 위 저지행위 과정에서 피고인이 행사한 유형력의 방법과 정도, 행위의 동기, 그로 인하여 방해된 업무의 내용과 피해 정도 등에 비추어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는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행위로 충분히 평가할 수 있다.

다.

전환배치 인사명령 관련 업무방해의 점에 관한 판단

1)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그러나 원심은, 원심이 채택,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 노동조합의 고용법률실장인 사실, 피해자 회사의 집단 및 개인 면담을 통해 전환배치 대상자들 대부분은 부서 이동을 원하지는 않지만 회사의 인사방침에는 따르겠다는 의사표시를 한 사실, 피고인은 노동조합 대의원들을 대동하여 전환배치 인사명령을 받은 근로자들에게 "전환배치 장소로 가고 싶지 않으면 노동조합이 이를 막아 주겠다. 내가 책임지겠다. 인사조치를 무시하고 대기하라. 탈의실로 가서 다시 토론하자."고 선동한 사실, 피고인은 노동조합 대의원들과 함께 근로자들을 탈의실로 모이도록 하여 전환배치 장소로 가지 않도록 한 사실, 피고인은 노동조합 대의원들과 함께 공소사실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반말과 폭언 등으로 근로자들에게 작업지시를 하는 회사 관리자들의 말을 막거나 근로자들이 있는 장소에서 회사 관리자들을 내보내는 등 작업지시를 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근로자들에게 작업지시에 따르지 않도록 선동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는 위력으로 업무를 방해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2)

당심의 판단

앞서 본 법리를 토대로 원심이 든 위와 같은 사정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 조사한 여러 증거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 C의 전환배치 인사명령 관련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 역시 충분히 유죄로 인정할 수 있다.

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은 이 사건 전환배치 인사명령의 내용과 성격, 실시경위 등에 비추어 위 인사명령에 사회생활상 용인할 수 없는 중대한 위법이 있어 이를 토대로 한 피해자의 작업지시 업무가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될 수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1)

피해자는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한 상황에서 부서간 인력 불균형 및 과부족 현상을 개선하기 위하여 2야드 도장부 소속 근로자 79명을 대상으로 이 사건 전환배치 인사명령을 하였다. 위 인사명령은 근로자에 대한 전보·전직 명령의 성격을 갖는데, 전보·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0. 4. 11. 선고 99두2963 판결 등 참조).

(2)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전환배치 인사명령은 생산공정의 효율성을 강화하여 경영난을 타개한다는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일응 그 필요성이 인정된다. 반면, 이러한 인사명령으로 인하여 전환배치의 필요성을 상회할 정도로 근로자들에게 수인하기 어려운 생활상 불이익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었다고 보인다(대상 근로자들의 임금이 감소한다거나 업무 부담이 종전에 비하여 현저히 증가한다는 등의 사정 변경은 찾기 어렵다).

(3)

설령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전환배치 인사명령 과정에서 모든 대상 근로자들에 대한 사전 면담이 시행되지 않는 등 절차적 측면에서 일부 미흡한 측면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전환배치 인사명령 과정에서 개별면담, 집단설명 등의 절차가 실제로 상당 부분 이루어져 전환배치의 필요성과 내용 등에 관한 회사의 입장이 대상 근로자들에게 충분히 전달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절차상의 하자로 인하여 위 인사명령이 사회생활상 도저히 용인할 수 없는 정도로 반사회성을 띠게 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러한 인사명령과 그에 따른 작업지시가 법률상 보호할 만한 가치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나)

피고인이 5일간에 걸쳐 위 인사명령 대상 근로자들에게 작업지시를 거부하도록 선동하고 그 과정에서 회사 관리자들에게 격한 언동을 하며 작업지시 행위를 방해한 사실은 넉넉히 인정된다.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동에도 불구하고 회사 관리자들이 위 근로자들을 상대로 작업지시와 면담을 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지만, 작업 거부 기간, 피고인이 행사한 유형력의 내용과 정도, 피고인의 지위와 가담 정도, 작업 거부를 한 근로자들의 수, 작업 중단에 따른 손해 규모 등에 비추어, 이러한 피고인의 행동은 전환배치 인사명령과 그에 따른 작업지시와 관련된 피해자의 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나아가 위 인사명령에 위법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으로서는 정상적인 법적 구제절차를 통해 그 위법성을 지적하고, 인사명령의 효력을 충분히 다툴 수 있었음에도 이러한 노력 없이 곧바로 피해자의 업무와 경영을 상당 기간 저해함으로써 피해자에게 적지 않은 손해를 끼쳤는바, 인사명령의 위법성 지적이라는 행위 동기를 고려하더라도 이러한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기는 어렵다.

라.

소결론

따라서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충분히 수긍할 수 있으므로, 이에 배치되는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범행은 C 노동조합 고용법률실장인 피고인이 회사에서 실시하는 희망퇴직 관련 개별면담 절차를 강제로 막고, 회사의 전환배치 인사명령에 대하여 대상 근로자들에게 작업지시를 거부할 것을 선동하는 등의 방법으로 회사와 담당 직원의 업무를 방해한 것이다. 업무방해 범행 과정에서 행사한 유형력의 정도가 결코 가볍지 않고, 5일 동안이나 작업지시 거부를 적극 선동하여 이로 인한 회사의 피해 규모가 작지 않아 피해자들이 여전히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기도 하다. 더욱이 피고인은 과거 동종 범행으로 수회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재차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피고인에 대하여는 엄중한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

다만, 피고인이 개별면담과 전환배치 인사명령 대상 근로자들의 이익을 대변하여 위 각 조치에 절차적 위법이 있음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범행의 동기와 경위에 다소나마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

이러한 정상과 더불어 피고인의 연령, 성행과 환경,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 및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징역 6개월 ~ 1년 6개월)를 종합하여 고려하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이 너무 무겁다거나 가볍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과 검사의 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우현(재판장) 우정민 송명철

각주1) [권고형의 범위]

각주2) 업무방해 > 제1유형(업무방해) > 기본영역(6개월 ~ 1년 6개월)

각주3) [특별양형인자]

각주4) 참작할 만한 범행동기(감경요소) / 범행을 주도적으로 실행하거나 지휘한 경우(가중요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