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 일반택시 운송사업을 하는 회사로 최저임금법 적용사업장이고, 원고는 2014. 12. 30.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입사하여 2018. 12. 1. 퇴사한 피고 소유의 택시를 운전하는 근로자였던 사람이다.
임금지급방식
원고는 운송수입금에서 일정액의 운송수입금(이하 ‘사납금’이라고 한다)을 피고에게 납입하고, 나머지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고 한다)은 원고가 소유하면서 피고로부터 기본급, 수당 등의 명목으로 일정한 금액의 고정급을 지급받는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2004년 임금협정의 체결
피고 회사의 노사가 각 소속된 단체인 ‘C노동조합 D본부’(이하 ‘D노조’라 한다)와 ‘E조합 내 C노동조합 D본부에 소속된 업체’(이하 ‘F업체’라 한다)는 2004. 9.경 2004년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는데, 근로시간과 관련된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최저임금법의 개정
최저임금법은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되어 일반택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이하 ‘택시운전근로자’라고 한다)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고 한다)이 신설되었고, 위 법률 내지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부칙에 따라 2009. 7. 1.부터 피고의 본점 소재지인 울산광역시에서도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게 되었다.
최저임금법 개정 이후의 임금협정
이후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임금협정서 내용 중 소정근로시간 부분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제10호증, 을 제1호증의 1 내지 5, 제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피고 회사와 노동조합이 체결한 2010년 이후 각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 부분은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에 따라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을 외형상 증액시키기 위해 변경한 것으로,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이다. 원고에게 적용되어야 할 소정근로시간은 취업규칙 제37조에 따라 1일 8시간이다.
피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신설된 2008. 3. 21.보다 훨씬 이전인 2004. 9.경 2004년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 1일 소정근로시간을 4시간으로 협의하였고,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신설된 2008. 3. 21. 이후인 2009. 4. 20. 2009년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도 1일 4시간의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지 않았으며, 그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2014. 2. 말까지 1일 4시간의 소정근로시간을 그대로 유지하였고, 각 임금협정상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은 노사가 서로 상생하기 위한 것이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할 목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였다고 볼 수 없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G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판단
위 법리에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2014년 내지 2018년의 각 임금협정이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여 무효라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이 사건 특례조항이 공포된 것은 2007. 12. 27.이고, 피고의 본점 소재지인 울산광역시에 이 사건 특례조항이 적용된 때는 2009. 7. 1.이다. 그런데 피고는 이 사건 특례조항이 공포되기 약 3년 전인 2004년 임금협정에서 1일 소정근로시간을 4시간으로 정하였고,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될 즈음인 2009년 임금협정에서도 이를 그대로 유지하였다.
만약 피고가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하고자 하였다면 특례조항의 시행 즈음부터 지속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함이 상당함에도, 2009년 임금협정을 통해 1일 소정근로시간을 그대로 4시간으로 유지하였고, 이러한 임금협정의 내용은 2014년 임금협정 체결 전까지 변동되지 않았다.
한편, 2014년, 2017년, 2018년 각 임금협정이 소정근로시간을 종전의 소정근로시간보다 단축한 사실은 인정되나,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단축된 1일 소정근로시간이 0.5시간, 0.5시간에 불과하고, 위와 같이 소정근로시간이 단축된 것은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신설되고 울산광역시에 적용된 때로부터 5년 이상 경과한 시기에 이루어진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소정근로시간의 단축이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하기 위한 목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은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