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 일반택시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최저임금법 적용사업장이고, 원고들은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피고 소유의 택시를 운전하는 근로자였던 사람들이다.
원고들은 '격일제' 또는 '1일1차제' 방식으로 근무하면서 운송수입금에서 일정액의 운송수입금을 피고에게 납입하고, 나머지 운송수입금은 원고들이 소유하면서 피고로부터 기본급, 수당 등의 명목으로 일정한 금액의 고정급을 지급받은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피고는 2006. 12. 28.경 피고의 노동조합과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2007년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다.
2007년 임금협정과 그 이후에 체결된 각 임금협정에서 정한 1일 소정근로시간은 아래와 같다(다만, 1인1차제는 2012년도에 처음 도입되었다).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은 제6조 제5항에서 '일반택시 운송사업에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경우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으로 한다.'는 조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을 신설하였다. 이에 따라 같은 법 시행령이 2009. 6. 26. 대통령령 제21572호로 개정되면서 신설된 제5조의2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이란 단체협약, 취업규칙, 근로계약에 따라 정해진 지급조건과 지급률에 따라 매월 1회 이상 지급하는 임금'을 말하고, 그 단서에서 '소정근로시간 또는 소정의 근로일에 대하여 지급하는 임금 외에 임금' 및 '근로자의 생활 보조의 복리후생을 위하여 지급하는 임금'의 경우에는 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에 산정하지 않도록 규정하게 되었다. 위 개정된 최저임금법과 시행령 규정은 부칙(제8818호, 2007. 12. 27.) 제1호에 따라 2009. 7.1.부터 피고가 소재한 울산광역시에서 시행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5,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의 실제 근로시간은 1일 10시간 이상이므로, 적어도 원고들의 소정근로시간은 1일1차제의 경우 취업규칙 제35조에 따라 1일 8시간이고, 격일제의 경우 2007년 임금협정서 제4조 제4항에 따라 휴게시간을 제외한 1일 9.5시간이다. 피고는 2007년 임금협정 이후 원고들의 근무시간이나 근무형태에 실질적인 변동이 없었음에도 소정근로시간을 지속적으로 단축하여 왔고, 2017년에는 1일1차제의 경우 2.179시간, 격일제의 경우 2.47시간까지 단축하였다. 이와 같이 피고가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것은 강행규정인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서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단축되기 전의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별지 기재와 같은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기본급,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과 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판단
관련 법리
헌법 제32조 제1항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러한 합의가 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구체적인 사정은 그 합의가 무효임을 주장하는 자가 주장 ·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3다279402(본소), 2023다280563(반소) 판결 참조].
근로기준법에서 '소정근로시간'은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이라고 규정하여(제2조 제1항 제8호) 노사 간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정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고,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합의의 효력을 부정할 수 있을 뿐으로, 노사 간의 합의에 의해 정해진 소정근로시간의 효력을 그와 같은 사유로 부정하기 위해서는 그 사유의 예외적인 성격에 비추어 최저임금제도의 실질적 잠탈 여부 등 관련 사정을 종합하여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2018. 12.31. 이전의 기간에 관하여 지급된 임금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거나, 그 기간 동안 최저임금에 미달한 임금액을 산정할 때는 물론 해당 기간 동안 소정근로시간의 단축합의가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인지 여부를 판단할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휴시간은 제외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다237460 판결, 대법원 2024. 2. 29. 선고 2023다292955 판결 등 참조). 한편, 단체협약에 따른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탈법행위에 해당하는 지 여부는 단체협약별로 당사자의 의사뿐 아니라 소정근로시간 단축의 정도, 법정 시간당 최저임금과의 객관적 차이 및 변동 추이 등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2. 29. 선고 2023다292955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기초사실에 앞서 거시한 증거, 갑 제7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각 임금협정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것이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들은 피고의 택시를 운행하면서 이른바 정액사납금제에 따라 정해진 노선이 없는 상태에서 스스로 운행시간과 장소, 운행여부 등을 결정하는 형태로 근무를 하고, 승객들로부터 받은 운임 중 일정액만 피고에게 지급하고 나머지 수입은 원고들이 갖는 방식으로 근무하여 왔다. 따라서 사용자인 피고로서는 원고들의 운행시간 중 근무 여부나 운행형태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거나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어려웠고, 위와 같은 택시운수업의 특성에 따라 노사합의를 통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정해놓을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들과 피고가 노사합의로 정한 소정근로시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 격일제의 경우 2007년 임금협정 제4조 제1항이 '근로시간은 1일 5시간, 월 75시간을 기본근로 시간으로 한다'고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고, 2012년에 처음 도입된 1일1차제의 경우 피고의 취업규칙 제35조 제1항이 '종업원의 근무시간은 1일 실근로 8시간을 원칙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같은 조 제4항이 '운전직의 경우 근무시간은 노사 간 합의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2012년 임금협정에서 1일 3.865시간으로 정해졌다. 소정근로시간과 실근로시간은 개념상 구분되는 것으로, 양자가 양적으로 반드시 일치해야만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유효하다고 할 수는 없다. 이러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위 각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노사합의의 효력을 부정할 수 있을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2007년 임금협정 이전의 소정근무시간을 원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인정할 수는 없다.
격일제의 경우 2014년, 2016년, 2017년, 2018년 및 2019년, 1일1차제의 경우 2014년, 2015년, 2016년 및 2019년 각 임금협정에서 그 전년도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 보다 단축되었다. 그러나 피고는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 이후에도 2014년까지도 소정근로시간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증가시켰고(격일제), 그 이후에도 소정근로시간을 증가시킨 경우도 있다. 임금협정에 따른 비교대상임금에 직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을 적용하여 시급 환산금액을 계산해 보았을 때 그 시급 환산금액이 해당연도최저임금을 하회하는지 여부 등에 관한 원고들의 구체적 주장·입증도 없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이 임금협정에서 정해진 소정근로시간이 그전 임금협정 보다단축되었고 다소 이례적이라고 하더라도, 그러한 점만으로는 바로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각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각 기각한다.
판사 박정홍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