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레미콘원자재생산판매업, 각종 건설용 골재의 생산 · 판매업을 영위하는법인이고, 원고들은 피고 회사의 김해지점에서 아래 표 기재와 같이 입사하여 운전, 정비, 설비(소모품 교체 등 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다가 퇴사한 현장직 근로자들이다.
원고들과 피고는 다음과 같은 양식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아래 표는 원고 A의 근로계약서인데, 원고들의 월급액과 근로계약서 작성일이 원고 C 380만 원(2016.), 원고 B 340만 원(2015. 10. 20), 원고 D 400만 원(2016. 3. 1.)이고, 원고 C의 근로계약서에는 특근수당, 연장근무수당에 대한 내용이 없으며, 1년 이상 근무시 익년 2월에 연차수당을 지급한다고만 되어있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고 한다)].
피고가 작성한 급여대장과, 원고들에게 교부한 급여명세서에는 급여항목이 기본급, 근속수당, 연장수당, 연장수당2, 휴일수당, 특근수당, 상여금 등으로 나누어져 있다.라. 원고들은 이 사건 청구원인과 같은 이유로 피고의 대표이사 F을 근로기준법위반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검사는 아래와 마.항 기재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원고들은 이에 대하여 재정신청을 하 였으나, 부산고등법원 창원재판부(부산고등법원 창원재판부 2020초재18)는 2020. 9. 29.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포괄임금제 임금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볼 여지가 많고, 설령그렇지 않더라도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로 범행을 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위 재정신청을 기각하였다.
한편, 검사는 피고가 원고들과 약정한 ’월급액‘이 아닌 급여명세서상 기본급과 근속수당만을 기준으로 원고들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서 정한 약정근로시간 외 추가로 근무한 시간에 대한 수당 등을 적게 지급하였음을 이유로 피고의 대표이사인 F을 기소하였고, 창원지방법원(2019고단2589호)은 2020. 4. 14. “F은 2015. 9. 1.부터 2018. 9. 18.까지 위 사업장에서 정비원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A의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1,911,873원과 추가연장근로 및 휴일근로 수당 19,528,639원 및 2018년 연말정산환급금 727,130원 합계 21,440,512원을 비롯하여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퇴직근로자 4명의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등 합계 63,919,665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 벌금 200만 원을 선고하였으며,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피고는 그 후 원고들에게 위 형사사건에서 인정된 미지급임금인 63,919,665원과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모두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5, 7, 11, 12호증, 을 제1, 2,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원고들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한 급여명세서에는 임금 항목이 기본급, 근속수당, 책임 수당, 기타수당, 상여금 등으로 되어 있다. 피고는 그중 기본급과 근속수당만을 통상임금으로 하여 이를 기초로 산정한 고정 시간외근로수당(고정연장수당, 고정휴일수당),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추가 시간외근로수당(이하 ’이 사건 수당’이라고 한다)을 지급하였는데, 위 책임수당, 기타수당, 상여금 역시 근로기준법이 정한 통상임금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원고들의 근로기간 동안 위 책임수당, 기타수당,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여 재산정한 이 사건 수당과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한 이 사건 수당과의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와 같이 고정 시간외근로수당, 추가 시간외근로수당,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을 재산정함에 따라 발생하는 퇴직금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기본임금에 일정액을 법정 제수당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포괄임금제 약정을 체결하였다고 가정하더라도, 원고들은 매월 근로기준법에 미달하는고정 시간외근로수당 등을 받아왔으므로, 위 임금약정은 이 부분에 한하여 무효이다.
피고
피고와 원고들은 근로시간을 매일 10시간(월 2회 휴무)으로 정한 후 포괄적으로 산정한 월급액을 지급하기로 하되, 약정 근로시간을 초과하는 근로에 대해서는 일정 수당을 지급하기로 하는 포괄임금제 약정을 하였고, 위와 같은 포괄임금제 약정은 유효하며, 그에 따른 임금을 모두 지급하였다.
판단
포괄임금약정의 성립
포괄임금제 약정이 성립하였는지는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임금 산정의 단위,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의 내용, 동종 사업장의 실태 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8다57852 판결, 대법원 2020. 2. 6. 선고 2015다233579, 233586 판결 등 참조). 이때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및 근로계약서에 포괄임금이라는 취지를 명시하지 않았음에도 묵시적 합의에 의한 포괄임금제 약정이 성립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근로형태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산정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일정한 연장․야간․휴일근로가 예상되는 경우 등 실질적인 필요성이 인정될 뿐 아니라, 근로시간, 정하여진 임금의 형태나 수준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그 정액의 월급여액이나 일당 임금 외에 추가로 어떠한 수당도 지급하지 않기로 하거나 특정한 수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이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6도1060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과 피고는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제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급여액을 지급하기로 하는 포괄임금약정을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들은 돌을 부수는 기계 라인에서 근무를 하면서, 운전실에서 모니터와 창문을 통해 기계가 잘 작동하는지 점검, 감시하고, 기계에 문제가 발생시에는 정비·소모품 교체 등을 하며, 작업과정에서 발생하는 먼지 방지, 청소 등의 업무를 하였다. 업무의 성질상 감시·단속적 근로 형태를 띄고, 업무의 성격상 연장시간근로와 휴일근로가 예정되어 있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따르면 임금을 월 365만 원으로 하고, 그 뒤에 ‘(기타 제수당 일체 포함)’으로 기재하고 있고(원고 A을 예로 드는 경우), 원고들은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양산지청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 지인 소개로 공장장과 최종 면접을 보고 채용되었고, 근로시간, 휴무일, 월급제 이야기를 듣고 일을 시작하였다고 진술하였다.
피고는 원고들의 급여명세서는 원고들과 약정한 월급액을 임의 항목으로 나누어 작성한 것일 뿐 원고들과 기본임금에 대해서 협의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위 급여명세서상 총금액은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서 정한 월급 상당액이며,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과 피고가 기본임금에 대하여 합의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
포괄임금약정의 유효성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하여 근로자가 실제로 근무한 근로시간에 따라 시간외근로․야간근로․휴일근로 등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시간외근로수당․야간근로수당․휴일근로수당 등의 법정수당을 산정하여 지급함이 원칙이라 할 것이다. 이러한 원칙적인 임금지급방법은 근로시간 수의 산정을 전제로 한 것인데, 예외적으로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이러한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각 증거들, 갑 제5호증의 3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포괄임금약정은 그 필요성과 합리성이 인정되고 원고들에게 불이익하다고 볼 수도 없어 유효하다고 봄이 상당하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의 근로 형태와 업무의 성질 등을 고려할 때, 실제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된다.
이러한 업무의 특성을 고려하여 피고는 원고들과 사이에 매월 일정액의 임금과 약정 근로시간 이외에 근로시 일정한 수당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원고들은 위 근로기간 동안 정액의 임금을 매월 지급받으면서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피고의 김해지점 소속 관리부장으로 인사·재무·노무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G는 수사기관에서, ‘피고가 설립된 지 약 30년 정도 되었는데, 현장직 근로자들이 채용될 때마다 전임자 임금에 준해서 월급을 챙겨주려고 하는 과정에서 별도 수당을 많이 만들게 되었고, 현장에서의 초과근로 부분을 명확하게 산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포괄임금제 근로계약을 체결하게 되었으며, 피고 이외에 동종 업계의 다른 사용자들도 소속 근로자들에게 제 수당을 포함하는 포괄임금약정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하였다.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구체적인 임금지급기준 등이 규정되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한 규정상의 기준에 비추어 보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않아야 하는데(대법원 1998. 3. 24. 선고 96다24699 판결 참조), 피고의 취업규칙에는 직원의 임금은 별도로 정하는 임금규정에 의한다고 정하고 있을 뿐, 기록을 살펴보아도 원고들에게 적용되는 임금규정을 찾을 수 없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근로계약이 근로자인 원고들에게 불이익하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들과 피고는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제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급여액을 지급하기로 하는 포괄임금약정을 체결하였고, 위 약정은 유효하다 할 것이어서, 이러한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지 않았음을 전제로 이 사건 수당과 퇴직금차액 등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용두(재판장) 황인아 이승민
각주1) 매일 2시간(근로기준법 상 기준근로시간 초과 부분)
각주2) 월 2회 휴무일 이외에 휴일 근무(2017. 2. 28.까지)
각주3) 약정근로시간 이외에 추가 근무, 약정 휴무일에 근무
각주4) 2017. 3. 1.부터는 주 6일 근무(하루 10시간)
각주5) 피고는 원고들에게 월 단위로 일정한 물량을 생산하고,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내용의 도급계약 체결을 제시한 사실도 있었던 것으로 볼 때, 원고들의 업무는 도급적 성격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갑 제17호증).
각주6) 원고들은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지 않았음을 전제로 이 사건 청구를 하고 있고, 이 법원의 석명준비명령에도 불구하고 포괄임금약정을 전제로 한 약정근로시간 외 추가 근무한 시간에 대한 수당(이 사건 근로계약서 상 ‘연장수당’, 형사 기소된 금액)에 대해서는 위와 같은 이유로 부당하다고만 할 뿐, 구체적·추가적 주장을 하지 않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