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 B, C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561,054,667원 및 이에 대하여 피고 B은 2017. 5. 10.부터, 피고 C은 2020. 6. 2.부터 각 2021. 12. 15.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피고 D에 대한 청구 및 피고 B, C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생긴 부분의 30%는 원고가, 나머지 70%는 피고 B이, 원고와 피고 C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 C이, 원고와 피고 D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변경 전 상호: 주식회사 E)는 레미콘 및 아스콘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피고 B은 2011. 3. 11. 원고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가 2017. 5. 24. 사임한 사람이다. 피고 C은 2014. 1. 1.부터 원고의 회장으로 재직하다가, 2015. 2. 2.부터 원고의 사내이사로 취임하였고, 이후 2017. 5. 24. 사임한 사람이다. 피고 D은 원고의 상무로 재직하다가 2016. 3. 퇴직한 사람이다.
원고, 주식회사 F(이하 ‘F’이라 한다), 주식회사 G(이하 ‘G’이라 하고, 위 3사를 통틀어 ‘레미콘 3사’라 한다)은 피고 C이 2016. 12. 8. 원고 주식을 제3자에게 매각하기 전까지 피고 C이 사실상 소유한 회사였다.
레미콘 3사는 별개의 법인으로 구분되어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통합된 조직체계와 결재체계를 갖추고 있었고, 레미콘 3사의 임직원들 또한 각 회사에서 가지는 직위와는 별도로 레미콘 3사 차원에서 부여되는 직위를 가지고 있었다. 레미콘 3사 차원에서는 G의 대표이사인 H가 통합관리사장, I이 전무이자 본부장, 피고 B이 상무보이자 공장장의 지위에 있었다. 또한 레미콘 3사 간에는 인사이동이 빈번하였고, 근무지변경이나 보직변경, 승진, 급여 인상, 연봉 조정 등도 레미콘 3사 차원에서 결정되었다.
피고 D은 원고의 공장에서 공장장으로서 근무하다가 2012. 2. 13. 레미콘 3사 차원에서 F의 J공장에서 ‘보좌역’으로 근무할 것을 명하는 인사명령(이하 ‘이 사건 인사명령’이라 한다)에 따라 위 J공장으로 이동하여 그 무렵부터 2015. 9. 15.까지 H의 보좌역으로 근무하였다. 이후 피고 D은 2015. 9. 16. 레미콘 3사 차원에서 대기발령(이하 ‘이 사건 대기발령’이라 한다)을 받았다가 2016. 3.경 원고로부터 당연퇴직 처리되었다. 마. 피고 C은 아래 표 기재와 같이 2014. 1. 10.부터 2017. 4. 10까지 원고로부터 급여 또는 퇴직금 명목으로 합계 561,054,667원을 받았다.
(단위: 원)
피고 D은 아래 표 기재와 같이 2013. 1. 10.부터 2016. 4. 10.까지 원고로부터 급여, 상여금 또는 퇴직금 명목으로 합계 174,376,395원을 받았다.
(단위: 원)
2014. 7. 1. 시행된 원고의 취업규칙(이하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 한다)은 제21조에서 대기발령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6,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6 내지 8, 9, 16 내지 19호증의 각 기재, 증인 K의 증언, 피고 B 본인신문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피고 C, B에 대한 청구에 관한 주장 및 판단
원고 주장
2014. 1.경부터 2015. 2. 1.까지는 피고 C은 원고의 주주총회 결의에 의하여 적법하게 선임된 임원이 아니었고, 2015. 2. 2.부터 2017. 5. 24.까지는 피고 C에 대한 보수 지급의 근거가 되는 원고의 정관 규정 또는 주주총회 결의가 없었다. 또한 피고 C은 위 각 기간 동안 원고를 위하여 실질적인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고, 설령 업무를 수행하였더라도 원고 직원들에 대한 급여 총액 중 피고 C이 받은 보수가 차지하는 비율 등을 고려하여 볼 때 피고 C이 원고에게 제공한 반대급부와 원고로부터 받은 보수 사이에는 합리적 비례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 C이 위 기간 동안 원고로부터 보수를 받은 것은 법률상 원인이 없다.
피고 B은 원고의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었는데도 위와 같이 법률상 원인 없는 보수 지급을 막지 않고 이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등 배임행위를 하였고, 피고 C은 위 보수를 수령함으로써 피고 B과 공동으로 불법행위를 하였다.
따라서 원고에게 피고 C은 부당이득반환 또는 공동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서 원고로부터 받은 보수 561,054,667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피고 B은 공동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서 피고 C과 공동하여 위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C에 대한 부당이득청구에 관한 판단
2014. 1. 1.부터 2015. 2. 1.까지의 보수 부분에 관한 판단
주식회사의 주주총회에서 이사·감사로 선임된 사람이 주식회사와 계약을 맺고 이사· 감사로 취임한 경우에, 상법 제388조, 제415조에 따라 정관 또는 주주총회 결의에서 정한 금액·지급시기·지급방법에 의하여 보수를 받을 수 있는데(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다213308 판결), 이는 어디까지나 그 이사·감사가 주주총회의 결의에 의하여 적법하게 선임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그런데 피고 C이 2015. 2. 2.까지 원고의 주주총회에서 이사 또는 감사로 선임되었다는 점에 관한 주장·입증이 없으므로, 피고 C이 2014. 1.경부터 2015. 2. 1.까지 원고로부터 보수를 지급받은 것은 법률상 원인이 없다.
2015. 2. 2.부터 2017. 5. 24.까지의 보수 부분에 관한 판단
상법 제388조는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말하는 이사의 보수에는 월급·상여금 등 명칭을 불문하고 이사의 직무수행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되는 대가가 모두 포함되고, 퇴직금 내지 퇴직위로금도 그 재직 중의 직무집행의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의 일종이며, 위 규정은 강행규정이므로, 정관에서 이사의 보수 또는 퇴직금에 관하여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한다고 되어 있는 경우에 그 금액·지급시기·지급방법 등에 관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면 이사는 보수나 퇴직금을 청구할 수 없다(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2다98720 판결 참조). 이사는 그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음에 관하여 증명책임을 지며(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다213308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지급된 보수는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된 것으로서 부당이득반환청구의 대상이 된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4다225359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피고 C이 2014. 1.경부터 2017. 4.까지 원고로부터 급여 또는 퇴직금 명목으로 받은 561,054,667원은 피고 C의 직무수행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되는 대가로서 상법 제388조의 이사의 보수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이사의 보수에 관하여 원고의 정관에 규정이 있다거나 주주총회에서 결의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 C이 위 돈을 지급받은 것은 상법의 강행규정에 위반되어 역시 법률상 원인 없이 없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 C은 2014. 1. 1.부터 2015. 5. 24.까지 원고로부터 법률상 원인 없이 받은 보수 561,054,667원 상당의 이익을 얻고 원고에게 같은 액수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으므로, 원고에게 부당이득으로서 561,054,667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이 피고 C에게 송달된 다음날인 2020. 6. 2.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피고 C에 대하여 2017. 5. 10.을 기산일로 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의 지급도 함께 구한다. 그러나 부당이득반환의무는 이행기의 정함이 없는 채무로서 그 채무자는 이행청구를 받은 때에 비로소 지체책임을 지는데(민법 제387조 제2항), 원고가 2017. 5. 10. 전에 피고 C에게 이행청구를 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지연손해금만을 인정하고 이를 초과하는 지연손해금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한편 위와 같이 판단하는 이상 원고의 나머지 주장들, 즉 피고 C이 원고를 위하여 실질적인 업무를 수행하였는지, 피고 C이 원고에게 제공한 반대급부와 원고로부터 받은 보수 사이에 합리적 비례관계가 유지되었지에 관하여는 나아가 살펴보지 않는다].
피고 B, C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 B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배임행위에 있어서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라 함은 사무의 내용, 성질 등 구체적인 상황에 비추어 법률의 규정, 계약의 내용 혹은 신의칙상 당연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과 사이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포함한다(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다10898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 및 을 제2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B은 H, I 등 레미콘 3사 임직원들과 사이의 협의를 거쳐 레미콘 3사 임원들에게 적용되는 ‘임원 임금 지급 규정’을 마련한 사실, 원고가 위 규정에 근거하여 피고 C에게 보수 561,054,667원을 지급한 사실, 피고 B은 피고 C에 대한 보수지급 당시 그 지급의 근거가 되는 정관이나 주주총회의 규정 또는 결의가 있었는지를 확인하지 아니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B은 원고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는 동안 원고의 이익을 우선으로 하고 원고에게 손해가 될 행동을 하지 아니하여야 할 의무가 있었는데도 피고 C에 대한 보수 지급의 근거가 되는 정관 규정 또는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는지 확인하지 아니한 채 위 ‘임원 임금 지급 규정’을 마련하고 그에 따라 피고 C에게 보수를 지급하게 함으로써 원고와 사이의 신임관계를 저버렸다고 것이므로, 피고 B의 위와 같은 행위는 원고에 대한 배임행위가 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 B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서 위 561,054,667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피고 C이 원고로부터 보수를 최종 받은 날인 2017. 5. 10.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C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공동불법행위가 성립하려면 행위자 사이에 의사의 공통이나 행위공동 인식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객관적으로 보아 행위자 각자의 고의 또는 과실에 근거한 행위가 공동으로 행하여져 피해자에 대한 권리침해 및 손해발생에 공통의 원인이 되었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하고, 공동불법행위를 이유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먼저 행위자 각자의 고의 또는 과실에 근거한 행위가 공동으로 행하여졌다는 점이 밝혀져야 하고(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7다44774 판결, 대법원 2010. 12. 9. 선고 2009다101824 판결 등 참조), 불법행위에 있어서 고의·과실에 기한 가해행위의 존재 및 그 행위와 손해발생과의 인과관계에 관한 입증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자에게 있는데(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다92272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C이 고의 또는 과실로 원고로부터 법률상 원인 없는 보수를 받았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피고 C에 대한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 D, B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당사자들 주장
원고
이 사건 인사명령에 따라 피고 D과 원고 사이의 근로관계가 단절되었고, 피고 D은 이후 원고를 위하여 실질적인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다. 따라서 피고 D이 이 사건 인사명령 이후인 2013. 1. 10.부터 2016. 4. 10.까지 원고로부터 보수를 받은 것은 법률상 원인이 없다.
피고 B은 원고의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었는데도 위와 같이 법률상 원인 없는 보수 지급을 막지 않고 이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으며, 피고 D으로 하여금 이 사건 인사명령 시부터 이 사건 대기발령 시까지 원고와는 무관한 회사에 근로를 제공하게 하고도 원고가 그 보수를 지급하게 하는 등의 배임행위를 하였고, 피고 D은 위 보수를 수령함으로써 피고 B과 공동으로 불법행위를 하였다.
따라서 원고에게 피고 D은 부당이득반환 또는 공동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서 원고로부터 받은 보수 174,376,395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피고 B은 공동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서 피고 D과 공동하여 위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D, B
피고 D은 이 사건 인사명령 이후부터 이 사건 대기발령 이전까지 이 사건 인사명령에 따라 레미콘 3사의 통합관리사장인 H의 보좌역으로서 원고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원고로부터 보수를 받았고, 이 사건 대기발령 이후부터 당연퇴직하기 이전까지는 이 사건 취업규칙 제21조 제4항에 따라 원고로부터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보수를 받은 것이므로, 위 보수의 지급이 법률상 원인 없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나아가 위 보수의 지급이 법률상 원인 없음을 전제로 하는 피고 B의 불법행위책임도 인정되지 않는다.
피고 D에 대한 부당이득청구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인사명령 이후 이 사건 대기발령 이전의 기간 동안의 보수 부분에 관한 판단
계약의 합의해지는 계속적 채권채무관계에서 당사자가 이미 체결한 계약의 효력을 장래에 향하여 소멸시킬 것을 내용으로 하는 새로운 계약으로서, 이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계약이 성립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기존 계약의 효력을 장래에 향하여 소멸시키기로 하는 내용의 청약과 승낙이라는 서로 대립하는 의사표시가 합치될 것을 요건으로 한다. 계약의 합의해지는 묵시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으나, 계약에 따른 채무의 이행이 시작된 다음에 당사자 쌍방이 계약실현 의사의 결여 또는 포기로 계약을 실현하지 않을 의사가 일치되어야만 한다.
한편, 채권의 포기 또는 채무의 면제는 반드시 명시적인 의사표시만에 의하여야 하는 것이 아니고 채권자의 어떠한 행위 내지 의사표시의 해석에 의하여 그것이 채권의 포기라고 볼 수 있는 경우에도 이를 인정하여야 할 것이기는 하나, 이와 같이 인정하기 위하여는 당해 권리관계의 내용에 따라 이에 대한 채권자의 행위 내지 의사표시의 해석을 엄격히 하여 그 적용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17다204087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사실관계 및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 및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D이 이 사건 인사명령 이후 이 사건 대기발령 이전의 기간 동안 법률상 원인 없이 원고로부터 보수를 받았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원고가 피고 D에게 이 사건 인사명령을 한 것이 원고와 피고 D 사이의 계약관계를 종료하는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거나 그 계약관계의 종료를 전제로 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피고 D이 F의 J공장으로 이동할 무렵 원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하는 등 퇴직의 의사를 표시하였다는 사정도 발견되지 않는다. 나아가 피고 D이 F회사 J공장에서 수행하는 업무에 관하여 원고에 대한 보수채권을 포기한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거나 그럴만한 사정도 찾기도 어렵다.
따라서 피고 D은 이 사건 인사명령에 따라 원고와의 계약관계를 유지하면서 원고로부터 보수를 받을 의사로 G의 J공장에서 파견 근무를 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원고가 피고 D에게 F회사 J공장에서의 파견 근무를 명하는 이 사건 인사명령에는 그 파견 기간 동안 F 또는 래미콘 3사의 통합관리사장인 H의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따르라는 원고의 사전적·포괄적인 지시가 포함되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실제 피고 D은 원고의 위와 같은 지시에 따라 F회사 J공장에 출근하여 H의 보좌역으로서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 B 등과 달리 피고 D의 보수가 2012. 2.경부터 2016. 3.경까지 동결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 D이 이 사건 인사명령 이후 실질적인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보수액의 변동 여부와 업무 수행 여부가 직결되는 문제는 아닐 뿐만 아니라, 피고 D은 저조한 업무수행능력으로 인하여 이 사건 인사명령을 받았으므로 그 업무수행능력을 고려하여 보수가 동결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피고 D은 원고에 대한 기존 계약상 의무의 이행으로서 F회사 J공장에서 근무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는, 피고 D이 위 J공장에서 수행한 업무에 관하여 피고 D에게 보수를 지급할 책임을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대기발령 이후 당연퇴직 이전의 기간 동안의 보수 부분에 관한 판단
피고 D의 근로자성
원고는, 피고 D이 원고의 근로자가 아닌 임원이어서 이 사건 취업규칙 제21조 제4항에 따라 이 사건 대기발령 기간 동안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보수를 받을 수는 없다고 주장하고, 피고 D은 피고 D의 근로자성이 인정됨을 전제로 위 취업규칙 조항이 피고 D에게 적용된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피고 D의 근로자성이 인정되는지에 관하여 먼저 본다.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 도급계약 또는 위임계약인지 여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또한 회사나 법인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17. 9. 7. 선고 2017두46899 판결 등 참조). (3)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 즉 ① 피고 D은 2012년경 원고의 공장장이었으나 매일 그 공장에 출근하였고 피고 D의 휴가 사용, 연장근로 등에 대하여 원고의 근태관리가 이루어졌던 점, ② 원고를 포함한 레미콘 3사가 이 사건 인사명령을 통하여 피고 D의 근무장소를 지정하였고, 그에 따라 피고 D은 F의 J공장에서 H의 보좌역으로 근무한 점, ③ 피고 D은 이 사건 인사명령 이후에도 위 J공장에 매일 출근하면서 출근부에 출근시간을 기재하는 등 F으로부터 근태관리를 받은 점, ④ 피고 D은 이 사건 취업규칙 제21조 제1항, 제3항, 제4항에 따라 원고로부터 6개월의 이 사건 대기발령을 받았고 그 대기발령기간이 지난 후 보직을 부여받지 못하여 당연 퇴직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⑤ 피고 D이 원고의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였다거나 원고로부터 일반 직원과 차별화된 처우를 받았다는 사정을 찾아볼 수 없는 점, ⑥ 따라서 피고 D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봄이 타당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 D이 이 사건 취업규칙 제21조가 적용되지 않는 임원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취업규칙에 근거한 보수 지급의 정당성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 D에게는 이 사건 취업규칙이 적용되므로 이 사건 대기발령 기간 동안 위 취업규칙 제21조 제4항에 따라 통상임금 상당의 보수를 받을 수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 D에 대한 보수 지급에 법률상 원인이 없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원고의 이 부분 청구 역시 이유 없다.
피고 B, D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 B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먼저, 피고 B이 원고의 피고 D에 대한 보수 지급에 관하여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원고 주장은, 피고 D이 원고로부터 보수를 받은 것이 법률상 원인을 전제로 하는 것인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전제가 인정되지 않는 이상,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다음으로, 피고 B이 피고 D을 E의 J공장에서 근무하도록 하고 원고가 그 보수를 지급하게 하는 배임행위를 하였다는 점에 대하여 본다.
이 사건 인사명령이 레미콘 3사 차원에서 이루어졌음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고, 피고 B이 위 인사명령에 관여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을 피고 B이 레미콘 3사의 위 인사명령을 막지 않는 등의 배임행위를 하였다는 취지로 선해할 여지가 있고, 이는 위 인사명령이 위법함을 전제로 하는 것이나, 다음과 같은 점에 비추어 보면 위 인사명령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즉 기업이 그 활동을 계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하여는 노동력을 재배치하거나 그 수급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불가결하므로, 대기발령을 포함한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한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러한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며, 이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4다46969 판결 등 참조), 더욱이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 앞서 든 증거들, 을 제2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인사명령에 따라 H의 보좌역으로 근무하도록 한 것은, 공장장으로서 피고 D의 업무수행능력 부족을 이유로 한, 징계해고 대신의 임시적 조치로 보이고, 이 사건 인사명령 당시 보좌역이라는 직책이 신설되기는 하였으나 래미콘 3사는 경영상 필요가 있을 경우 한시적인 조직이나 직책을 신설하였고 보좌역도 그러한 관행에 따라 신설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피고 D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피고 D이 원고로부터 보수를 받은 것에 법률상 원인이 없다는 점을 전제로 피고 B과 공동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한다는 것인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전제가 인정되지 않는 이상,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 론
앞서 인정한 피고 C의 부당이득반환의무와 피고 B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무는 부진정연대관계에 있으므로, 결국 피고 B, C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561,054,667원 및 이에 대하여 피고 B은 2017. 5. 10.부터, 피고 C은 2020. 6. 2.부터 각 위 피고들이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 판결선고일인 2021. 12. 15.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 B, C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피고 D에 대한 청구 및 피고 B, C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지혜(재판장) 임미경 신동욱
각주1)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피고 C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 중 일부 지연손해금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이상, 원고가 위 부당이득반환청구와 선택적으로 구하는 피고 C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의 당부에 관하여도 함께 판단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