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B'이라는 상호로 집진기 제조 · 공급업 등을 영위하는 자이다.
피고는 2020. 7. 6. 원고에게 원고가 전문공사면허를 타인에게 대여하여 부정당공급업체 제한기준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공급업체 참여배제 조치를 하니 이의가 있으면 이의제기 기간 내에 이의신청을 하고 이의제기 시 이의내용 검토 후 처분을 결정하겠다는 취지의 통보를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가 이의하였으나, 피고는 2020. 7. 31. 원고에게 아래와 같이 향후 3년간 융자 · 보조 지원대상품을 융자금 지급대상자 또는 보조금 지급대상자에게 공급하는 공급업체 참여를 제한한다고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참여제한조치'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10호증, 을 제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피고가 이 사건 참여제한조치를 하면서 처분의 법적 근거, 명의대여행위의 내용, 불복절차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은 절차적 하자가 있어 이 사건 참여제한조치는 위법하다.
원고는 약 51가지의 집진기를 제작하는 클린사업 공급업체 등록회사인 ㈜C(이하 'C'라 한다)와 사이에 하도급 계약을 체결하고, C에 원재료를 공급하면서 집진기 제작을 의뢰하고 완제품을 공급받은 것이며, 집진기 설치 등 시공과정에는 원고가 직접 관여하였고 A/S도 원고가 수행하였는바, 원고는 C에게 전문공사면허를 대여한 적이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참여제한조치는 면허대여에 관한 사실오인,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
피고의 본안 전 항변
이 사건 참여제한조치는 법령상 위임의 근거 없이 단지 원고와 피고 사이의 약정인 공급업체 동의서와 산업재해예방시설자금 융자 및 보조업무 처리규칙 제34조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위 조치는 피고가 행정청으로서 행한 공권력의 행사가 아니라 공법상 계약관계에서 약정에서 정한 바에 따른 의사표시에 불과하므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 아니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관련 법리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은, 행정청 또는 그 소속기관이나 법령에 의하여 행정권한의 위임 또는 위탁을 받은 공공기관이 국민의 권리의무에 관계되는 사항에 관하여 공권력을 발동하여 행하는 공법상의 행위를 말하며, 그것이 상대방의 권리를 제한하는 행위라 하더라도 행정청 또는 그 소속기관이나 권한을 위임받은 공공기관의 행위가 아닌 한 이를 행정처분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9. 2. 9. 선고 98두14822 판결, 대법원 2010. 11. 26.자 2010무137 결정, 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5두50627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피고는 산업안전보건법 제158조(산업재해 예방활동의 보조 · 지원), 제165조 (권한 등의 위임 · 위탁)에 따라 산업재해예방을 위하여 소요되는 자금의 보조 · 지원및 보조 · 지원의 취소 · 환수 업무를 위탁받았고, 산업안전보건법 제158조 제5항의 위임에 따라 제정된 산업재해예방시설자금 융자 및 보조지원사업 운영규정(고용노동부고시 제2020-30호)(이하 '이 사건 고시'라 한다)에서 정한 바에 따라 사업주에 대한 융자 지원사업과 보조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 사건 고시 제30조는 융자 ·보조사업 전반에 대한 세부 시행을 피고에게 위탁하고 있고, 피고는 융자· 보조사업의 시행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정하기 위해산업재해예방시설자금 융자 및 보조업무 처리규칙(공단규칙 제903호)(이하 '이 사건 규칙'이라 한다)을 마련하였다.
이 사건 규칙 제2조 제5항은 '융자 · 보조 지원대상품을 융자금 지급대상자 또는 보조금 지급대상자에게 공급하는 업체'를 '공급업체'라고 정의하고, 제34조 제2항은 공급업체가 부정당한 행위를 하거나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항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에 수사의뢰 또는 고발, [별표 3]의 제한기준에 의한 참여제한, 시정요구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별표 3] '부정당 공급업체 제한기준'은 20 가지 유형의 부정당행위를 규정하고 각 행위유형 별 공급업체 참여 제한 기간(6개월, 1년, 3년, 5년, 영구)을 규정하고 있다.
한편 피고는 '재정지원사업 업무수행지침'을 마련하여 '클린사업<1> 보조지원 품목을 공급하는 업체의 등록기준을 제도화하여 일정 자격을 갖춘 공급업체가 보조지원품목을 제작, 공사 또는 판매함으로써 부정당 영업행위를 근절하고 양질의 물품을 지원사업장에 공급하여 재해예방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클린사업 공급업체 등록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업체가 피고에게 공급업체 등록신청을 하면 피고는 등록요건 구비 여부를 검토하고 적격 업체라고 판단되는 경우 업체로부터 아래의 내용이 포함된 공급업체 동의서를 징구하고 융자 · 보조 지원 대상 사업자에 대한 공급업체로 관리하고 있다.
원고는 등록 품목을 '분진집진기, 오일미스트집진기, 냄새집진기, 용접흄집진기'로 하여 2017년부터 클린사업 공급업체로 등록되어 있고, 등록 당시 피고에게 공급
업체 동의서를 제출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7, 8호증, 을 제1, 10, 11,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참여제한조치는 피고가 우월한 지위에서 일방적으로 행하는 공권력의 행사로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참여제한조치가 행정처분에 해당함을 전제로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158조, 같은 법 시행령 제109조는 정부는 사업주, 사업주단체 등이 영위하는 산업재해 예방사업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에 드는 경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예산의 범위에서 보조하거나 그 밖에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는 것 으로 규정하고, 고용노동부 장관이 보조 지원의 대상 방법 절차, 관리 및 감독, 보조지원의 취소 및 환수 방법 등에 관하여 정하여 고시하도록 하면서, 산업안전보건법 제165조 제2항 제41호, 같은 법 시행령 제116조 제1항에 따라 산업안전보건법 제158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보조 · 지원 및 보조· 지원의 취소· 환수에 관한 업무를 피고에게 위탁하고 있다.
한편 이 사건 규칙 제34조 제2항은 피고에게 이 사건 규칙 [별표 3]에서 정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 공급업체 참여를 일정 기간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고, 이 사건 참여제한조치는 이 사건 규칙 제34조 제2항을 근거로 이루어졌다.
그런데 앞선 본 산업안전보건법령, 이 사건 고시 등 관련 법령에서는 사업주 등에 대한 보조 · 지원, 보조 · 지원의 취소 · 환수에 대하여만 규정하고 있을 뿐 사업주에게 시공 · 설비 납품을 하는 공급업체 참여 제한의 요건과 방법에 대하여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렇다면 공급업체 참여 제한에 관한 위 규정은 법령상 구체적 근거 없이 부실 설비 · 시공 납품행위 및 부정당 영업행위를 방지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피고가 마련한 것 으로 공공기관의 내부규정에 불과하여 원고를 비롯한 공급업체나 공급업체 등록 신청자에 대하여 직접적인 구속력을 가진다고 할 수 없고, 공급업체 동의서 제1조, 제7조에 따라 원고와 피고 사이의 협약의 내용으로 편입되었을 뿐이며, 달리 관계 법령에서 원고에게 공급업체로서의 공법상의 권리와 의무 등을 부여하고 있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
피고가 원고에게 송부한 이 사건 참여제한조치 통보서에는 참여제한 3년 제재 조치의 근거법령이 기재되어 있지 않고, 이를 불이행할 경우 수반되는 행정상 제재나 불이익, 불복방법 등에 관하여도 아무런 기재가 없는 등 그 내용이나 형식에 있어 원고가 이를 행정처분으로 인식할 정도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결국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이 사건 참여제한조치는 행정청이나 그 소속기관 또는 그 위임을 받은 공공단체의 공법상의 행위가 아니라 단지 그 대상자인 원고를 일정기간 동안 공급업체에 참여시키지 않겠다는 뜻의 사법상의 효력을 가지는 통지행위에 불과하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므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재우(재판장) 조현선 황인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