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1990. 10. 29.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2020. 11.경에는 피고 회사의 부품조달2팀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었다.
피고 회사는 2020. 11. 19.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가 2020. 11. 4. C 교육장 Maps TFT 교육 및 저녁식사 이후 숙소 복귀 중 동료 직원 D(이하 '피해자'라 한다)의 목덜미를 잡고 입맞춤을 시도하였다는 이유로 원고를 해고한다는 의결을 하고, 2020. 11. 25. 원고에게 이를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원고는 2020. 11. 27. 이에 불복하여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피고 회사는 2020. 12. 9. 재심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초심 징계위원회와 마찬가지로 '해고'를 의결하였다.
피고 회사의 인사관리규정, 임직원 윤리규정, 취업규칙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내지 4호증, 을 제4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과 그에 관한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해고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무효이므로 그 무효 확인을 구한다.
원고는 피해자에게 입맞춤을 시도한 사실이 없고, 단지 피해자가 순간 휘청하여 넘어지려 하는 것으로 생각해서 엉겁결에 피해자의 어깨 부위를 손으로 잡은 것일 뿐이다. 이 사건 해고는 피해자의 일방적인 주장만을 근거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설령 원고가 손으로 피해자의 어깨를 잡은 행위가 입맞춤의 시도로 피해자를 오해하게 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피고 인사관리규정 제52조나 별지#3 징계처분 양정기준표 상의 '중과실'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해고는 징계양정의 재량권의 범위를 현저히 벗어난 것이다.
이 사건 해고가 무효인 이상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은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 다음날인 2020. 11. 26.부터 복직 시까지 월 6,700,921원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 · 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 ·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5, 7호증, 을 제1 내지 3, 17호증의 각 기재, 증인 D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2020. 11. 4. C 교육장 3층에서 2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에서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신체접촉을 함으로써 피해자에게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는 피고 회사의 인사관리규정 및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해자는 이 사건이 발생한 2020. 11. 4. 이래로, 'C 교육장에서 교육이 끝난 후 저녁 회식을 하였고, 회식 후 숙소로 복귀하던 중 원고와 함께 엘리베이터에 탔다가 내려 계단으로 이동하였으며, 3층에서 2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에서 원고가 자신의 목덜미 부근을 잡고 입맞춤을 시도하려고 하였으나 자신이 고개를 돌려 피하면서 도망쳤다'는 취지로 그 주요부분을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피해자는 사건 당일 원고가 위와 같은 성희롱 행위를 하게 된 경위, 행위 당시의 상황 및 태양, 이 사건 발생 이후의 상황 등에 관하여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고, 그 진술이 경험칙에 비추어 비 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위 피해자가 없는 사실을 거짓으로 꾸며낼 만한 특별한 이유나 동기를 발견할 수 없다.
원고는 피해자가 계단을 달려 내려가 도망친 직후 피해자에게 4차례 전화를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해자가 왜 갑자기 달려 가버렸는지 궁금하고 또 숙소에 잘 도착하였는지 안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하나, 동료로서 숙소에 잘 들어갔는지 여부를 확인하려고 한 것이라면 통상 1회 내지 2회 정도 전화해 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일반적일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는 2020. 11. 4. 이 사건 직후 파트장인 E에게 연락하여 위 사실을 알렸고, 이에 E은 즉시 사건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원고를 찾아갔는데, 당시 원고는 자신이 술에 취해 순간적으로 실수했다며 사과하러 가야겠다고 이야기하였다.
원고는 2020. 11. 9. 자신이 피해자에게 입맞춤을 시도하였다는 취지의 경위서(을 제3호증)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 원고는 초심 징계위원회를 앞둔 2020. 11. 17. 자신은 위와 같은 행위를 한 사실이 없고, 피해자가 넘어지는 것 같아 어깨를 잡았을 뿐이라고 위 진술을 번복하는 내용의 추가소명서(갑 제7호증)를 제출하였고, 위 2020. 11. 9.자 경위서는 사태를 빨리 수습하자는 E의 말에 사과만 하면 일이 잘 수습될 것으로 믿고 작성해 준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피해자의 진술, 원고의 2020. 11. 4. 이 사건 직후의 진술과 갑 제7호증, 을 제17호증의 각 기재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위 주장은 믿기 어렵다.
비록 피해자가 2020. 11. 9.자 경위서 작성시 및 2020. 11. 11.자 직장내 성희롱 상담시 이 사건 계단을 내려가기 전 원고와 함께 탄 교육동 엘리베이터를 숙소동 엘리베이터라고 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부차적이거나 사소한 사항에 관한 진술에 불과하고, 피해자는 이 사건 당일 C을 처음 방문하였는바 숙소동과 교육동을 착각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한편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보아 어떠한 성희롱 행위가 고용환경을 악화시킬 정도로 매우 심하거나 또는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경우 사업주가 사용자책임으로서 피해근로자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을 뿐 아니라 성희롱 행위자가 징계해고되지 않고 같은 직장에서 계속 근무하는 것이 성희롱 피해 근로자들의 고용환경을 감내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으므로,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이 있다고 보아 내린 징계해고처분은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쉽게 징계권을 남용하였다고 보아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두22498 판결 참조).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을 제15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고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재량권을 일탈 · 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원고는 피고 회사에서 30년간 근무한 직원으로 부품조달2팀에서 매니저 직급으로 근무하고 있었고, 피해자는 이 사건 당시 피고 회사에 입사한 지 약 3개월 남짓의 사회 초년생으로 계약직으로 입사하여 원고와 같은 부품조달2팀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바, 원고는 피해자의 상급자로서 솔선하여 직장내 성희롱을 하지 말아야 할 지위에 있음에도 오히려 하위 직원인 피해자에 대하여 성희롱을 가한 것으로 그 비위의 정도가 상당히 중하고, 언행을 전혀 조심하지 않은 채 이 사건 비위행위에 나아갔으므로 중과실에 해당한다.
한편 비위의 유형이 '성희롱'에 해당하면서 '중과실'에 해당하는 경우 해고 이하의 징계를 할 수 있고(피고 회사 인사관리규정 별표#3), 비위행위자가 고의성이 현저하거나 중대한 과실에 의한 경우 징계를 가중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바(피고 회사 징계위원회 규정 제20조 제1항 가.호), 피고 회사 소속 징계위원회는 위 징계양정의 범위 내에서 해고를 택하여 원고에게 해고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이 사건 비위행위인 성희롱은 언어적 언동이 아닌 육체적 행위이고, 원고의 지위, 원고와 피해자와의 관계 등을 고려하면 성희롱의 횟수가 1회에 불과하더라도 이를 가벼이 볼 수 없다.
남녀고용평등과 일 ·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2조는 직장 내 성희롱을 금지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14조 제5항에서는 '사업주는 조사 결과 직장 내 성희롱 발생이 확인된 때에는 지체 없이 직장 내 성희롱 행위를 한 사람에 대하여 징계, 근무장소의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피고 회사는 임직원윤리규정에서 직장 내 성희롱 예방에 대한 규정을 두고 원고를 비롯한 임 · 직원을 대상으로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한 것으로 보이는바, 그럼에도 원고는 자신의 하급자를 상대로 성희롱을 저지름으로써 피고 회사의 근무환경 및 기업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하였다.
이 사건 징계사유를 부인하면서 잘못을 반성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태도를 보여 온 원고가 계속하여 같은 직장에서 계속 근무하는 것은 피해자에게 고용환경을 감내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 올 우려가 높다.
임금상당액의 지급 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해고를 무효라고 볼 수 없는 이상, 이 사건 해고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임금 지급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강경숙(재판장) 황지현 김은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