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를 벌금 500만 원에, 피고인 B를 벌금 300만 원에, 피고인 C를 벌금 300만 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들이 위 각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각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울산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1고정305
판결선고
2022. 2. 18.
범죄사실
피고인 A는 D 주식회사(이하 ‘D’로 칭한다.) 울산공장 하청업체 E 소속 근로자로서 F노조 D 비정규직지회 지회장이었던 자이고, 피고인 B는 D 아산공장 하청업체 G 근로자로서 ‘F노조 충남지부 D 아산공장 H지회’(이하 ‘아산지회’라 칭한다.) 지회장이며, 피고인 C는 무직으로 F노조 I지회 지회장, J은 D 아산공장 협력업체 K 근로자로 아산지회 조직2부장, L은 D 협력업체 M 근로자로 비정규직지회 대의원, N은 D 협력업체O 근로자로 비정규직지회 조합원, P은 D 협력업체 Q 소속 보안요원으로 D 보안지회 조합원이다.
D 비정규직 지회 노조(울산, 아산, 전주공장 지회)는 D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과 위 업체에서 재하도급을 받은 2차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을 조합원으로 하고 있고, 위 노조는 D가 비정규직 근로자를 직접 고용한 실사용자라고 주장하며 D를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였다가, D 측에서 위 비정규직 노조원들과 직접 고용 관계가 없다는 취지로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하자 2020. 5. 18. 14:00경 D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조합원 약 300여명이 참석한 ‘비정규직 노동자 권리 쟁취를 위한 D 비정규직 3지회 결의대회’를 개최하였다.
피고인들은 2020. 5. 18. 16:05경 울산 북구 R에 있는 D 울산공장 정문에서 위 집회를 진행하던 중 피고인 A는 ‘요구안을 전달하러 공장 안으로 들어가겠다’며 D 울산공장 내로의 출입을 요구하였고, D 보안 관리자들이 ‘출입 승인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출입할 수 없다’며 위 노조원들의 출입을 거부하자, 피고인 A는 위 결의대회에 참석한 집회 참가자들에게 “동지들 밉시다! 동지들 밉시다!”라며 노조원들이 D 내로 진입할 것을 지시하고, 위 지시를 받은 집회 참가자들은 D 보안요원들을 밀치며 D 공장 내로의 진입을 시도하였으며, 같은 날 16:17경 피고인 A는 재차 “우리가 교섭을 요구하는 것은 너무나도 정당하다. 교섭안을 전달할 수 있게 길을 열어라, 동지들 밉시다!”라며 집회 참가자들에게 D 울산공장 내로의 진입을 지시하였다.
피고인 A의 위와 같은 지시에 따라 위 J은 같은 날 16:08경 정문을 막고 있던 D 보안요원들을 끌어내기 위해 오른팔을 보안요원인 피해자 S(36세)의 오른쪽 겨드랑이 사이로 넣어 위 피해자의 오른팔을 꺾은 후, 손으로 위 피해자를 밀치고, 왼손으로 위 피해자의 뒷 목덜미 부분 옷을 잡아당기고, 위 L은 오른손으로 보안요원인 피해자 T(31 세)의 뒷 목덜미 옷을 잡아당기고, 위 N은 보안요원 U가 카메라로 집회 상황을 촬영하자 채증을 하지 말라며 들고 있던 500㎖ 생수병으로 위 카메라를 수회 치고, 위 생수병을 카메라를 향해 던지고, 피고인 B는 위 N, J과 함께 정문을 막고 있던 보안요원인 피해자 V(23세)의 멱살을 양손으로 잡아당기고, 위 P은 오른손으로 보안요원인 피해자 W(28세)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고, 피고인 C는 보안요원인 피해자 X(59세)의 멱살을 잡아당겨 끌어내고, 위 피해자가 재차 정문 앞으로 가려하자 위 피해자를 밀치고, 보안 요원인 피해자 Y(41세)의 멱살을 잡아당기고, 노조원 성명을 알 수 없는 자는 같은 날 16:20경 위 D 정문 앞 화단에서, 양손으로 D 보안요원인 피해자 Z(39세)을 잡아 바닥에 넘어뜨리고 오른발로 위 피해자의 얼굴을 밟아 폭행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J, L, N, P 등 집회참가자들과 공동하여 2020. 5. 18. 16:05경부터 같은날 17:10경까지 D 보안요원인 피해자 S, T, V, W, X, Y, Z을 폭행하고, 출입권한 없이 D 정문으로 공장 진입을 시도하는 등 위력으로 피해자 D 보안요원들의 D 공장 출입관리 업무를 방해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들의 일부 법정진술
S, T, V, W, Y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X, Z 작성의 각 진술서
불법행위 현장사진
피고인들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D는 피고인들의 정당한 단체교섭 요구를 위한 출입을 부당하게 저지한 것이므로 그 업무는 보호가치가 없고, 피고인들에게는 업무방해의 고의도 없었으며, 피고인들의 이 사건 행위는 정당방위 또는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
판단
형법상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란 직업 또는 계속적으로 종사하는 사무나 사업으로서 타인의 위법한 행위에 의한 침해로부터 보호할 가치가 있으면 되고, 반드시 그 업무가 적법하거나 유효할 필요는 없으므로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업무인지 여부는 그 사무가 사실상 평온하게 이루어져 사회적 활동의 기반이 되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되고, 그 업무의 개시나 수행과정에 실체상 또는 절차상의 하자가 있다 하더라도 그 정도가 사회생활상 도저히 용인할 수 없는 정도로 반사회성을 띠는 데까지 이르거나 법적 보호라는 측면에서 그와 동등한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는 경우에 이르지 아니한 이상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된다(대법원 2015. 4. 23. 선고 2013도9828 판결 참조).
피고인들이 제출한 자료에 의하더라도, 피고인 A를 포함한 일부 하청업체 근로자들이 D를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등 청구사건(서울중앙지방법원 2016가합524550 등)에서 2020. 2. 6. ‘D는 원고들에게 고용의 의사표시를 하라’는 판결이 선고되기는 하였으나 D가 이에 불복하여 항소심 재판이 계속 중이었을 뿐만 아니라(의사의 진술을 명하는 판결은 판결 확정시에 의사표시가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일부 근로자들이 위와 같은 1심 판결을 받았다고 해서 곧바로 F조노 임원과 D 비정규3지회 지회장 등이 D를 상대로 ‘간접고용비정규직노동자 권리보장을 위한 기본협약(안)’과 관련된 단체교섭을 요구할 권한이 생긴다고 볼 수는 없다(실제 이 사건 발생 후 F노조가 2020. 5. 20. D 등을 상대로 중앙노동위원회에 제기한 노동쟁의 조정신청 사건에서, 2020. 6. 1. 위 신청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 노동관계 당사자 간의 노동쟁의라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결정이 있었다). 따라서 D가 그 단체교섭 요구를 이미 여러 차례 거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이를 요구하며 D에 출입하려는 피고인들을 비롯한 비정규직 3지회 회원들을 저지한 D 보안요원들의 출입관리 업무는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로 봄이 타당하다.
업무방해죄에서 업무방해의 범의는 반드시 업무방해의 목적이나 계획적인 업무방해의 의도가 있어야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자기의 행위로 인하여 타인의 업무가 방해될 것이라는 결과를 발생시킬 만한 가능성 또는 위험이 있음을 인식하거나 예견하면 족하다(대법원 2021. 3. 11. 선고 2016도14415 판결 등 참조).
제출된 동영상 cd에 나타난 당시 상황을 살펴볼 때, 선두에 선 피고인들을 비롯한 수십 명의 회원들은 ‘문을 열라’고 소리를 치며 구령에 맞춰 무리지어 D 정문 출입을 통제하는 보안요원들을 밀어 붙인 것을 시작으로 약 20여 분에 걸쳐 출입을 시도하며 그 과정에서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폭력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피고인들은 그와 같은 자신들의 행위가 위력을 이용하여 D 보안요원들의 출입관리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임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고, 설령 피고인들 스스로 자신들의 행위가 정당하다고 생각했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
어떠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하므로, 이와 같은 정당행위가 인정되려면, 첫째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의 법익 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그 행위 이외의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하며, 형법 제21조 소정의 정당방위가 성립하려면 침해행위에 의하여 침해되는 법익의 종류, 정도, 침해의 방법, 침해행위의 완급과 방위행위에 의하여 침해될법익의 종류, 정도 등 일체의 구체적 사정들을 참작하여 방위행위가 사회적으로 상당한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6도9307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피고인들이 목적의 정당성으로 주장하는 D에 대한 단체교섭권 행사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그 권리가 인정되기 어려운 점, D 보안요원들은 닫힌 출입문 앞에 서 있었을 뿐 달리 피고인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데, 피고인들을 비롯한 수십 명의 회원들이 D로의 강제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과 유형력 행사가 발생한 점, 피고인들의 단체교섭 요구안 전달이 긴급성을 가진다고 보기 어렵고 만일 단체교섭 요구안의 전달이 목적이라면 다른 방법으로도 충분히 전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발생 당시 피고인들 또는 노동조합의 법익(노동3권 또는 단체교섭권)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가 있다고 하기 어렵고, 단체교섭 요구를 위해 수십 명의 위력을 이용하여 보안요원들을 폭행한 행위가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정당한 행위라고 평가할 수도 없다. 라. 피고인들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피고인들: 형법 제314조 제1항, 제30조(공동업무방해의 점),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 한 법률 제2조 제2항 제1호, 형법 제260조 제1항(공동폭행의 점), 각 벌금형 선택
경합범가중
피고인들: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
피고인들: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피고인들: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이 사건 발생의 경위와 당시 현장의 위력과 폭력의 정도 및 각 피고인들의 범죄전력 등 기록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고려하면, 약식명령에서 정한 벌금액이 과다하다고 보이지 아니하므로 그 금액을 유지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박주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