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신청을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채권자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소명된다.
채무자 B 주식회사(이하 ‘채무자 회사’라 한다)는 상시 근로자 16,000원을 고용하여 선박 제조, 판매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채권자 A노동조합(이하 ‘채권자 조합’이라 한다)은 금속산업 분야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2001. 2. 8.경 설립된 전국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으로서 채무자 회사 소속 근로자로 구성된 C 지부를 두고 있다. 위 지부는 2021. 7. 22. 채무자 회사와 사이에 유효기간을 2020. 6. 1.부터 2022. 5. 31.까지로 하는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채무자 회사는 2021. 12.경 사무직 직원 중 책임급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취업규칙(이하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 한다)을 제정하고, 연봉제 급여세칙(이하 ‘이 사건 급여세칙’이라 한다)을 전면 개정하였는데(이하 편의상 개정 및 제정을 구분하지 않고 개정이라고만 칭한다), 그 주요내용은 ① 기존 취업규칙에 규정되어 있던 월차휴가제도를 폐지하고 연차휴가제도를 현행 근로기준법과 동일하게 정비하고, ② 기본연봉을 인상하되 각종 수당을 폐지하거나 단순화하며, 성과에 따른 급여의 비중을 상향하는 방향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하는 것 등이다.
채무자 회사는 이 사건 취업규칙과 급여세칙을 개정하면서 2021. 12. 9. ~ 16.
채무자 회사의 사무직 근로자 전체를 대상으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이 정한 취업규칙 변경절차를 거쳤고,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2022. 1. 1.자로 시행하였다.
이 사건과 관련된 채권자 조합과 채무자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 근로기준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채무자 회사의 근로자는 크게 사무직과 생산직으로 분류되며 생산직 근로자들은 과반수 이상이 채권자 조합의 조합원인 반면, 사무직 근로자들은 극히 일부만이 채권자 조합의 조합원이다.
채권자 주장 요지
이 사건 취업규칙과 급여세칙 개정은 취업규칙을 근로자들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 제94조에 따라 채권자 조합의 동의를 받아야 하나, 채무자는 채권자 조합으로부터 동의를 받지 않고 이 사건 취업규칙과 급여세칙을 개정하여 채권자 조합의 동의권을 침해하였고 근로자들의 집단적 동의를 받는 방식에도 중대한 하자가 있으므로 무효이다. 그럼에도 채무자가 변경된 취업규칙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게 되면 근로자별로 종전 취업규칙 적용시보다 많은 급여를 받아 부당이득이 생기거나, 적은 급여를 받아 체불임금이 생기는 등 극심한 혼란이 야기될 수 있으므로 본안판결 전에 취업규칙의 효력을 정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채무자의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채무자의 주장 요지
채권자 조합은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에 관한 동의권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취업규칙 무효확인소송 등의 본안소송을 제기할 확인의 이익도 없으므로 신청인 적격이 없다.
판단
살피건대, 채권자 조합이 이 사건 취업규칙 등의 적용대상이 아니고, 향후 취업규칙 무효확인 소송에 있어 법률상 이익을 가지는지의 여부에 의문이 있으나, 채권자 조합이 이 사건 취업규칙의 개정에 관하여 동의권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며 그 효력정지를 구하고 있는 이상, 노사문제의 자주적 해결 및 포괄적 지위 회복의 필요성 등이 고려되는 노동가처분의 특성상 그 주장의 당부를 떠나 채권자 조합에 이 사건 신청을 제기할 채권자 적격이나 신청의 이익 그 자체가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채권자 조합에게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에 관한 동의권이 있는지 여부는 신청이유의 유무로 다투어질 문제이다. 따라서 이 부분 채무자의 주장은 이유 없다.
신청이유에 대한 판단
피보전권리의 존부
채권자 조합은 ‘동의권 침해’를 피보전권리로 주장하나, 근로자 개인이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에서 정하는 채권자 조합의 동의를 얻지 않았음을 이유로 하여 이 사건 취업규칙 등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채권자 조합의 동의권 침해 자체를 이유로 하는 본안소송은 상정하기 어려운 점,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에 따른 동의권은 취업규칙 개정의 절차적 요건에 불과하여 임시의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에서 정하는 ‘권리관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동의권 침해 자체는 임시지위를 정하는 가처분의 피보전권리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보전의 필요성
채권자 조합이 이 사건 취업규칙 등의 불이익 변경에 대하여 가지는 동의권은 결국 근로자의 법률상 지위를 보호하기 위한 절차적 수단이므로, 이 사건 취업규칙 등의 개정으로 인하여 채권자 조합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나 급박한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지 여부는 채권자 조합에 대하여 독립적으로 판단할 수는 없고, 채권자 조합 소속 근로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이 사건 취업규칙 등의 변경으로 인한 기득이익의 침해는 결국 임금 손실 우려를 의미하는데, 추후 본안소송을 거쳐 이 사건 취업규칙이 무효로 확인되는 경우, 채무자 회사는 이 사건 취업규칙 등에 따라 지급한 금액과 종전 취업규칙에 따라 지급하였어야 할 임금액과의 차액을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고 추후 임금 정산과정이 복잡하다는 것만으로는 채권자 조합 소속 근로자들의 피해회복이 불가능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본안소송 판결 확정 전에 이 사건 취업규칙의 효력을 정지하여야 할 보전의 필요성도 소명되지 않는다.
결론
이 사건 신청은 이유 없으므로 모두 기각한다.
2022. 6. 15.
판사 이수영(재판장) 이태희 장성신
각주1) 채무자 회사는 2021. 7. 1.자로 사무기술직의 직위체계를 개편하여 종전의 ‘대리’와 ‘사원’의 명칭을 ‘선임’과 ‘매니저’로, 과장, 차장, 부장의 명칭을 통합하여 ‘책임’으로 변경하였다.
각주2) 채무자 회사는 사무직 근로자 5,137명 중 671명(13%)이 채권자 조합의 조합원이라고 주장하였다(답변서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