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전기공사업, 전기재료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2018. 4.경부터 2021. 6.경까지 사이에 피고와 근로계약을 맺고 피고 회사에서 시공하는 'Q 공사' 현장에서 근무한 후 퇴사한 근로자들이다.
피고가 원고들과 작성한 각 근로계약서에는 기준 근로시간을 초과한 근로 등에 대하여 매월 일정액을 제 수당으로 지급하기로 하면서 월급 또는 일당의 구성항목으로는 기본급, 주휴수당, 연장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 연차수당 등이 열거되어 있고, 기본급과 위 각 수당의 금액, 계산방법 등이 명시되어 있다(이하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이라 한다).
원고들 중 일부는 매월 일정액의 연차수당이 일당에 포함된 포괄임금약정은 무효이므로 근로기준법에 따른 미사용 연차수당을 지급하라는 취지로 피고의 대표이사인 R을 고소하였는데, 울산지방검찰청 검사는 2022. 3. 10. 위 R에 대하여 '법정 연차수당에 미달하지 않거나 초과한 금원을 지급하여 원고들에게 추가로 지급할 연차수당이 없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2, 4 내지 7호증, 을 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 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및 판단
주장의 요지
원고들은 근로기간 중 연차유급휴가를 부여받은 바도 없고, 이를 수당으로 지급받은 적도 없다. 아울러 원고 A, B, O의 경우 시간외근로수당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원고들은 연차휴가수당이 포함된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의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하였고, 고지를 받은 바가 없으며, 위 약정은 궁박 내지 강요에 의한 것으로 민법 제104조에 해당하여 무효이거나 민법 제110조에 해당하여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미지급 연차수당 및 시간외근로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근로자에 대하여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제 수당을 가산하여 이를 합산 지급함이 원칙이라 할 것이나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 급여액이나 일당 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3다66523 판결 등 참조).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이 체결되었다면 근로자가 포괄임금으로 지급받은 연장근로수당 또는 이에 갈음한 시간외수당, 야간수당, 휴일수당 등에는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의한 시간외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볼 것이어서, 근로자의 구체적인 시간외 근로시간 등을 인정하고 포괄임금으로 지급된 제 수당과 시간외 근로 등에 대한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의한 수당과의 차액의 지급을 명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2. 6. 14. 선고 2002다16958 판결 등 참조). 한편 연차수당이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기간을 근로하였을 때 비로소 발생하는 것이라 할지라도 당사자 사이에 미리 그러한 소정기간의 근로를 전제로 하여 연차수당을 일당 임금이나 매월 일정액에 포함하여 지급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며, 포괄임금제란 각종 수당의 지급방법에 관한 것으로서 근로자의 연차휴가권의 행사 여부와는 관계가 없으므로 포괄임금제가 근로자의 연차휴가권을 박탈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8. 3. 24. 선고 96다24699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피건대, 원고들은 피고 회사와 사이에 각종 법정수당이 포함된 일정 금액을 월 급여로 지급받기로 하는 이른바 포괄임금약정을 체결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리고 을 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에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원고들은 'Q 공사'를 위하여 채용된 현장 근로자들로서 해당 공정의 진행 상황, 기상 상황 등에 따라 근로시간, 근로일수 등이 유동적이고, 해당 작업 공정이 일찍 종료될 수도 있어 일정 출근율 내지 개근을 달성하지 못한 채 중도 퇴사한 경우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에 따라 매월 일정액의 연차수당을 미리 지급받은 방식이 근로자들에게 유리할 수 있는 점, 원고들이 속한 노조에서 피고측과 임금 교섭을 하면서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이고, 이에 대하여 원고들 역시 재직 중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점, 원고들은 기상 상황, 개인 사정 등의 이유로 결근한 날이 있더라도 월급을 고정적으로 지급받아 왔고,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에 따라 지급받은 연차수당이 법정 연차수당에 미달하는 경우가 거의 발생하지 아니하며 계속근로기간이 길수록 부족분이 상쇄되어 법정 연차수당을 초과하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이 원고들에게 불리하다거나 부당하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원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이 무효 내지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거나 피고가 원고들에게 미지급한 연차수당 및 시간외근로수당이 남아 있다는 점을 뒷받침할 수 있는 충분한 증거가 없다. 또한 포괄임금제란 각종 수당의 지급방법에 관한 것으로서 근로자의 연차휴가권의 행사 여부와는 관계가 없으므로,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이 원고들의 연차휴가권을 박탈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이 무효 내지 취소 사유에 해당함을 전제로 포괄임금에 포함된 정액의 법정수당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법정수당에 미달함을 이유로 한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동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