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24. 1. 23. 선고 2022나15991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울산 울주군 C에 있는 D식당을 운영해온 회사이고, 피고는 2008. 5.경부터 2019. 12. 31.까지 위 식당에서 종업원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나.

D식당은 2011. 12. 31.까지 소외 E 개인 명의로 운영되다가 2012. 1. 1.부터 법인인 원고로 전환되었고, 원고는 피고에 대한 고용을 승계하였다.

다.

피고는 퇴직 후 원고를 고용노동부에 진정하였고 원고로부터 퇴직금을 수령하였하였으며, 2020. 2. 14. 원고로부터 연차수당 명목으로 300만 원을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

원고와 피고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피고가 납부하여야 하는 건강보험료, 국민연금 보험료를 원고가 대신 납부하고 퇴직 시 이를 정산하기로 하였고, 퇴직금을 월급에 포함하여 퇴직급여로 미리 지급하였다. 그런데 피고가 퇴직 후 보험료 등을 정산하지 아니하고 원고를 고용노동부에 진정하여 원고로부터 퇴직금을 수령하였으므로 원고가 피고를 대신하여 2008. 5.부터 2011. 12.까지 납부한 건강보험료 1,560,930원, 국민연금 보험료 2,446,290원 및 피고가 월급에 포함하여 선지급 받은 퇴직급여 5,969,600원 합계 9,976,820원을 원고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

나.

피고

1)

원고는 피고에게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대신 피고가 부담해야 하는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등 제세공과금을 납부하고 피고에게 퇴직급여를 지급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를 반환할 의무가 없다.

2)

원고가 국민연금, 건강보험료를 대납하고 퇴직금을 선지급한 것이라고 보더라도 이러한 약정은 강행법규에 위반하여 무효에 해당하는데 이러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상사소멸시효 5년이 적용되고, 그 소멸시효기간을 10년이라고 보더라도 이미 소멸시효가 도과하였다.

3)

피고는 2008. 5.부터 2019. 12. 31.까지의 연차근로수당을 받지 못하여 원고를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울산지청에 고소하여 300만 원을 받았으나 2013년도부터 2019년 사이에 발생한 미지급 연차휴가수당이 5,782,714원이 있고, 이는 민법 제495조에 따라 그 소멸시효 완성 전에 상계할 수 있었던 것이므로 이를 가지고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채권과 상계하면 원고에게 지급할 금원이 없다.

3.

판단

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1)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발생

살피건대, 갑 제1,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와 피고는 2011. 12. 30.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특약사항에 ‘피고가 매월 납부 하여야 할 건강보험, 연금보험, 고용, 산재보험 등 제세공과금은 원고가 피고를 대신하여 매월 납부하며, 퇴직금 정산 시 정산 처리하여 원고에게 반환한다’는 내용을 기재하고 상호간 서명 · 날인한 사실, 원고가 작성한 2008년부터 2011년 사이의 피고의 임금대장에는 ‘피고가 납부하여야 할 원천징수금액은 원고가 대납을 하며 퇴직 시 정산한다. 단, 퇴직 후 매월 수령한 퇴직급여에 대하여 퇴직금을 수령하고 영수한 것으로 인정하며 어떠한 형태로든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면 원고가 대납한 원천징수금액을 정산하지 아니하며 반환하지 아니하여도 된다(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 한다)’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 원고는 피고가 납부하여야할 원천징수금액을 공제하지 아니하고 퇴직급여를 포함한 월급을 매월 피고에게 지급하였고, 피고는 이를 영수액으로 확인 · 수령하고 임금대장에 영수인으로서 서명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약정에 따라 피고를 대신하여 2008. 5.부터 2011. 12.까지 피고가 납부해야 할 제세공과금 등을 대납하고 이와 함께 매월 퇴직금에 대한 선지급조로 퇴직급여를 지급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를 피고에 대한 수당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그런데 이 사건 약정은 원고가 제세공과금 등을 대납하고 매월 퇴직급여를 피고에게 지급할 것을 조건으로 근로자인 피고에게 장래 발생할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할 것을 전제로 하므로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위배되어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고, 피고가 퇴직 이후 원고로부터 별도로 퇴직금을 지급받았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피고는 공평의 견지에 따라 원고가 대납한 제세공과금 및 원고가 매월 피고에게 선지급 명목으로 지급한 퇴직급여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2)

부당이득반환의무의 범위

갑 제14, 16, 1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2011. 12.까지 납부한 피고의 건강 · 장기보험료는 합계 1,647,890원(=239,120원 + 415,080원 + 485,850원 + 507,840원)이고, 원고가 2011. 12.까지 납부한 피고의 국민연금 보험료는 합계 2,810,760원(=468,000원 + 729,000원 + 810,000원 + 803,760원)이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위 건강 · 장기보험료, 국민연금보험료의 합계액 4,458,650원의 1/2인 근로자 부담분 2,229,325원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또한 갑 제1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08. 5.부터 2011. 12.까지 피고에게 지급한 퇴직금 선지급액은 5,969,600원(=800,000원 + 1,200,000원 + 1,384,800원 + 2,584,800원)이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원고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항변에 관한 판단

1)

소멸시효 완성 항변에 관한 판단

가)

약정이 무효임에 따라 발생하는 부당이득반환채권은 기한의 정함이 없는 채권으로 매월 각 금원이 지급된 날 즉시 성립하여 그로부터 시효가 진행된다. 이 사건 부당이득반환청구권에 관하여 상거래 관계와 같은 정도로 신속하게 해결할 필요성이 있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부당이득반환청구권에는 상법 제64조가 적용되지 아니하고, 소멸시효기간은 민법 제162조 제1항에 따라 10년이라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03. 4. 8. 선고 2002다64957, 64964 판결 등 참조).

나)

따라서 이 사건 소 제기일로부터 10년 이전에 원고가 대납한 2011년 4월분 이전의 건강 · 장기보험료, 국민연금보험료 중 근로자 부담분 상당액 및 퇴직급여 상당액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이미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와 같이 시효로 소멸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관하여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으므로, 2011년 5월분부터 12월분까지 대납한 건강 · 장기보험료 321,950원(=39,040원 × 8개월 + 9,630원) 중 1/2인 근로자 부담분 160,975원, 2011년도 국민연금 보험료 중 2011년 5월분부터 12월분까지 대납한 국민연금 보험료 535,840원(=803,760/12개월×8개월) 중 1/2인 근로자 부담분 267,920원, 2011년 5월분부터 2011년 12월분까지 피고에게 퇴직급여 명목으로 지급된 1,723,200원(=215,400원 × 8개월) 합계 2,152,095원만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피고의 소멸시효 완성 항변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약정에 반하여 2019. 12. 30. 퇴직금 지급청구를 하였으므로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도 2019. 12. 30.에 발생하였고 시효로 소멸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약정이 무효임에 따라 발생하는 부당이득반환채권은 기한의 정함이 없는 채권으로 매월 각 금원이 지급된 날 즉시 성립하여 그로부터 시효가 진행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

상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살피건대, 갑 1 내지 8, 10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에서 근무한 2009. 1. 1.부터 2011. 12. 31.까지, 2013. 1. 1.부터 2014. 12. 31.까지 1년에 최소 15개의 연차휴가가 발생한 사실, 피고가 사용하지 않은 연차일수를 통상시급을 바탕으로 미지급 연차수당으로 환산하면 피고가 구하는 2009년도 연차수당 578,000원, 2010년도 연차수당 607,766원, 2011년도 연차수당 601,807원, 2013년도, 2014년도 연차수당 598,785원을 각 초과하는 사실(예를 들어, 2014년도 미지급 연차수당의 경우 통상시급 5,730원에 일일 소정근로시간 8시간을 곱하여 일급을 환산한 후 연차발생일수 15일을 곱하면 687,600원이 된다), 위 미지급 연차수당의 합계액이 2,985,143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나)

피고의 원고에 대한 위 미지급 연차수당채권을 각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가 이 사건에서 구하고 있는 부당이득반환채권과 상계한다는 의사표시가 기재된 2023. 5. 3.자 준비서면이 2023. 5. 8. 원고에게 송달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고, 위 각 채권은 이행기가 정함이 없는 채권으로서 각 채권의 성립일에 상계적상에서 의미하는 이행기가 도래하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늦어도 2015. 1. 1.에는 원고의 각 부당이득반환채권과 피고의 미지급 연차수당채권이 모두 상계적상에 있었다고 할 수 있는데, 앞서 인정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 2,152,095원을 피고의 원고에 대한 자동채권 2,985,143원으로 상계하면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채권액은 남지 않음이 계산상 명백하므로[원고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은 각 그 성립일에, 피고의 미지급 연차수당채권은 각 연차수당의 발생일인 익년 1월 1일에 변제기가 도래한다고 할 수 있으므로, 피고의 2009년도 578,000원, 2010년도 607,766원 각 미지급 연차수당채권은 원고의 2011. 5.부터 2011. 9.까지 발생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의 각 성립일에 순차적으로 상계되고, 남은 부당이득반환채권 966,329원(=2,152,095원-578,000원-607,766원)은 이후 발생한 피고의 미지급 연차수당채권 2011년도 601,807원, 2013년도 598,785원의 발생일인 익년 1월 1일에 각 순차적으로 상계하면 남는 금원이 없게 되므로, 결국 피고의 위 자동채권과의 상계로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은 모두 소멸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다],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은 피고의 위 자동채권과의 상계로 그 각 상계적상일에 소급하여 모두 소멸하였다. 따라서 피고의 상계항변은 이유 있다.

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와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한 것이므로 연차수당이 기지급한 임금에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하나, 갑 제1 내지 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이 사건 근로기간 중 식당 종업원으로 근무하였고, 근로시간, 연장근로시간, 야간근로시간, 휴게시간 및 휴무일이 따로 정하여져 있었던 점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와 같이 피고가 담당한 업무의 특성을 고려하면 이를 통상의 감시 · 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설령 원고가 피고와 연차수당을 합산한 금액을 월 포괄임금액으로 정하여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규제를 위반하는 것으로서 근로자인 피고에게 불이익하여 효력이 없으므로, 피고에게 상계로 대항할 미지급 연차수당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원고의 이 부분 재항변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라)

원고는 피고가 상계로 대항하는 미지급 연차수당채권이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취지의 재항변을 하므로 보건대, 연차수당도 임금의 일종이고 임금채권의 소멸시효는 3년이므로 이 사건 소제기일인 2021. 5. 3.로부터 역산하여 3년 이전인 2018. 5. 3. 이전에 발생한 연차수당에 대한 채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이 그 완성 전에 상계할 수 있었던 것이면 그 채권자는 상계할 수 있는 것인바(민법 제495조 참조), 위 각 자동채권과 원고가 이 사건에서 구하고 있는 부당이득반환채권은 모두 이행기가 도래하여 그 무렵 상계적상에 있었음이 역수상 명백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마)

한편 원고는 2020. 2. 14. 피고에게 추가 연차수당으로 300만 원을 지급하였고 2019년도 연차수당은 지급하였으므로 피고에게 상계로 대항할 연차수당채권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18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19년도 연차수당 444,960원을, 2020. 2. 14. 추가 연차수당으로 300만 원을 각 피고에게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이는 2015년도부터 2018년까지 발생한 미지급 연차수당에 대한 지급합의에 따른 것으로 보일 뿐, 위와 같이 소멸시효가 완성되기 이전에 피고에게 발생한 미지급 연차수당에 대한 합의를 포함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소 제기일로부터 10년 이전에 지급된 2011년 4월분 이전의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읜 시효로 소멸하였고, 위와 같이 시효로 소멸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인 2011년 4월부터 12월까지 원고가 대납한 건강 · 장기보험료 160,975원, 국민연금 보험료 267,920원, 피고에게 퇴직급여 명목으로 지급한 1,723,200원(=215,400원 × 8개월)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은 상계로 모두 소멸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결국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하는바, 제1심 판결은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 및 원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김용철(재판장) 송인철 오수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