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자동차 부품의 생산 및 판매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2021. 1. 4. 주식회사 C(이하 'C'라 한다)에 입사하였고, 2023. 1. 1. 주식회사 D(이하 'D'라 한다)가 원고를 포함한 C 전 직원의 고용을 승계하였다. 원고는 2021. 1. 4.부터 현재까지 경주시 E에 위치한 피고의 사업장에서 자동차시트 프레임 용접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피고와 도급회사 사이의 계약관계
피고는 2020. 7. 1. C와 사이에, C에게 자동차부품 제조 관련 업무를 위탁하고, 피고가 그 대가를 지급하는 내용의 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2023. 1. 2. D와 사이에 같은 내용의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C와 D를 합하여 '이 사건 도급회사'라 하고, 피고가 이 사건 도급회사와 체결한 도급계약을 '이 사건 도급계약'<1>이라 하며, 원고가 이 사건 도급계약에 따라 담당한 자동차시트 프레임 용접업무를 '이 사건 도급업무'라 한다). 이 사건 도급계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2>
피고의 자동차시트 생산 공정
피고가 F 주식회사(이하 'F'라 한다)에 납품하는 자동차시트 생산 공정은, 1차 레이저용접(작업자가 시트 프레임을 지그 클램프에 장착한 후 로봇을 이용하여 레이저용 접을 하는 공정), 2차 서브조립(시트 프레임에 에어백, 케이블 등을 장착하는 공정), 3차 완성조립(자동차시트와 연결되는 전기장치를 조립하고 시트 작동을 시험하는 공정) 단계로 이루어지고, 완성조립을 마치면 마지막 공정인 방음실 검수를 거친 후 완성된 제품을 적재장에 이송한다. 이 사건 도급회사가 도급받은 업무는 위 공정 중 1차 레이저용접 및 2차 서브조립이고, 원고가 수행한 업무는 1차 레이저용접 공정에 해당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호증, 을 제1, 2, 5, 9호증(가지번호 있으면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
피고와 이 사건 도급회사는 형식상 도급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원고는 피고의 관리자로부터 지시·감독을 받았고 피고의 근로자들과 공동으로 업무를 담당하였기에 원고의 근무 내용 및 형태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한다. 그런데 피고가 원고를 파견 받아 시트 프레임 용접업무에 종사하게 한 것은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 제5조 제1항에서 정한 근로자파견대상 업무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파견법이 금지하는 불법파견에 해당하므로, 같은 법 제6조의2 제1항 제1호에 따라 사용사업주인 피고는 원고를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피고는 고용의무가 발생한 이후부터 피고의 정규직 근로자들이 지급받았던 임금에서 원고가 해당기간 이 사건 도급회사로부터 지급받은 임금을 공제한 차액 상당액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는 이 사건 도급회사에 소속된 근로자로서, 이 사건 도급회사가 피고로부터 도급받은 업무를 수행하였을 뿐 불법파견 근로자가 아니다. 원고는 이 사건 도급회사로부터 작업의 지휘·명령을 받았고, 원고의 근로형태 또한 이 사건 도급회사의 독자적인 판단과 권한 아래에 이루어졌으며, 원고의 업무는 피고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고, 전문성·기술성을 갖추었으며, 이 사건 도급회사는 이 사건 도급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과 설비를 갖추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도급계약의 실질은 근로자파견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는 원고를 직접 고용할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
판단
도급과 근로자파견의 구별 기준
사용사업주가 근로자파견 대상 업무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업무에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1호). 위 규정에 해당하는 사용사업주는 파견근로자를 직접고용할 의무가 있고,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가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사용사업주를 상대로 고용 의사표시를 갈음하는 판결을 구할 사법상의 권리가 있으며, 판결이 확정되면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직접고용관계가 성립한다(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6다239024 판결 등 참조).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위와 같이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93707 판결 등 참조).
근로자파견 해당 여부
다툼 없는 사실, 앞서 본 사실과 앞서 든 증거, 갑 제4호증, 을 제3, 4, 6, 7, 10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증인 G의 증언, 이 법원의 현장검증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로 인정되는 아래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에서 근로자파견의 징표로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이 사건 도급계약의 실질이 근로자파견으로서 원고가 이 사건 도급회사에 고용된 후 피고에게 파견되어 이 사건 도급업무에 종사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였는지 여부
원고의 작업 공간에 부착된 작업표준서 및 검사표준을 피고가 작성하여 부착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 사건 도급회사의 현장대리인 G(이하 '현장대리인'이라 한다)의 증언에 의하면, 위 작업표준서는 피고와 이 사건 도급회사가 그 내용을 협의하여 작성한 것이므로,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 피고가 원고에게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였다고 보기 부족하다.
오히려 이 사건 도급회사가 현장대리인을 통하여 원고에게 직접 작업지시 및 작업감독을 한 것으로 보인다.
곧 현장대리인은 매일 새벽 피고로부터 이메일을 통해 일일생산계획을 전달받은 후, 이 사건 도급회사가 보유한 재고를 파악하여 독자적으로 생산계획을 수립하여 이를 키오스크(MES)에 전산 입력하였고, 전산 입력한 내용을 종이형태의 '작업지시/보고서'(을 제4, 12호증)로 출력하여 원고를 포함한 이 사건 도급회사 소속 근로자들에게 전달하였다. 원고는 위와 같이 현장대리인이 수립한 생산계획에 따라 키오스크(MES)에 입력된 내용 및 작업지시/보고서에 기재된 생산 물량에 맞추어 이 사건 도급업무를 수행하였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 도급업무 수행 중 불량품 발생이나 설비고장 등의 문제가 발생하였을 경우, 현장관리인이 부재중인 경우에는 피고 담당자에게 보고하는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원칙적으로 현장관리인에게 보고하여 조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피고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
원고가 이 사건 도급업무를 수행한 피고의 사업장에서, 원고를 포함한 이 사건 도급회사 소속 근로자뿐 아니라 피고 소속 근로자들도 함께 작업을 수행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원고가 수행한 이 사건 도급업무는 1인 공정으로서 원고의 작업 장소는 원고 1인만 작업할 수 있는 독립적인 공간으로 분리되어 있다. 원고가 수행한 1차 레이저용접 공정은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수행한 3차 완성조립 및 그 이후의 공정과는 그 업무 내용에서도 구분된다.
또한 이 사건 도급회사는 보유한 재고에 따라 피고로부터 전달받는 일일생산계획에 따른 물량 그 이상 또는 그 이하로 작업 물량을 조절할 수 있다. 나아가 이 사건 도급회사는 보유한 재고가 부족한 경우,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수행하는 3차 완성조립 및 그 이후의 공정이 중단된 상황에서도 도급받은 1차 레이저용접 및 2차 서브조립 공정을 진행할 수 있고, 반대로 재고가 충분한 경우, 위 3차 공정 및 이후의 공정이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1차, 2차 공정을 중단할 수 있는바, 피고의 자동차시트 생산 공정을 원고의 주장과 같은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을 이용한 연속적인 생산 공정으로 볼 수 없다.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가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동일한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도급회사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였는지 여부
이 사건 도급회사는 피고의 관여 없이 독자적으로 원고를 고용하였고, 자체적으로 신규채용자 안전교육, 현장실습교육, 안전보건교육, 직장내괴롭힘 예방교육 등 각종 교육을 실시하였다.
또한 이 사건 도급회사 소속 근로자들이 이용하는 탈의실 및 휴게공간은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이용하는 탈의실 및 휴게공간과 분리되어 있다.
나아가 이 사건 도급회사는 원고를 포함한 소속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매일 근무일지를 작성하였고, 현장대리인의 현장 순회를 통해 소속 근로자들의 근무태도를 관리하였다.
이 사건 도급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원고가 맡은 업무가 피고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여부
앞서 본 것과 같이, 이 사건 도급회사가 도급받은 업무는 피고의 자동차시트 생산 공정 중 1차 레이저용접 및 2차 서브조립 공정으로서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로 특정되고, 원고가 수행한 업무는 그 중 1차 레이저용접 공정으로서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수행한 3차 완성조립 및 그 이후의 공정과 구분된다. 피고가 진행하는 공정이 중단된 상황에서도 이 사건 도급회사는 도급받은 공정을 진행할 수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 이 사건 도급회사가 1차 레이저용접 및 2차 서브조립 공정을 마친 후 피고에 납품하는 제품의 품번은 피고가 최후 공정을 마친 후 F에 납품하는 제품의 품번과 구분된다.
또한 현장대리인의 증언에 따르면, 이 사건 도급회사가 작업한 제품의 불량률은 피고가 작업한 제품의 불량률 보다 현저히 낮은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도급회사는 그러한 생산능력과 품질관리능력을 인정받아 피고와 이 사건 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가 맡은 업무는 전문성과 기술성이 필요한 업무로 보인다.
이 사건 도급회사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여부
이 사건 도급회사는 피고와 사이에 사무실 및 안전보호구, 시설장비 등에 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여 이 사건 도급계약 수행에 필요한 물적 설비를 갖추고 있고, 피고와 구별되는 대표이사, 관리총괄업무를 맡은 상무, 경리 사원, 원고를 포함한 30명 이상의 소속 근로자를 두는 등 독립적 기업조직을 갖추고 있다.
소결론
원고가 수행한 이 사건 도급업무가 실질적으로 근로자파견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청구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연진(재판장) 하대경 전정우
각주1) 피고가 C와 체결한 도급계약과 D와 체결한 도급계약은 다소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그 내용이 동일하다.
각주2) 피고가 2023. 1. 2. D와 체결한 도급계약서(을 제2호증의3) 제17조의 내용이다. 피고가 2022. 7. 1. C와 체결한 도급계약서(을 제2호증의2)에는 제18조에 동일한 내용이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