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25. 7. 14. 선고 2023고정581 판결

주문

피고인들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은 양산시 C에 있는 피고인 B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서 부품가공 등 제조업을 경영하는 사업주이다.

1.

피고인 A

누구든지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지 아니한 사람을 고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2. 8. 4.경 불법체류 중인 D(E생, 국적 네팔)를 위 사업장에 고용한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지 아니한 외국인 4명을 고용하였다.

2.

피고인 B 주식회사

피고인 회사는 그 대표자인 A이 피고인 회사의 업무에 관하여 제1항 기재와 같이 출입국관리법 제94조 제9호를 위반하였다.

2.

판단

가.

관련법리

출입국관리법 제18조 제1항은 "외국인이 대한민국에서 취업하려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받아야 한다."라고 정하고, 제3항은 "누구든지 제1항에 따른 체류자격을 가지지 아니한 사람을 고용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정하고 있다. 같은 법 제94조 제9호는 '제18조 제3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지 아니한 외국인을 고용한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법률 규정의 문언, 형벌법규의 해석 법리,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이하 '파견법'이라 한다)의 규율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출입국관리법 제94조 제9호, 제18조 제3항의 '고용'의 의미도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지 않은 외국인으로부터 노무를 제공받고 이에 대하여 보수를 지급하는 행위를 말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사용사업주가 근로자파견계약 또는 이에 준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파견사업주로부터 그에게 고용된 외국인을 파견받아 자신을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출입국관리법 제94조 제9호, 제18조 제3항이 금지하는 고용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0. 5.14. 선고 2018도3690 판결 참조).

한편,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고 한다) 제2조 제1호에 의하면,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 · 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위와 같이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해당 근로자에 대하여 직 · 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 · 명령을 하는지, 해당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 · 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해당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 · 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2다17806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에 관한 구체적인 판단

1)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들이 인정된다.

가)

피고인 A이 운영하는 피고인 B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회사'라고 한다)는 이 사건 외국인 근로자들과 사이에 개별적으로 어떠한 형식의 계약도 체결한 바 없고, F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G(이하 'G'라고 한다)와 사이에 도급계약을 체결한 뒤 G로부터 이 사건 외국인 근로자들을 공급받았다.

나)

G는 독립된 법인으로 그 이름으로 모집한 외국인 근로자를 피고인 회사뿐만 아니라 다수의 다른 제조업체에도 공급하여 왔다. 위와 같은 인력 공급은 G가 피고인 회사 등 제조업체로부터 요청받은 인원수를 맞추어 공급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고, 외국인 근로자의 무단결근 등으로 일손이 부족하게 될 경우 G는 피고인 회사의 요청에 따라 추가 또는 대체 인력을 공급하는 등 인력의 수급과 관리 업무를 담당하여 온 것으로 보인다.

다)

G는 피고인 회사의 운영이나 생산 등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고, 공급한 외국인근로자들이 피고인 회사에서 담당할 구체적인 업무에 관여하거나 그에 따른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직무 교육, 업무지시 등을 하지도 않았다. 피고인 회사 소속 직원이 G에서 공급한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직무교육, 업무지시를 하고 출퇴근 시간, 추가 근무 시간, 휴무 · 휴가를 관리하는 등 피고인 회사가 이 사건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업무상 전반적인 지휘 · 감독권한을 행사하였다.

라)

피고인 회사에 공급된 외국인 근로자들은 피고인 회사에 본래 소속된 근로자들과 마찬가지로 기본적인 업무부터 익히기 시작하여 점차 기계를 다루는 등의 기술적인 업무를 배웠는데, 이 사건 외국인들이 피고인 회사에서 담당하였던 업무는 CNC 기계를 작동하는 일, 제품 외관 검사를 하는 일 등으로 특수한 전문성 · 기술성이 요구되는 업무는 아니었다.

마)

G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공급받은 회사에서 작성한 근무표를 기초로 G 명의의 월급명세서를 작성하여 외국인 근로자들로부터 확인을 받은 뒤 해당 월급명세서에 기재된 금액 전액을 근로자들의 금융계좌로 입금하는 방식으로 급여를 지급하였다. 위 월급명세서의 공제 항목 중에는 월 급여의 4%에 해당하는 'tax' 항목이 있는데, G는 위와 같이 외국인 근로자들의 월 급여에서 4%를 공제하고, 근로자들을 공급받은 제조업체들로부터 외국인 근로자들의 월 급여에 7%를 할증한 금액을 도급비로 정산받음으로써 수익을 창출하였다.

2)

위 인정사실에 나타난 다음과 같은 여러 사정들, 즉 G가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상실하여 피고인 회사의 노무대행기관과 동일시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존재가 형식적 · 명목적인 것으로 볼 수 없는 점, 피고인 회사는 G와 사이에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G로부터 기계 작동 및 제품 외관 검사 업무 등에 필요한 인력으로 이 사건 외국인 근로자들을 공급받았을 뿐인 점, 위와 같이 형식적으로는 도급계약이 체결되어 있었으나 실질적으로는 G는 피고인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근로자를 그 인원수만맞추어 공급하였을 뿐 피고인 회사의 직접적인 지휘 · 감독 아래 이 사건 외국인 근로자들이 업무를 수행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회사가 이 사건 외국인 근로자들을 직접 고용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사용사업주인 피고인 회사가 파견사업주인 G로부터 그에게 고용된 이 사건 외국인 근로자들을 파견받아 자신을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이 출입국관리법 제94조 제9호, 제18조 제3항에서 금지하는 고용행위를 하였다고 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이현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