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24. 1. 11. 선고 2023나11491 판결

주문

1.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항소와 피고 B 노동조합의 원고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 다.

2.

원고와 피고 C 유한책임회사 사이의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B 노동조합 사이의 항소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1.

제1심판결의 인용

원고는 피고들을 상대로 7가지 공정대표의무 위반사유를 주장하며 그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위자료 3,100만 원의 공동지급을 구하였는데, 제1심법원은 그 중 한 가지 사유인 '피고 노동조합의 원고에 대한 잠정합의안 자료 불성실 제공행위'(❻주장<1>)만을 공정대표의무 위반 및 불법행위로 인정하여 피고 노동조합에 500만 원의 위자료 지급을 명하고,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는 모두 기각하는 제1심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나머지 6가지 사유(❶ 내지 ❺, ❼주장)도 공정대표의무 위반 및 불법행위에 해당함을 강조하며 항소를 제기하였고, 피고 노동조합도 위 자료 불성실제공행위에 관한 고의와 원고의 손해가 없음을 다투며 항소를 제기하였는바, 이 법원이 적을 이유는 아래와 같이 각 항소인들이 이 법원에서 강조하거나 추가한 주장에 관한 판단을 덧붙이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피고 노동조합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❻주장)

피고 노동조합은, 2021. 3. 20. 잠정합의안에 관하여 설명을 진행한 충주지부장은 2020. 12.경 선출되어 뒤늦게 교섭에 참여하는 바람에 단체협약의 정확한 변경사항을 인지하지 못하였을 뿐 고의로 원고 지회에 잘못된 정보를 전달한 것이 아니고, 당시 원고측 대의원들은 잠정합의안에 대한 대의원 투표 절차에서 모두 반대표를 행사하였으므로 원고가 어떠한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잠정합의안에 대한 표결을 앞둔 설명회에서의 정보 제공은 그 절차상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지므로, 원고 지회장으로부터 성과급 미지급 기준(기존 단체협약 제51조 제4항)의 삭제 여부를 질의 받은 충주지부장으로서는 전체 잠정합의안을 다시 살펴보거나 이를 원고 지회장에게 제공하는 등의 방법으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한 과실이 있고, 그로 인하여 그릇된 정보를 제공받은 원고 지회로서는 다른 대의원들을 상대로 위 조항의 존치에 관한 반대의견을 개진할 기회를 박탈당하였으며, 그 상태에서 표결이 이루어짐으로써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입게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 노동조합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원고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원고는 제1심법원이 불법행위로 인정하지 아니한 나머지 사유들에 대하여도 피고들이 불법행위 책임을 부담해야 하므로 피고들은 추가로 원고에게 위자료 2,600만 원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원고의 주장 사유들은 크게 정보 제공(❶주장), 근로시간 면제 배분(❷,❹,❺주장), 복수노조간 동등 처우(❸, ❼주장)에 관한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살피건대, 원고가 이 사건에서 문제 삼고 있는 피고들의 각 행위에 관하여 각 지방노동위원회가 이를 모두 공정대표의무 위반으로 인정하고 필요한 시정명령을 한 점(갑 1, 2, 3호증)과 이 사건에서 각 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존재하였던 차별적 상황에 관하여 피고들이 그와 같은 차별에 합리적 이유가 있었다는 점을 충분히 주장 · 입증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음을 고려하면, 피고들의 각 행위 중 일부는 공정대표의무위반으로 판단할 여지도 있어 보인다.

그러나, 노동조합법 제29조의4 제2, 3, 4항에 따른 시정조치 요청 사건의 경우 실제현장에서 조금이라도 더 개선된 방향으로의 시정조치를 통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하여 교섭대표노조 또는 사용자의 고의 또는 과실 유무를 떠나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에 해당하는 공정대표의무 위반의 개념을 다소 넓게 인정할 정책적 필요가 있는 반면, 그 공정대표의무 위반행위에 관하여 민법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까지 인정하기 위해서는 위법행위에 대한 고의 또는 과실 및 그로 인한 손해발생이 인정되어야 하고, 나아가 교섭대표노조 또는 사용자가 공정대표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원인과 동기, 단체협약의 체결을 위한 일련의 경과와 결과, 교섭대표노조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소수노조의 관계, 이후 경과 등을 종합하여 교섭대표노조 등에 손해배상책임 또는 위자료 지급책임을 돌릴 만한 합당한 사유가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위와 같은 기준에 비추어 이 사건을 돌이켜 보건대, 원고가 이 법원에 추가로 제출한 증거들까지 보태어 보더라도 아래와 같은 이유로 위 여섯 가지 사유들에 관한 피고들의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가.

회의록 지연제공 사유(❶주장)

살피건대, 갑 1, 2, 5, 7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원고가 2023. 11. 17. 제출한 참고서면 9쪽 이하에 기재한 표 참조)를 더하면, 피고 노동조합이 원고 지회에 교섭 회의록을 제공함에 있어 일부는 차회 교섭일이 경과한 후에야 한꺼번에 회의록을 제공한 것을 비롯하여 그 제공이 신속하지 못한 경우가 꽤 있었고, 이러한 문제점은 이 사건 1차 시정판정 이후에도 몇 차례 더 이어져 이 사건 2차 시정판정에서도 위반행위로 판단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피고 노동조합의 지연된 정보제공 행위가 절차적 공정대표의무 위반에까지 이르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단체교섭의 전 과정을 전체적 · 종합적으로 살펴 피고 노동조합이 원고 지회에 기본적이고 중요한 사항에 대한 정보제공 및 의견수렴 절차를 충분히 거치지 않는 등 피고 노동조합이 가지는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여 원고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한 경우이어야 하는데(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9다262582 판결 참조),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위와 같이 피고 노동조합의 회의록 제공이 일부 지연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다거나 그것이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①

원고 지회에 대한 회의록 제공이 며칠씩 지연된 경우가 있기는 하였으나 피고 노동조합은 모든 회의록을 원고 지회에 제공하였고, 회의록 정리와 작성에 어느 정도시간이 필요한 사정을 감안할 때 그와 같은 지연의 횟수나 정도가 지나치게 부당하다거나 그 지연이 원고를 특정 교섭절차에서 배제할 고의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정도는 아니다.

②

당시 교섭절차는 코로나 19로 인해 느리게 진전되어 총 40차례의 교섭을 거친 끝에 시작일로부터 약 11개월 만에 완결되었는바, 교섭의 전체적 과정을 고려할 때 원고가 피고 노동조합에 자신의 의견을 제시할 기회는 부족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을나 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실제로 원고는 임단협 진행 관련 조합요구안을 확정하기 전인 2020. 10. 30. 피고 노동조합에 성과급, 진급, 근로시간면제 배분의 건 등에 관하여 피고 회사와의 재교섭을 요구하는 의견을 개진하기도 하였다).

③

원 · 피고들이 이 법원에 제출한 증거들 중 서로 주고 받은 공문의 내용과 상대방에 대한 회신의 시간적 간격에 비추어 원고 지회와 피고들 사이에는 실제 의견교환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결과적으로도 피고 노동조합의 지연된 정보제공 행위로 인해 원고가 의견수렴 절차에서 배제되었다고 볼 자료가 부족하다.

④

원고는 피고의 정보제공 지연으로 2020년 단체협약에 원고 지회 조합창립일, 상여금 재직자기준 산입, 근로시간면제 한도 등에 관한 원고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뒤늦은 정보제공에 불만과 불신을 가진 원고 지회 조합원들이 이탈하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나, 그와 같은 결과가 10여 차례에 걸친 피고 노동조합의 회의록 제공 지연으로 인해 발생하였다고 볼 근거는 미약하다.

⑤

원고는 피고 노동조합이 2022년 단체교섭 과정에서도 원고에 대한 회의록 제공을 지연하여 노동위원회에서 공정대표의무 위반 판정을 받은 점(갑 11, 12호증)으로 미루어 피고 노동조합의 2020년도 회의록 제공 지연도 고의적인 차별 행위로 보아야 한다고 강조하나, 재차 반복된 그와 같은 행위가 별도로 불법행위를 구성하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그러한 사정만으로 앞서 본 여러 사정에도 불구하고 2020년도의 피고 노동조합의 회의록 제공 지연이 차별적 고의에서 비롯되었다고 단정하기는 곤란하다.

나.

근로시간면제 배분과 관련한 사유(❷,❹,❺주장)

1)

원고 지회에 대한 근로시간면제 미배분 및 차별적 배분에 관하여(❷,❹주장)

갑 1, 2, 6호증, 을나 1, 2, 10, 11, 1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원고 지회장이 2020. 4.경 피고들에게 원고 지회에도 근로시간면제의 일정 부분을 배분해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피고 노동조합은 2020년 단체교섭에서 정할 예정이라는 회신만 하고, 피고 회사도 원고와 피고 노동조합에 서로 협의해서 배분결과를 알려달라고 촉구하였을 뿐, 피고들은 8차 교섭과정까지 실제 근로시간면제 배분에 관한 교섭을 전혀 진행하지 않은 채 피고 노동조합만 단체교섭 과정에서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우선 사용한 사실, 이후 이 사건 1차 시정판정에서 '피고들이 단체협약 체결 과정이라는 이유만으로 피고 노동조합과 차별하여 원고에게는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전혀 배분하지 않은 것은 공정대표의무 위반이므로, 판정서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합의하여 적용할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원고에게도 배분하라'는 결정이 나오자 피고들은 2020. 10. 16. 9차 회의에서 최초로 그에 관한 교섭을 진행하였는데, 피고 노동조합은 2020. 11. 13. 총 면제한도시간 6,000시간 중 1,800시간을 자신의 교섭대표노동조합 고유업무 시간으로 우선 배정하고 나머지 4,200시간을 그 당시 조합원수로 안분하는 방법으로 원고에게 417시간을 배분하는 안(이하 '이 사건 배분안'이라 한다)을 통지하였고, 피고 회사는 이 사건 배분안을 기준으로 회사 내 3개 노동조합에 면제시간 사용인원 수 및 시간의 확인 요청 절차를 진행한 사실, 이에 원고가 재차 울산지방노동위원회에 시정조치를 신청하였고, 이 사건 2차 시정판정에서 '이 사건 배분안은 공정대표의무에 위반되므로 피고들은 판정서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합리적인 수준으로 재배분하도록 합의하고, 피고 노동조합은 원고와 면제시간 배분과 관련하여 성실히 협의하라'는 취지의 결정이 나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와 같이 피고 노동조합만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우선 사용하고 피고 회사는 이를 용인하면서 원고 지회에는 수 개월간 면제시간을 전혀 배분하지 않거나 총 면제한도의 30%를 공제한 나머지 시간만을 조합원 수로 안배한 것은 차별적 행위라 할 것이고, 이에 대하여 피고들이 들고 있는 사정, 즉, 당시 소외 지회의 조합원 수가 확정되지 않았다거나 원고와 피고 노동조합 사이에 고유업무를 위한 시간 배분 비율에 관한 합의가 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그와 같은 차별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평가하기 어려우므로, 피고들의 위 행위는 공정대표의무 위반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다만, 피고들의 그와 같은 공정대표의무 위반행위가 원고에 대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하거나 그로 인하여 원고에게 위자료를 지급해야 할 정도의 비재산적 손해가 발생하였는지 보건대,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①

원래 피고 회사에 피고 노동조합만 있던 상태에서 2019년에 원고 지회와 소외 지회가 순차로 설립되면서 2020년 단체교섭 과정에 복수노조간 근로시간면제 배분에 관한 문제가 처음 대두되었는데 당시에는 명확한 기준이나 전례가 없었다. 그런데 교섭 초기부터 코로나 19로 인해 피고들의 교섭 자체가 제대로 진전되지 않는 상황이었고(갑 6호증의 6), 피고 회사는 원고와 피고 노동조합 사이의 배분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적극적 · 임시적 배분조치를 취하는 대신 상호 협의를 독려하는 입장을 취하며 몇 개월이 경과하게 되었다(을나 1, 2호증). 그러던 중 이 사건 1차 시정판정이 나오자 피고들은 그 명령에 따라 곧바로 근로시간면제 배분에 관한 절차를 진행하고 피고 노동조합이 이 사건 배분안을 도출하였는데, 결과적으로 이 사건 배분안의 내용이 이 사건 2차 시정판정에서 불공정하다는 취지의 판단을 받기는 하였으나 피고들이 그 행위 당시에 명백히 불공정함을 알고도 그와 같이 배분하였음을 뒷받침할 자료는 없다. 이후 피고들은 이 사건 2차 시정판정에 따라 다시 배분 협의를 진행하였는데(을가 1호증), 결국 원고와 나머지 노동조합 간에 고유업무 배분시간에 관한 협의가 되지 아니하자(원고 의견 최대 15%, 피고 노동조합 의견 최소 25%, 소외 지회 의견 20%) 피고 회사는 2021. 8. 절충안으로 20%를 사후 노조간 협의에 따라 정산배분할 것을 조건으로 공제하고 나머지 80%의 시간을 조합원 수로 배분하기로 결정하였다(을나 18호증). 이와 같은 근로시간면제 배분 절차의 전체 진행 과정과 피고들이 이 사건 1, 2차 시정판정에 따라 취한 태도 및 복수노조 체제로의 전환 초기에 어느 정도의 시행착오는 거칠 수밖에 없는 점, 교섭대표노동조합의 고유업무 수행을 위한 근로시간면제 우선배분의 경우 그 비율의 적정성이 문제될 수는 있으나 그 배분 자체가 합리적이유 없는 차별이라고 할 수는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들이 근로시간면제 배분협의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약 6개월간 피고 노동조합만 단체교섭에 필요한 근로시간 면제를 우선 사용하고 원고에게는 그 배분을 지연하거나 이후 비율면에서 다소 차별적인 이 사건 배분안을 제시한 것(피고 회사는 이를 용인한 것)이 원고 지회를 근로시간 면제에서 완전히 배제하거나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려는 고의에서 비롯되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원고가 2023. 11. 17. 제출한 참고서면 첨부 7 판정서 기재에 의하면, 피고들이 2022년에도 재차 교섭대표노동조합에 총 근로시간면제 시간의 30%를 우선배분하는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이나, 그로 인한 불법행위 책임 성립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그러한 사정을 이유로 피고들의 고의를 소급하여 추단하기는 곤란하다).

②

또한 원고 지회는 이 사건 1차 시정판정 이후인 2020. 10. 5.경부터 피고 회사에 대상자와 날짜, 시간을 특정하여 근로시간면제 요구를 하였고, 피고 회사는 추후 배분 합의에 따라 정산한 것을 조건으로 원고 지회에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인정해 주어, 결과적으로 원고 지회는 2020년의 경우 총 519시간(2020. 8. 31.부터 2020. 12. 31.까지)을, 2021년의 경우 509시간을 각 사용한 점, 이와 같은 개선을 이끌어내기까지 원고 지회가 2020. 4.부터 2021. 4.경까지 약 1년간 여러 차례 공문을 발송하고 2차례의 시정조치를 신청하는 등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사정이 인정되고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이나, 이는 복수노조의 설립과 그에 따른 상호 관계를 정립해 나가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것으로 그 노력이 현실적으로 수용가능한 정도를 훨씬 초과한다고 보이지는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들의 행위로 원고에게 위자료를 지급해야 할 정도의 비재산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평가하기도 어렵다.

2)

피고 회사의 근로시간 면제자에 대한 급여 지급의 차별성에 관하여(❺주장)

피고 회사가 피고 노동조합의 근로시간 면제자에 대하여는 근로시간 면제자가 되기 전 3개월간의 평균임금에 해당하는 급여를 지급한 반면, 원고 지회의 근로시간 면제자에 대하여는 소정근로시간인 1일 8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급여를 지급한 것은 그 자체로 차별적 행위에 해당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 회사가 주장하는 사정, 즉, '피고 회사 내 노동조합들 사이에 근로면제시간 한도를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용자로서는 누구에 대하여 몇 시간에 대한 급여를 지급하여야 할지 결정할 수 없다'는 사정은 모든 노동조합에 공통적인 상황이므로 적어도 원고 지회와 피고 노동조합의 근로시간 면제자를 차별 대우할 정당한 사유로 인정할 수는 없다.

다만, 피고 회사의 위와 같은 행위가 원고에 대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하거나 그로 인하여 원고에게 위자료를 지급해야 할 정도의 비재산적 손해가 발생하였는지 보건대, ① 이 사건 1차 시정판정 이후 피고 회사가 이 사건 배분안에 따라 근로시간면제를 배분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한 결과 2020. 12.경 원고 지회의 파트타임 사용자가 M지회장, N 사무장임이 확정되었고, 피고 회사는 각 면제자에 대한 임금소급 지급은 노동조합간 배분합의가 확정되면 지급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점(을나 10, 11, 12호증), ② 당시 피고 회사로서는 이 사건 배분안보다 더 많은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원고 지회에 잠정 배분한 상태여서 추후 노동조합간 합의 결과에 따라 그 중 일부를 환수하여야 할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두고 일단 원고 지회의 근로시간 면제자에게는 1일 8시간 기준임금을 지급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그러나 이 사건 2차 시정판정에서 그와 같은 임금 지급의 차이가 공정대표의무 위반으로 판단되자 그 시정명령을 이행하여 2021. 4. 28. 원고 지회의 근로시간 면제자(지회장 M)에게 피고 노동조합에 대한 지급기준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되 향후 배분 합의 결과에 따라 환수조치가 될 수 있다는 확인을 받은 점(을나 13호증) 등을 종합하면, 피고 회사의 위와 같은 행위가 원고 지회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려는 고의에서 비롯되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나아가 그로 인한 금전적 피해가 시정조치로서 바로 회복된 이상 그와 별개로 비재산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다.

복수노조간 동등 처우와 관련한 사유(❸, ❼주장)

1)

노동조합 사무실 사무기기 및 시설 제공 차별성에 관하여(❸주장)

갑 1, 3, 9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에다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피고 회사가 원고 지회에 사무기기, 특히 컴퓨터와 인터넷을 제대로 제공하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었고 그와 같은 시설 등의 수준이 피고 노동조합에 제공한 시설 등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한편, ① 사용자가 교섭대표노동조합과 그 외의 노동조합에 반드시 모든 시설을 일률적이거나 비례적으로 제공하여야만 하는 것은 아닌 점(원고가 인용한 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7두40655 판결도 사용자가 교섭대표노동조합에는 상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사무실을 제공하면서 교섭참여노동조합에는 사무실을 전혀 제공하지 않거나 일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설만 제공한 경우를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로 보면서, 사용자는 반드시 일률적이거나 비례적이지는 않더라도 상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일정한 공간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 ② 앞서 본 바와 같이 복수노조 상황에서의 행동 기준이 아직 정립되기 전이고, 피고 회사가 공정대표의무를 수행하는 과정에 모든 것을 일거에 동등하게 처우할 수 없는 현실적 한계가 있으며, 피고 회사는 나름대로 컴퓨터와 인터넷의 제공이 늦어진 사유를 설명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원고 지회가 제공받은 시설이 상대적으로 열악하거나 편의시설의 지원이 다소 지연된 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공정대표의무 위반이라거나 나아가 피고 회사에게 원고 지회를 차별적으로 대우하려는 고의가 있었던 것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2)

조합창립일 유급휴일 지정 차별성에 관하여(❼주장)

갑 3, 10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2018년 단체협약 제40조 제5항은 유급휴일 중 하나로 회사 창립기념일과 노조창립일을 규정하고 있었고 당시에는 피고 노동조합만 설립되어 있었으므로 위 '노조창립일'은 피고 노동조합의 창립일로 해석되었던 사실, 이후 원고 지회가 2020. 4. 16.경 피고 노동조합에 제출한 2020년 단체협약안에는 제40조 제5항을 '회사 창립일, 근로자의 날. 단, 회사 창립일은 각 노조 노동조합창립일(C 노동조합 12월 4일, E 노동조합 2월 22일, C 사무직 지회 11월 15일)과 근로자의 날이 중복될 시 다음 근무일을 유급휴일로 한다'로 변경하는 안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후 피고들 사이에 체결된 2020년 단체협약 제40조 제5항은 기존과 동일하게 규정되어 있었던 사실, 이에 원고가 시정조치 신청을 하였고 이 사건 2차 시정판정에서 '피고들이 체결한 단체협약 제40조 제5항에 피고 노동조합의 창립일만 유급휴일로 정한 것은 공정대표의무 위반이므로 그 차별을 개선하라'는 판정이 나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단체협약에서 피고 노동조합의 창립일만을 유급휴일로 규정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이므로(피고들도 특별히 정당한 사유가 있음을 주장하지는 아니한다) 이는 공정대표의무 위반이라 할 것이다.

다만, 피고들의 위와 같은 공정대표의무 위반행위가 원고에 대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하거나 그로 인하여 원고에게 위자료를 지급해야 할 정도의 비재산적 손해가 발생하였는지 보건대, ① 피고 노동조합이 원고 지회가 제출한 제40조 제5항에 대한 변경안을 실제로 검토하였는지, 피고들이 어떠한 경위로 제40조 제5항을 존치하는 것으로 협의를 하였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없으나, 이 사건 2차 시정판정 사건에서 피고 노동조합은 '단체교섭 과정에서 일부 실수는 있었으나 고의는 아니며 원고 지회의 창립일을 유급휴일로 추가 지정하는데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고(갑 3호증), 피고 회사는 원고 지회가 피고 노동조합에 그와 같은 변경안을 제출하였음을 알지 못한 채 복수노조가 설립된 상황에서 제40조 제5항의 '노조창립일'을 존치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들에게 제40조 제5항을 존치함으로써 원고 지회를 차별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자료는 없는 점, ② 설령 피고들이 단체교섭 과정에서 이를 간과한 것이 과실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100여 개에 이르는 단체협약 조항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정도의 업무상실수로 보이고, 피고 회사는 이 사건 2차 시정판정에 따라 2021. 11. 10. 경영상의 불이익을 감수하고 원고 지회의 창립일도 유급휴일로 인정하여 매년 2월 8일을 유급휴일로 추가 지정하였으므로(을나 17호증), 원고 지회에 위자료를 지급해야 할 정도의 비재산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할 때, 원고가 제출한 위 증거들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제1심판결은 결론적으로 정당하다.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항소와 피고 노동조합의 원고에 대한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주연(재판장) 유진현 이정목

각주1) 편의상 제1심판결문 6쪽부터 7쪽까지 기재된 원고의 주장 번호로 각 주장을 특정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