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를 벌금 100만 원에, 피고인 B을 벌금 300만 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들이 위 각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각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각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울산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4고단242
판결선고
2024. 8. 13.
범죄사실
전제사실
C조합 D 비정규직지회(이하 '비정규직지회')는, D 전 울산공장장 등이 울산공장 내에서 비정규직 근로자들로 하여금 자동차 직접생산공정업무를 하게 한 사실로 2023. 5.4. 울산지방법원에서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자, 2023.5. 24.경 D 사측에 '불법파견 해결을 위한 직접교섭에 응하고, 모든 사내하청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한다'는 등의 내용으로 직접교섭을 요청하는 공문을 전달하였다.
비정규직지회는 2023. 6. 1.과 같은 달 8.에도 D 사측에 직접교섭을 요구하였으나, D 사측은 비정규직 근로자들과는 근로관계가 없으므로 직접교섭대상이 아니라며 이를 거부하였고, 이에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은 2023. 6. 23. 14:00경 울산 북구 E에 있는 D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방송차량, 확성기 등을 준비하여 D 사측에 직접교섭 요구를 위한 집회를 하기로 하였다.
피고인 A의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피고인은 비정규직 지회장으로서, 비정규직지회 노조 업무를 총괄하는 사람이다.
옥외집회나 시위를 주최하려는 자는 그 목적, 일시, 장소 등을 기재한 신고서를 옥외집회나 시위를 시작하기 720시간 전부터 48시간 전에 관할 경찰서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D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의 미신고집회
피고인은 2023. 6. 23. 14:00경부터 같은 날 14:45경까지 위 D 울산공장 정문 앞 노상에서, 울산북부경찰서장에게 집회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D 사측과 직접교섭을 위해 비정규직지회 소속 조합원 약 40명을 집결하게 한 다음, 노조깃발을 설치하고 노조 방송차량의 확성기(스피커)를 이용하여 노동가요를 송출하며, 불특정 다수인이 보거나 들을 수 있는 상태에서 마이크를 통해 노조원들을 결속시키며 노조원들과 함께 D 정문을 통해 사옥 진입을 시도하였다.
이에 D 소속 경비원들은 조합원들의 정문 진입을 막기 위해 정문 앞을 봉쇄하고, 피고인을 포함한 조합원들은 진입을 시도하는 등 서로간의 충돌이 임박한 상황에서 집회관리를 위해 배치된 경찰관들이 조합원들을 제지하였고, 그 과정에서 경찰관에게 폭행을 가한 조합원 B이 현행범인 체포되었다.
피고인과 위 조합원들은 위와 같이 B이 체포된 것에 불만을 품고 D 정문 앞 보도블럭에 앉아 해당구역을 점거한 채, 피고인이 마이크로 발언을 시작하고 조합원들이 차례대로 마이크를 이어받아 '현대차 사측과 직접교섭 요구하라!, 비정규직 철폐하라!, 공권력 규탄한다!' 등의 내용으로 발언을 하며 구호를 제창하는 등 집회를 개최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관할 경찰서장에게 신고하지 아니하고 옥외집회를 주최하였다.
울산북부경찰서 정문 앞에서의 미신고집회
피고인은 제1의 가항 기재 미신고 집회에 참여하였던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과 함께 울산북부경찰서 정문 앞에서 위와 같이 체포된 조합원 B의 석방 요구와 공권력 규탄등의 목적으로 집회를 하기로 하였다.
피고인은 2023. 6. 23. 16:00경부터 같은 날 17:00까지 울산 북구 화동로 67 울산북부경찰서 정문 앞에서, 울산북부경찰서장에게 집회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비정규직지회 소속 조합원 약 30명을 집결하게 한 다음 보도블럭에 앉아 해당구역을 점거한 채, 피고인이 마이크로 발언을 시작하고 조합원들이 차례대로 마이크를 이어받아 'F' 등의 내용으로 발언하고, 다시 피고인이 'G' 등의 내용으로 발언을 하며 구호를 제창하는 등 집회를 개최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관할 경찰서장에게 신고하지 아니하고 옥외집회를 주최하였다.
피고인 B의 공무집행방해
피고인은 비정규직지회 대의원으로서, 제1의 가항 기재 미신고 집회에 참가하였다.
피고인은 2023. 6. 23. 14:14경 위 D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제1의 가항 기재와 같이 비정규직지회 소속 조합원들과 함께 D 사측과 직접교섭을 위해 정문으로 진입을 시도하던 중, 이를 막아서는 D측 경비원들과 충돌하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현장에 배치되어 있던 울산경찰청 소속 기동대 경찰관들이 범죄 예방과 진압을 위해 노조원들과 D측 경비원들의 분리를 시도하고, 조합원들의 회사로의 무단 진입을 제지하였다.
이에 피고인은 회사 진입을 제지하는 울산경찰청 H 소속 I 경감(50세)에게 "팔 치워라 개새끼야, 내가 낸 세금으로 월급 받는 놈이 왜 와서 막고 지랄이냐"라고 욕설을 하고, 양팔로 위 경찰관을 수회 밀치는 등 폭행을 가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경찰관의 범죄 예방과 진압에 관한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 B의 법정진술
피고인 A의 일부 법정진술
I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피해사진, 미신고 집회 채증 관련 사진 및 영상, 공무집행방해 채증 관련 사진 및 영상
피의자 A 페이스북 게시글
피고인 A와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판시 제1의 가항 집회에 관한 판단
피고인과 변호인은 위 집회는 사내 조합 활동에 불과하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이라 한다)에 따른 집회가 아니므로 신고 대상에 해당하지 않고 그렇지 않더라도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집시법상의 규율 대상인 '집회'란 "특정 또는 불특정 다수인이 공동의 의견을 형성하여 이를 대외적으로 표명할 목적 아래 일시적으로 일정한 장소에 모이는것"을 의미하고, '옥외집회'란 천장이 없거나 사방이 폐쇄되지 아니하는 장소에서 여는 집회를 말한다(집시법 제2조 제1호). 집시법 제15조는 학문, 예술, 체육, 종교, 의식, 친목, 오락, 관혼상제 및 국경행사에 관한 집회의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집시법 제6조에서 정한 신고의무를 면제하고 있으나, 그 외에는 별도로 신고의무를 면제하고 있지 않다. 판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판시 제1의 가항 집회 전인 2023. 6. 21. 페이스북에 파견법, 기간제법 등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과 함께 '불법파견 범죄 근절을 위한 직접교섭 쟁취투쟁, 6월 23일(금) 14시, D 정문 앞'이라는 글을 게시하여, 모임의 일시와 장소를 공지한 사실, 그에 따라 판시와 같이 비정규직지회 소속 조합원 40명가량이 2023. 6. 23. 14:00경부터 같은 날 14:45경까지 사방이 폐쇄되지 아니한 장소인 D 정문 앞 인도에 집결하여 확성기를 통하여 노동가를 송출하고 마이크를 통해 구호를 외치며 D 사옥으로 진입하려다가 이를 막아서는 D 소속 경비원들과 대치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과 함께 판시 증거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과 조합원들은 '불법파견근절, 비정규직 제도 철폐' 등 공동의 의견을 형성하여 이를 대외적으로 표명할 목적으로 모인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이는 집시법 제6조에서 정한 신고의무의 대상인 '옥외집회'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나아가 집시법이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주최하고자 하는 자로 하여금 관할경찰서장에게 그에 관한 소정의 신고서를 제출하도록 규정한 취지는 그 신고를 받은 관할경찰서장이 그 신고에 의하여 옥외집회 또는 시위의 성격과 규모 등을 미리 파악함으로써 적법한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보호하는 한편 그로 인한 공공의 안녕질서를 함께 유지하려는 사전조치를 마련하고자 함에 있는 점(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9도840 판결 참조), 피고인이 이 사건 집회 이틀 전인 2023. 6. 21. 이 사건 집회의 일시와 장소를 공지한 사실에 비추어 집회 시작 48시간 전에 충분히 집회신고를 할 수 있었던 것 으로 보이는 점 등을 비롯하여 이 사건 집회의 경위, 참가자 수와 그 진행 경과와 정도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의 위와 같은 미신고 옥외집회 주최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와 어긋나는 피고인과 변호인은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판시 제1의 나항 집회에 관한 판단
피고인과 변호인은 위 집회는 우발적 집회로서 사전에 신고할 수 없었으므로 미신고집회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미리 계획도 되었고 주최자도 있지만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 요구하는 시간 내에 신고할 수 없는 옥외집회인 이른바 '긴급집회'의 경우에는 신고가능성이 존재하는 즉시 신고하여야 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신고 가능한 즉시 신고한 긴급집회의 경우라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22조 제2항, 제6조 제1항을 적용하여 처벌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지만(헌법재판소 2014. 1. 28. 선고 2011헌바174 등 결정 참조), 긴급집회라 하더라도 현행법이 사전신고의무제를 취하고 있는 이상 신고의무 자체가 면제된다고 볼 수는 없다.
판시 증거들에 의하면, 판시 제1의 나항 범죄사실과 같이 이 사건 집회는 판시 제1의 가항 집회 과정에서 공무집행방해죄로 현행범으로 체포된 피고인 B의 석방 등을 요구하기 위해 비정규직지회 소속 조합원 약 30명이 울산 북부경찰서 정문 앞에 집결하여 2023. 6. 23. 16:00경부터 같은 날 17:00까지 피고인이 마이크로 판시와 같은 발언을 하고 조합원들과 함께 구호를 제창한 것으로, 당일 현행범 체포된 조합원인 피고인 B의 석방을 요구하기 위해 모인 것이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긴급성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위 집회의 주최자인 피고인은 집시법 제6조 제1항에서 요구하는 시간 내에는 아니지만, 신고가능성이 존재하는 즉시(그 집회를 개최하기로 결의한 후 지체없이 또는 적어도 집회 개최와 동시에) 신고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범행 당시 신고조차 할 수 없었던 부득이한 사정이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으므로 미신고 집회에 해당함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어긋나는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피고인 A: 각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22조 제2항, 제6조 제1항, 각 벌금형 선택
피고인 B: 형법 제136조 제1항, 벌금형 선택
경합범 가중(피고인 A)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피고인들)
각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피고인들)
각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피고인 B이 동종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은 없고, 피고인들 모두 벌금형보다 무겁게 처벌받은 전력은 없는 점, 피고인 A가 이 사건 각 집회를 주최한 동기나 경위에 다소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피고인 B이 행사한 폭력 및 공무집행방해의 정도가 중하지는 아니하였던 점 등을 비롯하여 피고인들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 동기, 범행 수단과 결과, 피고인 A가 주최한 각 미신고 집회의 진행시간, 진행장소, 진행 경과, 범행 후 정황 등 이 사건 변론과 기록에 나타난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이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