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고양시 일산동구 B건물, C호에 있는 주식회사 D의 대표로서 상시 8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건설업을 행하는 사업경영담당자로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3. 1. 30.부터 2023. 2. 9.까지 위 사업장 소속으로 울산 북구 E 부지 현장에서 목공업무를 하다 퇴직한 F의 2023년 1월 임금 520,000원,2023년 2월 임금 1,820,000원 등 임금 합계 2,340,00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 단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며, 이와 같은 증명이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유죄로 판단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823 판결, 대법원 2020. 3. 12. 선고 2018도20188 판결 등 참조).
한편, 법원은 공평하고 공정해야 한다. 검사의 공소사실과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들에서 보이는 여러 불일치, 모순, 의문에는 애써 눈감으면서, 오히려 피고인의 주장과 증거에는 불신의 전제에서 현미경의 잣대를 들이대며 엄격한 증명을 요구하는 것은 형사법원이 취할 태도가 아니다. 형사재판을 담당하는 법원은 심리과정에서 선입견 없는 태도로 검사와 피고인 양편의 주장을 경청하고 증거를 조사하여야 하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헌법상 요구되는 형사재판의 원리인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유·무죄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5. 13. 선고 2010도16628 판결 등 참조).
피고인, G(현장소장), 피해자의 각 이 법정에서의 진술에다가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해자가 이른바 '현장 오야지'인 H가 아닌 피고인과 사이에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지 여부, 피해자가 실제로 2023. 1. 30.부터 2023. 2. 9.까지 이 사건 현장에서 목공 업무를 수행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 설령 수행하였다고 보더라도 그 업무가, 피고인과의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이 아닌 일종의 도급계약의 이행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은 아닌지 등에 관하여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의 여지가 있어 보이고, 이와 같은 점들은 현재 계속 중인 관련 민사소송(의정부지방법원고양지원 2023가단68520 등)에서 충분한 심리를 거쳐 가려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로는 임금 체불의 범의를 비롯하여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근로기준법위반의 점과 관련한 개별적 구성요건 사실이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따라 피고인에 대한 무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최희동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