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25. 6. 11. 선고 2024노315 판결

산업안전보건법위반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공동피고인 B에게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의 유죄를 선고하였는데, 위 피고인과 검사가 항소하지 않아 그대로 분리 · 확정되었으므로, 원심판결 중 위 피고인에 대한 부분은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무죄 부분)

이 사건 통로의 이용 현황과 사고 발생 시각을 고려했을 때 피고인 A이 작업계획서에 운행경로를 적시하고 유도자를 배치하였더라면 현장 근로자들이 통행을 자제하거나 통행에 더욱 주의를 기울였을 것이므로, 피고인들의 과실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 또한 이 사건 통로에는 자재 등이 상시 적재되어 있고 자재 인양, 운반 및 하역 작업이 이루어지므로 전체적으로 '작업장'에 해당하고, 후속 작업을 위하여 이동하는 경우도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하 '안전보건규칙'이라 한다) 제200조 제1항의 '차량계 건설기계를 사용하여 작업을 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작업계획서 미작성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거나 '차량계 건설기계를 사용하여 작업을 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아 근로자 출입금지 또는 유도자 배치 의무가 없다고 보고,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들에게 각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각 벌금 1,00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3.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1)

피고인 A

피고인은 2021. 9. 30. 14:50경 C 주식회사 조선해양사업부 운항관제부 선거1팀 소속 근로자 B로 하여금 (차량번호 1 생략) 굴착기를 운전하여 C 주식회사 내 8도크 남쪽에서 건조 중인 L호선의 진수를 위한 계류 작업(건조 중인 선박을 로프로 고정시키는 작업)을 한 다음, 후속 작업을 위한 임시 주차장소가 있는 8도크 북쪽으로 이동하도록 하였다.

위 굴착기가 통행하는 8도크와 9도크 사이에 있는 통로는 C 주식회사 및 관계수급인 근로자들이 수시로 통행하고, 이동식 크레인('겐트리 크레인', '지브 크레인'을 말한다), 지게차, 화물차로 자재를 인양 · 운반 · 하역하는 장소인바, 위 굴착기의 암, 운전석 오른쪽 유리창에 부착된 전자장비, 반투명 비닐, 8도크 쪽에 적재된 자재, 공구함등에 의해 굴착기 운전자의 시야에 사각 지대가 존재하고, 당시는 휴게시간 직전으로 근로자들이 건조 중인 선박 밖으로 나와 그곳을 통행하거나, 9도크 쪽 가장자리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으므로, 운전 중인 굴착기에 근로자가 접촉되어 부딪힐 위험이 있었다.

이러한 경우, 피고인은 도급 사업주인 C 주식회사의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서, 자신의 근로자와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해당 차량계 건설기계의 종류 및 성능, 운행경로, 작업방법 등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여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하여야 하고, 운전 중인 해당 차량계 건설기계에 접촉되어 근로자가 부딪칠 위험이 있는 장소에는 근로자를 출입시키지 않거나 유도자를 배치하여 해당 차량계 건설기계를 유도하도록 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1. 9. 30. 14:50경 굴착기의 운행경로 등이 포함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그 작업계획서에 따라 굴착기 운행경로에 근로자를 출입시키지 않거나 유도자를 배치하여 굴착기를 유도하도록 하지 아니한 채, B로 하여금 위 굴착기를 운전하여 8도크와 9도크 사이에 있는 통로를 이동하도록 하여, B가 8도크에서 건조 중인 E호선 밖으로 나와 굴착기와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던 F(주) 소속 근로자인 피해자 G(남, 68세)을 발견하지 못하고 굴착기의 우측 앞바퀴로 피해자의 다리 부위를 들이받은 후, 위 굴착기의 우측 앞바퀴와 뒷바퀴로 피해자의 허벅지 부위 등을 차례로 역과하도록 하였다.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이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안전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피해자를 흉벽 및 외부생식기 둔상 등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2)

피고인 C 주식회사

피고인은 위 1)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피고인의 사용인인 A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와 같이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여 관계수급인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나.

굴착기 운행 경로 등이 포함된 작업계획서 미작성의 점에 관한 판단

1)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 B는 (차량번호 1 생략) 굴착기를 운전하여 C 주식회사 내 8도크 남쪽에서 건조 중인 L호선의 진수를 위한 계류 작업(건조 중인 선박을 로프로 고정시키는 작업으로 피고인과 변호인은 '무링 작업'이라고 한다)을 한 다음, 후속 작업을 위한 임시 주차장소가 있는 8도크 북쪽으로 이동하기 위해서 8도크와 9도크 사이에 있는 통로('이 사건 통로'라 한다)로 이동하다가 피해자를 역과하여 사망하게 한 사실, 그 작업계획서의 운행경로에 아무런 기재가 없었던 사실은 인정되지만, 이 사건 통로는 8도크와 9도크 사이에 있는 유일한길로서 중앙선이 있는 차도와 인도가 실선으로 구분되는 포장된 사내 도로로 피고인 B가 굴착기 작업의 전 · 후에 작업장소 또는 주차장소로 이동하기 위해서 통상적으로 이용하는 도로이고, 다른 도로를 이용할 가능성도 없어서 작업계획서에 이 사건 통로를 운행경로로 기재했다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여 운행경로 미기재와 이 사건 사고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고, 아래다.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위 굴착기가 이 사건 통로를 주행하는 것을 '굴착기를 사용하여 작업을 하는 경우'에도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2)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보이지 아니하므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근로자 출입금지 또는 유도자 미배치의 점에 관한 판단

1)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통로는 양방향으로 차도와 인도가 구분되어 있고, 굴착기 및 지게차, 고소작업대, 화물차, 일반 차량, 오토바이와 근로자들이 상시로 이동하는 통로이며, ② 피고인 B는 8도크의 남쪽 작업장소에서 작업을 마친 이후에 다음 작업을 위해서 대기하려고 8도크 북쪽의 주차장소로 이동하기 위해서 8도크와 9도크 사이의 이 사건 통로를 이용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데, 지게차나 화물차가 이 사건 통로에서 그 옆에 공구나 자재를 하역할 때에는 지게차나 화물차가 작업 중이었다고 할 수 있어도, 피고인 B는 굴착기를 운전하여 이동 중이었을 뿐이지 건설기계인 굴착기를 그 본래의 용법에 따라 작업했던 것은 아니어서, 이 사건 통로가 굴착기를 작업하는 장소라고 할 수도 없는 점에 비추어 보면, 안전보건규칙 제200조 제1항에 정한 차량계 건설기계인 굴착기를 사용하여 작업하는 경우에 해당하여 피고인 A이 근로자가 굴착기에 부딪칠 위험이 있는 이 사건 통로에 근로자의 출입을 금지시키거나 유도자를 배치할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보아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하였다.

2)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더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①

안전보건규칙 제200조 제1항에서는 '사업주는 차량계 건설기계를 사용하여 작업을 하는 경우에는 운전 중인 해당 차량계 건설기계에 접촉되어 근로자가 부딪칠 위험이 있는 장소에 근로자를 출입시켜서는 아니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반면 차량계 하역운반기계의 접촉 금지 규정인 동 규칙 제172조 제1항에서는 '사업주는 차량계 하역운반기계 등을 사용하여 작업을 하는 경우에 하역 또는 운반 중인 화물이나 그 차량계 하역운반기계 등에 접촉되어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장소에는 근로자를 출입시켜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안전보건규칙 제172조는 '차량계 하역운반기계'가 그 목적에 따라 '하역 또는 운반 중'인 경우에 근로자 출입금지 및 유도자 배치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그렇다면 제200조 역시 근로자 출입금지 및 유도자 배치 의무가 부과되는 경우를 '차량계 건설기계'가 각 건설작업의 목적에 따라 사용되고 있는 경우로 한정하여 해석함이 타당하다. 나아가 산업안전보건법 및 관계법령에서는 도로 주행 중 발생하는 위험 예방대책에 관하여서는 그 내용을 규정하고 있지 않은 점, 안전보건규칙 제200조 제1항의 '운전'을 도로 주행 행위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1> 등을 종합하면, 차량계 건설기계가 일정한 장소에서 본연의 건설작업의 목적에 따른 작업을 마무리한 후 이동하기 위하여 도로에 진입하여 일정시간 주행한 경우까지 '차량계 건설기계를 사용하여 작업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은 형사처벌의 범위를 부당하게 확대하는 것이다. ② B는 8도크 남쪽에서 이 사건 굴착기를 이용하여 선박의 로프를 비트에 고정시키는 계류 작업을 하였는데, 계류 작업 중에는 펜스를 쳐서 근로자 출입을 금지하고 신호수가 신호를 하는 등 안전보건규칙 제200조 제1항이 정한 의무를 충실히 이행한 것으로 보이고, 그 후 잔여 로프가 근로자의 통행에 방해되지 않도록 정리하는 작업까지 완료하여 이 사건 굴착기 본연의 작업을 마무리하였다. 이 사건 사고 장소는 B가위 작업을 한 장소로부터 약 400m 떨어진 곳이어서 이 사건 굴착기가 작업 현장에서도 완전히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③

B가 이 사건 굴착기의 주행방향 왼쪽에서 휴식 중인 근로자들을 피하기 위해 이 사건 통로의 중앙에서 약 1m 정도 오른쪽으로 벗어나 운전한 점, 증인 H, B의 각 원심 법정진술<2>이나 M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3>에 의하면, 피해자가 작업한 호선과 이 사건 통로를 잇는 통로가 마련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피해자는 이러한 통로를 이용하지 않고 이 사건 굴착기의 주행방향 오른쪽 툴박스 사이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점, 사건 현장 CCTV 영상에 의하면 피해자는 자신의 왼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이 사

건 굴착기는 피해자의 왼쪽 뒤에서 오고 있었다) 사고 직전까지 이 사건 통로를 확인하지 않고 걸어간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굴착기 전방에 유도자를 배치하였다고 하여 이 사건 사고 발생을 회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 단정하기도 어렵다.

4.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항소심은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의 양형은 피고인들에게 유리 · 불리한 여러 정상들을 충분히 고려하여 형을 정한 것으로 보이고, 원심판결 후 양형을 변경할 만한 특별한 사정변경도 발견할 수 없다. 그 밖에 피고인들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전과 관계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에 비추어 볼 때, 검사가 항소이유로 주장하는 사정들을 고려하더라도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5.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동욱(재판장) 이준영 조상민.

1안전보건규칙 제200조 제1항의 '운전'은 동 규칙 제89조(운전 시작 전 조치), 제92조(정비 등의 작업 시의 운전 정지), 제99조 (운전 위치 이탈 시의 조치) 등 규정과의 균형을 고려했을 때, 도로를 주행하는 행위가 아닌 동력으로 작동되는 기계에 동력 원을 제공하여 작동하게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2'피해자는 횡단할 수 있는 통로로 나오지 않았고, 툴박스 사이로 나왔다는 것인가요.', '예. 자재 쪽으로 다니지 말라고 띠 같 은 것이 하나 쳐져 있습니다.', '사고 당시에는 잘 모르겠고 바닥에는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바닥에 물건 적치하지 말라고 '보행자통로'라고 따로 있습니다.'(증인 H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3쪽), '차가 다니는 큰 길에는 횡단보도가 없었고, 호선에서 나오면 안전게이트처럼 해서 거기로 다니라고 안전하게 통로를 만들어 놓고 있었습니다.'(증인 B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5 쪽)

3'위험성이 없다고 봅니다. 저희가 추가적인 안전조치를 할만큼 위험하다고 인식한 것은 아니며 바리케이트로 통로를 표시하여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노력을 했습니다.', '사전에 근로자들에게 도로를 건널 때 좌우를 충분히 살피고 건너도록 교육을 했고, 바리케이트로 통행로도 확보하여 근로자들도 인지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위험성이 없다고 생각합니다.'(증거순번 69번 M 진술조서 4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