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4. 6. 28. 원고에게 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12. 10. 26. 주식회사 B(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에 입사하여 통신 · 방송 및 인터넷 케이블 설치, 수리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2023. 8. 25. 10:30경 부산 아미동 소재 현장에서 작업을 수행하던 중 극심한 두통, 어지럼증, 구토 등 증상이 발생하여 부산대학교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였고, '급성 뇌경색'(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을 진단받아 2024. 2. 1. 피고에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상병은 인지되나, 증상 발생 전 돌발 상황이나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급격한 업무환경의 변화가 없고, 발병 전 4주 및 12주 동안 업무시간이나 업무량에서 단기 및 만성 과로여부가 확인되지 않는 점, 원고가 주장하는 케이블 설치작업 시 본사의 감독 및 민원에 대한 스트레스, 유해한 작업환경 등의 업무부담 가중요인이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또한 이를 뇌혈관의 정상적인 기능에 뚜렷한 악영향을 미칠 만큼의 강도로는 볼 수 없는 것으로 판단되는 점, 원고의 건강검진 결과 및 음주, 흡연 등의 생활습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였을 때, 위 상병은 업무적 요인보다는 개인의 여러 내재적 요인에 의해 자연발생적으로 발병한 것으로 판단되므로 위 상병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부산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심의 결과 등을 근거로 2024. 6. 28. 원고에게 요양을 불승인하는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 5,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상병은 업무로 인한 과로 및 과도한 스트레스로 발생하였거나 적어도 자연적 경과 이상으로 악화된 것이므로, 위 상병과 원고의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됨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인정 사실
원고의 담당 업무 등
원고(C생)는 2012. 10. 26. 이 사건 사업장에 입사하여 통신, 방송 및 인터넷 케이블 설치, 수리 업무를 수행하였고, 4인으로 이루어진 작업조의 반장이다. 이 사건 사업장은 D과 E 1군 협력업체로 광선로 및 전송망 시설공사를 하고 있다.
원고는 주5일 고정 주간 근무를 하였으며, 자차를 이용하여 07:00경까지 이 사건 사업장 사무실에 출근하여 자재 정리 후 현장으로 이동하고, 현장마다 공사가 종료되는 시간이 달랐으나 보통 16:00경까지 공사를 하였으며, 현장에서 귀가 후 집으로 돌아가 작업일보 작성 업무를 하였다.
원고는 보통 작업 현장 가까운 곳에서 점심식사를 하며 휴식하였는데, 그 시간은 하루 30분 정도였다.
원고의 업무시간 및 이 사건 상병 발병 무렵의 상황
원고의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1주 업무시간은 36시간 32분, 발병 전 4주 업무시간은 1주당 평균 44시간 29분(휴일 6일), 발병 전 12주 업무시간은 1주당 평균 45시간 45분(휴일 7일)이다.
원고는 이 사건 상병 발병약 한 달 전부터 두통과 어지럼증이 간헐적으로 발생하다가 수 초간 지속 후 호전되는 일이 있었다.
이 사건 상병 발병 전날인 2023. 8. 24. 부산지역 기온은 24.9도에서 28.6도, 강수량은 58.3mm였고, 위 상병 발병일인 2023. 8. 25. 부산지역 기온은 24.3도에서 30.2도, 강수는 없었다.
원고는 2023. 8. 25. 9:00경 부산 아미동 소재 야외 현장에서 일하던 중 갑자기 현기증 같은 어지럼증을 느꼈고, 같은 날 10:00경 그늘이 없는 곳에서 일하고 땀을 많이 흘린 후 증상이 악화되었으며, 같은 날 11:00경 차량에서 휴식을 취하고 나오는데 가만히 서 있을 수 없고 자꾸 왼쪽으로 쓰러지는 느낌이 들어 같은 날 12:12경 부산대학교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였다가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았다.
원고의 평소 건강상태
원고는 신장 177cm에 체중 74kg이고, 30년간 1일 1.5갑 정도의 흡연을 하였고, 매일 맥주 2병 또는 소주 1병의 음주를 하였다.
원고에 대한 건강검진 결과는 아래 표와 같으나, 고혈압, 당뇨 등 질환으로 진단받거나 치료받은 사실은 없었다.
의학적 소견
이 법원의 F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는 아래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6, 2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F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에 규정된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에 기인하여 입은 재해를 뜻하는 것이어서 업무와 재해발생과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지만 그 재해가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기존의 질병이더라도 그것이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사고 등으로 말미암아 더욱 악화되거나 그 증상이 비로소 발현된 것이라면 업무와의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이 경우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하는 것이지만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하게 입증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근로자의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발병 경위, 질병의 내용, 치료의 경과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0. 11. 10. 선고 2000두4422 판결 참조).
산재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2호, 제5항, 같은 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 3]의 규정 내용·형식·입법 취지를 종합하면, 위 [별표 3]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기준'은 같은 법 제37조 제1항 제2호에서 정한 '업무상 질병'에 해당하는 경우를 예시적으로 규정한 것이고, 그 기준에서 정한 것 외에는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질병을 모두 업무상 질병에서 배제하는 규정으로 볼 수 없다. 위 기준의 위임에 따른 '고용노동부고시 제2022-40호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 및 근골격계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 결정에 필요한 사항'은 대외적으로 국민과 법원을 구속하는 효력이 있는 규범이라고 볼 수 없고, 피고에 대한 내부적인 업무처리지침이나 법령의 해석·적용 기준을 정해주는 '행정규칙'이라고 보아야 한다. '만성적인 과중한 업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업무의 양·시간·강도·책임, 휴일·휴가 등 휴무시간, 교대제 및 야간근로 등 근무형태, 정신적 긴장의 정도, 수면시간, 작업 환경, 그 밖에 그 근로자의 연령, 성별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업무시간'은 업무상 과로 여부를 판단할 때 하나의 고려요소일 뿐 절대적인 판단 기준이 될 수 없다(대법원 2023. 4. 13. 선고 2022두47391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20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상병은 원고의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피고가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원고는 업무 특성상 하루 작업량 및 작업 종료 시각이 미리 정해져 있지 않았고, 이 사건 사업장 사무실로 통신설비와 관련된 민원이 접수되면 직접 현장에 방문하여 수리 등으로 민원업무를 처리하였다. 한편 비정기적으로 D과 E 등의 회사에서 원고의 공사 현장에 나와 공사 상황을 감독하기도 하였다.
원고는 3주에 1주씩 통신설비 장애 발생에 대비한 비상대기조 업무를 맡아 야간에 통신설비 장애가 있을 경우 수리 등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주로 야외 공사현장에서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평소 7:00부터 16:00경까지 업무를 하였으나, 하절기의 경우 고온으로 이 사건 사업장의 지시에 따라 5:00경부터 14:00경까지 수행하기도 하였다. 원고에게 야외 공사현장에서의 업무 중 정기적인 휴식시간이 보장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상병 발병일인 2023. 8. 말경에는 여름철 고온다습한 환경에서의 업무로 인하여 상당한 신체적 부담이 누적되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법원의 감정의도 원고가 이 사건 상병 발병 직전 무더위에서 땀을 많이 흘렸다는 상황을 고려하면 원고의 작업 환경이 위 상병 발병에 어느 정도 기여하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학적 소견을 제시하였다.
원고에게 흡연력과 음주력이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원고는 2018년경부터 정기건강검진 시 고혈압 의심, 단백뇨 의심 등의 소견을 받은 적이 있을 뿐 위와 같은 질환으로 확정적인 진단을 받은 내역이나 관련 수진 내역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개인적 요인이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는 데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
위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상병은 원고의 업무로 인해 발병 내지 자연경과 이상으로 악화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황미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