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망 B(이하 '망인'이라 한다)의 배우자이다. 망인은 1976년부터 1991년까지 C광업소, 1991. 4. 2.부터 1994. 10. 31.까지 D탄광에서 광원으로 근무하였다.
망인은 2015. 2. 11. 만성폐쇄성폐질환(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 진단을 받은 후 업무상 질병으로 승인되어 7급5호 장해등급 판정<1>을 받아 2015. 3. 1.부터 2022. 12. 31.까지 장해연금을 수령하였다.
망인은 2022. 11. 22. 호흡곤란 증상으로 입원하여 치료를 받다가 2022. 12. 14. 급성 골수성 백혈병, 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을 직접사인으로 하여 사망하였다.
원고는 2023. 5. 4.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례비 지급청구를 하였는데, 피고는 2023. 7. 6. '망인은 급성백혈병으로 인한 폐렴 및 호흡부전으로 사망한 것으로 판단되어, 이 사건 상병과 망인의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낮다'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례비 부지급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에게 심사청구를 하였으나,2024. 3. 18. 위 심사청구는 기각 결정되었다. 원고는 2024. 6. 18.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를 청구하였으나,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는 2024. 9. 25. 원고의 위 재심사 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1, 2,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 취지
원고 주장의 요지
망인은 이 사건 상병으로 호흡기능의 저하 등 신체상태가 악화됨에 따라 급성 골수성 백혈병에 대한 항암치료 등을 시행하지 못해 자연경과 속도 이상으로 급성 골수성 백혈병 등이 악화되어 망인의 사망 시기가 앞당겨진 것이므로, 이 사건 상병과 망인의 사망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탄광근로자의 만성폐쇄성폐질환이 다른 질환을 유발하거나 자연적인 진행경과 이상으로 악화되어 합병증이 발생하였거나 그로 인하여 사망하였는지 여부 등이 다투어지는 경우 만성폐쇄성폐질환 등의 발병 또는 다른 질환의 유발과 그 악화로 인한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한다.
앞서 인정한 증거들, 을 제 5, 7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부산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 촉탁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모두 종합하면, 망인이 이 사건 상병으로 사망하였다거나 이 사건 상병으로 인해 폐렴이 자연적인 경과 속도 이상으로 악화되어 사망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망인의 사망과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음을 전제로 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사망진단서에는 망인의 직접사인으로 급성 골수성 백혈병, 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만이 기재되어 있을 뿐 이 사건 상병에 관해서는 기재되어 있지 않다.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을 함에 앞서 자문의사에게 이 사건 상병과 망인의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하여 자문을 구하였는데, 자문의사는 '의무기록 검토 결과 망인은 급성백혈병으로 인한 폐렴 및 호흡부전으로 사망한 것으로 판단되고, 이 사건 상병과 망인의 사망 사이의 의학적 인과관계는 낮다고 판단된다'는 소견을 밝혔다. 이 법원의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감정의 역시 급성백혈병으로 인한 면역저하가 폐렴 악화의 가장 주된 원인으로 생각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의학적으로 망인에게 발생한 폐렴의 악화 및 호흡부전은 이 사건 상병이 아니라 망인에게 발생한 급성백혈병 때문으로 봄이 상당하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별표 11의2]에서는 심폐기능 정도를 아래와 같이 4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원고의 주장에 따르면 2017년 망인이 폐검사를 하였을 당시 측정된 FEV1<2>은 34%로 고도 장해 수준이었다(원고 제출 2026. 4. 16.자 준비서면 6면). 망인이 사망할 무렵 폐기능 검사 기록은 존재하지 않으나, 이와 근접한 2021년 3월경 시행한 폐기능 검사에서는 FEV1 66%, FVC 77%로, FEV1을 기준으로 경도 장해(F1), FVC를 기준으로는 경미한 장해(F1/2) 수준이었다. 즉 망인의 이 사건 상병은 사망 무렵에 오히려 호전되는 증상을 보이기도 하였는바, 이 사건 상병으로 인하여 폐렴이 발생하거나 그 증상이 악화되었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망인의 주요 사망원인은 폐렴의 악화로, 이 사건 상병이 급성백혈병등과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폐렴의 경과를 자연 속도 이상으로 악화시켰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망인에 대한 폐기능 검사결과, 망인의 나이 및 망인이 가지고 있었던 기저질환 등을 고려하면, 폐렴의 발생 및 악화에 이 사건 상병이 결정적 기여를 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원고는 이 사건 상병으로 인하여 망인에게 항암치료를 제때 시행하지 못해 망인에게 발병한 백혈병이 급속히 악화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하기도 한다. 망인의 사망 당시 나이를 고려하였을 때 급성백혈병이 발병하면 예측 가능한 생존 기간은 1~2개월에 불과하다. 이 사건 상병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항암치료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고 이 사건 상병으로 인한 폐 기능 저하가 심각하여 항암치료를 하였을 때가 이를 하지 않았을 때보다 생존 기간이 단축될 것으로 강하게 예측되는 경우가 아닌 한 항암치료 자체는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법원의 진료기록감정 촉탁에 따른 감정의 의견에 비추어 보면, 망인은 급성백혈병 진단이 된 바로 다음날 인공호흡기 치료가 시작되었고, 이후 패혈증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부전이 호전되지 않아 사망하는 등 급성백혈병 진단 직후 망인의 상태가 급속히 악화되어 항암치료를 진행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상병 때문에 항암치료를 진행하지 못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재윤(재판장) 이충원 전정우
각주1) 흉복부장기의 기능에 장해가 남아 손쉬운 노무 외에는 종사하지 못하는 단계를 말한다.
각주2) 숨을 끝까지 들이마셨다가 내뱉었을 때 1초 동안 뿜어져 나온 공기의 양을 뜻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