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원고는 2003. 1. 14. 자신이 재직하던 C 주식회사에서 근무 후 자전거로 퇴근하던 중 넘어져 '우측 슬관절 후방십자 인대 파열, 안면부 열상 및 찰과상'의 상해를 입었다(이하 '이 사건 1차 재해'라고 한다). 원고는 위 재해에 관하여 근로복지공단 울산남부지사에서 10급 12호의 장해등급 판정을 받고 장해급여 22,019,760원을 수령하였다.
원고는 2021. 11. 4. 06:40경 (차량번호 2 생략) 쏘나타 승용차(이하 '원고 차량'이라고 한다)를 운전하여 울산 남구에 있는 E 울산공장 부근을 지나가던 중, (차량번호1 생략) 아반떼 승용차가 원고 차량의 후미를 충격하였다. 이로 인해 원고는 '요추 염좌 및 긴장, 경추 염좌 및 긴장, 어깨 염좌 및 긴장(좌측), 어깨 염좌 및 긴장(우측), 무릎 염좌 및 긴장(우측), 고관절 염좌 및 긴장(좌측), 고관절 염좌 및 긴장(우측)'의 상해를 입었다(이하 '이 사건 2차 재해'라고 한다).
원고는 2021. 12. 27. '우측 슬관절 골관절염, 우측 슬관절 내측반월상연골 파열'을 재요양 상병으로 인정받아 2022. 11. 18.까지 재요양을 한 후, 2023. 4. 24. 근로복지공단 울산남부지사에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장해급여를 재청구하였다. 그러나 위 공단은 2023. 6. 16. 재요양 이후 장해등급을 12급 10호로 판단하며 장애등급의 상향이 없다는 이유로 장해급여 부지급 처분을 하였다.
원고는 근로복지공단에 위 부지급 처분에 대한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근로복지공단은 2023. 10.경 원고의 장해등급(12급 10호)이 재요양 이전 장해등급(10급 12호)보다 상향되지 않았으므로 장해급여청구에 대해 부지급 결정을 한 원처분이 타당하다고 보아 원고의 심사청구를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8, 11, 12호증, 을 제1~3, 7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차량 파손 관련 손해(불인정)
원고는 이 사건 2차 재해로 원고 차량을 폐차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 차량 가액에서 원고가 회수한 고철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1,047,000원 및 원고가 신규차량을 구입하면서 지출한 세금 1,264,710원의 합계 2,311,710원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을 제9~11호증의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원고 차량의 파손에 대해 750,000원을 지급받고 합의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렇다면 이 사건 2차 재해로 인한 원고 차량의 파손에 대해서는 피고가 위 합의금 이외에 추가적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는 원고 차량의 시세를 약 90만 원으로, 수리비는 약 300만 원이 들 것으로 파악하고 이러한 점을 원고에게 안내하였다. 원고가 위 차량을 폐차하면서 고철비용으로 953,000원을 받은 점을 고려하면 피고 입장에서는 원고가 차량을 폐차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손해를 전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였다고 할 것인데, 이러한 상황에서 차량 파손에 대한 합의 없이 원고에게 750,000원을 송금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계좌번호는 피고가 알 수 없는 정보이고, 원고와 피고 직원 사이에는 사고 처리 과정에서 원만한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은 적도 있었다고 보인다(을 제10호증). 그럼에도 이 사건 2차 재해 관련 사고접수사항(을 제11호증)에 피고 직원이 자필로 원고의 계좌번호를 기재한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직접 피고 직원에게 계좌번호를 알려주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최종적으로 차량 파손에 대한 합의가 있었음을 추단케 하는 정황이다.
차량의 경우 주행거리나 소모품의 교체 여부, 주행거리 등에 따라 가격의 편차가 상당한 편이므로, 원고가 제출한 견적서(갑 제9호증)만으로는 원고 차량의 가액이 당시 2,000,000원에 달했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가 받은 고철비용까지 고려하면 피고가 지급한 750,000원은 차량 파손의 합의금으로서 상당한 범위를 벗어난 과소한 금액이라고 보이지 않는다.
비급여 치료비 관련 손해(불인정)
원고는 이 사건 2차 재해 관련 요양기간이 종료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으며 비급여 치료비 13,632,460원을 지출하였으므로 피고가 이에 대해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위 치료비가 이 사건 2차 재해와 관련된 치료비가 아닌 것으로 보이고,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기왕증에 의한 것으로 보이므로 배상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가해자 측이 피해자가 주장하는 후유장해가 기왕증에 의한 것이라고 다투는 경우에 가해자 측의 그와 같은 주장은 소송법상 인과관계의 부인에 해당하므로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그 인과관계의 존재, 즉 당해 사고와 상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거나 소극적으로 기왕증에 의한 후유장해가 없었음을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7. 24. 선고 2007다52294 판결, 대법원 2016. 8. 18. 선고 2016다14775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에 갑 제3~8, 10, 12호증, 을 제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 제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주장하는 비급여 치료비를 이 사건 2차 재해로 인한 상해의 치료비로 이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러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는 이 사건 1차 재해로 '우측슬관절 후방십자인대 파열, 안면부 열상 및 차과상'의 상해를 입었고, 2021. 12. 27. 이 사건 1차 재해 관련 재요양 상병으로 '우측 슬관절 골관절염, 우측 슬관절 내측반월상연골 파열'을 인정받았다. 그런데 원고가 2023. 2. 17. 무렵 F병원에서 받은 치료와 관련하여 초진기록지(갑 제10-1호증)에는『수술 후 51주 2일째(POD 51W 2D)』 , 『진찰소견 : 무릎 관절 운동범위가 0~140도로 거의 정상범위임, 수술 상처 양호(PEx : ROM 0-140 wound clear)』 , 『진단 : 오른쪽 무릎 후방십자인대 재건술 수술 후 상태, 오른쪽 무릎 내측 반월상연골 후방부 파열, 오른쪽 무릎 퇴행성관절염, 오른쪽 무릎 근위경골 절골술 + 연골재생술 시행 후 상태(A : s/p PCLR knee Rt, Tear MMPH knee Rt, OA knee Rt, s/p HTO + cartistem knee Rt)』 라고 기재되어 있다. 그렇다면 원고가 위와 같이 F병원에서 받은 치료는 이 사건 1차 재해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그밖에 F병원, G병원, H신경외과에서 받은 나머지 치료는 원고의 허리 통증과 관련된 것이다. 그런데 이중 F병원이 작성한 위 초진기록지 이외에는 허리 통증과 교통사고와의 연관성에 관한 기재가 확인되지 않고, 위 초진기록지 또한 이 사건 2차 재해 후 지속적인 요통이 있다는 원고의 말을 그대로 옮긴 부분만 있을 뿐 실제 치료는 무릎과 관련하여서만 진행되었다.
나아가 위 나머지 치료들은 이 사건 2차 재해 관련 요양기간이 종료한 시점인 2022. 1. 26.로부터 약 2년이 지난 후 받은 치료이므로, 이 사건 2차 재해와 시간적 간격도 상당하다.
산재처리 공백 관련 손해(불인정)
원고는 이 사건 2차 재해에 관한 산재처리 종료일이 2022. 1. 26.인데 이후 27일간의 공백이 발생하였으므로, 그 기간 지급받지 못한 산재급여 12,478,455원(= 평균임금 462,165원 × 27일)을 피고가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갑 제11호증의 기재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위 주장은 이 사건 2차 재해에 관한 산재요양 종결일 다음 날인 2022. 1. 27.부터 휴업급여 정정분 3,174,600원(2021. 11. 7.부터 2022. 1. 26.까지 81일간에 대한 것)의 지급결정일인 2022. 2. 22.까지 27일을, 원고가 이 사건 2차 재해로 인하여 입원 및 수술을 받기 위해 대기하느라 일을 할 수 없었던 공백기로 보고 그 기간에 대한 일실수입 상당 손해배상을 구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불법행위로 인한 일실수입을 산정하기 위하여 노동능력상실률을 평가함에 있어서 '기왕의 장해율', 즉 사고 이전 기왕증으로 인한 노동능력상실의 정도는, '기왕증의 기여도', 즉 기왕증이 후유증 발생에 기여한 정도와 구분되는 개념이므로 사고를 당하기 전에 기왕의 장해가 있었다면 그로 인해 노동능력을 상실한 정도를 현재의 노동능력상실률에서 감해야 하고 기왕증이 후유증 발생에 기여하였다면 기왕의 장해율 외에 기왕증의 기여도도 참작하여 노동능력상실률을 평가하여야 한다(대법원 1995. 7. 14. 선고 95다16738 판결, 대법원 2008. 7. 24. 선고 2007다52294 판결, 대법원 2023. 6.15. 선고 2023다211840 판결 등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에 갑 제3~8, 10호증, 을 제3,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 사실과 사정이 인정된다. ① 원고에게 지급된 휴업급여 3,174,600원에 대한 지급결정일은 근로복지공단의 사정에 따라 정해진 일자일 뿐 원고의 일실수입 상당의 손해와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없다. ② 갑 제7-3호증의 기재에 따르면 원고가 2022. 2. 22. 입원하고 수술을 포함한 치료를 받은 사정은 확인되나, 원고가 그 구체적인 치료내역에 관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이 사건 2차 재해와 관련된 치료인지가 확인되지 않는다. ③ 오히려 갑 제8호증, 제10-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위 치료 중 수술은 이 사건 1차 재해 관련 재요양 상병명과 관계된 것이므로 이 사건 1차 재해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추어 보면 원고 제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주장하는 산재처리 공백에 따른 일실수입 상당의 손해가 이 사건 2차 재해로 인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 나아가 피고가 기왕의 장해율과 기왕증의 기여도 모두에 대해 다투고 있으므로 노동능력상실률을 계산하려면 기왕증과 관련된 증거가 제출되어야 함에도, 이를 인정할 만한 별다른 증거가 없다. 그러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장해급여 미지급 관련 손해(불인정)
원고는 이 사건 2차 재해 이후 고정 장해에 대해 12급 10호의 장해등급을 받았는데 과거 같은 부위에 대해 더 높은 장해등급으로 장해급여를 받은 사실이 있다는 이유로 장해급여가 지급되지 않았으므로 그 급여 상당액인 71,173,410원을 피고가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앞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받은 12급 10호의 장해등급은 이 사건 1차 재해로 입은 상해와 관련하여 재요양을 거친 뒤 다시 받은 등급이지 이 사건 2차 재해에 관한 장해등급이 아니므로 원고에게 12급 10호에 달하는 장해급여 상당액의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장해급여의 미지급은 근로복지공단에서 결정한 내용에 따른 결과이므로 피고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에게 발생한 손해라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위자료(일부 인정)
원고는 선택적으로, 이 사건 2차 재해로 인해 현재 일을 할 수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로 50,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앞서 살펴본 이 사건 2차 재해의 발생 경위, 원고의 연령, 상해의 부위 및 정도 등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가 부담하여야 하는 위자료의 액수는 5,000,000원으로 정함이 타당하다.
소결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2차 재해 발생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2024. 7. 16.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25. 8.22. 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없어 기각한다.
판사 이연진(재판장) 한경우 배종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