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및 피고인이 작성한 자진신고서 등에 의하면 피고인은 주식회사 C(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에서 자기 사정으로 퇴사하여 실업급여 수급자격이 인정되지 아니함에도 B와 실업급여를 받기로 공모하고 퇴사 사유를 계약만료로 처리하여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실업급여를 수령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이 자기 사정으로 이직한 경우가 아닌 이른바 '권고사직'에 해당하여 당초부터 실업급여를 수급할 자격이 있었다고 볼 여지가 크고, 그밖에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실업급여를 지급받았다거나, 피고인에게 행위 당시 위와 같은 객관적 구성요건 사실에 관한 인식과 의사가 있었다거나, 피고인이 실업급여를 수급할 당시에 사업주인 B와 공모하였다는 점이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보태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피고인의 근무 당시 이 사건 회사의 상황 및 퇴사 경위에 비추어보면, 피고인은 자기 사정으로 퇴사한 것이 아니라 권고사직에 해당할 여지가 크다.
피고인은 B의 제안으로 2022. 11. 14.경부터 이 사건 회사에서 정규직으로 근무를 시작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회사의 재정사정이 점차 어려워졌던 것으로 보이고, 2023. 6.경부터는 피고인의 급여가 250만 원(기본급이 230만원)에서 205만 원(기본급 185만원)으로 삭감되어, 피고인은 이후 약 6개월간 최저시급에도 미달하는 급여를 받으며 근무하였으며, 중간에 한 달 정도는 급여가 밀리기도 하였다.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의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인하여 사업주인 B로부터 퇴사권고 취지의 말을 듣고 퇴사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B는 피고인의 근로계약기간이 2023. 1. 1.부터 2023. 11. 14.인 피고인 명의의 근로계약서(증거목록 순번 15번) 등 서류를 임의로 작성하여 피고인이 근로계약기간 만료로 퇴사한 것으로 처리하였다.
피고인과 원심 증인 B는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의 퇴사 사유를 권고사직이라는 취지로 일치하여 진술하였다. 한편 검사가 당심에서 탄핵증거로 제출한 사법경찰관 작성의 B 피의자신문조서(증거목록 순번 33)에 의하면, B가 수사 당시 피고인의 퇴사사유가 자진퇴사라고 진술한 사실은 인정되나, 그때는 B가 본인의 필요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실업급여 부정수급 자진신고서'를 제출하도록 요청한 직후였던 점[B가 피고인에게 위와 같은 자진신고를 하도록 한 이유가 명확하지는 않으나, B가 피고인을 고용한 후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을 받았는데 위 장려금의 요건 중 하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 체결'인 점(증거목록 순번 7), B가 임의로 작성한 피고인 명의의 근로계약서가 단기의 근로기간을 정한 것이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B로서는 기 지급받은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과 관련하여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피고인의 퇴직사유를 정정하려고 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이 든다], 앞서 본 피고인의 퇴사 당시 이 사건 회사의 경제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수사기관에서의 B 진술로 인하여 '퇴사 사유가 자진퇴사가 아닌 권고사직'이라는 피고인 진술의 신빙성이 탄핵된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에게 실업급여를 부정수급한다는 사실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부정수급에 관하여 B와 공모했다고 인정하기도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인은 원심 법정에서 "양산고용센터를 방문했을 때 이 사건 회사에서 퇴사 사유를 계약만료라고 신고한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회사와 사유가 같아야지수급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서 계약만료를 계약직의 계약만료가 아닌 회사와의 계약만료로 생각해서 그렇게 작성을 해서 (실업급여 신청을) 진행을 했다"라고 진술하였고, 수사기관에서도 "프리랜서로만 일하다가 정규직 일해 본 게 처음이어서 실업급여를 잘 몰랐다, 실업급여는 사유 상관없이 고용보험 가입되면 되는 줄 알고 일단 알아보려고 고용센터 방문했다. 상담해보니 회사에서 신고한 퇴사 사유가 '계약만료로 신고되어 있네요' 하면서 보여줘서 그대로 따라서 퇴직사유를 '계약만료'라고 쓰고 실업급여를 신청했다"라고 진술하였는바, 자신의 퇴사 사유에 따른 실업급여 지급 가부에 관하여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B는 피고인의 퇴사 서류와 관련하여, 피고인의 계약직 근로계약서를 임의로 작성하여 서명·날인하였고, 피고인에게는 알아서 처리하겠다는 취지로만 이야기하였을 뿐 계약서를 따로 작성한다는 사실을 고지하지 않았다. 이에 관하여 B 역시 원심 법정에서 '계약 기간 만료로 해야지 실업급여 수급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피고인에게) 그렇게 하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계약기간이 기재된 근로계약서를 제가 임의로 만들고, 서명도 제가 하였다', '피고인에게 설명한 적은 없다'라고 진술하였다.
피고인은 사회초년생으로 B와는 교수와 제자 사이였고, 동종업계에서 계속일하기 위해서 B의 뜻을 거스르기 어려웠었을 것으로 보이며, 그에 따라 B가 카카오톡으로 지시하는 대로 퇴사 사유를 '자진퇴사'로 기재한 부정수급 자진신고서(증거목록 순번 1)를 제출하였을 뿐이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경숙(재판장) 이대로 정재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