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25. 12. 11. 선고 2025노288 판결

주문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판결

중 공동피고인 H, I, 주식회사 J에 대한 부분은 위 공동피고인들과 검사가 모두 항소하지 않아 분리·확정되었으므로,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부분으로 한정된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피고인들의 무죄 부분에 대하여)

피고인들은 재해자의 출입으로 인한 이 사건 사고의 발생 가능성을 인식할 수 있었음에도 관계 법령상 요구되는 실효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그로 인하여 재해자가 사망하였으므로, 피고인들의 각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의무 위반행위,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안전확보의무 위반행위 등과 재해자의 사망이라는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피고인 B, C 주식회사에 대하여)

위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형(각 벌금 50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3.

판단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 사고 현장에 “하역중 절대출입금지”라고 주의사항이 벽면에 기재되어 있어서, 피고인들이 재해자에 대한 출입 통제 등을 완벽하게 하지 않은 주의의 무위반 등이 일부 있어도 이 사건 사고는 기본적으로 1심 공동피고인 I의 오조작으로 적재함의 후방 게이트를 열지 않은 채 적재함을 들어 올려 유압실린더가 부러지면서 공교롭게 적재함과 덤프트럭이 재해자 쪽으로 넘어져서 발생한 사고이지, 피고인들의 근로자들을 낙하물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야 할 주의의무위반, 안전보건관리체계 미구축 등과 이 사건 사망사고 사이에 상당인과관계 내지 객관적 귀속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 F의 업무상과실치사의 점, 피고인 E, B, 유한회사 G, C 주식회사의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 피고인 A, D, C 주식회사, 유한회사 G의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의 점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2)

당심의 판단

원심이 든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사정들을 아래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관하여(피고인 B, 피고인 C 주식회사, 피고인 E, 피고인 유한회사 G<1>)

(1)

관련 법리

(가)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하였는지는 산업안전보건법 및 같은 법 시행규칙에 근거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의 개별 조항에서 정한 의무의 내용과 해당 산업현장의 특성 등을 토대로 산업안전보건법의 입법목적, 관련 규정이 사업주에게 안전·보건조치를 부과한 구체적인 취지, 사업장의 규모와 해당 사업장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의 성격 및 이에 내재되어 있거나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안전·보건상 위험의 내용, 산업재해의 발생 빈도, 안전·보건조치에 필요한 기술수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 규범목적에 부합하도록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나아가 해당 안전보건규칙과 관련한 일정한 조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해당 산업현장의 구체적 실태에 비추어 예상 가능한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을 정도의 실질적인 안전조치에 이르지 못할 경우에는 안전보건규칙을 준수하였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2. 10. 27. 선고 2020도15325 판결 등 참조).

(나)

한편 사업주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 제167조 제1항, 제38조 제1항 위반죄는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을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 정하고 있는 바에 따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하도록 지시하거나, 그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는 등 그 위반행위가 사업주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는 것이고, 규칙에서 정한 안전조치 외의 다른 가능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험성이 있는 작업이 이루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위 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09도13252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들에게 덤프트럭 운전자의 오조작 내지는 덤프트럭의 전도와 같은 사고를 예상할 수 있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인데, 원심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이 위와 같은 형태의 사고까지 구체적으로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피고인들에게 운전자의 오조작에 의한 덤프트럭의 전도사고 방지를 위한 안전조치의무가 있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나아가 설령 피고인들에게 일부 안전조치의무 위반이 인정된다고 보더라도, 이 사건 사고가 통상적인 작업과정에서 예상 가능한 산업재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피고인들의 안전조치의무 위반과 이 사건 사망 사고 사이에 상당인과관계 내지 객관적 귀속을 인정하기도 어렵다.

①

주식회사 J(이하 ‘J’이라고 한다) 측에서는 피고인 C 주식회사(이하 ‘C’라고 한다)의 석탄 반입장에 석탄을 적재한 덤프트럭을 입고한 다음 적재함 후방 게이트를 열고 적재함을 상승시켜 석탄을 호퍼에 내려놓는 작업을 수행하였고, 이후 피고인 유한회사 G(이하 ‘G’이라고 한다) 소속 근로자가 철제 막대로 호퍼에 쌓인 석탄을 밀어넣거나 석탄 반입장 내 설치된 석탄수송패널 및 바이브레이터를 조작하여 사일로 등으로 석탄을 수송하고, 석탄하역작업 중 바닥에 떨어진 낙탄을 청소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사고는 덤프트럭이 석탄을 하역하기 위해 입출입하면서 근로자를 충격하거나, 적재함에서 떨어진 석탄에 근로자가 맞는 사고라 할 것이고, 덤프트럭의 운전자가 후방 게이트를 개방하지 않은 채 석탄을 하역하려고 시도하면서 전도되는 사고는 그 발생 경위의 특수성과 이례성을 고려할 때 피고인들이 통상적으로 예견할 수 있는 위험이라고 보기 어렵다.

②

특히 덤프트럭의 운행과 석탄의 운송 및 하역 업무는 J과 운전자 I의 기본적인 업무에 해당하는 점, 석탄 하역 작업시 운전자가 적재함의 후방 개폐 스위치를 작동시키면 버저 소리가 반복해서 나며, 적재함이 닫힌 채로 상승하면 차체가 흔들려서 통상적인 덤프트럭 운전자라면 이를 인지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이 사건 사고 당시 I은 적재함을 계속 상승시켰다는 점, 이러한 사고는 15년 동안 확인된 바 없는 유형의 사고이고, 현장 근무자들이나 동종 업계 근무자들도(원심 증인 K의 증언, 증거목록 순번 7) 쉽게 예견할 수 없었던 사고로 보이는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로서는 덤프트럭 운전자가 기본적인 조작 절차를 준수할 것이라는 신뢰를 전제하고 작업을 관리하는 것이 통상적이라 할 것이고, 운전자의 기본 조작 미숙이나 일시적 실수까지 고려하여 별도의 조치를 마련할 의무까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③

또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석탄 반입장은 바닥이 평편하고 단단한 콘크리트로 이루어진 장소로, 기본적으로 덤프트럭이 균형을 잃고 전도될 위험은 매우 낮은 장소이고, 지반의 불안정성이나 경사로 인해 차량계하역운반기계가 전도될 위험이 존재하는 토목, 성토 현장과는 그 위험 구조가 본질적으로 다르다. 이러한 작업환경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들로서는 덤프트럭이 전도될 가능성까지 구체적으로 예견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그에 관한 예방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하여 피고인들에게 안전조치의무 위반을 인정하기는 어렵다.

④

그리고 피고인들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피고인들이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 정하고 있는 바에 따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거나, 그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는 경우이어야 한다. 그런데 피고인들은 석탄 반입장의 벽면에 ‘하역 작업시 반입장 출입 절대금지’라는 주의사항을 기재한 안전작업 수칙을 부착하였고, 덤프트럭의 석탄하역 작업과 G 근로자의 작업 시간을 분리하여 하역 중 출입금지에 따른 작업시간을 조정하였으며, 석탄 반입장에서 피해자와 같은 업무를 하였던 G 근로자인 K, L의 원심 법정 및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G 근로자들은 석탄하역 작업 시 석탄반입장 밖으로 나와 있어야 한다는 수칙을 인지하고 있었고, G 및 C 측으로부터 항상 교육 받는 내용이며, ‘석탄 차량 하역 작업시 반입장 출입 절대금지’라는 내용이 기재된 안전 작업 수칙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음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므로,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면, 당시 작업의 성질과 현장의 여건에 비추어 예상되는 위험을 예방하기에 적절하다고 인정될만한 정도의 안전조치는 이미 이루어 진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들이 그와 같은 조치만으로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면서도 이를 용인하거나 방관하였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⑤

검사는 피고인들이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14조에 따른 ‘낙하물에 의한 위험 방지 조치’, 즉 ‘출입통제를 위한 감시자 배치, 석탄반입장 출입구 폐쇄 및 출입금지 통제선 설치, 석탄수송판넬 위치 변경’ 등의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이러한 조치들이 이 사건 작업환경과 작업의 내용에 비추어 반드시 취하여야 할 필수적인 안전조치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더구나 검사가 주장하는 위 조치들은 이 사건 사고 이후 작업장에 내려진 작업중지처분을 해제하기 위하여 행해진 사후적인 안전조치강화 방안이므로, 이러한 사후적 조치에 근거하여 피고인들이 사고 방지를 위한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나)

업무상과실치사의 점에 관하여(피고인 F)

(1)

관련 법리

(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서 요구하는 안전조치의무 위반에 해당하지 않아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에도 관리·감독업무 등에 관한 주의의무 위반이 인정되는 경우 업무상과실치사상죄가 성립할 수 있다(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09도13252 판결 등 참조).

(나)

형법이 업무상과실치사상죄를 규정하고 있는 것은 사람의 생명・신체에 대하여 위험성이 있는 업무에 종사하는 자에게 일반․예방적 목적에서 통상인과 달리 각별한 주의의무를 이행하도록 요구하고, 이들 사무에 종사하는 자에 대하여는 구체적 결과의 예견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될 개연성이 크며 그 때문에 미리 예상된 그러한 종류의 결과가 발생한 때에는 용이하게 주의의무의 위반이 있다고 인정하기 위함이다. 이 때 업무상의 과실은 업무와 관련한 일반적ㆍ추상적인 주의의무의 위반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업무와 관련하여 다해야 할 구체적ㆍ직접적인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과실로 이를 하지 아니한 경우를 뜻한다(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도2887 판결, 대법원 1994. 5. 24. 선고 94도660 판결 등 참조).

(다)

피고인 F에게 업무상과실이 인정되려면, 위 피고인이 결과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예견하지 못하였는지, 그리고 결과발생을 회피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회피하지 못하였는지가 검토되어야 하고, 그 과실의 유무를 판단함에는 같은 업무와 직무에 종사하는 일반적 보통인의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주의 정도를 표준으로 하여야 하며, 통상 예견할 수 있는 범위를 넘는 이례적인 사태의 발생까지 예견하고 대비할 것까지 요구할 수는 없다(대법원 1971. 5. 24. 선고 71도623 판결, 대법원 2021. 11. 11. 선고 2021도11948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 F가 G의 현장소장 및 관리감독자로서, 석탄반 입장에 덤프트럭이 들어와 하역작업을 하는 도중 G 소속 근로자들이 같은 장소에서 수송작업을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출입을 통제하는 등 근로자들을 낙하물에 의한 위험으로부터 보호하여야 할 업무상의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하역작업 중 근로자들의 출입을 통제하거나 금지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로 재해자가 하역작업 중 석탄반입장에 출입하여 수송판넬을 조작하다가 이 사건 사고로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앞서 본 것처럼, 이 사건 사고는 통상적으로 예견할 수 없었던 사고에 해당하므로, 피고인 F의 입장에서는 덤프트럭 운전사 I의 오조작으로 덤프트럭이 전도되는 것까지 예견하기는 어렵고, 이와 같은 전도사고까지 회피하기 위해서 근로자들의 출입통제 등의 예방조치까지 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피고인 F에게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은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이 있다는 점을 인정할 수 없다.

다)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의 점에 관하여(피고인 C, 피고인 A, 피고인 G, 피고인 D<2>)

(1)

관련 법리

2021. 1. 26. 제정되어 2022. 1. 27. 시행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이하 중대재해처벌법’이라 한다) 제4조 제1항 제1호는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 등은 사업주나 법인 또는 기관이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종사자의 안전·보건상 유해 또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특성 및 규모 등을 고려하여 재해예방에 필요한 인력 및 예산 등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는 한편 같은 조 제2항은 위 조치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은 2021. 10. 5. 제정(대통령령 제32020호, 2022. 1. 27. 시행)되어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등의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가 구체화되었다.

중대재해처벌법상 형사처벌을 위하여는 중대재해처벌법 제4조, 제5조에서 규정한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 등의 안전보건 확보의무 위반과 제2조에서 규정한 중대재해의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한다. 경영책임자 등의 안전보건 확보의무 위반이 인정되는 경우라도 종사자의 사망이라는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아니하는 때에는 위 규정으로 처벌할 수 없고, 중대재해처벌법이 그러한 의무위반행위만을 별도로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도 않다.

(2)

구체적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 D과 G이 위험성평가에 따른 필요한 조치를 실시하지 않고, 재해예방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는 것이며, 피고인 A와 C가 실시한 위험성평가의 절차가 적정하지 않고, 안전·보건 관리비용 기준을 마련하지 않아, 피고인들이 재해예방에 필요한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종사자가 사망하는 중대산업재해에 이르게 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의무는 사업장 내에서 통상적으로 예견되는 유해·위험 요인을 파악하고 이에 대응할 체계를 마련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지, 사고 발생 여부가 극히 이례적이거나 위험성평가 과정에서 도출되지 않은 위험요인까지 사전에 포괄하여 대비할 것을 요구하는 취지가 아니다. 실제로 이 사건과 같은 형태의 덤프트럭 전도 사고는 C와 G이 실시한 위험성평가에서 위험요인으로 식별되지 않았고, 그 위험 발생 가능성 또한 일반적인 작업환경 하에서 예측되기 어려웠다. 그렇다면 이러한 위험이 도출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에 대한 별도의 조치를 하거나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고 하여 위험성 평가에 따른 필요한 조치 미이행 또는 재해예산 미편성을 문제 삼기는 어렵다.

아울러 C는 위험성평가 절차를 마련하고(증거목록 순번 200), 절차에 따라 위험성평가를 실시하였으며(증거목록 순번 209, 210), 유해위험요인 확인 및 점검의무를 이행하기 위하여 반기에 1회 이상 점검도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증거목록 순번

204). G 역시 위험성평가를 실시하고(증거목록 순번 296, 83), 위험관리방안(개선대책)으로 ’작업전 안전 강조, 주기적 휴식, 안전벨트착용‘(2021년), ’차량경적으로 경고, 작업장 내 접근금지 등‘(2022년)을 도출하여 이러한 조치를 취하였다. 또한 C의 위험성평가 교육실시 결과서(증거목록 순번 201) 및 안전보건 교육일지(증거목록 순번 202)에 의하면, C는 수급인인 G 및 그 직원들에 대하여 위험성평가 관련 교육을 직접 실시하였고, 원심 증인 F의 법정 진술에 의하면, G의 위험성평가에 C의 M 매니저가 참석하여 지도 및 조언을 하였으며, 협력업체 N 관리절차(증거목록 순번 230, 증거기록 949면)에 의하면 C에는 도급업체의 안전보건관리에 관한 점검 및 비용에 관한 기준과 절차가 마련되어 있음이 확인된다. 그렇다면 피고인들은 기존 위험성평가 절차에 따라 식별된 위험요인에 관하여는 그에 필요한 예산을 편성하고, 정해진 절차에 따라 평가 및 관리 업무를 수행해 온 사실이 인정된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에게 중대재해처벌법이 요구하는 수준의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지 아니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설령 피고인들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중대채해처벌법상의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의무를 일부 이행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이 사건 사고가 통상적으로 예견할 수 없었다고 보는 이상, 피고인들이 그러한 의무를 이행하였더라면 재해자의 사망이라는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 인정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하므로,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심은 피고인 B과 C에게 불리한 정상과 유리한 정상을 모두 고려하여 형을 정한 것으로 보이고, 당심에서 새로운 양형자료가 제출되지 아니하여 원심판결 후 양형을 변경할 만한 특별한 사정변경도 발견할 수 없다. 그 밖에 이 사건 범행의 내용, 방법, 범행 후의 태도와 정황 등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사유들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당심에서 주장하는 사정들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론

따라서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재우(재판장) 강경숙 이대로

각주1) 본항에서는 ‘피고인들’이라고 한다.

각주2) 본항에서는 ‘피고인들’이라고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