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16. 11. 24. 선고 2015고단3755 판결

주문

피고인들은 각 무죄.

이유

1.

공소사실

가.

피고인 A

피고인은 2015. 8. 28. 13:50경 파주시 E에 있는 도로에서 피고인 소유인 F 에쿠스 승용차를 운전하던 중 그곳을 순찰중인 파주경찰서 G파출소 소속 경위 H으로부터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벌금미납으로 지명수배된 사실을 고지 받고 파출소로 동행을 요구받자 이를 거부하며 '지금 법원에 갔다 왔는데 재판 끝날 때까지는 못낸다'고 소리치고 위 승용차를 출발하려고 하여 이를 H이 제지하자 차에서 내려 H의 가슴을 양손으로 수차례 밀쳤다.

이로써 피고인은 벌금수배자 검거를 위한 경찰관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였다.

나.

피고인 B

피고인은 전항 기재 일시 및 장소에서 H이 검거에 불응하고 H을 폭행한 친오빠 A을 공무집행방해 현행범인으로 체포하려 한다는 이유로 '왜 우리 오빠에게 수갑을 왜 채우려 하냐'며 H을 몸으로 막고 손으로 잡아끌며 수갑을 잡아당기는 등 약 10분간 체포를 방해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현행범인 체포를 위한 경찰관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였다.

2.

판단

가.

관련 규정과 법리

형법 제136조가 규정하는 공무집행방해죄는 공무원의 직무집행이 적법한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는 것이고, 여기서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함은 그 행위가 공무원의 추상적 권한에 속할 뿐 아니라 구체적 직무집행에 관한 법률상 요건과 방식을 갖춘 경우를 가리키는 것이므로, 이러한 적법성이 결여된 직무행위를 하는 공무원에게 대항하여 폭행이나 협박을 가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공무집행방해죄로 다스릴 수는 없다(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4도4731 판결,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07도7514 판결 등 참조).

벌금형에 따르는 노역장 유치는 실질적으로 자유형과 동일하므로, 그 집행에 대하여는 자유형의 집행에 관한 규정이 준용된다(형사소송법 제492조). 따라서 구금되지 아니한 당사자에 대하여 형의 집행기관인 검사는 그 형의 집행을 위하여 이를 소환할 수 있고, 당사자가 소환에 응하지 아니한 때에는 형집행장을 발부하여 구인할 수 있는데(제473조), 이 경우 형집행장의 집행에 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1편 제9장에서 정하는 피고인의 구속에 관한 규정이 준용된다(제475조). 그리하여 사법경찰관리가 벌금형을 받은 사람을 그에 따르는 노역장 유치의 집행을 위하여 구인하려면, 검사로부터 발부받은 형집행장을 그 상대방에게 제시하여야 하지만(제85조 제1항, 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10도8591 판결 등 참조), 형집행장을 소지하지 아니한 경우 급속을 요하는 때에는 그 상대방에 대하여 형집행 사유와 형집행장이 발부되었음을 고하고 집행할 수 있다(제85조 제3항, 대법원 2013. 9. 12. 선고 2012도2349 판결 등 참조). 그리고 형 집행장의 제시 없이 구인할 수 있는 '급속을 요하는 때'란 애초 사법경찰관리가 적법하게 발부된 형집행장을 소지할 여유가 없이 형집행의 상대방을 조우한 경우 등을 가리킨다(대법원 2013. 9. 12. 선고 2012도2349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경위 H이 도로를 순찰하던 중 벌금미납으로 지명수배된 피고인 A과 조우한 사실, 이에 경위 H은 피고인 A에게 벌금 미납 사실을 고지하고 벌금납부를 유도하였으나 피고인 A이 이를 거부하자 벌금형 집행을 위하여 위 피고인을 구인하려 한 사실, 피고인 A에 대하여 확정된 벌금형의 집행을 위하여 형집행장이 2015. 8. 10.자로 발부되어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이 경우는 형집행장의 제시 없이 구인할 수 있는 '급속을 요하는 때'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와 같이 급속을 요하는 때에 해당하더라도, 사법경찰관리는 그 상대방에게 형 집행장이 발부되었음을 고하고 집행할 수 있다. 따라서 다음에서는 경위 H이 피고인 A에게 형집행장이 발부되었음을 고지하였는지에 관하여 본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 중 '형집행장이 발부되었음을 고지하였다는 점'에 들어맞는 듯한 증거로는 증인 H이 이 법정에서 한 진술이 있다. 그러나 증인 H의 진술은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오히려 H은 피고인 A에게 형 집행장이 발부되었음을 고지하지 않고 위 피고인을 구인하려 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이는 위법한 공무집행에 해당한다. 나아가 검사가 제출한 다른 증거들만으로는 위 행위가 적법한 공무집행이라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벌금 미납자에 대한 지명수배가 통상 형집행장이 발부된 후에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착오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목적, 요건, 근거법령 등이 다르고, 경찰 현장 매뉴얼의 관련 내용에도 영장발부사실을 고지(형집행장 발부사실을 고지)하여야 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이상, 지명수배되었다고 고지하는 것을 형집행장이 발부되었음을 고지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가.

증인 H은 형집행장 발부 사실을 고지하였는지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그 진술을 계속하여 변경하였고, 진술을 변경한 과정과 경위가 논리적이거나 자연스럽지 않다.

①

증인 H은 벌금수배자를 조우한 경우의 일반적인 사건처리절차를 묻는 검사의 질문에 대하여 '벌금미납사실의 고지'에 관하여만 진술하였고, 형집행장 발부 사실의 고지에 관하여는 진술하지 않았다.

②

이후 변호인은 증인 H에게 당시 피고인 A에게 형집행장이 발부된 사실을 고지하였는지 여부를 질문하였다. 이에 대하여 증인 H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어 통상적으로 형집행장 발부 사실을 고지하는지 여부를 묻는 변호인의 질문에 '형집행장까지 발부된 것을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고 진술하였고, 거듭된 확인 질문에 대하여 '형집행장이 발부되었다고까지는 이야기를 안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고 진술하였다.

③

변호인은 계속하여 증인 H에게 형집행장 발부 사실을 고지하였는지 여부를 질문하였다. 이에 대하여 증인 H은 '통상적으로 저는 꼭 형집행장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당시는 제가 했는지는 안 했는지는 기억이 안 납니다.'고 진술하여 바로 직전에 진술한 통상적인 절차에 관하여 다르게 진술하였다.

④

이어서 변호인은 증인 H에게 형집행장 발부 사실을 고지하지 않았음을 전제로 형 집행장을 고지하지 않은 이유에 관하여 질문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증인 H은 갑자기 '아 이제 기억납니다. 형집행장 발부되었다고 분명히 이야기했습니다. 그 당시 형 집행장 발부되었기 때문에 가야 된다고, 이제 기억이 납니다.'라고 진술하였다.

나.

증인 H은 당시 피고인 A에게 '벌금을 미납하여 지명수배가 되어 있다'고 고지한 사실에 관하여는 일관하여 진술하였다. 그런데 이와 동시에 고지해야 할 사항인 '형 집행장 발부 사실'에 관하여는 전항과 같이 계속하여 진술을 변경하였다. 반복적으로 동시에 행하는 고지사항에 관하여 다르게 기억하는 것은 경험칙에 반한다.

다.

이 법원에서 직접 관찰한 증인 H이 형집행장 발부 사실을 고지하였다고 진술하였을 때의 증인의 모습과 태도(목소리, 속도, 말투 등)가 다른 신문사항에 대하여 답변할 때와 확연히 다르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이창섭

각주1)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6. 10. 선고 2014노1970 판결 등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