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반소원고)들은 망 D으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의 범위 내에서 원고(반소피고)에게 각 39,305,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12. 21.부터 2021. 6. 18.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반소피고)의 나머지 본소청구 및 피고(반소원고)들의 반소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본소, 반소를 합하여 1/3은 원고(반소피고)가, 2/3는 피고(반소원고)들이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E’라는 상호로 건설기계대여업을 하는 사람이고, D은 원고에게 고용되어 원고 소유의 F 스카니아 27톤 덤프트럭(이하 ‘이 사건 차량’이라 한다) 운전사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D이 2019. 4. 1. 모래 운반을 위하여 이 사건 차량을 운전하여 제천에서 춘천 방향으로 운행하던 중 2차로에서 1차로로 진로 변경하면서 운전석 앞 범퍼 부분으로 교량 시작지점을 1차 충돌하고 타이어 펑크로 중심을 잃었고, 이어서 보조석 앞 범퍼 부분으로 다리 교각부분을 2차 충돌한 후 운전석이 있는 탑 부분과 차량적재함 부분이 분리되어 탑 부분이 다리 밑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D은 이 사건 사고 직후 사망하였고, 이 사건 차량은 수리가 불가능한 정도로 심하게 파손되었다(이하 D을 ‘망인’이라 한다).
망인의 부모인 피고들은 이 사건 소송 중인 2020. 3. 16. 이 법원 2020느단60165호로 망인의 재산상속을 함에 있어 한정승인(이하 ‘이 사건 한정승인’이라 한다)하는 신고를 하였고, 2020. 4. 27. 위 법원으로부터 이 사건 한정승인 신고를 수리하는 심판을 받았다. 피고들이 이 사건 한정승인 신고시 기재한 상속재산목록은 아래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5, 6호증, 을 제3, 6,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와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본소에 대한 판단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위 인정사실 및 갑 제14, 16호증, 을 제6호증의 각 기재와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사고는 망인의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 사건 사고 당시 망인은 다른 덤프트럭 2대와 함께 무전기로 통신하며 운송 작업을 하는 중이었고, 망인이 운전하는 이 사건 차량이 맨 앞에, I이 운전하는 차량이 맨 뒤에 있었다. 당시 I은 망인을 포함한 앞 차량 운전자들에게 무전기로 “털어봐”라고 한 후 “못 피할 것 같아?”라고 하였고, 그 직후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며, 이 사건 차량이 멈춘 지점에는 도로 위에 단속 카메라로 보이는 물건이 부착되어 있었다. 망인은 단속 카메라를 피하기 위하여 무리하게 차선을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차량은 2016. 11. 17. 건설기계검사를 최초로 받았으며, 2017. 11. 13. 및 2018. 12. 24. 정기검사를 받았다. 만약 이 사건 차량에 최고속도(90km/h) 제한장치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면 검사 후 정비명령을 받았어야 하는데, 그러한 처분을 받았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어 이 사건 차량에는 최고속도 제한장치가 설치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도로는 내리막길이고, 최고속도 제한장치를 한 차량이라도 내리막길에서 자연스럽게 속도가 붙어 해당 도로의 제한속도(100km/h)를 초과하여 운행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차량은 사고 발생 얼마 전인 2019. 3. 16.경 타이어를 교체하였으므로, 이 사건 사고의 원인이 될 만한 정도로 타이어 마모가 진행되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원고 사업자의 상시근로자수는 5명 미만으로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산업안전교육 적용대상이 아니고, 덤프트럭의 상하차 작업의 특성상 사용자로부터 감독을 받지 않고 대기하는 시간이 상당한 점을 고려하면 망인이 새벽 3시경 출근하고 오후 7시에 퇴근하였다는 사실만으로는 망인이 이 사건 사고의 원인이 될 정도의 수면부족 또는 과로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망인은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사고로 인하여 차량이 수리가 불가능할 정도로 파손되어 폐차가 불가피한 경우에는 사고 당시의 교환가격으로부터 고철대금을 뺀 나머지 금액이 통상의 손해에 해당한다.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이 사건 차량이 수리가 불가능할 정도로 파손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제1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차량과 같은 연식의 중고차 시세는 112,300,000원 상당임을 인정할 수 있다(피고는 원고가 제출한 중고차량 시세조회는 주행거리가 반영되어 있지 않아 차량가액을 입증하기 부족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일반적인 차량과 달리 덤프트럭은 장거리 화물 운송 업무로 사용되는 것이 대부분이므로 위 시세조회자료는 차량가액 사실인정의 자료로 사용하기 충분하다).
나아가 고철 대금은 금액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주장 및 입증이 없으므로 별도로 공제하지 아니하고, 결국 원고가 입은 손해를 112,300,000원으로 인정한다.
책임의 제한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피용자의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행하여진 불법행위로 인하여 직접 손해를 입었거나 그 피해자인 제3자에게 사용자로서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 결과로 손해를 입게 된 경우에 있어서, 사용자는 그 사업의 성격과 규모, 시설의 현황, 피용자의 업무내용과 근로조건 및 근무태도, 가해행위의 발생원인과 상황, 가해행위의 예방이나 손실의 분산에 관한 사용자의 배려의 정도, 기타 제반 사정에 비추어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견지에서 신의칙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만 피용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이나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면,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망인과 같이 대형 트럭의 운전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은 업무의 특성상 언제나 사고 발생의 위험을 부담하고 있는데, 그러한 위험은 해당 업무를 수행하도록 지시함으로써 영업상 이익을 얻는 사용자도 함께 부담하여야 하고, 사고 발생에 따른 손해를 근로자 개인에게 전부 부담하게 하는 것은 공평의 원칙에 어긋나는 점, 원고가 망인의 운전습관을 알면서도 이에 대하여 주의를 주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는 점, 망인이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생명을 잃은 점, 망인이 약 1년간 원고에게 고용되어 특별히 문제없이 업무를 수행해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소속 근로자로서 업무를 수행하는 도중에 발생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망인의 책임을 원고가 입은 손해액의 70%인 78,610,000원으로 제한함이 타당하다.
피고들의 상속한정승인 항변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피고들은 이 삭너 한정승인 신고시 고의로 재산목록에 피고들이 주장하는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 채권을 기재하지 않았고, 이는 민법 제1026조 제3호의 법정단순승인 사유인 상속재산의 은닉에 해당한다. 또한, 피고들이 원고를 상대로 이 사건 반소를 청구한 것은 민법 제1026조 제1호의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 역시 법정단순승인사유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한정승인은 그 효력이 없다.
판단
아래 제3항과 같이 피고들의 반소 청구를 기각하는 이상 피고들이 적극재산에 원고에 대한 채권을 기재하지 아니한 것을 가리켜 재산을 은닉한 것이라고 하거나, 이 사건 반소를 제기한 것을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를 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피고들의 한정승인 신고가 수리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결국 피고들의 한정승인항변은 이유 있다.
소결
따라서 망인의 상속인들인 피고들은 망인으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의 범위 내에서 각 상속지분(1/2)에 따라 원고에게 39,305,000원(= 78,610,000원 ÷ 2)과 이에 대하여 피고들의 손해 발생일 이후로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인 2019. 12. 21.부터 피고들이 이행의무의 존부나 그 범위에 관하여 다투는 것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1. 6. 18.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반소에 대한 판단
피고들의 주장
원고는 망인으로 하여금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무하도록 하였으며, 산업안전보건법상 산업안전교육을 실시하지 아니하는 등 망인에 대한 사용자로서의 보호의무를 위반하였다. 원고의 보호의무 위반행위는 이 사건 사고의 한 원인이 되었으므로 원고는 망인의 상속인들인 피고들에게 망인의 일실수입(일실수입 및 일실퇴직금에서 유족급여를 공제한 373,333,330원) 중 과실상계 후 금액 288,929,795원과 위자료 80,000,000원을 피고들의 상속지분에 따라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이 사건 사고는 망인의 과실로 인하여 발생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들의 반소 청구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본소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며, 피고들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연희
각주1) 원고는 “털어봐”는 내리막길에서 속력을 내보라는 의미의 기사들 사이의 은어라고 주장하고, 피고는 이에 대하여 특별히 반박하지 아니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