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0. 10. 30. 선고 2019가단82338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 B에게 6,577,777원, 원고 C, D, E에게 각 4,385,185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19. 1.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2.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2/5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변경 전 상호: G 주식회사)는 1994. 2. 3. 설립되어 구두, 핸드백, 피혁잡화도소매 및 제조업을 주된 사업으로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A은 2012. 8. 8.경 ‘H’이라는 상호로 제화임가공업에 관한 사업자등록을 마친 사람으로, 2012. 8. 1. 피고와 임가공계약을 체결하고 그 무렵부터 2018. 12. 31.까지 피고가 제공한 작업장으로 출근하여 피고로부터 작업지시서와 함께 작업에 필요한 자재를 배분받아 위 작업지시서에 따른 구두 갑피작업을 하는 제화공으로 근무하였다.

다.

한편, A은 2019. 6. 4. 사망하였고, 상속인으로 배우자인 원고 B과 자녀들인 원고 C, D, E이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모두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들

A은 피고에게 고용되어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A의 상속인들인 원고들에게 그 상속분에 따라 A에게 미지급한 퇴직금과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피고는 A과 임가공계약을 체결하였을 뿐, A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것이 아니어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A에게 퇴직금 및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3.

판단

가.

A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2, 5호증의 각 기재, 증인 I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A은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1)

피고의 사업장에서 진행되는 구두 제조과정은, ① 작업지시서 배분, ② 재단작업, ③ 갑피작업, ④ 저부작업, ⑤ 마무리 및 검품의 순으로 이루어지는데, A은 이 중 갑피작업을 담당하였다.

2)

피고는 기성품 및 주문 제작 수요에 맞추어 제품 생산에 필요한 구체적인 사항과 공정 주의사항이 기재된 작업지시서를 A을 비롯한 제화공들에게 배분하면서 작업에 필요한 자재를 나누어 주었고, 제화공들의 작업 내용은 작업지시서에 따라 기계적으로 이루어졌을 뿐 독자적 구상이나 생각이 반영될 여지는 없었는바, 피고는 제화공들을 포괄적으로 지휘·감독하였다. 또한 피고는 제화공별 작업량을 할당하면서 우선 제작이 필요한 제품이 있을 경우 해당 제품에 대한 작업을 먼저 하도록 요구하는 등 작업순서를 지시하였고, 제화공들이 작업을 마친 후에는 검품을 한 후 수정을 직접 지시하기도 하였는바, 이로써 개별적, 구체적인 지휘·감독도 이루어졌다.

3)

피고는 일정한 시간에 제화공별 작업량을 할당하여 작업지시서와 자재를 배분하였는바, 제화공들은 작업지시서를 배분하기 전까지 지정된 자리에서 작업을 준비해야 했고, 증인 I의 증언에 의하더라도 할당된 작업을 마치기 위해서는 오전 8시에 출근하여 오후 9시 30분까지 작업을 하여야 했다. 비록 출, 퇴근시간이 명확히 정해진 것이 아니더라도 제화공들은 사실상 일정한 시각에 출퇴근하거나,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작업량을 마친 이후에야 퇴근하는 등 근로시간이 통제되는 형태로 근무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제화공들의 작업량은 하루 단위로 배분되고, 피고의 작업지시서 배분부터 검품 과정까지 순차로 통일된 작업을 하여야 하므로 전체 작업 진행을 고려해 개인적인 사정에 따라 희망하는 날짜, 시각에 자유롭게 작업할 수는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4)

제화공들이 무단으로 결근하거나 배분받은 작업량을 모두 수행하지 못한 경우 피고는 해당 제화공의 작업량을 줄여서 배분하였는데, 임금의 수준이 작업량에 따라 달라지는 제화공들에게 위와 같은 작업량의 할당은 강력한 근태관리의 수단이 된다.

5)

피고가 제공한 작업장은 각 제화공별로 작업 위치가 정해져 있고, 제화공들은 망치, 가위 등 작업자의 손에 익숙하여야 하는 연장과 같은 개인용품을 제외하고는 피고가 제공하는 기계와 비품, 자재를 이용하여 작업하였는바, 제화공들은 피고가 제공한 근로장소에 종속되어 있었고, 스스로 작업장소를 선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6)

앞서 본 작업량, 근로장소 및 노무 외에 필요한 자본적 수단이 모두 피고에 의해 제공된 점 등을 고려할 때, 제화공들이 피고의 사업장에서 일하는 동안 다른 구두제조회사에서 일하거나 개인적인 구두제조업을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7)

제화공들은 독자적으로 제조 물량을 수주하거나 제조된 구두를 납품하는 등의 업무를 처리하지 않았고, 구두제품 수요 상황에 따라 작업량의 편차는 있었지만 대체로 매일 피고로부터 일정한 작업량을 할당받아 이를 완성하면 정해진 공임대로 보수를 지급받았으므로, 노무 제공을 통해 스스로 이윤을 창출하거나 손실의 위험을 부담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이에 더 나아가 제화공들의 작업량 및 공임이 피고에 의하여 사실상 결정되었고, 노무 외에 필요한 자본적 수단이 모두 피고에 의해 제공된 점을 고려할 때, 제화공들이 피고로부터 받은 보수는 노동의 양과 질을 평가한 것으로 실질적으로는 근로의 대가인 임금의 성격을 가진다.

8)

A은 I, J과 한 팀을 이루어 같은 작업장소를 사용하면서 갑피작업을 수행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통상 제화공들은 부부가 팀을 구성하여 작업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이고, A 역시 부부로 구성된 팀과 같은 형태로 I, J과 팀을 이루어 작업을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바, 이는 일의 능률을 위해 분업 형태로 팀을 이루어 작업하는 것을 피고가 허용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고, A이 I, J과 함께 작업하였다는 사정을 들어 피고가 A의 작업방식에 관여하지 아니하였다거나 A이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도록 하는 것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할 수 없다(더욱이 I는 A이 사망한 후 다른 제화공과 팀을 이루어 피고로부터 작업지시를 받아 동일한 근로를 계속 제공하고 있다).

9)

비록 제화공들에게 적용되는 형식적인 징계절차가 존재하지 않고, 다른 근로자들과 달리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칙, 휴가제도 등의 적용과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없으며, 개인사업자로 사업자등록을 하였다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은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수 있는 것들로서 쉽사리 제화공들의 근로자성을 부인할 사정이 되지 않는다.

나.

퇴직금청구에 관한 판단

1)

퇴직금 지급의무의 발생

A이 2012. 8. 1.부터 2018. 12. 31.까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다가 퇴직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A에게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퇴직금의 산정

가)

퇴직금제도는 근로자의 통상의 생활을 종전과 같이 보장하기 위한 것이므로, 퇴직금지급사유가 발생하였을 때 그 지급하여야 할 금액의 산출기초가 되는, "그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월간에 그 근로자에 대하여 지급된 임금"이 특별한 사유로 인하여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을 경우에도 이를 그대로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로 삼는다면, 이는 근로자의 통상의 생활을종전과 같이 보장하려는 제도의 근본취지에 어긋난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대법원 1995. 2. 28. 선고 94다863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A이 퇴직 전 3개월 동안안 받은 보수가 그 이전의 보수보다 다소 높다고 보이므로 이를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것은 부적당하다고 보인다. 나아가 이러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평균임금은 그 산정기준에서 제외하여야 할 기간을 뺀 그 직전 3개월간의 임금을 기준으로 하여 정하여야 하나, 구두제작 업계의 특성상 성수기·비수기에 따른 작업량의 차이가 있고, 이는 1년을 기준으로 볼 경우 작업량의 편차가 가장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점, A이 퇴직 전 1년간 작업량에 따른 공임의 변화가 있었다고 볼 사정이 없는 점을 고려할 때, A의 퇴직금을 산정하기 위한 평균임금은 퇴직 전 1년간의 임금을 기준으로 하여 근로기준법이 정한 방식에 따라 산정한 금액으로 봄이 타당하다.

나)

위와 같은 기준에 따라 산정한 퇴직금의 액수는 다음과 같다.

(1)

근무일수: 총 2,344일(2012. 8. 1. ~ 18. 12. 31.)

(2)

퇴직 전 1년간의 임금 합계: 37,385,900원

(3)

1일 평균임금: 102,427원(= 37,385,900원 ÷ 365일, 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 (4) 퇴직금: 19,733,333원(= 102,427원 × 30일 × 2,344일 ÷ 365일)

다.

연차휴가수당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들은 A이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동안 동안 연차휴가를 사용한 사실이 없으므로, 피고는 연차휴가수당 중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2015. 8.부터 2018. 12.까지 근무에 대한 연차휴가 52일분에 대한 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A에게 연차휴가가 발생하였다거나 A이 발생한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라.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A의 상속인들인 원고들의 각 상속분에 따라 원고 B에게 6,577,777원(= 19,733,333원 × 3/9), 원고 C, D, E에게 각 4,385,185원(= 19,733,333원 × 2/9)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A의 퇴직 후 14일이 지난날의 다음날인 2019. 1.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영기

각주1) 재단작업이 끝난 가죽을 접착 및 봉제하는 작업

각주2) 갑피작업이 완료된 가죽을 형틀에 씌워 구두의 형태를 완성하고 창을 붙여 건조하는 작업

각주3) A의 IBK기업은행 계좌(계좌번호 1 생략)(갑 제7호증)에 피고 명의로 입금된 돈을 기준으로 하되, A이 팀원인 I, J에게 지급한 돈을 제외하였다. 즉, 1월 임금 3,606,500원, 2월 임금 713,200원, 3월 임금 3,956,350원, 4월 임금 2,462,550원, 5월 임금 3,350,050원, 6월 임금 2,954,700원, 7월 임금 3,140,550원, 8월 임금 2,728,400원, 9월 임금 2,584,550원, 10월 임금 4,556,050원, 11월 임금 3,699,500원, 12월 임금 3,633,500원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