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0. 5. 27. 선고 2019가단88336 판결

주문

1.

피고 주식회사 B는 원고에게 4,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2019. 2. 3.부터 2020. 5. 27.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피고 주식회사 B에 대한 나머지 청구와 피고 C에 대한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주식회사 B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가 90%, 피고 주식회사 B가 10%를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C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 사실

가.

원고는 피고 주식회사 B(이하 '피고 회사')에 2013. 10.경 입사하여 2016. 10. 10.까지 근무하였다. 피고 C은 피고 회사의 사내이사이다.

나.

피고 회사의 직원 D은 2015. 8.경부터 2016. 10.경까지 원고와 근무하던 중 원고와 함께 사용하는 직장 사무실에서 업무용 컴퓨터에 야한 동영상을 다운로드받고 시청하였다.

다.

원고는 D의 위와 같은 행동을 알게 된 후 2016. 8.과 2016. 9.경 피고 회사에 위와 같은 D의 행위에 대한 적정한 조치를 요구하였다. 피고 회사는 D에게 야한 동영상을 삭제하고 원고에게 사과하라는 등의 지시를 하였으나 D은 피고 회사의 지시를 받고도 이에 응하지 않고 위와 같은 행위를 계속하였다. 피고 회사는 피고 D의 위와 같은 행위에 대하여 징계와 같은 추가 조치를 하지 않았다.

라.

원고는 D을 피고로 하여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고(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파주시법원 2017가소536), 위 소송의 항소심에서(의정부지방법원 2017나212294) 2019. 2. 12. 'D이 원고에게 위자료로 7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판결이 선고되어 그즈음 확정되었다.

마.

원고는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고양지청에 피고 회사를 진정하였는데,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고양지청은 2017. 3.경 피고 회사에, 성희롱예방교육 미실시에 따른 과태료 부과 처분과 성희롱 행위자에 대한 징계 또는 그에 준하는 조치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시정지시를 하였다. 피고 회사는 위 시정지시에 따라 2017. 3. 20. D에게 3개월간 감봉 등의 징계를 결정하고 통지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9, 11~13호증, 을 5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D은 2015. 8.경부터 원고와 같이 근무하는 직장 사무실 안에서 원고가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컴퓨터로 음란 동영상을 보았고, 이로 인하여 원고는 성적인 혐오감을 계속 하여 느꼈다. 원고는 위와 같은 D의 행위를 시정하여 줄 것을 피고들에게 요구하였으나, 피고들은 원고의 시정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D의 행위를 방조·방관하였다. 가해자인 D에 대하여 징계 조치 없이 한 공간에서 근무하게 한 것은 원고에게 심리적 부담감을 주어 원고가 스스로 퇴사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사업주로서 원고의 고초를 듣고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피고들은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①

치료비: 5,275,519원(원고가 피고의 제본 업무를 도와주면서 발생한 어깨 석회성회전근개파열 등 치료비 1,792,730원, 음란 동영상과 관련한 스트레스성 통증 치료비 1,177,130원, 퇴사 후 불면증, 어깨통증 치료비 2,305,859원)

②

일실 수입: 12,704,550원[원고에 대한 보호조치가 없어 근무가 불가능하여 퇴사하였으므로, 새로운 직장을 구하기 위한 6개월간의 보수액(월 2,117,425원 × 6개월)]

③

피고들의 행위로 받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2,000만 원

3.

판단

가.

관련 규정 등의 검토

1)

"직장 내 성희롱"이란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근로조건 및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한다[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 제2조 제2호].

2)

구 남녀고용평등법(2017. 11. 28. 법률 제1510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직장 내 성희롱이 법적으로 금지되는 행위임을 명확히 하고, 사업주에게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 등 성희롱에 관한 사전 예방의무와 직장 내 성희롱 발생이 확인되는 경우 행위자에 대하여 징계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조치를 하게 하는 등 사후 조치의무를 부과하고 있다(위 법 제13, 14조).

한편 고용관계 또는 근로관계는 이른바 계속적 채권관계로서 인적 신뢰관계를 기초로 하는 것이므로, 고용계약에 있어 피용자가 신의칙상 성실하게 노무를 제공할 의무를 부담함에 대하여, 사용자로서는 피용자에 대한 보수지급의무 외에도 피용자의 인격을 존중하고 보호하며 피용자가 그 의무를 이행하는 데 있어서 손해를 받지 아니하도록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고 피용자의 생명, 건강, 풍기 등에 관한 보호시설을 하는 등 쾌적한 근로환경을 제공함으로써 피용자를 보호하고 부조할 의무를 부담한다(대법원 1998. 2. 10. 선고 95다39533 판결 참조).

나.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여부

1)

피고 회사에 대한 부분

원고와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면서 야한 동영상을 시청하고 나아가 이러한 사실을 원고가 인식하고 있음에도 그 행동을 계속한 D의 행위는, 직장 내 성희롱으로 충분히 볼 수 있다.

그런데 피고 회사는, 성희롱 예방 교육 등을 제대로 하지 않아 이와 같은 D의 행위를 사전에 예방하지 못하고, 나아가 징계 등의 조치를 하지 않고 단순히 주의만을 주어 D의 행위에 대한 충분한 사후 조치를 하지 못하였다. 피고 회사는 근로자인 원고에 대한 사용자의 보호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이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1>

2)

피고 C에 대한 부분

근로자인 원고에 대하여 보호의무를 부담하거나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른 각종 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법인인 사업주 또는 사용자에 해당하는 피고 회사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사내이사인 피고 C 개인이라고 볼 수 없다.

피고 C이 이에 대한 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피고 C에 대한 원고의 청구는 인정할 수 없다(원고 주장을, 피고 C이 개인적으로 D의 행위를 방조하여 불법행위 책임을 진다는 취지로 보더라도,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 C이 D의 불법행위를 방조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다).

다.

손해배상의 범위

1)

피고 회사가 D의 직장 내 성희롱을 적절하게 예방하거나 사후 조치를 충분히 하지 않아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은 분명하다. 원고가 D의 행위로 인하여 받은 피해의 정도, 원고와 피고 회사의 관계, 원고의 근무기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사정을 고려할 때,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위자료는 400만 원으로 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2)

원고는 정신적 손해 이외에도 치료비, 일실 수입 등 재산적 손해도 같이 주장하고 있으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 회사의 원고에 대한 보호의무 위반 행위와 원고 주장과 같은 재산적 손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다.

4.

결론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위자료 400만 원과 이에 대하여 피고 회사에 대한 이 사건 소장 송달 다음 날인 2019. 2. 3.부터 피고 회사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 및 그 범위에 관하여 다투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20. 5. 27.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2>

원고의 피고 회사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타당하여 인용하고, 피고 회사에 대한 나머지 청구와 피고 C에 대한 청구는 인정할 수 없어 기각한다.

판사 강민호

각주1) 원고의 청구가 피고 회사에 대한 사용자로서 보호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채무불이행책임을 구하는 것인지, D의 행위에대한 방조행위자로서 불법행위책임을 구하는 것인지 분명하지 않으나, 보호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주장 등을 고려하여, 채무불이행책임을 구하는 것으로 본다.

각주2) 피고 회사에 대한 청구를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로 보는 이상 이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은 기한의 정함이 없는 채무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에 대한 이행을 청구한 소장 송달 다음 날부터 지연손해금을 인정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