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일반택시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최저임금법 적용사업장이다.
원고는 2014. 3. 30. 피고에게 고용되어 복격일제(2일 근무, 1일 휴무) 형태로 근무하다가 2019. 8. 9. 퇴직한 택시운전근로자이다.
근로형태 및 임금지급 방법
원고는 근무기간 중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을 기준운송수입금(사납금) 명목으로 피고에게 납부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을 자신이 보유하며, 피고로부터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의 임금을 지급받았다.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과 소정근로시간 단축 등
최저임금법이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되어 일반택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이하 ‘택시운전근로자’라 한다)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이하 ‘비교대상 임금’이라 한다)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이 신설되었다.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부칙에 따라 2010. 7. 1.부터 피고의 소재지인 춘천시에서도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었다.
피고의 임금협정
피고는 다음과 같이 피고의 노동조합 사이에 2017년, 2018년, 2019년 임금에 관한 임금협정을 각 체결하였다.
2017년 임금협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2018년 임금협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2019년 임금협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한편 피고의 현재 대표이사는 2017년경 기존 대표이사로부터 피고에 관한 경영권을 인수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법적 분쟁으로 인해 2016년 이전의 취업규칙이나 임금협정서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2016년 이전의 임금협정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법정 최저시급
최저임금법에 따라 노동부장관이 결정, 고시한 연도별 각 시간급 최저임금(이하 ‘최저시급’이라 한다)은 다음과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호증 내지 6호증의 각 기재(가지 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및 판단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가 앞서 본 2017년 내지 2019년 임금협정을 통해 소정근로시간을 2017. 4. 1.부터 1일 4시간으로, 2018. 5. 1. 이후로 1일 3.5시간으로 각 단축시켰다(이하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라 한다). 이는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에 변경이 없음에도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에 따라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을 외형상 증액시키기 위해 변경한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또한 피고는 2014년부터 2017. 3. 31.까지 적용되는 2014년 내지 2016년 임금협정서를 제출하지 않고 있으나, 마찬가지로 피고는 위 1)항과 같이 잠탈할 목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여 8시간 미만으로 정하였는바, 이 또한 무효이다.
따라서 원고의 소정근로시간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1일 8시간, 근로일수 18일(만근)이고, 이를 기준으로 아래와 같이 법정최저임금 및 퇴직금이 산정되어야 한다. 가) 2014년도 법정최저임금 750,240원(= 2014년도 최저시급 5,210원x8시간x18일)
2015년도 법정최저임금 803,520원(= 2015년도 최저시급 5,580원x8시간x18일)
2016년도 법정최저임금 868,320원(= 2016년도 최저시급 6,030원x8시간x18일)
2017년도 법정최저임금 931,680원(= 2017년도 최저시급 6,470원x8시간x18일)
2018년도 법정최저임금 1,084,320원(= 2018년도 최저시급 7,530원 x8시간x18일)
2019년도 법정최저임금 1,202,400원(= 2019년도 최저시급 8,350원 x8시간x18일)
퇴직금 6,309,802원(소정근로시간을 8시간으로 산정했을 경우 원고의 퇴직전 3개월 1일 평균임금 39,208원 x30일x재직일수 1958일/365일)
그런데 피고는 위 법정최저임금 및 퇴직금에 미달하는 별지3 최저임금미달금 정리표 중 ‘지급임금’란 기재 임금을 지급하고, 퇴직금으로 4,092,090원을 지급하였는바, 피고는 원고에게 별지3 최저임금미달금 정리표 중 2014년부터 2019년까지의 미지급 임금 합계 20,167,966원 및 미지급 퇴직금 2,217,712원(= 6,309,802원 – 4,092,090원)의 합계 22,385,6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의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판단
원고가 피고로부터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았던 사실, 피고가 2017년 내지 2019년 각 임금협정을 통해 소정근로시간을 2017년 1일 4시간으로, 2018년 이후 1일 3.5시간으로 각 단축시킨 사실, 한편 2014년 내지 2016년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자료는 제출되지 않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본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및 사실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 주장과 같이 2014년 내지 2016년 임금 부분에 관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원고에게 지급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2017년 이후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것이라거나, 이 사건 특례조항 등 강행법규의 적용을 잠탈할 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먼저 원고의 2014년 내지 2016년도 임금 등 청구와 관련해서는 원고들이 구하는 청구금액의 산정 근거가 되는 기준이 되는 아무런 증거자료가 제출되지 않았고, 원고가 제출하는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원고 주장의 임금이 최저임금에 미달되어 지급되었는지를 인정하기 어렵다(피고가 해당 기간에 대한 임금협정서나 취업규칙 등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은 다른 관련 법령상 위반에 해당하여 그에 따른 제재의 대상이 될 여지는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 주장과 같이 최저임금에 미달되는 임금을 지급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다음으로, 2017년 이후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에 관하여 보건대,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를 무효로 인정하기 부족하다.
원고는 피고의 택시를 운행하면서 이른바 정액사납금제에 따라 승객들로부터 받은 운임 중 일정액을 피고에게 지급하고 나머지 수입은 원고가 갖는 방식으로 근무하여 왔다. 사용자인 피고로서는 원고의 운행시간 중 근무 여부나 운행형태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거나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어려웠었고, 이러한 택시운수업의 특성에 따라 노사합의를 통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정해놓을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방식으로 설정한 소정근로시간은 기본급 등의 지급을 위하여 노사간의 합의로 임의로 정한 시간을 의제한 것일 뿐 근로자별로 평균 운행시간 등을 실제로 확인한 다음 이를 기준으로 정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를 기초로 하여 이 사건 각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전후에 실제 근로시간에 변경이 있는지 여부로 위 단축 합의의 효력을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고, 소정근로시간은 근로자가 근로의무를 부담할 것을 약정하고 사용자가 그 근로의무의 이행에 관하여 임금을 지불하기로 약정한 시간으로서 실근로시간과는 개념상 구분되며(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참조),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택시운전근로자는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만을 사용자에게 납입하고 이를 제외한 초과운송수입금은 그대로 자신의 수익으로 취득하므로, 이러한 초과운송수입금을 취득하기 위하여 운행하는 시간은 사용자에 대하여 근로의무를 부담하는 시간으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앞서 본 법리와 같은 특별한 사정, 즉 소정근로시간을 단순히 형식적으로 또는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정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한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는 원칙적으로 유효하고, 위와 같은 특별한 사정은 이를 주장하는 원고에게 증명책임이 있다.
이 사건 특례조항이 제정된 후 강원도는 2013년경부터 택시운송사업자 사납금 인상을 제한하면서 택시요금을 인상하고,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질적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였다. 강원지역의 택시 기본요금, 할증요금은 아래 표 기재와 같이 변경되었다. 아래와 같은 변경은 강원도 내에 위치한 피고의 영업지역에도 유사하게 적용되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2015년경부터 택시호출 서비스가 보편화됨으로써 택시영업 형태가 기존 ‘순항배회형’에서 ‘순항배회형 + 호출형’으로 변화하였다. 이러한 상황의 변화로 인하여 2017년 강원도 택시의 일평균 주행거리가 2013년 대비 265.56km에서 242.53km로, 일평균 영업거리도 135.76km에서 118.36km로 줄어든 반면, 1대당 일평균 운송수입은 136,839원에서 141,845원으로 늘어나는 등 택시운행수입이 향상되었다. 2019년 택시요금이 인상된 후에는 강원도 법인택시의 1일 주행거리가 299.98km에서 241.76km로, 영업거리도 156.9km에서 121.95km로, 영업횟수 역시 37.95회에서 34.43회로 줄어든 반면, 1일 평균운송수입금은 181,222원에서 195,974원으로 증가하여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영업환경이 개선되었다.
이와 같이 이 사건 각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무렵인 2017년 내지 2018년 전후 무렵 택시운전근로자들의 근무환경 및 근무시간이 계속하여 변화하였던 점, 이 사건 특례조항이 제정된 후 이 사건 각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전후하여 강원도가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처우개선 정책을 추진하여 사납금 인상을 억제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각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함에 있어 이러한 상황의 변화, 즉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영업거리·근무시간 감소, 운송수입금 증가 등 근무형태, 운행시간의 변화 및 택시운전근로자들에 대한 처우개선 정책 등과 같은 사정들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동기, 내용에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최저임금법과 이 사건 특례조항은 단순히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 소정근로시간으로 산정된 시간당 최저임금액 이상의 고정급을 줄 것을 규정하고 있을 뿐이므로 소정근로시간은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노사가 자유롭게 합의할 수 있고, 이 사건 특례조항이 제정되었을 당시 입법자 또한 택시운전근로자들에 대하여 소정근로시간의 하한을 정한 바 없다. 즉 피고와 노동조합이 모두 각자의 이익을 합리적으로 교량한 후 진정한 의사에 따라 고정급 비율의 강화라는 이 사건 특례조항에 반하지 않는 임금 구조를 만들기 위해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명시적인 합의를 이루었다면 그 결과가 전체적으로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 불리한 것이라고 볼 수 없는 한 그 합의는 존중될 필요가 있고, 이 사건 각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자발적인 의사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고 볼 만한 사정이나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 이 사건에서 단축 합의를 신뢰하고 장기간 형성된 법률관계를 사후적으로 쉽게 무효화하여서는 안 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2017년도 임금협정에서 근무기간 1년 이상 2년 미만 근로자가 소정근무일인 18일을 만근하는 경우 비교대상 임금은 709,000원[= 기본급 455,000원 + 주휴수당 113,800원 + 승무수당 59,400원 + 상여금(만근 기준) 75,800원 + 근속수당 5,000원]인데, 이를 소정근로시간인 1일 4시간을 기준으로 시급으로 환산하면 9,581원(= 709,000원 ÷ 1개월의 평균 소정근로시간 74시간<1>. 원 미만 버림)이 되어, 2017년 당시 적용되던 최저시급 6,470원을 크게 상회할 뿐만 아니라, 2018년 최저시급인 7,530원도 상회한다.
또한 2018년 임금협정에서 근무기간 1년 이상 근로자가 18일을 만근하는 경우 비교대상 임금은 704,000원[= 기본급 458,600원 + 주휴수당 109,600원 + 승무수당 59,400원 + 상여금(만근 기준) 76,400원]인데, 이를 소정근로시간인 1일 4시간을 기준으로 시급으로 환산하면 9,513원(= 704,000원 ÷ 1개월의 평균 소정근로시간 74시간<2>. 원 미만 버림)이 되어, 2018년 당시 적용되던 최저시급인 7,530원을 상회하고, 2019년 최저시급인 8,350원도 상회한다. 2019년 비교대상 임금도 마찬가지이다.
이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각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곧바로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 부당하게 불리하다거나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생활의 안정, 국민의 안전과 교통편익을 추구하고자 한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취지를 저해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또한 피고는 2017년 임금협정으로 소정근로시간을 1일 4시간으로 정했다가 2018년 1일 3.5시간으로 축소하였는데, 그 축소 범위도 크다고 보기 어려운 점, 그 밖에 그 동안 최저임금의 상승률을 살펴보면, 2010년부터 2017년까지는 연 5~9% 정도로 상승하였으나 2018년에는 16.38%, 2019년에는 10.89%로 그 상승률이 갑자기 큰 폭으로 증가한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각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강행법규를 잠탈할 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정인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