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8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게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강제집행면탈의 점은 무죄.
사건정보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판결
사건
2020고단2040
판결선고
2021. 1. 7.
의정부지방법원고양지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2019. 7. 9. 수원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2019. 7. 17.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피고인은 구리시 B에 있는 주식회사 C(이하 ’C‘이라 한다)의 대표이사이고, D은 C의 사내이사, E은 C의 사외이사이다.
피고인은 2017. 3. 10.경 C이 피해자 F 주식회사로부터 G 현장에 필요한 가설 자재를 임차하는 과정에서 임대료채무를 연대보증하고, 추가로 2017. 4. 19경 화성시 영천동현장에 필요한 가설 자재를 임차하는 과정에서도 임대료채무를 연대보증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C이 위 가설 자재에 대한 임대료를 정상적으로 지급하지 못하였고 2017. 9.경부터 피해자 회사로부터 미지급된 임대료에 대하여 ‘결제가 많이 미루어진다면 부득이하게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의 채무독촉을 받았으나, 그 후로도 가설 자재의 임대료를 정상적으로 지급하지 못하여 강제집행을 당할 위험에 처하자, 피고인 명의의 고양시 덕양구 H아파트 I호(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에 허위의 근저당권을 설정하기로 마음먹었다.
사문서위조
피고인은 2017. 12. 18경 고양시 덕양구 J에 있는 법무사 K 사무실에서 미리 소지하고 있던 E, D의 주민등록등본 등 근저당권설정등기 신청에 필요한 서류를 위 사무실 직원에게 건네주면서 ‘E, D으로부터 근저당권설정등기를 신청하도록 위임받았으니 도장을 새겨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신청하라’라는 취지로 거짓말하였다.
피고인은 위 근저당권설정등기의 신청권한을 위임받은 것으로 믿은 위 직원으로 하여금 그 위임에 따라 컴퓨터를 이용하여 위임장 용지의 부동산 표시 란에 ‘1동의 건물의 표시: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H아파트 L동, 건물의 번호 : M호’라고 기재한 다음 이를 출력하도록 한 후, 볼펜을 이용하여 위 용지의 등기원인과 그 연월일 란에 ‘2017년 12월 15일 설정계약’, 등기의 목적 란에 ‘근저당권설정’, 채권최고액 란에 ‘금 일억원정’, 근저당권자 란에 ‘E, 고양시 덕양구 N 4층 O호, D, 강원도 춘천시 P아파트 Q호’라고 기재하였고, 위 위임장의 E, D의 이름 옆에 임의로 새긴 E, D의 도장을 각각 찍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행사할 목적으로 권리의무에 관한 사문서인 E, D 명의의 위임장 1장을 위조하였다.
위조사문서행사
피고인은 2017. 12. 18.경 고양시 일산동구 중앙로1275번길 38-30에 있는 고양등기소에서 위와 같이 위임장이 위조된 사실을 모르는 법무사 K으로 하여금 위 부동산에 대한 근저당권설정등기신청을 하게 하면서 위 서류가 위조된 사실을 모르는 성명을 알 수 없는 등기공무원에게 위조된 위임장을 마치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제출하게 하여 위조한 사문서를 행사하였다.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
피고인은 제2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사실은 피고인이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근저당권설정권한을 E, D으로부터 위임받은 사실이 없음에도 그 사실을 모르는 위 법무사로 하여금 위와 같이 근저당권설정신청을 하게 하였다.
이에 따라 그 사실을 모르는 성명을 알 수 없는 등기공무원은 위 부동산의 등기부에 E, D 앞으로 2017. 12. 15.자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원인으로 하는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마쳐지도록 전산 입력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공무원에게 허위신고를 하여 공정증서원본과 동일한 전자기록인 집합건물 등기부에 불실의 사실을 기록하게 하였다.
불실기재공전자기록등행사
피고인은 제2항 기재 일시 무렵 위 등기소에서 위와 같이 불실의 사실이 기록된 위 집합건물 등기부를 비치하게 하여 불실의 사실이 기재된 공전자기록을 행사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피고인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D, E에 대한 각 경찰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술기재
R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의 진술기재
추가자료 제출, 법인등기사항전부증명서, 가설자재임대차계약서, 기간별 거래내역, 민사소송 지급명령 결정문, 등기사항전부증명서, 근저당권설정등기신청서 및 위임장의 각 기재
판시 전과: 범죄경력조회, 수사보고(형법 제37조 후단 경합 판결 확인), 판결문 1부의 각 기재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각 형법 제231조(사문서위조의 점), 각 형법 제234조, 제231조(위조사문서행사의 점), 형법 제228조 제1항(공전자기록불실기재의 점), 형법 제229조, 제228조 제1항(불실기재공전자기록등행사의 점)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
형의 선택
각 징역형 선택
경합범처리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사회봉사명령
형법 제62조의2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개인 재산을 통해서라도 직원들에 대한 급여 및 퇴직금채무를 담보해 주기로 하고 직원들의 대표인 E, D의 묵시적 양해나 승낙에 따라 그들 명의의 문서를 작성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근저당권을 설정해 준 것이므로, 문서를 위조하거나 공전자기록에 불실의 사실을 기재하게 하고 이를 행사한 것이 아니다.
판단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알 수 있다. 즉, ① E, D은 공통적으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자신들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다. ② 피고인이 E, D이나 다른 직원들의 임금 및 퇴직금채무를 담보하기 위해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준 것이라면, 피고인이나 E, D과 다른 직원들 사이에 담보권 실행이나 정산에 관한 논의가 있었을 것이나 이에 관한 정황도 전혀 발견되지 않고 있다. ③ E은 일용직 근로자였고, D은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근저당권이 설정될 때까지 임금이 연체된 적이 없었으므로, 장래의 임금 등 채무에 대한 담보가 급박히 필요한 상황도 아니었다. ④ E, D 명의의 위임장에 날인된 그들의 인영은 근저당권설정등기 말소를 위하여 작성된 서류에서의 그것과는 달리 속칭 ‘목도장’에 의한 것이고, 이는 해당 문서가 E, D의 확인이나 협력 절차 없이 급하게 작성된 것임을 강하게 시사한다. ⑤ 피고인은 이 사건 부동산을 제3자에게 매도하면서도 E, D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오히려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말소하였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판시와 같이 각 문서의 작성을 통하여 허위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하는 과정에서 E, D의 양해나 승낙을 받지 않았음이 분명하므로,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은 사문서를 위조하여 허위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하였고, 이는 채무자에 대한 사해행위를 목적으로 한 것이므로 죄책이 가볍지 않다. 그러나 이 사건 범행 이전까지 이종 범죄로 인한 벌금형 이외에는 전과가 없었던 점 등을 참작하고, 이 사건 각 범죄는 판시 첫머리 기재와 같이 판결이 확정된 각 죄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으므로 동시에 재판하였을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며,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사회적 생활관계,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범행 전후의 정황 등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나타난 여러 양형 요소를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하고 그 집행을 유예하되, 사회봉사명령을 부가한다.
무죄 부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강제집행면탈의 점의 요지
피고인은 2017. 12. 18.경 고양시 일산동구 중앙로1275번길 38-30에 있는 고양등기소에서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하여 사실은 D, E에게 채무를 부담한 사실이 없음에도 마치 채무가 있는 것처럼 '채무자는 피고인, 채권자는 D, E, 채권최고액은 1억 원‘으로 하는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줌으로써 강제집행을 면할 목적으로 허위의 채무를 부담하여 채권자인 피해자를 해하였다.
판단
형법 제327조의 강제집행면탈죄는 강제집행을 당할 구체적인 위험이 있는 상태에서 재산을 은닉, 손괴, 허위양도 또는 허위의 채무를 부담하여 채권자를 해할 때 성립된다 할 것이고, 여기서 ‘강제집행을 당할 구체적인 위험이 있는 상태’란 채권자가 이행청구의 소 또는 그 보전을 위한 가압류, 가처분신청을 제기하거나 제기할 기세를 보인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1986. 10. 28. 선고 86도1553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에 제출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알 수 있다.
피해자 회사의 대표이사 R은 2017년 9월경부터 피고인과 D, E에게 ‘결제가 많이 미루어지면 부득이하게 소송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였다’고 진술하나, 피고인이나 E, D은 그런 말을 들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고, 설령 R이 실제로 그와 같은 말을 하였다 하더라도 그것이 거래에서 빈번히 이루어지는 수준의 채무 이행 독촉을 넘어 민사소송을 제기할 태세를 보인 것이라고까지 단정하기는 어렵다.
C은 2017년 3월 및 4월에 피해자 회사와 계약을 체결하여 자재를 임차하였고 그 임대료를 임차일이 속한 달의 다음 달 말일까지 지급하기로 정하였는데, 2017년 10월경까지는 다소 지체하였을 지라도 각 임차일로부터 1~2개월 이내에 임대료를 지급해 왔다(수사기록 2권 18~33쪽)[R의 진술에 따르더라도 임대료가 누적되기 시작한 시점은 2017년 11월경이다].
R은 2017년 12월 말경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기존과 달리 E, D 명의의 근저당권이 설정된 사실을 알게 되었으나(수사기록 2권 61~62쪽), C과의 거래를 중단하지 않고 계속 이어갔다.
피고인이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칠 무렵 C의 피해자 회사에 대한 채무 잔액이 합계 1억 3,000여만 원까지 증가하기는 하였으나, C은 그로부터 며칠 후인 2018년 1월 초 임대료를 지급하여 채무 잔액이 기존과 유사한 수준인 합계 6,000여만 원 정도로 감소하였고, 이후에도 임대료가 여러 차례 지급된 기록이 발견된다.
피해자 회사가 C에 지급명령을 신청한 것은 2018. 7. 2.경으로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친 날과 6개월 이상의 시차가 있고, 피해자 회사가 그 이전에 가압류 등의 보전처분 절차에 착수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으며, R이 피고인의 재산을 조회하여 이 사건 부동산이 피고인의 유일한 재산임을 안 시점도 2018년 10월경이다(수사기록 2권 61쪽).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 외에 다른 사람에 대하여도 여러 채무를 부담하고 있기는 하였으나, 2017년 12월경 이를 지체하여 반복적인 독촉을 받고 있었다거나 제3자가 본안 소송 또는 강제집행 절차에 착수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앞서 본 법리와 여러 사정들을 살펴보면,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에 대한 채무가 누적되기 시작될 무렵 허위로 채무 부담의 외관을 작출하여 근저당권을 설정해 준 것에서 더 나아가, 그 당시 이미 강제집행을 당할 구체적인 위험이 있는 상태였다는 점까지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소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안경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