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0. 9. 23. 선고 2020고정101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파주시 B에 있는 가구 제조업체인 주식회사 C의 대표이사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인은 2013. 8. 1.경부터 2018. 4. 30.경까지 주식회사 C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D의 퇴직금 25,922,050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 단

가.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이 근로자가 사용자에 대한 종속적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이 적용되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 시간·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되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를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도록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해 스스로 이윤을 창출하거나 손실 등 위험을 부담하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 인정되는지 등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숙련된 목수인 D는 2013. 4.경 피고인이 대표이사로 있는 주식회사 C와 구술로 노무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주식회사 C가 의뢰하는 가구나 모형물 등의 제작용역을 제공하고 대가는 매월 말 해당 월의 용역제공시간으로 산정하기로 약정하였다. 당시 용역 수행 과정에서 의사결정 및 작업시간은 D가 정하도록 하였다.

2)

D는 주식회사 C로부터 가구나 모형물 등의 제작용역을 의뢰받으면 자신의 형편에 맞추어 작업시간을 정하여 용역을 제공하였다.

3)

D는 매월 말 주식회사 C와 해당 월에 작업한 시간을 기준으로 보수를 정산하여 지급받았다. 주식회사 C는 D가 용역을 제공하지 아니한 달에는 보수를 전혀 지급하지 아니하였고, 이에 대하여 D도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4)

D는 공소사실 근무기간 중 주식회사 C의 동의나 승인 없이 독자적으로 시장에서 고객과 접촉하여 동일․유사한 종류의 노무를 제공하고 그 대가를 받았고, 주식회사 C는 이에 대하여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5)

D는 개인사업자등록을 하여 주식회사 C로부터 보수를 사업소득으로 지급받았고 이에 따른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으며, 고용보험, 직장건강보험 등에 가입되어 있지 아니하였다.

다.

위 인정사실 및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1)

D는 주식회사 C와 명시적인 근로계약이나 고용계약 등을 체결한 적이 없고, 주식회사 C가 정한 취업규칙이나 복무(인사)규정의 적용도 받지 아니하였다.

2)

주식회사 C가 D의 업무 수행 과정에서 일정 부분 지시를 한 것은 도급계약의 성질상 불가피한 것이었을 뿐, 이를 두고서 주식회사 C가 일방적으로 업무의 내용을 정한 것이라거나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3)

D는 주식회사 C가 정한 근무시간이나 근무장소에 구속받지 않았다.

4)

D가 주식회사 C로부터 받은 보수는 제공한 노무의 대가일 뿐이고 그 밖에 다른 성격이 있지는 않다. D는 주식회사 C로부터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받지 않았다.

5)

숙련된 목수인 D의 입장에서는 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보다는 노무도급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더 유리하다. 장기적이고 전속적인 노무도급계약을 체결하여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 한편, 틈틈이 자신의 계산으로 별도의 사업을 영위함으로써 경제적 이익을 증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라.

이러한 사정을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D는 주식회사 C에 대한 종속적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D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피고인에게 D에 대하여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3.

결 론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권기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