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2. 7. 20. 선고 2022가단74153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1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2. 23.부터 2022. 7. 20.까지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1/2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 사실

가.

피고는 2014. 6. 1.부터 2021. 5. 31.까지 원고의 영업부에서 거래처 관리 및 신규 영업 업무를 담당하였다. 피고가 입사 당시 작성한 약정서(이하 ‘이 사건 약정서’라 한다) 제5항에는 ‘피고는 재직 시 피고가 담당하고 있던 영업 거래처에 대한 채권금액 일체와 거래처의 부실로 인하여 원고에게 손해를 끼칠 시에 무한 책임을 갖기로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나.

피고는 원고의 기존 거래처 중 3개(C, D, E)의 관리를 담당하였는데, 원고가 그 거래처에 물품(주류)을 공급한 후 현재까지 지급받지 못한 금액은 합계 5,467,500원이다.

다.

원고는 2019. 5.경 피고의 요청으로 F 주식회사(이하 ‘F’이라 한다)의 매장 2개(G, H)와 물품거래를 시작하게 되면서 F에 2,000만 원을 대여하였다(2019. 5. 13.자 공정증서 작성). 원고는 그 무렵부터 두 달간 F에 외상으로 물품을 공급하고 1,600만 원 상당의 외상대금채권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 돈에 400만 원을 더하여 2,000만 원을 대여하는 것으로 약정하였다(2019. 6. 28.자 공정증서 작성). F의 매장에 대한 관리도 피고가 담당하였는데, 원고는 현재까지 F으로부터 위 4,000만 원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3, 7~14호증, 을 3,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위 인정 사실에 따르면, 원고는 피고가 재직 중 담당하던 거래처로부터 물품대금 등을 회수하지 못한 손해를 입게 된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는 이 사건 약정서 제5항에 따라 원고에게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약정서 제5항이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근로기준법 제20조는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이 규정의 취지는 위와 같은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 예정의 약정을 금지함으로써 근로자가 퇴직의 자유를 제한받아 부당하게 근로의 계속을 강요당하는 것을 방지하고, 근로자의 직장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며 불리한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보호하려는 데에 있다(대법원 2022. 3. 11. 선고 2017다202272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이 사건 약정서 제5항의 문언과 그 체결 목적 등에 비추어 보면, 이로 인하여 피고가 퇴직의 자유를 제한받는다거나 그 의사에 반하는 근로의 계속을 부당하게 강요받는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그 조항이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또한 피고는, 이 사건 약정서 제5항이 피고가 최소 3년 이상 원고에 근무할 것(제7항)을 해제조건으로 하고 그 조건의 성취로 효력이 상실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약정서 제7항은 제5항과 별도로 규정되어 있고 책임 소멸에 관한 내용도 포함하고 있지 않은 점, 그 후 2016. 1. 16. 작성한 서약서에도 그러한 의사표시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위와 같은 해제조건에 정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나.

손해배상액의 제한

사용자가 피용자의 업무집행으로 행해진 불법행위로 인하여 직접 손해를 입은 경우에 사용자는 그 사업의 성격과 규모, 사업시설의 상황, 피용자의 업무내용, 근로조건이나 근무태도, 가해행위의 상황, 가해행위의 예방이나 손실의 분산에 관한 사용자의 배려정도 등의 제반사정에 비추어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견지에서 신의칙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만 피용자에 대하여 위와 같은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대법원 1987. 9. 8. 선고 86다카1045 판결, 1996. 4. 9. 선고 95다52611 판결 등 참조), 피용자가 업무수행과 관련한 불법행위로 사용자가 입은 손해 전부를 변제하기로 하는 각서를 작성하여 사용자에게 제출한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각서 때문에 사용자가 공평의 견지에서 신의칙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한도를 넘는 부분에 대한 손해의 배상까지 구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니다(위 대법원 95다52611 판결 참조). 위 인정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F에 대한 자금 지원을 결정할 최종적인 권한은 원고에게 있었고 그로 인한 위험은 원칙적으로 원고가 부담하는 것이 바람직한 점, ② 피고가 거래처 관리 업무를 소홀히 하고 장기간 방치하여 물품대금을 전부 회수하지 못하였다고 볼 만한 뚜렷한 증거가 없는 점, ③ 피고가 원고에 근무한 기간이 짧지 않고 퇴사 전까지 별다른 문제를 일으킨 적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원고는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견지에서 신의칙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1,500만 원의 한도 내에서만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약정서 제5항에 따른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본다.

다.

소결

피고는 원고에게 위 1,500만 원과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 날인 2022. 2. 23.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2. 7. 20.까지 민법이 정한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박광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