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원고의 주장
피고는 2020. 4. 23.경 직장동료들 앞에서 원고에 대한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고, 원고에게 욕설을 하는 등으로 원고를 모욕하였으며, 직장 내에서 지속적으로 괴롭혀 왔으므로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한 원고의 정신적 손해를 배상받고자 청구취지 기재와 같은 판결을 구한다.
판단
명예훼손 부분에 관한 판단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사실의 적시가 있어야 하는데, '사실의 적시'란 가치판단이나 평가를 내용으로 하는 의견표현에 대치되는 개념으로서 시간과 공간적으로 구체적인 과거 또는 현재의 사실관계에 관한 보고 내지 진술을 의미하는 것이며 그 표현내용이 증거에 의한 입증이 가능한 것을 말하고, 적시된 사실은 이로써 특정인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가 침해될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구체성을 띠어야 한다(대법원 2007. 10. 26. 선고 2006도5924 판결 등 참조).
원고와 피고는 2020년 4월경 C의 차량관리원(원고) 및 선임관리장(피고)으로 함께 근무하고 있었던 사실, 피고가 2020. 4. 23.경 다른 직장 동료들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원고에게 '너 왜 일 안하냐?', '사람들이 너와 일하기 싫어하고 불편해 한다.'라고 말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와 같은 표현은 원고가 일을 성실히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고, 다른 직장동료들도 원고와 일하는 것을 싫어하고 불편해하는 것으로 생각된다는 피고 자신의 의견 내지 추측을 밝힌 것이고 그 내용이 증거에 의해 입증 가능하다거나 구체성을 띠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명예훼손죄의 성립을 전제로 한 원고의 불법행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모욕 부분에 관한 판단
형법 제311조 모욕죄는 사람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의미하는 '외부적 명예'를 보호법익으로 하는 범죄로서, 여기서 '모욕'이란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사람의 외부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어떠한 표현이 모욕죄의 모욕에 해당하는지는 상대방 개인의 주관적 감정이나 정서상 어떠한 표현을 듣고 기분이 나쁜지 등 명예감정을 침해할 만한 표현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당사자들의 관계, 해당 표현에 이르게 된 경위, 표현방법, 당시 상황 등 객관적인 제반 사정에 비추어 상대방의 외부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표현인지를 기준으로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어떠한 표현이 개인의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는 것이거나 상대방의 인격을 허물어뜨릴 정도로 모멸감을 주는 혐오스러운 욕설이 아니라 상대방을 불쾌하게 할 수 있는 무례하고 예의에 벗어난 정도이거나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비판적 의견이나 감정을 나타내면서 경미한 수준의 추상적 표현이나 욕설이 사용된 경우 등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외부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표현으로 볼 수 없어 모욕죄의 구성요건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2. 8. 31. 선고 2019도7370 판결 등 참조).
피고가 2020. 4. 23.경 원고에게 '야! 이 새끼야! 개 값 물어주기 싫어서 너 못친다!', '이 쓰레기야!', '아우, 저걸 한 대 패고 개 값을 물어'라고 큰 소리로 말한 사실(이하 '이 사건 표현'이라고 한다)은 인정된다. 그러나 갑 제1, 14, 1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가 고용노동부에 피고를 상대로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진정을 한 사안에서 고용노동부는 참고인들을 조사한 결과 원고가 피고와 사이에 상호간 욕설과 폭언을 주고받던 중 피고가 이 사건 표현에 이르게 되었고 해당 다툼의 원인을 원고가 어느 정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결론 내리고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하지 않았던 점, ② 원고는 피고를 모욕죄로 고소하였으나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 검사는 '원, 피고의 진술, 참고인들의 진술에 의하면 이 사건 당시 원, 피고 사이에 업무분장 문제로 말다툼이 있었고, 원고가 피고에게 자식을 비하하는 말을 하자 피고가 흥분하여 이 사건 표현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가 분노의 감정을 표출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표현이 모욕적인 언사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모욕죄 부분에 대하여 불기소결정을 하였던 점, ③ 원고는 위 불기소결정에 대해 항고, 재정신청 등의 불복절차를 진행하였으나 기각 결정이 내려졌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는 원고와 상호 말다툼을 벌이는 과정에서 원고로부터 비하의 발언 등을 들은 후 우발적으로 무례하고 예의에 벗어난 경미한 수준의 욕설을 사용한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표현이 위와 같은 다툼 당시 원고의 외부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혐오스러운 욕설로 모욕죄의 구성요건에 해당될 정도에 이른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모욕죄의 성립을 전제로 한 원고의 불법행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직장 내 괴롭힘 부분에 관한 판단<1>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 ·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이하 '직장 내 괴롭힘'이라 한다)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이러한 위법한 직장 내 괴롭힘이 있는 경우 이는 피해 근로자에 대한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의 원인이 된다(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20다270503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원고가 주장하는 명예훼손 및 모욕의 점과 관련하여서는 앞서 인정한 사실에 비추어 보건대 이는 원, 피고가 갈등을 겪는 과정에서 피고가 자신의 의견을 표명하거나 말다툼을 하다가 우발적으로 무례한 표현을 한 것일 뿐 피고가 자신의 직장 내 지위 등 우위를 이용하여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위법한 직장 내 괴롭힘 행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 나아가, 갑 제1, 5 내지 8, 1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와 피고는 2020년경 C 내에서 함께 근무하는 과정에서 업무분장 등과 관련하여 갈등을 겪은 것 으로 보이기는 하나, 원고의 주장만으로는 그밖에 피고의 어떤 행위가 구체적으로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선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 알기 어렵고(피고는 C의 선임관리장으로서 차량 관리원인 원고를 지도, 감독하는 지위에 있으므로 업무상 지시나 지적 등을 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하윤
1원고의 2025. 10. 10.자준비서면 내용에 따르면, 원고는 모욕 및 명예훼손의 점과 아울러 피고가 직장 내에서 원고를 지속적으로 괴롭혀왔다는 점 또한 불법행위의 원인 사실로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