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4. 7. 26. 선고 2023가합54443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C 실시 등을 목적으로 한국교육방송공사법에 따라 정부가 전액 출자하여 설립된 법인이다.

나.

피고는 2021. 5. 14. ‘2021년도 B 직원 공개채용 공고’(이하 ‘이 사건 공고’라 한다)를 하였고, 원고는 D사업기획 직무의 개방형 경력직에 지원하였다. 원고는 2021. 9. 1. 피고와 사이에 근무부서 E부, 계약기간 2021. 9. 1.부터 2021. 12. 31.까지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계약직원 임용계약서(개방형 임용자) 제9조 제3항에 따라 별도 갱신계약 없이 2023. 8. 31.까지 계약기간이 연장되었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다.

피고는 2023. 8. 8. 피고로부터 일반직 전환이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고, 2023. 8. 31.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가.

당사자 주장의 요지

1)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근로계약 제9조, 계약직원운영규칙(이하 ‘이 사건 규칙’이라 한다) 제12조, 개방형 직위 세부 운영방안(이하 ‘이 사건 운영방안’이라 한다)에 따라 피고는 종합평가 점수 80점 이상인 경우 모두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하였으므로, 원고에게는 재임용에 대한 정당한 갱신기대권이 있다. 피고는 불공정한 근무평가에 근거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였다. 따라서 피고가 한 2023. 9. 1.자 근로계약 갱신거절은 무효이고, 피고는 갱신거절로 인하여 원고가 근무하지 못한 기간동안 원고가 지급받았어야 할 급여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 주장의 요지

원고의 정규직 전환 여부는 피고의 재량이므로, 원고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설령 원고에게 갱신기대권이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피고에게는 갱신거절의 합리적 이유(피고의 비상경영 상황에 따른 인원감축 및 비용절감 필요, 피고의 중점사업이 아닌 D사업, 인력운영상황 등)가 있었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거절은 정당하다.

나.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기대권 존부

1)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9. 10. 17. 선고 2016두63705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사실에 앞서 든 증거들, 갑 제3 내지 22호증, 을 제1, 2, 6 내지 1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가)

이 사건 공고의 기재

①

이 사건 공고에서는 D사업기획 부분의 개방형 경력직에 관하여 임용일로부터 2년간 계약직으로 채용하되,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4조에서 정한 계약기간(최대 2년)을 준수하여야 하므로 합격자가 피고 조직 내에서 계약직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경우 기간제법에 따라 계약기간은 2년보다 단축 조정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아울러 임용기간이 종료되는 경우 내규에 따라 정규직 전환 여부를 결정한다는 취지를 병기하였다.

②

이에 따라 이 사건 공고를 보고 원고가 지원할 당시 개방형 경력직의 계약기간 최대 2년이 종료된 이후, 피고는 내규에 따라 원고의 정규직 전환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는 정보만 알 수 있을 뿐,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일정한 점수 요건만을 충족하면 정규직으로 임용될 것이라는 기대가 부여되었다고 볼 수 없다.

나)

피고의 내규상 계약직의 정규직 전환 관련 규정

①

피고의 인사규정 제26조는 ‘특수분야의 기술 및 기능을 요하는 업무와 프로그램 제작출연 또는 업무수행상 필요한 경우에는 예산의 범위 내에서 계약직 또는 정원의 결원 범위 안에서 임시직을 임용할 수 있다(제1항)’라고 규정하고 있고, ‘계약직 및 임시직의 임용자격, 임용방법, 보수 등 기타 필요한 사항은 사장이 별도로 정한다(제2항)’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 위임에 따라 정해진 이 사건 규칙 제12조는 ‘계약기간이 만료된 계약직원의 재임용은 당해연도 계약직 정원, 해당 계약기간 동안의 근무성 적평가결과, 기타 인사관리기준 등을 고려하여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한다(제1항)’라고 규정하고 있고, 해당 계약기간 동안의 근무성적평가 결과 65점 미만으로 평가된 자는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계약기간을 단축하거나 재임용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제2항)‘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규칙 제19조는 계약기간이 만료된 후 재임용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당연해지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 규칙 제8조는 계약직원의 계약기간은 1년 단위를 원칙으로 하되, 재임용을 포함한 총 계약기간은 기간제법 등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②

피고의 내부 운영 자료인 개방형 직위 세부 운영방안에 따르면, 피고는 인사위원회에 종합평가 결과 90점 이상인 경우 정규직 일반직(가) 전환 대상자로, 종합평가 결과 80점 이상 90점 미만인 경우 정규직 일반직(가) 전환 대상 후보자로 각 상정한 후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정규직 전환 여부를 결정하도록 정하고 있다. 아울러 종합평가 결과 70점 미만의 경우에는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계약기간을 단축하거나 재임용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하고 있다.

③

이러한 피고의 인사규정 및 이 사건 규칙, 개방형 직위 세부 운영방안을 종합하여 보면, 기간제 근로자의 재임용, 정규직 전환 또는 그 대상 제외는 평가점수에 따라 바로 인정되는 것이 아니고, 피고의 인사위원회 심의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따라서 피고의 인사규정 및 이 사건 규칙, 내부 지침 등에 따르더라도, 일정한 평가기준을 충족한다고 하여, 피고가 반드시 기간제 근로자를 정규직 근로자로 채용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 어렵다.

다)

근로계약서의 기재

①

이 사건 근로계약 제9조에 따르면, ’원고가 계약기간 중 수습평가 결과 70점 미만으로 평가되는 등 계약직원운영규칙 제18조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을 변경하거나 중도해지 할 수 있고(제1항), 특히 위 경우뿐만 아니라 재임용을 위한 근무성적 평가결과 65점 미만으로 평가된 경우와 종합평가 결과(계약직원 근무평정, 정규직대비 비교평가, 고객평가, 부가적 성과평가) 70점 이하인 경우 피고는 원고를 재임용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으며(제2항), 계약기간은 재임용될 경우 회계연도 단위로 갱신되며 별도 계약체결 없이 2023. 8. 31.까지 연장될 수 있고(제3항), 계약기간 2년이 도래하는 시점에 종합평가 결과에 의거 정규직 전환 여부를 검토할 수 있으며 계약기간 연장 여부는 최종적으로 피고가 결정한다(제4항).

②

원고의 근로계약 기간은 2021. 9. 1.부터 2021. 12. 31.까지 4개월로 정해진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피고의 인사규정 제25조는 신규채용자가 3개월간의 수습을 거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제1항), 수습직원에 대하여는 수습평가를 실시하여 평가성적이 불량하고 직원으로서 자질이 부적합하다고 인정되었을 경우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수습기간을 연장하거나 면직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다(제2항). 위 인사규정의 위임에 따른 이 사건 규칙 제9조 제1항은 신규채용된 계약직원도 3개월의 수습과정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

③

피고의 내부규정과 근로계약을 함께 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 제9조 제1항은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일인 2021. 9. 1.부터 3개월의 수습기간 중 또는 최초 계약기간 4개월 내에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기준을, 이 사건 근로계약 제9조 제2항은 이 사건 근로계약의 최초 계약기간 4개월 이후 계약기간을 연장하여 다시 임용할 때 재임용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는 기준을 정한 것이고, 그 기준은 수습평가 결과 70점 미만, 근무성적 평가결과 65점 미만, 종합평가 결과 70점 이하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④

이 사건 근로계약 제9조 제4항에서는 2년이 도래하는 시점에 종합평가결과에 따라 정규직 전환 여부를 검토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으나, 이 사건 근로계약 제9조 제1 내지 3항과 같은 구체적인 종합평가 결과의 기준을 명시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의 내용을 종합하여 보더라도, 피고가 원고에게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 당연히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는 기대를 부여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라)

피고의 관행에 의한 신뢰형성 여부

①

피고의 2013년부터 현재까지의 개방형 계약직 전환 현황에 따르면 원고를 포함하여 29명의 개방형 계약직 근로자 중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은 근로자는 6명이고, 원고는 이를 근거로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은 근로자들의 종합평가 결과를 고려하면 일정기준(종합평가 결과 80점 정도) 이상이 되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의 인사규정, 이 사건 규칙, 이 사건 근로계약 등 관련 규정에 비추어 보면, 계약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여부는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 인사위원회의 심의대상으로 선정된다는 것이다. 결국 계약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여부는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피고가 결정하는 사항이므로, 원고의 주장과 같이 종합평가 결과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당연히 정규직으로 전환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②

피고의 계약직 근로자 중 종합평가 점수 80점 이상을 받은 개방형 계약직 근로자가 대부분 재임용되거나 정규직으로 전환되기는 하였으나, 피고의 해당 업무에 대한 수요나 재정 사정 등의 고려 없이 단순히 점수 기준만이 작용하였다고 보기는 부족하다. 전환이 이루어진 계약직은 대부분 특정한 자격증(변호사, 회계사, 노무사)을 요구하는 전문적 업무 또는 피고의 고유업무와 관련되어 빈번하게 계약직을 채용하는 부문(출판기획, 교재개발 등)과 관련되어 있다. 원고가 수행하던 D사업 업무는 2016년 정부 과제를 수주받아 비로소 시작되었고 피고는 2020년에서야 그 업무분장을 최초로 공식화하였다. 피고는 위 업무에 정규직 1인만을 배치하다가 2021년 원고를 채용한 후 해당 업무를 수행하는 인력을 일시적으로 3인까지 증가시켰는데, 원고가 퇴사한 이후에는 2인만이 그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③

계약기간의 종료 무렵 원고의 근무성적 평정은 75.50점이었다. 피고는 그 내규에 따라 평가점수 80점에 미치지 못하는 원고를 재임용 대상으로 심의할 지에 관한 재량이 있었는데, 원고의 정규직 전환 안건을 인사위원회에 부의하였다.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당시 피고 인사팀은 종합평가 점수 80점 이상이 되어야 재임용이 이루어질 수 있고, 80점 미만인 경우는 재임용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였다는 것이다. 피고 인사팀원이 이와 같은 이야기를 한 것은 원고의 평가점수가 80점을 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고, 80점이 넘는 경우 예외 없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는 신뢰를 부여하는 맥락이라고 볼 수 없다.

3)

예비적 판단

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이 종합평가 점수 80점 이상을 받은 개방형 계약직 근로자에게 갱신기대권이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피고에게 원고의 재임용을 거절한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판단된다.

①

원고는 수습기간이 지난 2021. 11. 1.경 평가에서 86.3점을 받았고, 수습기간이 끝나고도 이 사건 근로계약을 유지하였다. 그러나 당시 수습직원 중 원고보다 평가가 낮은 수습직원은 1명밖에 없었다. 원고는 2022. 1. 1.부터 2022. 12. 31.까지의 평가에서는 하향평가 합계 75.36점을 받았고, 2023. 1. 1.부터 2023. 6. 30.까지는 하향환산 64.4점, 동료평가는 100점 중 77.5점을 받는 등 전체적인 평가결과 80점 미만의 점수를 받았다. 각 해의 동료평가자 중 2명 이상은 원고의 기획력에 부정적인 평가를 하였고, 2023년 평가에서는 원고에게 1등급을 준 평가자가 전혀 없었다. 원고의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원고의 부장과 센터장이 평가한 2022년 평가와 2023년 상반기 평가도 모두 80점 미만이었다. 피고의 인사위원회의 부의된 원고의 근무성적 평정은 앞서 본 바와 같이 75.50점이었다.

②

원고는 원고의 상급자가 원고의 종합평가 결과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여 원고의 종합평가 결과가 낮게 책정되었고 공정하게 평가되었다면 정규직 전환되었을 것이라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에 대한 불공정한 평가가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피고는 여러 평가자의 의견을 균등하게 받아 최종평정을 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주장하는 편향적인 상급자 1인의 평가가 결정적 역할을 하였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③

원고가 담당했던 D기획업무는 방송을 고유 업무로 하는 피고 내의 주된 업무가 아니고, 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인력이 없었기 때문에 피고는 전문적 기술과 능력이 있는 외부인사를 계약직으로 채용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 퇴사 후 피고는 계약직으로 그 업무에 관한 전문인력을 더 이상 충원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여 정규직(휴직자의 일시적 결원 보충을 위한 계약직 제외)으로 위 직무를 수행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다.

소결론

원고에게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이상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해고가 아닌 ‘근로계약 기간의 만료’로 종료되었다 할 것이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도요(재판장) 채영림 정영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