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6. 5. 7. 선고 2024가합55726 판결

물품대금

주문

1.

피고 주식회사 B는 원고에게 934,209,500원 및 그중 16,800,000원에 대하여는 2021. 7. 1.부터, 224,400,000원에 대하여는 2021. 7. 16.부터, 364,422,800원에 대하여는 2021. 8. 1.부터, 328,586,700원에 대하여는 2021. 8. 16.부터 각 2024. 12. 9.까지는 연 6%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피고 C에 대한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주식회사 B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 주식회사 B가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C 사이에 생긴 부분은 각자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피고 주식회사 B(이하 '피고 회사'라고만 한다)는 홈쇼핑 유통업, 온라인 유통도소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2)

피고 C은 피고 회사가 설립된 2019. 6. 18.부터 2021. 7. 22.까지는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로, 그다음 날부터 현재까지는 유일한 사내이사로 재직 중인 사람이자, 주식회사 D(이하 'D'이라고만 한다)의 유일한 사내이사이다.

3)

원고는 플라스틱 제조를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협력관계에 있는 주식회사 E(이하 'E'이라고만 한다) 및 피고 회사와 사이에 드라이기, 고 데기의 수입 · 판매 사업을 하였다.

나.

이 사건 각 공급계약의 체결 등

원고와 피고 회사, E은 피고 회사의 제안으로 아래와 같이 3차례에 걸쳐 상품공급계약(이하 '이 사건 각 공급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각 공급계약은 원고가 피고 회사에 드라이기 및 고데기의 물품대금을 지급하면 피고 회사가 위 물품을 수입하여 판매대행사인 E으로 하여금 홈쇼핑 방송, 온라인 등에서 판매하게 하여 발생한 수익을 나누되, E이 위 물품의 판매를 종료할 때 피고 회사가 물품을 인수하고 인수 후 영업일 10일 이내에 인수금액 100%를 E에게 반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이하 이 사건 각 공급계약에 따른 사업을 '이 사건 사업'이라고 한다).

1)

이 사건 드라이기 1차 공급계약의 체결

원고와 피고 회사, E은 2020. 6. 23. F 드라이기(이하 '이 사건 드라이기'라고 한다) 3,000개에 관하여 1세트당 공급가 118,000원(판매가 298,000원)으로 정하여 공급계약(이하 '이 사건 드라이기 1차 공급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이에 따라 원고는 2020. 9. 23.까지 피고 회사에 합계 354,000,000원(= 118,000원 × 3,000개)의 물품대금 전액을 지급하고, 2020. 9. 11.에는 판매를 위한 영상제작비 명목으로 18,150,000원을 지급하였다.

2)

이 사건 고데기 공급계약의 체결

원고와 피고 회사, E은 2020. 8. 13. F 고데기(이하 '이 사건 고데기'라고 한다) 5,000개에 관하여 1세트당 공급가 44,000원(판매가 109,000원)으로 정하여 공급계약(이하 '이 사건 고데기 공급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이에 따라 원고는 피고 회사에 2021. 2. 5.까지 합계 220,000,000원(= 44,000원 × 5,000개)의 물품대금을 지급하였다.

3)

이 사건 드라이기 2차 공급계약의 체결

그 후 피고 C은 원고에게 이 사건 드라이기와 이 사건 고데기(이하 이 사건 드라이기 및 이 사건 고데기를 합하여 '이 사건 물품'이라고 한다)의 판매를 약속했던 G홈쇼핑 런칭이 불가능해졌지만 SNS 유명 인플루언서인 'H'과 계약을 체결하였으니 기존 이 사건 드라이기 수량 3,000개는 부족하므로 추가로 발주하여야 한다고 제안하여, 원고와 피고 회사, E은 2020. 10. 30. 이 사건 드라이기 3,000개에 관하여 추가로 공급계약(이하 '이 사건 드라이기 2차 공급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다만, 1세트당 단가를 117,000원으로 낮추어 정하였는바, 원고는 2021. 1. 13.까지 피고 회사에 이에 따른 추가 3,000개에 대한 물품대금 351,000,000원(= 117,000원 × 3,000개) 전액을 지급하였다.

다.

이 사건 각 공급계약 체결 이후의 사정

1)

원고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공급계약에 따라 피고 회사에 물품대금 및 영상비용(이하 '물품대금 등'이라고 한다) 총 943,150,000원(= 이 사건 드라이기1차 물품대금 354,000,000원 + 영상제작비 18,150,000원 + 이 사건 고데기 물품대금220,000,000원 + 이 사건 드라이기 2차 물품대금 351,000,000원)을 지급하였으나, 피고 회사는 이 사건 드라이기 및 이 사건 고데기의 홍보 및 판매 채널 확보에 실패하였고, 이 사건 드라이기에 대하여는 기술기준 부적합을 이유로 시정명령 및 생산, 수입, 판매중지 등 행정처분을 받았다.

2)

피고 회사는 2021. 6. 3. 및 2021. 6. 9. 원고에게 이 사건 각 공급계약에 따라 원고로부터 교부받은 물품대금 등의 환불에 관한 상환계획서를 두 차례에 걸쳐 작성하여 주었다. 그중 2021. 6. 9. 자 상환계획서(이하 '이 사건 상환계획서'라고 한다)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3)

피고 회사는 이 사건 상환계획서에서 정한 기일까지 물품대금 등을 반환하지 않았고, 특허권에 대한 질권 설정 의무도 이행하지 않았다.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의 인정 근거] 민사소송법 제150조에 의하여 피고 회사가 이를 자백한 것으로 본다

[원고와 피고 C 사이의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피고 주식회사 B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이 사건 상환계획서에서 정한 바 에 따라 물품대금 등 합계 934,209,500원 및 그중 16,800,000원(영상비용)에 대하여는 변제일 다음날인 2021. 7. 1.부터, 224,400,000원(이 사건 고데기 물품대금 220,000,000원 + 2021. 7. 15.까지의 이자 4,400,000원)에 대하여는 변제일 다음날인 2021. 7. 16.부터, 364,422,800원(이 사건 드라이기 물품대금 중 반액 325,377,500원 + 2021. 7. 31.까지의 이자 39,045,300원)에 대하여는 변제일 다음날인 2021. 8. 1.부터, 328,586,700원(이 사건 드라이기 물품대금 잔액 325,377,500원 + 2021. 8. 15.까지의 이자 3,209,200원)에 대하여는 변제일 다음날인 2021. 8. 16.부터 각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인 2024. 12. 9.까지는 상법에서 정한 연 6%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피고 회사도 이를 모두 인정하였다).

3.

피고 C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주위적 주장(상법 제401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상법 제401조 제1항에 규정된 주식회사 이사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은 이사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그 임무를 해태한 것을 요건으로 한다. 나아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임무해태행위'라 함은 회사의 기관으로서 인정되는 직무상 충실 및 선관의무위반의 행위로서(예를 들면, 회사의 경영상태로 보아 계약상채무의 이행기에 이행이 불가능하거나 불가능할 것을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감추고 상대방과 계약을 체결하고 일정한 급부를 미리 받았으나 그 이행불능이 된 경우와 같이) 위법한 사정이 있어야 하고, 단순히 통상의 거래행위로 인하여 부담하는 회사의 채무를 이행하지 않는 것만으로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그 임무를 해태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85. 11. 12. 선고 84다카2490 판결, 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4다26119 판결 등 참조).

주식회사의 이사나 감사가 어떠한 직무집행을 함에 있어서 자신의 직무집행이 법령 등에 위반한 것임을 알았거나 또는 어떤 부정한 청탁을 받거나 당해 직무집행에 어떤 이해관계가 있어 자기 또는 제3자의 부정한 이익을 취득할 목적으로 직무집행을 감행한 경우 또는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으면 이사나 감사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할 수 있었을 것임에도 그러한 주의를 현저히 게을리하여 쉽게 알 수 있었던 사실을 알지 못하고 직무집행을 한 경우라야 고의 또는 중과실로 인한 책임을 진다(대법원 2010. 12. 9. 선고 2009다101824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앞서 든 증거, 갑 제7, 12, 13, 1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 C이 원고에게 '이 사건 드라이기는 유럽과 남미에서 높은 가격에 많이 판매된 인기제품으로, G홈쇼핑의 담당MD가 메인프로그램에 런칭하겠다고 하였고 타 홈쇼핑 채널에도 판매를 제안할 예정'이라며 이 사건 사업의 동업을 제안한 사실, 이 사건 드라이기는 2022. 11. 10.경 기술기준 부적합 사유로 부적합방송통신기자재로 판정되어 1개월간 생산, 수입, 판매중지 등의 시정조치가 있었던 사실, 피고 C은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드라이기의 품질 검증에 관하여 질문받자 해외에서 무역업을 하는 지인으로부터 들었다고 진술하였을 뿐 구체적인 자료를 제출하지는 못한 사실, 이 사건 드라이기는 G홈쇼핑이 아닌 타 홈쇼핑에서 3회 판매되었을 뿐이고 수입물량 6,000개 중 500개 판매에 그친 사실이 인정된다.

또한, 앞서 든 증거, 갑 제12, 17 내지 19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 회사의 년도별 당기순이익은 2019년 -154,495,654원,2020년 -521,500,802원으로 2년 연속 적자였던 사실, 피고 회사는 2021. 4.경에 이르러서는 직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여 피고 C이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약식명령을 받은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 사건 각 공급계약 체결 당시(2020. 6. 23.부터 2020. 10.31.까지) 피고 회사는 자금난이 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사정에다가 갑 제12호증, 을 제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즉 피고 C이 유일한 사내이사로 있는 D은 2019. 5. 29.경 L 주식회사(이하 'L'라고만 한다)와 사이에 2년간 15만 대의 양방향 회전 블렌더(이하 '블렌더'라고만 한다)를 공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한 사실, 피고 C은 위 블렌더의 제조와 유통의 분리를 위해 2019. 6. 18. 제조를 담당할 피고 회사를 설립하고, 2020. 1. 15. L와 D 사이의 블렌더공급계약에 따른 D의 권리 · 의무를 피고 회사가 양수한 사실, 피고 회사는 2020. 3.경 L에 블렌더를 납품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반도체 수급이 되지 않아 10개월간 생산을 하지 못하다가, 2020. 8.경 1차 500대를 생산하여 납품하였으나 품질 문제로 리콜이 실시된 사실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각 공급계약 체결 당시 피고 회사 스스로 핵심매출이라고 주장하는 L에 납품하는 블렌더의 생산에 중대한 차질이 생겼고, 그 문제의 해결 가능 여부나 시점이 불투명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C이 피고 회사의 핵심매출인 L에의 블렌더 납품에 차질이 있는 상태에서 자금난 경색을 해결하고자 이 사건 물품의 품질 검증, 판매 채널 확보 등 이 사건 사업에 관한 충분한 검증이나 준비를 하지 않았음에도 사실과 다르게 원고를 기망하여 이 사건 각 공급계약 체결에 이른 것은 아닌지, 설령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각 공급계약에 따르면 이 사건 물품이 판매되지 않을 경우 피고 회사가 이를 인수하고 물품대금을 원고<1>에 반환할 의무가 있는데, 피고 C이 피고 회사의 경영상태에 비추어 물품대금의 반환이 불가능함을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감추고 원고와 계약을 체결한 것은 아닌지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한다.

나)

그러나 앞서 든 인정사실 및 증거, 갑 제12호증, 을 제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위 인정사실이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각 공급계약과 관련하여 피고 C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그 임무를 게을리하였다거나 위법한 업무집행으로 원고에게 손해를 입혔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주위적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상법 제401조 제1항에서 정한 이사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임무해태는 단순히 결과를 가지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 주관적 요건을 포함하고, 임무해태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경영판단의 원칙이 적용된다. 대표이사 등 회사의 임원은 회사의 경영 전반을 책임지고 자신이 합리적으로 생각하여 회사에 최선의 이익이라고 생각되고 평균인이 같은 상황에서라면 취하였을 방법으로 성실히 사무를 처리하면 그 경영상의 판단으로 인하여 후에 회사나 혹은 제3자에게 손해를 끼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고 하더라도 대표이사의 경영판단은 존중되어야 할 것이다.

②

피고 회사는 원고로부터 교부받은 이 사건 드라이기의 물품대금 전액을 중국의 제조업체에 지급하고<2> 물량 전부를 국내에 수입하였고, 원고로부터 교부받은 이 사건 고데기의 물품대금 중 계약금은 제조업체에 지급하였으며, 잔금 1억 1,000만 원이 미지급된 상황에서 제조업체와의 신용으로 이 사건 고데기 물량 전부를 우선 수입하고 잔금을 지급하면 바로 찾을 수 있도록 인천항만에 보관시켰다.

이와 같이 피고 회사가 이 사건 각 공급계약의 이행을 위하여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인 사정은 피고 C이 애당초 이 사건 물품의 품질 미달이나 그로 인한 이 사건 사업의 실패 가능성을 알면서 원고를 기망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대목이다.

③

피고 회사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피고 회사의 핵심매출은 L에 블렌더를 납품하는 것으로, L와 D 사이에 체결된 상품개별계약에 따르면 2년간 15만 대의 블렌더 납품이 예정되어 있었고, 그에 따른 매출액은 150억 원(개당 납품가 100,000원×15만대), 수익은 30억 원으로 예상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각 공급계약 체결 당시 2020. 3.경부터 코로나19로 인해 반도체 수급이 되지 않아 블렌더의 생산 · 납품이 당초 계획보다 지연되고, 2020. 8.경 1차로 납품한 블렌더 500대가 리콜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그렇다고 하여 L와의 계약이 해제되거나 거래가 무산된 사실은 없다(2021. 5.경 블렌더 2차 리콜이 실시된 끝에 2021. 9.경 L가 발주를 철회하였는바, L와의 거래 중단은 이 사건 각 공급계약 이후에 발생한 사정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반도체 수급의 어려움에 따른 블렌더 양산 지연은 피고 회사가 예측하거나 통제할 수 없는 외부요인에 의한 것이었는바, 피고 C으로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인 반도체 부족 문제가 빠른 시일 내에 해소되어 L에 블렌더를 납품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동시에 원고와 이 사건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여 피고 회사의 자금난 또는 경영상 어려움을 타개하고자 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그러한 피고 C의 경영판단이 평균인의 시각에서 현저히 비합리적이라고 볼 만한 사정은 딱히없다.

④

이 사건 각 공급계약에 따르면 이 사건 물품이 판매되지 않을 경우 그 물품대금을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반환하여야 하는데, 이 사건 각 공급계약 체결 당시 피고 회사의 자금사정이 좋지 않기는 하였으나 L에 블렌더를 납품하고 얻을 수 있는 예상매출액이 이 사건 각 공급계약에 따른 물품대금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었으므로(실제로 피고 회사는 2021. 1.경부터 같은 해 3.경 사이에 L에 20억 원 상당의 블렌더를 납품하였다), 이 사건 각 공급계약 체결 당시 물품대금 반환의무의 이행이 애당초 불가능하였다거나 피고 C이 그 불가능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⑤

수사기관의 수사결과 및 수사기관에서의 피고 C의 진술에 따르면, 피고 회사가 이 사건 각 공급계약에 따라 원고로부터 교부받은 돈 총 943,150,000원 중 고데 기 잔금 110,000,000원만이 타에 유용된 것으로 보이는데,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와 같이 유용된 돈이 피고 회사가 아닌 피고 C 개인이나 다른 제3자의 이익을 위해 사용되었다고 보기 부족하다. 이에 의하면, 피고 C이 자기 또는 제3자의 부정한 이익을 취득할 목적으로 이 사건 각 공급계약의 체결에 나아간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⑥ 원고가 이 사건과 동일한 사실관계에 기초하여, 피고 C이 사실은 이 사건 물품을 수입하여 홈쇼핑 방송 등을 이용하여 홍보 및 판매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원고를 기망하여 이 사건 각 공급계약에 따라 물품대금 등 합계 943,150,000원을 교부받아 이를 편취하였고, 원고로부터 이 사건 각 공급계약에 따라 교부받은 물품대금 925,000,000원을 보관하던 중 625,000,000원을 불상의 용도로 임의로 소비하였다는 사실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업무상 횡령 등으로 고소하였으나, 2024. 5. 10.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처분이 내려졌다(서울남부지방검찰청2024년 형제13728호).

나.

예비적 주장(법인격 부인에 따른 책임)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회사가 외형상으로는 법인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나 법인의 형태를 빌리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실질적으로는 완전히 그 법인격의 배후에 있는 사람의 개인기업에 불과하거나, 그것이 배후자에 대한 법률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함부로 이용되는 경우에는, 비록 외견상으로는 회사의 행위라 할지라도 회사와 그 배후자가 별개의 인격체임을 내세워 회사에게만 그로 인한 법적 효과가 귀속됨을 주장하면서 배후자의 책임을 부정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는 법인격의 남용으로서 심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고, 따라서 회사는 물론 그 배후자인 타인에 대하여도 회사의 행위에 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여기서 회사가 그 법인격의 배후에 있는 사람의 개인기업에 불과하다고 보려면, 원칙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법률행위나 사실행위를 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회사와 배후자 사이에 재산과 업무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혼용되었는지 여부, 주주총회나 이사회를 개최하지 않는 등 법률이나 정관에 규정된 의사결정절차를 밟지 않았는지 여부, 회사 자본의 부실 정도, 영업의 규모 및 직원의 수 등에 비추어 볼 때, 회사가 이름뿐이고 실질적으로는 개인 영업에 지나지 않는 상태로 될 정도로 형해화되어야 한다. 또한, 위와 같이 법인격이 형해화될 정도에 이르지 않더라도 회사의 배후에 있는 자가 회사의 법인격을 남용한 경우, 회사는 물론 그 배후자에 대하여도 회사의 행위에 관한 책임을 물을 수 있으나, 이 경우 채무면탈 등의 남용행위를 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회사의 배후에 있는 사람이 회사를 자기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는 지배적 지위에 있고, 그와 같은 지위를 이용하여 법인 제도를 남용하는 행위를 할 것이 요구되며, 위와 같이 배후자가 법인 제도를 남용하였는지 여부는 앞서 본 법인격 형해화의 정도 및 거래상대방의 인식이나 신뢰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7다90982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앞서 든 증거, 갑 제15, 19호증, 을 제2,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 C은 이 사건 각 공급계약 체결 당시 피고 회사의 주식 중 2% 내외를 제외한 대부분을 소유한 대주주이자 대표이사였던 사실, 피고 회사와 피고 C 개인 또는 그가 대표로 있는 D과 사이에 자금거래가 빈번하였던 사실, 위와 같은 자금거래 내역에 관하여 피고들은 어떤 거래관계 혹은 법률행위에 기한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고, 이사회나 주주총회의 회의록을 제출하지 못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을 제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회사의 책임을 피고 C이 부담해야 할 정도로 피고 회사의 법인격이 형해화되었다거나, 피고 C이 이 사건 각 공급계약에 따른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법인제도를 남용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예비적 주장도 이유 없다.

①

피고 C이 피고 회사의 대주주로서 피고 회사를 운영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 회사가 피고 C의 개인기업에 지나지 않은 상태로 될 정도로 형해화되었다고 볼 수 없다.

②

피고 회사의 법인격이 형해화되었다고 인정하려면 이 사건 각 공급계약 체결 시점을 기준으로 피고 회사와 피고 C 혹은 D 사이에 그 재산과 업무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혼용되어 있다는 등의 객관적인 징표가 있어야 한다. 피고 회사의 거래내역에 의하면 피고 회사와 피고 C 또는 D 사이에 자금이동이 빈번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 피고 C과 피고 회사 사이의 금전거래는 대표이사 가수금의 입금및 상환으로 볼 여지가 있고, 2019년부터 2021년 사이에 피고 C이 피고 회사에 입금한 돈이 피기 회사로부터 받은 돈보다 더 많은 점, ㉡ 피고 회사와 D의 금전거래 역시 D이 L에 납품하는 블렌더의 제조와 유통을 분리하기 위하여 피고 회사를 설립한 경위에 비추어 제조사와 유통사 간의 자금거래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자금이동이 빈번하다는 사정만으로 피고 회사와 피고 C 또는 D 사이에 법인격을 부인할 정도로 심각한 재산한 혼용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

③

피고 회사가 주식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이사회 또는 주주총회 등이 열렸다는 점을 인정할 자료가 전혀 없기는 하다. 그러나 이는 피고 회사가 피고 C이 주식98% 이상을 보유한 사실상 1인 회사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고, 피고 C이 단독으로 피고 회사를 운영하였다거나 피고 회사의 경영에 관한 전권을 행사하여 지배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사정들에 비추어 본다면 피고 회사가 형해화되거나 그 법인격을 부인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

다.

소결

원고의 피고 C에 대한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 주식회사 B에 대한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피고 C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주희(재판장) 김미리 김효선

1이 사건 드라이기 1차 공급계약 제7조 제4항에서는 판매 종료시 피고 회사가 물품대금을 E이 지정하는 계좌로 송금하도록 정하고 있으나, 물품대금의 반환 상대방이 원고라는 데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는바 원고로 표시한다.

2피고 회사의 거래내역에서 중국의 제조업체에 직접 물품대금이 지급된 내역이 분명하게 확인되지는 않으나, 이 사건 각 공급계약 제9조에 따르면 상품 발주시 매입가의 50%를 선지급하고 상품 선적시 잔금 50%를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는 점, 이 사건 드라이기 전량이 국내에 수입된 사실에 관해서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 점 등으로 미루어 보건대, 피고 회사가 제조업체에 이 사건 드라이기의 물품대금 전액을 지급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